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ent Success Story

‘3인 3색, SW와 AI로 미래를 설계하다’ 박준우, 김동완, 김상호 학우

박준우(소프트웨어학과 22), 김동완(소프트웨어학과 19), 김상호(글로벌융합학부 인공지능융합전공 21)

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SW·AI 인재 양성 정책에 기반한 SW중심대학사업을 통해 전교생 대상 SW·AI 분야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2015년부터 10년간 SW중심대학사업을 수행해 온 성균관대학교는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의 소프트웨어학과와 글로벌융합학부를 2단계 중점학과로 지원하고 있다.


'High Tech, High Touch',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의 슬로건 아래 SW와 AI를 대표하는 박준우(소프트웨어학과 22), 김동완(소프트웨어학과 19), 김상호(글로벌융합학부 인공지능융합전공 21) 세 학우의 뛰어난 혁신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들은 SW 기반 AI 서비스, 창업, 양자 컴퓨팅, 과학기술 외교 정책 등 수많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 박준우 학우(소프트웨어학과 22)

“코드는 혁신의 언어, 알고리즘은 그 언어를 움직이는 힘”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4학년 22학번 박준우입니다. 저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를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가치를 더하는 일에 큰 매력을 느끼고, 현재는 창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AI 연구실에서 학부연구생으로 지내며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평소 “마주하는 어려움은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다”라는 말을 좌우명처럼 되새기며,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는 것을 피하기보다 성장의 기회로 삼고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 구글개발자 대학생 그룹의 리드로서 창업한 AI 기술 활용 스타트업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현재 구글 개발자 그룹의 리드 즉 성균관대학교 Google Developer Groups(약칭 GDG)의 리드로서 활동하며 창업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GDG의 전(前) 리드였던 이건희 님(소프트웨어학과 22)과 ‘우리가 가진 기술로 학교와 학생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하는 고민을 나누던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둘 다 학교에 대한 애정이 컸기에, 최신 기술로 학교 발전에 이바지하자는 목표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저희는 성균관대학교의 마스코트인 ‘명륜이’와 ‘율전이’ 캐릭터에 AI를 결합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더 즐겁게 적응하고, 학교와 더 가깝게 연결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건희 님이 CEO를, 제가 CTO를 맡아 올해 연말 창업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 GDG 활동 모습



| 청각 장애우를 위한 AI 플랫폼으로 ICT 어워드를 수상하셨는데, 관련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저와 저희 팀에게 정말 큰 영광이자 보람을 안겨줬어요. 처음에는 구글에서 주최하는 ‘Google Solution Challenge’에 참여하며 시작된 프로젝트였습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다가, ‘기술로 소외되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자’라는 목표 아래 청각장애인의 운전 중 위험 상황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운전 중에는 구급차 사이렌이나 다른 차량의 경적처럼 긴급한 상황을 알리는 중요한 소리가 많은데요. 청각장애 운전자는 이를 빠르게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서비스 'VisualVroom'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핵심은 소리를 이미지로 변환하여 분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두 개의 마이크를 활용해 주변 소리를 실시간으로 녹음하고, 이 오디오 데이터를 주파수 특성을 보여주는 스펙트로그램 이미지로 변환했습니다. 그리고 이 이미지들을 하나로 합쳐, 이미지 분류에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ViT (Vision Transformer) 모델에 입력했습니다. ViT 모델은 학습된 패턴을 기반으로 이 이미지를 분석하여, 소리의 종류(사이렌, 경적 등)는 물론, 두 마이크의 미세한 소리 차이를 통해 소리가 발생한 방향(좌/우)까지 정확하게 식별해 냅니다.


이렇게 분석된 결과는 운전자가 착용한 스마트 워치에, 방향에 따라 다른 패턴의 진동을 보내고, 스마트폰 화면에는 직관적인 시각적 알림을 통해 즉시 전달됩니다. 또한, 운전 중 동승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돕기 위해, AI를 활용하여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실시간 수어 이미지로 보여주는 기능도 탑재하여 안전과 편의성을 모두 높이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Google Solution Challenge’에서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실패의 쓴맛을 봤지만, 저희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무엇이 부족했는지 냉정하게 분석하고, 사용자 관점에서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시간을 더 쏟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치는 순간도 있었지만, 서로를 격려하고 이 기술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지 상기시키며 다시 일어설 수 있었어요. 마침내 플랫폼을 꾸준히 발전시키며 ICT 어워드 대상이라는 큰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실패는 끝이 아니라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배우고 팀워크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된 소중한 경험입니다.



| 대학 생활 중 가장 자랑스럽거나 의미 있었던 성과는 무엇이며,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요?

