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평가의 투명성, 일관성, 산업별 특화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론을 제안한다. 기존 ESG 평가 기관들이 평가 기준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아 발생했던 불투명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본 연구는 자연어 처리 기법을 기반으로 ESG-KIBERT(ESG-Keyword Integrated BERT) 모델을 개발하여 ESG 분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고, ESG 자동 분석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다. 특히 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SASB)의 중요성(materiality) 지도를 반영해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평가를 수행하고, 시장과 투자자 인식을 반영한 감성 분석을 통해 ESG 평가지표와 점수를 도출했다. 이러한 접근은 평가의 깊이와 투명성을 한층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본 연구는 이론적 엄밀성과 실무적 활용성을 겸비한 통합 ESG 평가 프레임워크를 통해 기업, 투자자, 정책입안자의 보다 정교하고 신뢰성 높은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논문명 : ESG-KIBERT: A new paradigm in ESG evaluation using NLP and industry-specific customization *저널명 : DECISION SUPPORT SYSTEMS *DOI : https://doi.org/10.1016/j.dss.2025.114440
우리 주변의 대부분의 물질은 한 번 결정된 성질이 쉽게 바뀌지 않지만, SrFeOx라는 물질은 예외다. 이 물질은 산소의 양(x 값이 2~3 사이)만 달라져도 성질이 크게 변하고, 그 양을 쉽게 조절할 수 있어, 매우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물리학과 최우석 교수 연구실에서는 본 물질을 얇은 단결정 박막으로 구현해 다양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SrFeO2.5는 '브라운밀러라이트(brownmillerite)'라는 층상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를 갖는 SrFeO3에서 산소가 적당히 빠져나가면서 생긴 결과다. 이 구조는 산소 팔면체(FeO6) 층과 사면체(FeO4) 층이 번갈아 쌓인 모양이며, 전기적으로 극성을 띠는(즉, 방향성이 있는) 특이한 구조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 구조가 아주 얇은 단위, 심지어 원자 한 층 수준에서도 강유전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혔다 (아래 그림, 첫 번째 참고문헌). 강유전성은 메모리 혹은 에너지 분야에서 매우 핵심적인 물성이다. 이러한 강유전성은 FeO₄ 사면체 층에서만 나타나고, 가운데 낀 FeO₆ 층은 마치 절연체처럼 작용해 이웃한 층의 영향을 줄여준다. 이 덕분에, 각각의 얇은 층이 서로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전기적 전환을 할 수 있고, 이는 차세대 초소형 메모리 소자에 응용될 가능성을 열어준다. 마치 원자 단위의 얇은 스위치가 층층이 쌓여 있는 것과 같은 셈이다. 한편, SrFeO2.5에서 산소를 더 줄여 SrFeO2로 만들면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번에는 '무한층 구조(infinite-layer structure)'라고 불리는, 산소가 2차원 평면에서만 철을 둘러싸는 모양을 구현할 수 있다 (두 번째 참고 문헌). 이 과정은 산소 원자를 제거하는 고온 처리로 이루어진다. 본 연구에서는 실시간 전자현미경을 활용해, 산소가 층을 따라 빠져나가는 경로, 철 원자의 재배치 방식, 구조 전환의 세부 단계를 원자 수준에서 직접 관찰했다. 놀라운 점은 이 변환이 매우 빠르고, 산소 통로의 방향에 따라 진행 속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산소가 더 쉽게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구조 자체가 "90도 회전"해서 바뀌기도 한다. 이렇게 유연하고도 정밀하게 움직이는 구조를 갖는 SrFeOx 물질은, 전기적 성질 뿐 아니라 향후 자성, 전도성, 심지어는 초전도성과 관련된 다양한 광전자소자 개발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SrFeOₓ는 산소의 양에 따라 구조와 성능이 완전히 달라지는 '산소 조절형 재료'이며, 미래의 광전자기기에서 더 빠르고 작고 효율적인 소자를 만들 수 있게 해줄 열쇠가 될 수 있다. 