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희 교수팀, 차세대 적외선 반도체 ‘III-V 나노결정’ 합성 원리 규명... 자율주행 센서 혁신 앞당긴다
- 금속-아미드 기반 환원 메커니즘 규명으로 고성능 반도체 대량생산 가능성 열어
- 친환경·비독성 소재 설계 전략 제시... 스마트 센서 및 야간 감시 기술 핵심 기반 마련

▲ (왼쪽부터) 김효인 석박통합과정, 정소희 교수, 취리히 공과대학 막심 코발렌코 교수, 김미리 박사
에너지과학과 정소희 교수 연구팀이 자율주행과 스마트 센서의 핵심 소재인 차세대 적외선 반도체 ‘III-V 나노결정’의 합성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며, 반도체 소재 설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그간 베일에 쌓여있던 무거운 닉토젠(heavy pnictogen) 원소의 환원 반응 과정을 명확히 밝혀내어, 고성능 적외선 광소자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우리 생활 속에서 자율주행 자동차의 야간 주행이나 스마트 가전의 물체 인식 등 적외선을 활용한 기술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적외선을 흡수하고 내뿜는 반도체 소재가 필수적인데, 기존에 사용되던 소재들은 유독성 물질인 납(Pb)을 포함하고 있어 환경 오염과 인체 유해성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인듐비소(InAs), 인듐안티모니(InSb)와 같은 ‘III-V족 나노결정’ 반도체가 주목받아 왔으나, 제조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복잡해 대량 생산과 정밀 제어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정소희 교수팀은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노결정이 만들어지는 단계와 원료 전구체가 반응성을 얻는 단계를 분리하여 관찰하는 ‘디커플링(decoupling)’ 전략을 도입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특정 금속 복합체(금속-아미드)가 열을 받을 때 단계적으로 성질이 변하며 반도체의 원료가 되는 닉토젠 전구체를 환원·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온도를 조절해 반응성이 제어된 전구체를 미리 준비하고, 이를 나노결정 합성에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는 마치 요리에서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각 재료가 가장 맛있는 상태가 되는 온도를 찾아 순서대로 조리하는 법을 알아낸 것과 같다.

▲ (상) 연구팀이 규명한 닉토젠 환원 제어 메커니즘 모식도
(하) 이를 통해 합성된 III-V 반도체 나노결정(InAs, InSb)의 흡수 스펙트럼과 투과전자현미경(TEM) 이미지
특히 이번 연구는 단순히 경험에 의존해 소재를 만들던 방식에서 벗어나, 화학적 원리에 기반한 ‘설계 전략’을 세웠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전구체(원료 물질)는 상온에서도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대량 생산 공정에도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이는 향후 우리나라가 차세대 반도체 소재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정소희 교수는 “이번 성과는 복잡한 화학 반응 속에 숨겨져 있던 반도체 합성의 비밀을 논리적으로 풀어낸 결과”라며 “중·고등학생들이 배우는 화학적 원리가 어떻게 실제 첨단 기술인 자율주행 센서나 야간 감시 카메라의 성능을 높이는 데 쓰이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성균에너지과학기술원(SIEST)의 노벨 클라스 석학이자 스위스 취리히 공과대학(ETH Zurich)의 막심 코발렌코(Maksym V. Kovalenko) 교수팀과의 긴밀한 국제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수행되었으며, 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에 게재되어 그 학술적 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 논문명: Metal–Amide Chemistry Enables Controlled Heavy-Pnictogen Reduction for Colloidal III–V Nanocrystal Synthesis
※ 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 논문링크: https://pubs.acs.org/doi/10.1021/jacs.6c02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