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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전 感展 感電> 본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대학원 과제전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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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내용

감전 感展 感電

성균관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대학원 과제전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부 정보재료소자연구실 협찬



- 2019.12.16(월)-12.19(목) -

- 성균관대학교 경영관 1층 성균갤러리 -


참여작가: 강규건, 김나영, 김소정, 김용준, 김지현, 백정기, 

변수현, 신주현, 윤선영, 지문규, 한지영, 홍태림


※ 이 전시는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융합연구지원으로 개최되었습니다.



<감전 感展 感電>은 2019년 2학기 성균관대학교 미술학과 대학원 수업을 진행한 백정기 작가와 수강생들의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감전>은 전기라는 에너지의 한 형태가 미술과 마찰하며 생성되는 무궁한 가능성들을 ‘느끼다’라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작품의 대다수는 실제로 전기가 흐르는 잉크로 제작되었는데, 이는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부에서 협찬, 지원받은 것이다.


전도성잉크는 2019년 봄 신소재공학부 정보재료소자연구실 개발한 새로운 재료로써, 수묵화 제작용 먹과 전도성 물질(은나노와이어, 전도성고분자)의 혼합으로 만들어졌다. 전도성잉크는 전통적인 수묵화에서 현대 미술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응용 가능하며, 이는 2019년 1학기 미술학과의 이상봉 교수, 조환 교수와의 협업에서 인증된 바 있다.


사진: 전도성잉크로 그린 이상봉 교수의 작품(좌)과 조 환 교수의 작품(우)에 

정보재료소자연구실팀이 LED를 부착하여 발광효과를 실험하는 모습


미술학과와 신소재공학부는 협업을 지속, 심화시키기 위해 2019년 2학기 미술학과 대학원 수업에 전도성잉크를 본격적으로 도입하였다. 백정기 작가가 담당한 이 수업에서 학생들은 전도성 잉크의 예술적 응용을 심화, 확장하는 실험을 진행하였다. 그동안 백정기 작가는 식물 색소 프린트나 동상을 안테나로 사용한 작업 등에서 예술과 과학, 종교를 가로지르는 공통감각이 무엇인지 꾸준히 질문해 왔다. 전도성 잉크는 이러한 작가의 관심사와 자연스럽게 접속되었고, 학생들의 작업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될 수 있었다.  


미술학과 대학원 수업은 1) 신소재공학부의 전도성 잉크에 대한 설명 2) 현장 실험 3) 작업구상과 제작의 순서로 구성되었다. 


1) 2019년 9월 25일 신소재공학부 정보재료소자연구실의 김한기 교수가 미술학과를 방문하여 전도성 잉크에 대해 설명하고, 재료를 제공하였다.


2) 2019년 10월 14일 백정기 작가와 학생들은 교내 사생을 실시하였고 새로운 재료를 직접 사용해보았다. 사생 수업에서 이들은 전도성 잉크로 캠퍼스의 특정 장소를 스케치하거나 건축물의 탑본을 떠서 구체적인 이미지를 제작하였다. 결과물로서의 이미지는 캠퍼스내의 다양한 소리와 라디오 전파를 실시간으로 송수신하는 안테나로 활용되었다. 신소재공학부 연구팀의 전도성 먹은 기존 잉크보다 저항을 낮춘 새로운 금속형 저저항 잉크이기 때문에 반경 1-2킬로미터의 주파까지 송수신 가능한 안테나의 재료로 사용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은 캠퍼스라는 장소, 자신들의 사생 작품, 그리고 소리와 라디오 전파가 물리적으로 만나 하나의 시청각적 풍경이 생성되는 과정에 주목할 수 있었다. 


사진: 10월 14일 전도성잉크 사생 실습 장면


3) 사생과 기초 실험을 토대로 학생들은 자신의 작업에 전도성 잉크를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였고, 회화에서 설치까지 다양한 형식의 작품들을 제작하였다. 기술적 문제에 대해서는 신소재공학부 정보재료소자연구실의 김용준, 윤선영에게 자문을 받았다. 

     

 사진: 전도성잉크 협업중인 미술학과와 신소재공학부 정보재료소자연구실 학생들


4) 전시작품 설명:
강규건은 담양의 죽녹원 대나무 숲을 대화면 속에 담아낸다. 그림 제작에 사용된 전도성 잉크는 가상의 대나무 숲의 속삭임들을 송신하여, 관람자에게 라디오 메시지의 형태로 전달한다.