출처 [1] Sub-unit-cell-segmented ferroelectricity in brownmillerite oxides by phonon decoupling, Nat. Mater. https://doi.org/10.1038/s41563-025-02233-7 (2025) [2] Monitoring the formation of infinite-layer transition metal oxides through in situ atomic-resolution electron microscopy, Nat. Chem. https://doi.org/10.1038/s41557-024-01617-7 (2025)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을 받은 흡연자가 일반 담배 대신 전자담배로 전환하거나 금연에 성공하면, 심혈관 합병증 위험이 유의하게 줄어든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European Heart Journal (IF = 39.3) 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PCI를 받은 성인 흡연자 1만7973명을 계속 일반 담배를 사용한 군, 전자담배로 전환한 군, 완전히 금연한 군으로 분류하고, 주요 심혈관 사건(심근경색, 사망, 재시술 등)의 발생률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전자담배로 완전히 전환한 환자는 일반 담배를 계속 사용한 환자보다 심혈관 합병증 위험이 약 18% 낮았으며, 금연군과 비교했을 때 유사한 수준의 위험 감소를 보였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최기홍 교수는 “심근경색 이후에도 흡연을 지속하는 환자가 많은데, 스텐트 혈전증 등 치명적 합병증의 위험은 수배 증가한다”며 “금연이 어렵다면, 해악이 더 적은 방식으로의 전환도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연구 성과뿐 아니라,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최기홍 교수와 삼성융합의과학원 강단비 교수의 다학제적 협업 성과로 임상의와 데이터 기반 역학 전문가가 긴밀하게 협업하여 도출한 모범 사례로 주목받는다. 실제로 두 연구자는 진료 환경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질문에 데이터를 통해 답을 찾아가거나, 무작위대조군연구 수행이 어려운 질문에 대해 관찰연구 기반으로 근거를 축적하는 상호보완적 연구들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본 연구 외에도 impact factor 10 점 이상 및 분야별 상위 5% 내에 드는 유수의 저널에도 이미 다수 출판을 하였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뇌질환 환자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증상 정도를 뇌파로 진단하고 동시에 맞춤으로 치료하는 시대가 열렸다. 전자전기공학부 손동희 교수 연구팀과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신미경 교수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공동으로 대뇌에 균일하게 밀착하고 견고히 부착되는 새로운 뇌 인터페이스 신축성 전자패치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초음파 신경 자극에도 잡음 없는 뇌파를 계측해, 병리적 뇌파를 진단하면서 적시에 치료 조건을 조정하는 ‘환자맞춤형 뇌질환 제어 전자약(전자기적 구동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거나 생체활동을 회복시키는 전자장치) 기술’을 최초로 구현했다. 전 세계 수천만 명 이상의 환자가 약물치료가 통하지 않는 난치성 뇌질환을 앓고 있다. 이를 치료하고자 병변 조직을 자극해 신경병 증상을 완화하는 경두개 집속초음파(두피에 장착한 변환기를 통해 초음파를 두개골에 투과시켜 뇌 조직 한 지점에 집중시키는 기술) 신경자극술이 등장했다. 하지만 환자의 뇌신경 구조가 각기 달라, 고정된 신경 자극 조건을 적용할 경우 치료 효과의 편차가 크고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고자 초음파 자극에 따른 전기적 뇌파의 변화를 감지해 환자에게 맞는 자극 조건을 적시에 맞춤 제공하는 폐-루프(출력 결과를 입력 단계에 다시 입력해 설정 조건에 유동적으로 반영함으로써 출력 결과를 조정하는 방식) 신경자극 방법이 제안됐다. 