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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를 맞이한 오늘날, 평생 단 하나의 직업만으로 살아가기에는 세상에 경험할 가치가 너무도 많다. 이번 인물포커스에서는 한 가지 타이틀에 머물지 않고 변호사, 교수, 배우, 유튜버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삶을 살고 있는 김재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를 만났다. 정년퇴직 이후에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도전의 기로에 선 성균인들에게 용기를 전하려 한다.
법학전문대학원 김재원 명예교수
100세 시대를 맞이한 오늘날, 평생 단 하나의 직업만으로 살아가기에는 세상에 경험할 가치가 너무도 많다. 이번 인물포커스에서는 한 가지 타이틀에 머물지 않고 변호사, 교수, 배우, 유튜버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삶을 살고 있는 김재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를 만났다. 정년퇴직 이후에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도전의 기로에 선 성균인들에게 용기를 전하려 한다.
|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명예교수인 김재원입니다. 저는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부산에서 교수 생활을 하다가 2007년 9월 성균관대에 부임했습니다. 법과대학, 학부대학, 그리고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보람찬 연구 활동을 이어오다 2025년 8월 말에 정년퇴직했습니다.
▲ 성균관대 정년퇴직 날, 김재원 교수
| 올해 3월부터 중국 북경외국어대학 법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세요. 한국을 떠나 이곳에서 근무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정년퇴직 후 버킷리스트에 전혀 없던 뜻밖의 제안을 받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중국에는 해외 명문대 퇴직 교수를 초빙해 70세까지 교수로 임용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북경외국어대학 법학원이 이 제도를 통해 초빙 제안을 해왔고, 덕분에 중국에서 교수 생활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 북경외국어대학에서의 모습
| 개인 유튜브에 올리신 중국 북경외국어대학교 캠퍼스 소개 영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캠퍼스 소개 영상 보러가기)현지에서의 일상은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북경외국어대학은 북경대, 칭화대 등이 모여 있는 중국 최대의 대학촌에 있습니다. 101개의 외국어를 가르치고 있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어를 가르치는 대학으로도 유명합니다. 한국어학과도 설치되어 있으며, 도서관에 한국 서적이 많아서 저도 종종 빌려 보고 있습니다. 북경외대는 학생들이 여러 언어를 배우면서, 해당 국가의 역사, 문화, 정치, 그리고 법 제도까지 폭넓게 습득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중 영미법, 한국법, 그리고 법문서 작성 방법 등을 영어로 강의하고 있습니다. 쉬는 시간의 소소한 즐거움은 박물관, 미술관 등을 찾아다니는 것인데요. 최근에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나오는 장소들을 탐방하고 있습니다.
▲ 북경 자금성에서의 김재원 교수
| 법사회학, 법조윤리, 장애인법 등을 주요 연구 분야로 삼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 지, 그리고 이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법사회학은 법을 사회과학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학문입니다. 민법이나 형법 같은 실정법이 법의 해석과 적용에 집중한다면, 법사회학은 ‘법이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나 ‘사회 변화에 따른 법 제도 개편 방향’ 등 보다 근본적인 주제를 연구합니다. 또한 여러 나라의 법제를 비교하고 장단점을 연구하기도 합니다. 법사회학은 법철학과 함께 ‘기초법’으로 분류되는데, 저는 이 분야에 더 큰 흥미를 느껴서 전공으로 택하게 되었습니다. 로스쿨 필수과목인 법조윤리를 오랫동안 강의하면서 교과서 집필에도 참여했고, 성균관대 로스쿨 졸업생들이 법률 지식뿐만 아니라, 높은 직업윤리 의식을 갖춘 법조인으로 성장하도록 지도했습니다. 또한 연구년 시절 하버드 로스쿨에서 장애인법을 연구하고 돌아와서, 전국 25개 로스쿨 중 유일하게 장애인법 정규 강의를 성균관대에 개설해 운영한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 미국에서 학업과 변호사 생활을 하시고 현재는 중국에서 교수로 활동하시는 등 오랜 기간 해외에서 생활하고 계시는데요. 다년간의 해외 생활을 하면서 교수님의 가치관이나 시각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함께 들려주세요.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교류한 경험은 견문을 크게 넓혀 줬습니다. 한국 사회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동시에 한층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미국 로스쿨에서 처음 접한 ‘소크라테스식 문답법’ 수업 방식은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교수님들의 날카로운 질문 공세에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하버드 로스쿨의 펠로우 시절 만난 중동 출신의 시각장애인 친구도 잊을 수 없습니다. 장애를 극복하고 법학박사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하는 모습을 보며, 강인한 의지와 고도의 집중력이 만들어내는 인간 능력의 탁월함에 경외감을 느꼈습니다.