 사진: <대나무 숲> 작업중인 강규건


김소정, 변수현, 한지영은 전도성 잉크와 아크릴 물감으로 각자의 그림을 그려 화면을 분할하고, 이를 각자의 템포로 녹음한 소리들의 화음과 충돌을 동시에 내보내는 송출 장치로 사용한다.
 

사진: 김소정, 변수현, 한지영 <땅따먹기>, 캔버스 위 아크릴, 전도성 잉크


김지현은 바람에 나부끼는 듯한 견본채색화외 실, 그리고 버드나무 아래에서 직접 채집한 소리를 사용하여 전통적 형식의 채색화와 실, 사운드의 상호 반향과 공명을 시도한다.
 

사진: <바람에 나부끼는> 그림의 전도율 테스트 중인 김지현


신주현은 마치 로보트처럼 작동하는 곤충의 감각능력을 전달하기 위해 전도성 잉크를 도입하여 그림에 전류가 흐르게 하고, LED를 부착하여 발광 효과를 얻는 등 새로운 표현 형식을 탐구한다.
 

사진: <ROBOROACH> 제작 중인 신주현


홍태림은 전도성잉크의 주재료인 ‘은’의 살균과 벽사(僻邪)적 의미에 주목하여, 안료와 잉크의 합성으로 ‘빨래 부적’을 제작하여 벽면에 설치한다.
   

사진: 홍태림, <빨래 부적>, 경면주사(鏡面朱砂)에 소량의 전도성 은나노 잉크, 

종이형 섬유유연제, 빨랫줄, 집게, 옷, 2019, 가변설치


지문규는 3D펜으로 그려서 제작한 나무와, 전도성잉크로 그린 나무 이미지를 스피커로 사용하여 오브제와 형상, 촉각과 시각 청각 사이의 관계를 질문한다.
   

사진: 작품 <然(연)>을 제작중인 지문규


백정기는 용의 그림으로 제사를 지내는 기우제를 모티브로 삼은 자신의 작업 <화룡기우>의 연속선상에서, 용 대신 나무 이미지를(전통 사상에 따르면 용=동쪽=봄=나무를 상징) 전도성잉크로 제작하여 비와 관련된 소리를 송출하는 그림 장치를 제작한다.


   사진: 백정기 <화룡기우>, 2019


과학과 예술, 공학이 횡단하는 학제간 연구가 하나의 클리셰가 된 지금, ‘융합’이라는 말은 실질적인 가능성을 뜻한다기보다 펀딩을 받기 위해 덧붙이는 그럴듯한 변명이 되어버린 듯하다. 대다수의 학제간 연구에서 미술은 단순히 기술이 도입되는 장으로 축소되며, 그 자신의 수동성과 부수적 역할을 극복하기 쉽지 않았다. 과학과 기술은 자신들의 새로움이 가장 ‘고전적’인 예술의 장마저 혁신시킬 것이라는 낙천적 비전을 표방했지만, 이는 오히려 예술에 대한 가장 낙후된 관점 – 예술은 세상과 무관하다 – 을 갱신하는 것에 불과했는지도 모른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감전>이 이같은 학제간 연구의 상투적인 루트를 완벽히 벗어났다는 점이다. 전도성 잉크라는 기술의 개발과 응용, 실험에 이르기까지 미술학과와 신소재공학부는 소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잉크의 사용과 작동에서 벌어지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학과는 서로에게 지원과 도움을 보태어주었다. 


물론 미술학과 학생들은 여전히 전도성 잉크의 기술적 메커니즘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며, 신소재공학부의 전도성잉크는 미술학과 학생들의 무한한 표현 욕구에 (이를테면 모두가 원하는 궁극의 재료인 자체발광하는 잉크!) 완벽히 부응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전>은 선과 색, 형태와 붓질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미술의 요소가 전도성 물질을 매개로 빛과 소리를 불러들이고 내뿜는 새로운 기제가 될 수 있는 방식을, 그리하여 미술이 감상의 도구에서 벗어나, 우리의 급변하는 시청각 환경 속에서 감각을 번안하는 역동적 장치로 재정의 될 수 있는지 모색한다. 그런 의미에서 <감전>은 전례없는 시도이며, 융합의 새로운 모델이라 생각한다. 이를 ‘느끼는’ 것은 관객들의 몫이다.


글: 김계원 (성균관대학교 미술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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