이처럼 초음파 기반의 폐-루프 신경치료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대뇌 표면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대뇌피질전도)를 실시간 피드백 정보로 활용하는 뇌파 계측 기술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대뇌피질전도를 계측하는 기존 전극 소자는 강성이 높고 형태 적응성이 낮아 뇌 조직의 복잡한 곡면에 밀착할 수 없으며, 뇌 미세 움직임에 따라 표면에 견고히 고정될 수 없어 장기간 뇌파 계측이 어렵다. 또한, 초음파 자극 시 접촉면에서 음압(소리가 매질 속에서 띠는 압력의 변화량) 진동에 의한 극심한 잡음이 발생해, 신경자극술을 수행하는 동안 전기적 뇌파를 계측할 수 없어 피드백 정보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에 연구진은 대뇌피질 곡면을 따라 균일하게 밀착하면서 조직 표면에 견고히 부착돼 뇌파를 측정하는 ‘형상변형 대뇌피질접착 신축성 전자패치’를 개발했다. 이는 접착 하이드로젤과 형상변형 기판으로 구성된 이중층 패치와 신축성 있는 구불구불한 배선 구조의 다중채널 미세전극소자를 결합해 제작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자패치를 대뇌 조직에 적용하니 접착 하이드로젤이 접촉면에서 체액을 흡수해 수 초 이내에 팽윤하며 표면에 부착됐다. 한편, 형상변형 소재는 형태가 쉽게 변하는 점소성과 주변 환경 온도가 높을수록 물성이 부드러워지는 열가소성을 띤다. 이러한 특성은 불규칙한 단차 구조를 가지며 체온을 띄는 대뇌피질 곡면을 따라 전자패치의 형태를 변형시켜, 미세한 이격 없이 밀착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뇌 표면에 견고히 접합된 전자패치는 음압 진동에도 안정적으로 고정돼, 잡음 발생을 억제하고 대뇌피질전도를 고품질로 측정 가능케 했다. 이로써 연구진은 연속적인 초음파 자극 환경에서 병적인 뇌파의 강도를 실시간 진단하면서, 적시에 신경 자극 조건을 조정해 환자를 개별로 치료하는 환자맞춤형 뇌질환 제어 전자약 기술을 최초로 구현해 냈다. 이 기술을 뇌전증이 유발된 쥐 모델에 적용한 결과, 전자패치는 자유롭게 움직이는 동물에 이식된 상태에서도 안정적인 뇌파 모니터링 성능을 유지했다. 또한, 발작에 선행하는 병리적 고주파 신호를 정밀 포착해, 수 분 이내로 발생하는 본격적인 발작 증상을 정확히 예측하고 초음파 자극을 가동했다. 더 나아가, 초음파 자극이 가해지는 동안 발작성 뇌파를 왜곡 없이 감지해, 치료 효과가 충분치 않으면 자극 조건을 즉각 조정함으로써 발작 증상을 성공적으로 억제했다. 손동희 교수는 “초음파 자극에 반응하는 개별 환자의 뇌 신경 활동을 최초로 실시간 계측할 수 있게 돼 맞춤형 뇌질환 치료기술에 한 발짝 다가섰다”며 “향후 난치성 신경질환의 정밀 진단 및 개인맞춤형 치료를 가능케 하는 차세대 전자약 핵심기술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연구결과는 9월 11일 전자공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Nature Electronics, IF 33.7)’에 온라인 게재됐다. [그림 1] 형상변형 대뇌피질접착 신축성 전자패치 개요 및 견고한 뇌 부착력 형상변형 대뇌피질접착 신축성 전자패치는 조직에 접착 가능한 하이드로젤, 금/티타늄 금속 전극 및 배선, 신축성 형상변형 기판으로 구성된다. 이는 설치류와 소 대뇌피질에 도움 없이 쉽고 간편하게 부착되며 매우 견고하게 밀착된다. [그림 2] 신축성 전자패치의 형상변형 및 대뇌피질접착 원리 인체 내 습윤한 환경에서 하이드로젤의 젤화 특성에 의해 카테콜 기능기가 활성화돼 대뇌피질에 즉각 접착하기 시작한다. 동시에 신축성 형상변형 고분자는 대뇌피질의 굴곡에 맞추어 자발적으로 변형하며 빈틈없이 밀착된다. 대뇌피질에 견고히 부착되고 나면 형상변형 고분자 내부의 응력은 조기에 모두 해소돼, 뇌 조직에 물리적 압박 없이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림 3] 연구진이 개발한 신축성 전자패치의 대뇌 곡면 밀착 및 표면 부착 기능 평가를 위한 생체 외 비교 실험결과 (왼쪽 위) 생체조직에 부착된 신축성 패치 소재의 표면 접착 강도 (왼쪽 가운데 위) 형상변형 고분자의 온도 상승에 따른 강성(모듈러스) 변화량 (오른쪽 가운데 위) 형상변형 고분자의 신축 변형에 따른 변형 응력 추이 (오른쪽 위) 조직에 부착된 신축성 패치의 신축 변형에 따른 변형 응력 추이 (왼쪽 아래) 소뇌 조직에 적용된 신축성 패치 및 비교군 소재의 시간 경과에 따른 접촉면 형성 기능 시험 이미지. (오른쪽 아래) 소뇌 조직에 부착된 신축성 패치 및 비교군 소재의 신축 변형에 따른 조직 부착 성능 실험 이미지. [그림 4] 연구진이 개발한 전자패치의 초음파 잡음 저항성 뇌파 계측 성능 평가를 위한 생체 내 비교 실험결과 개발된 전자패치와 비교군 대뇌피질 전도 전극 소자(1. 상용 탄성 소재, 2. 접착 하이드로젤이 없는 신축성 형상변형 기판 소재, 3. 접착력이 없는 하이드로젤과 신축성 형상변형 기판이 함께 사용된 소재) 간의 쥐(rat) 대뇌 접촉면 사진이다. 마취된 쥐에 경두개 집속초음파로 신경 자극을 가해 대뇌피질전도를 모니터링한 결과, 비교군에 비해 새로운 전자패치는 초음파 잡음 없이 고품질의 뇌 신경 활동 반응 결과를 보였다.