| 교수를 거쳐 배우라는 직업에 도전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계세요. 독립영화부터 일일드라마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동하시며 겪었던 어려움과 동시에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영화를 무척 좋아하고, 편집된 영화나 드라마를 토론용 강의 자료로 20년 넘게 활용해 왔지만, 제가 배우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때, 강의 녹화를 하면서 강의 전달력을 향상하기 위해 연기학원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연기학원 동료들과 선생님의 권유로 오디션에 나갔는데, 운 좋게 캐스팅이 되어 10편 정도의 드라마와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했습니다. 32년간 대학교수로 살아오다 연기자로서 새로운 역할을 경험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지만, 자연스러운 연기를 구현하는 일은 정말로 어렵다는 것을 항상 느낍니다. 최근에는 수염을 붙이고 대하드라마 사극에 출연하는 색다른 경험도 했네요.
▲ 사극 분장을 한 김재원 교수의 모습
| 현재 ‘김재원교수 tv’라는 개인 유튜브 채널 운영 중이세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약 120개의 영상을 꾸준히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 궁금해요.
성균관대 재직 시절 매 학기 담당한 3개 과목 중 2개 과목은 영어로 강의했습니다. 영어에 능통하지 못한 수강생들을 위해 강의 내용을 한국어로 요약한 <미국 사회와 법>이라는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로 학생들에게 강의 부교재처럼 제공했던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 후, 일반 구독자가 늘면서 교수 생활 브이로그로 주제가 확대되어 채널 제목을 <김재원교수tv>로 변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법, 법사회학, 중국, 교수 생활, 취미활동 등에 관심이 있는 성균웹진 독자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김재원교수tv
| 모터사이클부터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신 일명 ‘취미 부자’로 알고 있습니다. 성균웹진 독자들에게 한 가지 취미를 추천하신다면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교수 생활의 특혜인 방학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방학 때마다 늘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했습니다. 그 결과 보트 조종, 승마, 침술 등 여러 가지를 배우고 익혀 왔네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배우는 것은 즐겁고 삶에 활력을 줍니다. 성균관대 로스쿨 재직 당시 오토바이 및 커피 동아리의 지도교수를 맡아 학생들과 강의실 밖에서도 동호인으로서 함께 즐겁게 지냈습니다. 제 최고의 취미는 이륜차(오토바이) 라이딩이고, 오랜 라이딩에서 세 가지 교훈을 얻었습니다. ‘라이딩과 삶 모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감각이다.’, ‘곧바로 가기 위해서는 멀리 보고 가야 한다.’, ‘그리고 무리하면 다친다!’입니다.
| 성균관대 로스쿨 도입에 크게 이바지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불어 성균관대 로스쿨에서 교수로 재직하시면서 많은 학생을 만나셨을 텐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나, 교수로서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성균관대학교의 로스쿨 인가 신청서 작성에 참여했는데요. 우리 대학이 사립대학 중 최대 입학정원인 120명 인가를 받았을 때 매우 기뻤습니다. 또한 성대 로스쿨 설립 당시 기획 주임교수로서 커리큘럼을 다지고 교육과정의 기틀을 마련한 점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성균관대에서 만난 우수한 제자들과의 좋은 추억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지만, 스승의 날에 받은 롤링 페이퍼는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 스승의 날에 학생들에게 받은 롤링 페이퍼 / 학생처장으로서 참여한 행사
또한, 수년에 걸쳐 많은 학생이 제 강의의 내용과 형식에 대한 심층적인 피드백을 주었습니다. 이를 반영한 덕분에 성균관대 강의평가 최고 등급인 ‘신품’을 여러 차례 수상하는 영예도 누렸습니다. 학생처장직을 수행하며 모든 학과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대학 축제, 국토대장정 등을 많은 학생들과 함께 경험했던 일 역시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 로스쿨 학위수여식에서 축사 중인 모습
|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 만큼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합니다.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나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으신가요?
정년퇴직 후 다시 교수 생활을 하게 된 중국에서 학생들을 충실히 가르치는 한편, 중국어를 습득하고 중국 사회를 깊이 이해하고 싶습니다. 첨단산업과 IT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중국은 대한민국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반드시 잘 알아야 하는 국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30대 미국에서 한 경험과 60대의 중국에서의 경험을 융합해 앞으로의 여생 동안 사회에 조금 더 기여하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 마지막으로 도전의 기로 앞에 서 있는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의 급속한 발달로 산업 지형과 취업 환경이 급변한 상황에 많은 학생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불확실성과 위기가 고조될수록 과거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탈피하고, 도전 정신과 용기로 무장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최선의 대책이라고 믿습니다. 성균인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기원하며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취재: <성균웹진> 김은서 기자 / 편집: <성균웹진> 김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