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과 김승철 교수 연구팀, 섬진달래 한국 고유 신종으로 학계에 보고
- 한국 식물분류학 선구자이자 생명과학과 초대 교수인 고 정태현 교수 이름으로 학명 명명
▲ 생명과학과 김승철 교수
생명과학과 김승철 교수 연구팀이 전라남도 여수시 남해 무인도에서 발견된 '섬진달래'의 계통적 독립성을 입증하고 이를 한반도 고유 신종으로 학계에 보고했다. 섬진달래는 높이 1~2m에 달하며, 타원형 잎과 노란빛을 띠는 백색 꽃이 특징으로, 이전에는 일본 혼슈 지역에 자생하는 Rhododendron keiskei var. hypoglaucum과 동일한 종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섬진달래가 한반도에만 자생하는 고유 신종임이 새롭게 밝혀졌다.
▲ 전남 여수시 무인도 섬진달래 자생지
이번 연구 결과는 교토대학 Shota Sakaguchi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로, 생명과학과 석사과정 최희주 학생과 Sakaguchi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해 국제식물분류협회 학술지 Taxon에 게재됐다. 섬진달래의 학명은 한국 식물분류학의 초석을 다진 고 정태현 교수의 이름을 기리며 Rhododendron tyaihonii S.Sakag., H.J.Choi & S.C.Kim로 명명됐다.
▲ 생명과학과 식물분류학 1대 교수인 故 하은(霞隱) 정태현 교수
故 하은 정태현 교수(1882~1971)는 백두산, 금강산, 한라산까지 전국을 답사하며 평생 식물 채집과 분류, 표본 작성, 도서 출판 등에 헌신한 한국 식물분류학의 선구자다. 특히 1954년부터 1969년까지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에서 식물분류학 후학을 양성하며, 생명과학과 2대 식물분류학자인 이상태 교수와 강원대학교 故 이우철 교수를 배출했다. 그는 한국전쟁 이후 우리말로 된 최초의 식물도감인 ‘한국식물도감’(1956~1957)을 출판했고, 조선식물 향명집을 저술하여 자생식물의 한글 이름을 체계적으로 기록했다. 1969년에는 자신의 아호를 따 ‘하은 생물학상 재단’을 설립해 국내 생물학계에서 업적이 뚜렷한 연구자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약 100년 전 Takenoshin Nakai 동경대 교수와 정태현 교수가 한국 식물을 공동 연구한 것처럼, 21세기 후학들이 협력해 섬진달래의 고유성을 밝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김승철 교수는 “섬진달래의 독립성 입증은 한반도 특산 식물의 보존과 생물다양성 연구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섬진달래(Rhododendron sp.)의 분자마커가 일본에 분포하는 분류군과는 확연히 구분되며 독립된 계통임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
김 교수는 하은 정태현 교수와 이상태 교수의 전통을 이어 섬식물의 기원과 진화, 동북아시아 식물들의 계통학적, 집단유전학적 연구를 통해 이들의 기원과 진화, 보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논문명: Unraveling enigmatic disjunctions: Population genetic analysis points to independent origins of rare rhododendrons in the Rhododendron keiskei complex (Ericaceae)
※ 저널: TAXON
※ 논문링크: https://doi.org/10.1002/tax.13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