미래에너지공학과 이태훈 교수 연구팀은 미국 MIT 연구진과 함께 기존 원유 정제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초미세다공성(Ultramicroporous) 분리막*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Science에 5월 23일자에 게재되었다. * 분리막: 분리막은 특정 분자의 크기, 형태 또는 화학적 특성을 기준으로 혼합물에서 원하는 성분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키거나 차단하는 기능성 소재이다. 특히 분리막은 열에너지나 상변화가 수반되지 않아, 기존 에너지 집약적인 분리 공정(예: 증류)을 대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원유 정제는 주로 열 증류 방식에 의존하며, 이는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약 1%, CO2 배출의 약 6%를 차지할 만큼 에너지 집약적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미세다공성 고분자**(Polymers of Intrinsic Microporosity, PIMs) 기반 분리막 적용이 시도되어 왔으나 비싼 가격, 낮은 선택성과 유기용매에 의한 팽윤(swelling), 가소화(plasticization) 문제로 상용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 미세다공성 고분자: 강직하고 비틀린 분자 구조에 기인하여, 고분자 사슬의 조밀한 배열을 방해하여 내부에 많은 자유 체적(Free volume)을 형성 및 분자 수준의 미세다공성(기공 크기 <2 nm 및 BET 비표면적 >100 m2/g)을 보이는 신소재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상용 역삼투 분리막의 아마이드 결합 대신 팽윤에 강하고 비극성인 이민(imine) 결합***을 적용해 구조적 강성과 높은 초미세다공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또한, 트립티센(triptycene) 및 스피로바이플루오렌(Spirobifluorene) 유닛을 도입해 팽윤 및 가소화 안정성과 분자 선택성을 더욱 크게 향상시켰다. 특히 산업적으로 검증된 계면중합 공정을 활용, 대규모 생산이 가능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 이민(imine) 결합: 아민(-NH2)과 알데히드(-CHO) 사이의 축합 반응으로 형성되는 이중 결합(C=N) 구조로, 산소를 포함하는 아마이드 결합에 비해 극성이 낮고 구조적 강성이 크다. 실험 결과, 이번 분리막은 분자 크기에 따라 연료 성분을 선택적으로 분리할 수 있어 기존 열 증류 방식 대비 에너지 소비를 최대 수십 퍼센트까지 절감할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하였다. 이는 상용 분리막으로 이뤄질 수 없던 결과이다. 제1저자로 참여한 성균관대 이태훈 교수는 “본 연구에서 개발한 초미세다공성 이민 기반 분리막은 기존 열분리 공정을 대체함으로써 원유 분별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최대 수십 퍼센트까지 절감할 수 있는 혁신적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산업적 제조공정과 호환되는 계면중합법을 이용하여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며, 현존 석유화학 산업의 탈탄소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될 뿐 아니라 미래의 친환경 연료 생산 및 정유 공정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MIT Energy Initiative(MITEI)와 King Abdullah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KAUST)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국제학술지 Science 에 5월23일에 게재되었다. ※ 논문명: Microporous polyimine membranes for efficient separation of liquid hydrocarbon mixtures ※ 저널: Science ※ 저자명: 교신저자 Zachary P. Smith, 제1저자 Tae Hoon Lee(이태훈), 공동저자 Zain Ali, Taigyu Joo, Matthew P. Rivera, Ingo Pinnau ※ DOI: 10.1126/science.adv6886 ▲ 산-촉매 계면중합 기반 초미세다공성 분리막 제조 및 응용처에 대한 모식도
신소재공학과 구종민 교수 연구팀은 숭실대학교 정영진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맥신(MXene)과 탄소나노튜브(CNT)로 구성된 유연하고 경량이며 기계적으로 견고한 야누스 필름구조의 다기능성 맥신 하이브리드 소재를 개발하였다. 이 혁신적인 필름은 극저온부터 고온까지의 극한 우주 환경에서도 우수한 전자파 차폐 (Electromagnetic shielding) 기능과 함께, 적외선 (Infrared) 은폐(Camouflage)/감지(Detection) 기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제1저자인 Dr. Tufail Hassan의 주도로 진행되었으며, 국제적으로 저명한 저널인 Nano-Micro Letters(IF: 31.6)에 게재되었다. 현대의 국방, 항공우주, 웨어러블 전자기기 분야에서는 고온, 극저온, 열충격 등 극한 환경 하에서도 안정적인 전자파 및 적외선 신호 제어가 가능한 다기능성 소재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맥신은 뛰어난 전기전도도와 낮은 적외선 방사율 (emissivity)을 바탕으로 유망한 후보 물질로 주목 받고 있으나, 기계적 강도 및 열충격 내구성의 한계로 인해 실사용이 제약이 있다. 본 연구팀은 고결정성의 Ti₃C₂Tₓ 맥신 나노소재를 합성하고, 기계적 강도가 우수한 CNT 필름과 결합하여 이종계면 기반 야누스 하이브리드 구조를 구현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였다. 그 결과, 얇은 15μm 두께의 맥신/CNT 야누스 필름은 X-밴드 마이크로웨이브에서 72dB의 전자파 차폐 성능, 0.09이하의 적외선 방사율, 우수한 적외선 감지 민감도등 뛰어난 다기능 특성을 동시에 구현하였다. 뿐만 아니라, 제작된 필름은 우주환경을 모사한 극저온 및 급격한 충격에서도 기계적·구조적 안정성과 성능을 유지하여, 기존의 소재들을 능가하는 경량화, 유연성, 기계적 강도, 극한환경 내구성, 전자파 차폐도, 및 적외선 은폐 및 감지 기능을 모두 확보하였다. 이번 연구는 전자파 및 적외선 차폐/스텔스 소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군사, 항공우주, 웨어러블 전자장치 등 극한 환경에 강한 스마트 시스템 개발을 위한 핵심 플랫폼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 중견연구자사업 (2022R1A2C3006227), 나노 및 소재 사업(2021M3H4A1A03047327),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미래 모빌리티 동작 신뢰성 확보를 위한 고주파/고출력 전자파 솔루션 소재·부품 기술 개발 사업(CRC22031-000)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Nano Micro Letters, 2024, 16, 216」 (IF 27.4, JCR 분야 1.9%) 최신 호에 게재됐다. Paper title: Multifunctional MXene/Carbon Nanotube Janus Film for Electromagnetic Shielding and Infrared Shielding/Detection in Harsh Environments Journal: Nano-Micro Letters DOI: https://doi.org/10.1007/s40820-024-01431-3 Figure 1: A schematic illustration highlights the film’s excellent mechanical strength, electromagnetic interference shielding, infrared shielding/detection capabilities, and remarkable retention of performance even after repeated bending cycles and thermal shock with a temperature difference of 396 °C.
