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김영국·박두선·손병민 교수팀, ‘움직이지 않는 전자’ 두 종류 동시 발견… 양자 물질 연구의 새 지평
- ‘카고메 격자’와 ‘콘도 효과’가 만드는 두 종류의 전자 정체 현상, 한 물질에서 세계 최초 포착
- 실험과 이론 계산으로 ‘위상학적 무거운 페르미온’ 시스템의 원형 물질 제시
□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 물리학과 김영국·박두선·손병민 교수 연구팀은 경희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장보규 교수팀과 함께, 금속 안에서 전자가 마치 교통체증에 걸린 것처럼 멈춰 서는 특이 현상을 서로 다른 두 가지 원리로 한 물질에서 동시에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현대 물리학의 난제로 꼽히던 ‘전자 정체 현상’의 상호작용을 밝혀내며 미래 양자 소자 설계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 보통 금속 안의 전자들은 마치 고속도로 위의 자동차처럼 매우 빠르게 움직이며 전기를 흐르게 한다. 하지만 특수한 구조나 환경이 만들어지면 전자가 제자리에 멈춘 것처럼 아주 느릿느릿 움직이게 되는데, 이를 물리학에서는 ‘평평띠(flat band)’ 현상이라고 부른다. 아주 느리게 움직이는 전자는 서로 간의 영향력이 극대화되어, 전기 저항이 완전히 사라지는 초전도 현상 등 신비로운 양자 효과가 나타난다.
□ 학계에서는 그동안 전자를 멈추게 하는 두 가지 대표적인 방법을 연구해 왔다. 첫 번째는 원자들을 대나무 바구니 무늬인 ‘카고메(Kagome) 격자’ 모양으로 배치해 전자가 길을 잃고 맴돌게 만드는 ‘기하학적 가둠’ 방식이다. 두 번째는 전자가 주변의 자석 성질을 가진 원자와 강하게 달라붙어 마치 무거운 짐을 진 것처럼 느려지게 만드는 ‘콘도 효과(Kondo effect)’ 방식이다. 이전까지 이 두 현상은 서로 다른 물질에서만 나타나는 별개의 사건으로 여겨졌다.
□ 하지만 성균관대 공동연구팀은 ‘YbCr₆Ge₆’라는 특수 합금 물질을 정밀 분석한 결과, 이 두 가지 방식에 의한 ‘전자 정체 현상’이 한 곳에서 동시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마치 좁은 미로(카고메 격자)에 갇힌 자동차가 동시에 무거운 짐(콘도 효과)까지 싣고 있어 완전히 멈춰 서게 된 상황을 관측한 것과 같다.
□ 연구팀은 방사광 가속기라는 거대한 현미경을 이용해 이 물질의 내부를 들여다보았으며, 온도를 높이거나 낮추며 관찰한 결과 두 현상이 각기 다른 원리로 작동하면서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이 두 현상이 만나면 물질의 성질이 완전히 바뀌는 ‘위상학적 상태’가 나타남을 이론적으로 증명해, 미래 양자 소자 설계의 핵심 이론을 정립했다.
□ 손병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따로 놀던 두 가지 물리학적 원리를 하나의 무대 위로 불러 모은 것과 같다”며 “이 ‘멈춰 선 전자’들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면, 열 발생이 전혀 없는 컴퓨터나 지금보다 수만 배 빠른 양자 소자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 이번 연구 성과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그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과학 전문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되었다.
※ 논문명: Coexisting Kagome and Heavy Fermion Flat Bands in YbCr₆Ge₆
※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 논문링크: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6-70958-3
붙임: 1. 연구자 사진
2. 연구그림
2026년 3월 20일 금요일자 보도자료 - 첨부파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