기계공학부 이창구 교수, IBS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 연구단 원규연 박사 연구팀이 울산과학기술원 이종훈 교수와 함께 결정성이 거의 없는 2차원소재의 물성을 광학적방법으로 편리하게 평가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하였다. 2004년 최초로 발견되어 발견자에게 노벨상까지 수여된 그래핀으로 대표되는 2차원소재는 원자들이 일정한 격자성을 가진 결정성의 형태로 발견되었고 활발히 연구되었다. 이는 결함이 없이 결정성이 좋을수록 기계적강도, 전기전도성, 열전도성 등의 물성이 더 낫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그래핀 이후로도 보론나이트라이드, 이황화몰리브덴 등 다양한 2차원 소재들이 발견되고 연구되어 왔지만, 비결정성의 2차원소재는 거의 연구된 바가 없다. 하지만, 최근 그래핀의 비결정 버전인 2차원탄소소재가 합성되어 기초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2차원 비결정성은 본래 그 물질을 사용하고자 하는 측면에서의 물성은 결정성 소재에 비해서 극히 떨어지는 특성이 있지만,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물성이 발견될 뿐만 아니라, 기존의 3차원 비결정성 소재의 구조적 문제를 알아낼 수 있는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여 다양한 쓰임새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의 반도체 공정에서 절연체로 사용된 산화실리콘 등은 메모리나 CPU회로의 미세화가 가속될수록 고속작동 시 소자간 간섭이 심해져 물리적으로 더 이상 사용이 어려운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다. 하지만, 비결정성 소재는 낮은 유전율로 인해 간섭이 획기적으로 줄고 기계적으로 안정하다는 것이 증명되어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 적용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하지만, 비결정성 소재의 제조공정에 따라 유전율과 물리적 특성이 변화하는 특성으로 인해 상업적 생산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제대로 알아내기 위해서는 투과전자현미경과 같은 고가의 장비에 높은 수준의 분석기술이 필요해 연구개발이 더딜 수 밖에 없다. 이창구 교수 연구팀은 2차원 비결정성 소재 중 하나인 2차원탄소소재의 격자구조와 특성을 광학적 방식으로 손쉽게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기존에는 2차원 비결정성 탄소소재를 구리호일 등의 금속성 기판위에 합성하였으나, 분광법을 사용하면 금속기판에서 나오는 노이즈로 인해 실질적인 분석이 불가능하거나, 비금속성 기판으로 전사하여 분광법을 실시하면 오염물질로 인해 정밀한 분석을 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값비싼 투과전자현미경 위주로만 분석함으로 인해 이러한 소재연구에 대한 장벽이 아주 높은 편이었다. 이교수 연구팀은 비금속 기판에 2차원탄소소재를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였고, 더불어 라만/엑스레이 분광 분석법을 투과전자현미경 분석법과 비교분석함으로써 라만분광법과 같은 싸고 손쉬운 방법으로도 그 특성을 파악할 수 있음을 규명하였다. 라만분광법은 소재관련 연구자들은 쉽게 접할 수 있으며 분석가격 또한 1/10-1/100 정도로 저렴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 2차원 비결정소재의 연구에 대한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향후 이 분석법은 2차원소재 기반 메모리, 연산, 인공지능 소자 등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리콘의 미세화공정이 한계에 이르는 2030년 경에는 본격적으로 실리콘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2차원소재기반 반도체 산업에 중요한 분석기법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자: 원규연(제1저자), 정의훈(공동 제1저자), 윤종찬(공동 제1저자), 전도현, 홍진환, 유형구, 방예지, Pawan Kumar Srivastava, Budhi Singh, 이종훈(공동 교신저자), 이창구(교신저자) 논문제목: Spectroscopic signatures of ultra-thin amorphous carbon with the tuned disorder directly grown on a dielectric substrate (Advanced Materials; IF=27.4, December 2024)
신소재공학과 이내응 교수 연구팀은 인간의 촉각 인지 시스템에서 착안하여 유사 시냅스의 기능과 구조를 모사한 지능형 인공 촉각 수용기* 어레이*를 개발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지능형 센서 플랫폼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 촉각 수용기: 외부의 자극 (압력, 진동, 온도 등)을 감지하여, 활동 전위로 변환하여 뇌로 전달하는 역할 * 어레이: 단일 소자가 아닌 다수의 소자로서 집합적으로 동작하도록 제작된 구조 최근 인공지능의 중요성과 역할은 전 산업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피지컬 AI(Physical AI)는 미래 산업에서 자율 시스템의 핵심 기반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피지컬 AI에서 데이터 입력은 센서를 통해 시작되며, 이에 따라 센서 데이터의 효율적 처리를 위해 고성능 신호처리 능력을 갖춘 인체 체성감각계의 메커니즘을 모사한 지능형 센서 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인체의 감각기관이 정보를 처음 처리하는 방식, 즉 감각 수용체와 신경 말단 사이의 ‘유사 시냅스 구조’에 주목해 이루어졌다. 연구팀은 사람의 피부 속 느린 적응형(메르켈)과 빠른 적응형(파시니안) 촉각 수용체에서 영감을 받아, 두 가지 적응 특성을 모두 반영한 16개의 감각 센서부와 시냅스부(시냅틱 트랜지스터)를 하나로 통합한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마치 사람의 지문처럼 생긴 마찰전기 센서층과, 자극을 기억하고 반응하는 시냅틱 트랜지스터를 단일 구조로 구현한 것으로, 느린 자극과 빠른 자극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실험을 통해, 이 센서는 기계적인 자극의 강도·빈도·형태에 따라 시냅스 가중치가 자연스럽게 변화하며 반응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전체 데이터의 10% 이하만을 활용해도 90% 이상의 정확도로 질감과 표면 패턴을 인식할 수 있어, 기존 기술에 비해 데이터 처리 효율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감각 자체에 인공지능적 기능이 내장된 센서는 초저전압, 초저전력, 고효율로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며, 지능형 로봇, 뉴로모픽 감각 시스템, 웨어러블 전자피부 등 다양한 분야에 새로운 기술적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외부 환경 데이터를 센서 단계에서부터 처리할 수 있어, 향후 고속·고효율 자율 AI 시스템 구현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자지원,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 사업, 교육부의 기초연구기반구축사업 (중점연구소지원)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성균관대 홍석주 석박통합과정생과 이유림 박사, 아타누 배그 박사가 공동제1저자로 참여하였고, 이내응 교수가 교신저자로 진행한 이 연구 성과는 재료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학술지‘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에 25년 4월 28에 게재되었다. ※논문명: Bio-inspired artificial mechanoreceptors with built-in synaptic functions for intelligent tactile skin ※저널명: Nature Materials ※저자명: 이내응(교신저자), 홍석주, 이유림, 아타누 배그(제1저자), 김효수, Trang Quang Trung, M Junaid Sultan, 문동빈 (공동저자) 인간의 느린적응와 빠른적응 촉각 수용체가 동시에 모방된 초고효율, 초고전력, 초저전압 지능형 인공 촉각 수용기 개발 (왼쪽부터)성균관대 이내응 교수, 홍석주 석박사통합과정생, 이유림 박사, 아타누 배그 박사
화학공학부 김동환 교수 연구팀(연구교수 신지훈, 석사과정생 권현준)이 Johannes Kepler University Linz(Dr. Oh Yoojin, Prof. Peter Hinterdorfer)와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수직 구조 DNA 나노패턴 배열 기술을 개발하였다. 이번 연구는 DNA 타일 기반 나노구조의 자가조립(self-assembly) 특성을 활용하여, 거대 면적에서 균일하고 고밀도의 다중 수용체(receptor) 표면을 구현한 것이 핵심 성과다. 특히 연구팀은 저온 열처리를 포함한 단계적 성장 공정(stepwise growth)을 도입함으로써, 수직 DNA 구조의 배열 밀도와 간격을 정밀하게 조절하고, 최대 98% 이상의 표면 피복률을 실현하였다. 또한, 수직 구조에 트롬빈 결합 압타머(TBA15)를 적용하여 선택적 분자 인식 및 형광 신호 발현을 실험적으로 입증하였다. 이를 통해 개발된 플랫폼은 고감도 바이오센서, 표면 플라즈몬 공명(SPR), 원자현미경(AFM) 기반 단분자 측정 등 다양한 정량 분석 기술에 적용 가능한 고정밀 다중 수용체 표면 기술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균일하게 배열된 수용체 구조는 기존 무작위 배열 방식에 비해 높은 신호 대 잡음비(SNR)와 우수한 재현성(reproducibility)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연구는 DNA 나노기술 기반의 대면적 기능성 표면 제조 기술의 실용화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입증한 결과로, 향후 정밀 약물전달, 차세대 광진단 플랫폼, 고성능 나노센서 등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이 기대된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산업통상자원부, 오스트리아 과학재단(FWF)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세계적인 나노과학 학술지 ACS Nano (IF 15.8) 2025년 표지논문(Front Cover Article)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정석 교수팀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안우영 교수팀은 게임 중독(인터넷 게임 장애)과 알코올 중독(알코올 사용 장애) 간의 심리학적 그리고 신경생리학적 공통점과 차이점을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해 규명하였다. 본 연구는 국제학술지 Comprehensive Psychiatry에 게재되었으며 이지윤 연구원(제1저자, 서울대학교 헬스케어융합학과), 송명섭 연구원(공동 제1저자,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등이 참여하였다. 물질 중독은 신체에 직접 영향을 주는 물질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대표적으로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도박, 게임, 쇼핑처럼 특정 행동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행위 중독' 역시 새로운 중독 유형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독이 되는 물질과 행동은 다양할 수 있으나, 증상, 질환의 진행, 유전 기제, 뇌기능 이상 등에서 두 중독은 비슷하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유사성을 바탕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발간하는 국제 질병 분류 11차 개정판(ICD-11)에 행위 중독이 ‘중독 행동장애’ (disorders due to addictive behaviors)이 포함되었고, 2018년 도박 및 게임 중독을 공식 질환으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행동 중독에 대한 신경학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으며, 과연 물질 중독과 동일한 수준의 뇌 질환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있다. 따라서 행위 중독의 신경 매커니즘을 규명하여 기존의 물질 중독과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행위 중독은 바로 게임 중독이다. 게임 중독은 인터넷, 게임을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사용하는 질환으로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 5판(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5)에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진단 상태로 포함하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인터넷 게임 장애가 우울, 불안, 충동성과 같은 심리 증상이 알코올 중독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는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뇌에서 유사한 점과 상이한 점을 보이는 구체적인 작동 메커니즘은 아직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인터넷 게임 중독과 알코올 중독 간의 신경생리학적 및 심리적 특성 비교를 멀티모달 머신러닝 기법을 통해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팀은 눈을 감은 안정 상태에서 뇌의 전기적인 신호를 측정한 휴지기 뇌파 (EEG)와 심리검사를 결합한 멀티모달 데이터를 활용해 두 질환의 심리적, 신경생리학적 수준을 AI로 분석하였다. 67명의 인터넷 게임 중독군, 58명의 알코올 중독군, 66명의 정상인 총 191명의 뇌파 및 심리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뇌파 데이터에서 채널 기반 (sensor-level)의 연결성, 뇌 영역 기반의 (source-level) 연결성 지표를 추출하였고, 우울, 불안, 충동성, 지능지수 등을 포함한 심리척도를 함께 분석하였다. 인공지능 분석에는 L1-norm 로지스틱 회귀, 서포트 벡터 머신, 랜덤 포레스트의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했다. 인터넷 게임 중독과 알코올 중독을 감별하기 위해 뇌파 데이터만을 사용한 모델, 심리 데이터만을 사용한 모델 그리고 두 데이터를 결합한 멀티모달 모델 간의 성능 차이를 비교하였다. 그림 1. 본 연구의 멀티모달 분석 도식도. 인터넷 게임 중독과 알코올 중독을 감별할 때 정확도는 뇌파와 심리 데이터를 함께 사용한 멀티모달 L1-norm 로지스틱 회귀 모델이 정확도 71.2%로 다른 모델보다 높은 성능을 기록하였다. 인터넷 게임 중독과 알코올 중독은 델타 및 베타 주파수의 오른쪽 안와 전두피질, 전전두피질, 측두엽, 대상피질, 등에서의 연결성에서 차이가 나타났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보상 처리 및 인지 조절과 관련된 뇌 영역의 비정상적 연결 패턴을 시사한다. 반면, 우울, 불안, 충동성과 같은 심리 지표는 두 중독 집단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두 질환이 유사한 심리적 양상을 공유하지만 신경생리학적으로는 구별된다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그림 2. 베타 계수를 기반으로 인터넷 게임 중독과 알코올 중독 간 주요 특징 중요도 비교. 이번 연구는 비침습적이고 경제적인 뇌파와 심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행위 중독과 물질 중독을 비교한 최초의 연구이다. 향후 중독 질환의 조기 진단, 맞춤형 치료 및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제시하였다. 또한, 뇌파와 심리 데이터를 통합한 멀티모달 머신러닝 분석은 높은 성능을 기록하며 다양한 정신질환의 진단 및 예후 예측 모델 개발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융합공학과 유재영 교수 연구팀이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존 로저스 교수 연구팀의 하경호 박사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피부 부착형 무선 전방향 촉각 자극(햅틱)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다양한 촉각 수용기를 정밀하게 자극할 수 있는 ‘다자유도 햅틱 액추에이터(FOM: Full Freedom-of-Motion Actuator)’를 제안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실감 높은 XR(확장현실) 체험 및 감각 대체 인터페이스 구현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피부에 부착 가능한 본 촉각 자극 장치는 세 방향의 전자기 코일을 중첩 배열한 구조로, 전류를 통해 발생하는 자기장을 정밀하게 제어하여 피부 표면에 수직, 수평, 비틀림 자극을 가할 수 있다. 특히 하나의 자석 또는 4개의 자석을 통합한 구조를 통해 다양한 기계적 자극을 동시에 생성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사용자는 피부에서 현실적인 촉각을 느낄 수 있다. 기존 햅틱 기술의 한계였던 단방향 진동 중심의 자극에서 벗어나, 이번 연구는 고해상도 촉감 정보의 실시간 전달과 인간의 피부 감각 수용기를 고려한 자극 메커니즘을 구현함으로써 몰입형 XR 경험의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손등이나 손가락, 팔 등에 부착한 소형 촉각 자극 장치를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손 위치 내비게이션을 구현했으며, 시각 정보 없이도 정확한 손의 움직임과 물체 접근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또한 천이나 금속과 같은 다양한 질감 정보를 촉각 자극으로 재현함으로써 가상 객체의 표면 감각을 실제처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음악의 경우, 음성, 드럼, 기타 등 서로 다른 악기의 주파수 정보를 서로 다른 방향의 진동 자극으로 변환하여, 청각이 없는 상태에서도 음악의 구성 요소를 촉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구현함으로써 우수한 정보 전달 능력을 입증했다. 이번 기술은 작고 가벼우면서도 고해상도의 촉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확장 가능하며, 단일 장치에서도 높은 정보전달량(2.8bit)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기존 촉각 자극 기술과 차별화된다. 또한 블루투스를 통한 무선 제어, 피부 접촉에 최적화된 유연한 소재 구조 등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갖추고 있어 향후 XR 기반의 게임, 의료 훈련, 재활 치료, 감각 보조 디바이스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의 활용이 기대된다. 유재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의 다양한 촉각 수용기를 물리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정교한 액추에이터 기술을 통해, 감각 손상 환자를 위한 보조 기술뿐만 아니라 보다 몰입감 있는 XR 체험을 위한 핵심 인터페이스 기술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과학 저널 『Science』 2025년 3월 28일자에 “Full freedom-of-motion actuators as advanced haptic interfaces”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으며, 성균관대학교 유재영 교수팀은 한국연구재단 글로벌기초연구실 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로봇산업핵심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국제 공동 연구 협력이 진행되었다. ▲ 피부 위 전방향 촉각 자극 유연 전자 시스템 ▲ 인간의 피부 감각 수용기를 고려한 자극 메커니즘을 활용한 전방향 촉각 자극 기술 ▲ 전방향 촉각 자극을 통한 음향 자극 대체(상단), 실시간 스마트 글래스 영상에서의 사물 추적을 통한 촉각 네비게이션(하단 왼쪽), 가상현실에서의 질감 구현 결과 (하단 오른쪽)
법학전문대학원 이길원 교수와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박태정 교수 연구팀은 우리나라 법학자 최초로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Nature Human Behaviour의 코리스판던스(Correspondence) 섹션에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은 우리 헌법재판소의 기후 정의 판결을 국제환경법적 관점에서 분석한 것으로, 4월 8일 자로 실렸다. 2024년 8월 헌법재판소는 정부의 2021년 기후 법안의 핵심 조항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는 아시아 최초의 판결로, 정부의 기후 대응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조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청년들이 청구인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위헌 결정이 내려진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1항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핵심 조항이다.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항이 2031~2049년의 구체적인 감축목표를 명시하지 않아 기후 정책의 일관성을 해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조항은 2026년 2월 28일까지 유효하지만, 국회가 이를 개정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헌법재판소는 ‘과소보호금지원칙’과 ‘법률유보원칙’을 판결의 근거로 삼았다. 재판소는 기본권 보호는 충분한 수준으로 이뤄져야 하며, 국가의 기후 목표는 행정부의 재량이 아닌 법률로 명확히 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래세대가 현재 의사결정 과정에서 직접적인 대표성을 갖지 못하는 민주주의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입법부가 장기적 기후 목표를 법적으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길원 교수와 박태정 교수 연구팀은 이번 판결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판결은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니라, 세대 간 형평성과 민주적 책임을 강화하는 헌법적 판례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후 변화 대응은 단기적 이익이 아닌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장기적 목표 설정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판결이 한국의 기후 거버넌스를 더욱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체계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가의 기후 정책이 법 원칙에 의해 강제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이번 판례는 국제적으로도 유사한 법적 대응을 촉진할 것이며, 향후 기후 소송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고 보았다. 이번 판결은 기후 정의의 핵심 원칙인 ‘세대 간 형평성(intergenerational equity)’을 헌법적으로 인정한 판례로 국제사회에서 장기적인 기후 목표의 법적 구속력을 강화하는 논의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논문명: South Korea's Landmark Ruling on Climate Justice - 저자: 이길원(성균관대학교)·박태정(KAIST) - 저널: Nature Human Behaviour (IF 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