저는 올해 President's List에 선정된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해요. 이 제도는 성균관대의 건학이념인 수기치인(修己治人)의 모습을 보여주는 학생 성공 모델을 선발하는 것인데요. 저에게는 단순히 성적을 인정받았다기보다 제가 걸어온 모든 과정이 의미가 있었다는 걸 확인받은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항공우주공학에서 컴퓨터 공학으로 편입하며 전공을 바꾼 케이스라, 3학년 때 자료구조, 알고리즘 같은 전공과목들을 한꺼번에 들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처음엔 걱정도 많았죠. 하지만 동아리 스터디 그룹에 들어가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교수님들께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학업에 매진했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제가 배운 건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모든 경험은 헛되지 않다는 것’입니다. GDG 동아리 회장을 하고, 교내 프로그램에 참여해 학생들을 위한 캠퍼스 앱 ‘노티스꾸’를 만들고, 멘토, TA로 활동하면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등 정말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처음엔 학업과 병행하느라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모든 경험이 제가 소프트웨어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실무 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느낀 건, ‘꾸준함의 힘’입니다. 아무리 다양한 활동을 해도 학업을 게을리하지 않고 항상 성실하게 임했던 것이 결국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성장은 결코 혼자서 이룰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모든 성과의 뒤에는 저를 믿고 함께해준 팀원들, 그리고 방향을 제시해 주며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교수님들이 계셨습니다. 결국 President's List는 제가 소프트웨어학과에서 보낸 모든 순간이 의미 있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상이었고, 앞으로도 이렇게 성실하게, 그리고 함께 성장하는 개발자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준 경험이었습니다.


▲ President’s List 수상 모습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혹시 지금 늦었다고 생각하거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지금 바로 무엇이든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 역시 편입생으로서 스펙이 부족했고 막막한 순간들이 많았지만, 주어진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도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의 성장을 도와주신 많은 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언제나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송선영 교수님, 제 지도교수님으로서 연구의 방향을 잡아주신 이수지 교수님, 그리고 소프트웨어융합대학 학장님이신 이은석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제가 어떤 길을 가든 항상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성균관대학교는 '기술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는 확신과 함께, 코드는 혁신의 언어이며 알고리즘은 그 언어를 움직이는 힘이라는 것을 가르쳐준 곳입니다. 앞으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개발자로서, 사람을 향하는 기술을 통해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 김동완 학우(소프트웨어학과 19)

“내가 되는 법, 가장 다채로울 것”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소프트웨어학과 19학번 김동완입니다. 현재 마지막 학기 재학 중이며 학·석 연계 석박통합과정에 합격하여 성균관대학교 양자정보공학과 학과장이신 정연욱 교수님의 연구실로 진학 예정입니다. 10월에 들어서며 벌써 학부 연구생 1주년을 맞이하게 되는군요. 돌아보면 제 이름 앞에는 늘 다양한 호칭이 있었습니다. 반장 김동완부터, 보컬, 배우, 알리미, 디제이, 인턴, 개발자, 학생 그리고 연구자 김동완까지. 서로 다른 물감으로 참 어지럽게 팔레트를 채우고 있는데요. 연구자 김동완으로 지내게 될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기대되는 요즘입니다.


| 양자 컴퓨터 분야에 집중적으로 파고들기까지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과학고등학교에서 물리를 전공했고, 물리 경시대회 금상도 탔어요. 하지만 시대 흐름에 맞추어 전산, 소프트웨어로 전향해 입시를 치렀습니다. 그랬더니 전공 공부가 재미없더라고요. 더해서 성인이 되었다는 기쁨과 강압적인 공부 환경을 벗어났다는 해방감에 제가 사랑하는 음악을, 꿈을 좇아보고자 했습니다.


프로듀싱과 화성학을 독학했고, 디제잉을 배웠어요.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만들면 녹음해서 노래로 만들었고, 플랫폼에 공유도 했죠. 팬도 생기고 공연도 다녔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좋은 기회가 생겨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원래 제가 하고 싶었던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은 부족하지만, 현재 구성 중인 아이돌 팀에 합류하는 게 어떠냐고 하더군요. 차마 아이돌은 자신이 없었기에, 한계를 받아들이고 전공 공부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전공 지식이 쌓이기 시작할 때쯤, 대한의 건아로 해군에 입영하여 국방의 의무를 다했습니다. 전역 후 복학하니 3학년 전공 수업을 따라갈 수가 없더군요. 중도 휴학을 했습니다. 백수 생활을 하며 얇은 이력서 달랑 들고 알바를 구하러 다니다, 어느 날 고등학교 친구의 제의로 스타트업에 뛰어들게 됐어요. 그렇게 만 6개월을 서울대캠퍼스타운 창업사 MOEZ에서 On-device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했습니다.


2023년 말 겨울, 복학하기에 앞서 방향성을 다잡고자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물리와 컴퓨터를 결합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양자 컴퓨터’를 떠올리게 됐어요. 양자컴퓨터를 공부하면 제가 이미 3년을 바쳐 공부한 컴퓨터에 더해 제가 좋아하는 물리 공부도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두 번째 시도하는 3학년이었던 만큼 철저하게 준비했습니다. 양자컴퓨터를 공부하기 위해 모든 전공들의 강의를 헤집고 다니며 골라잡아 저 자신만을 위한 커리큘럼을 만들었죠. 전기전자회로개론, 양자역학개론, 양자컴퓨팅개론, 선형대수학 등 소프트웨어학과에서는 희귀하지만 타 학과의 굵직한 전공 강의를 원전공 강의와 함께 수강했습니다.


3학년 2학기에 들어설 때쯤에는 슬슬 연구실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막연하게 Google에 접속해 "성균관대학교 양자컴퓨터"를 검색했습니다. 현재는 본교 양자정보공학과에 대한 정보가 검색되지만,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던 학과였기에 현재 제 지도교수님의 연구실 홈페이지가 가장 먼저 검색됐습니다. 면담을 통해 승낙해 주셨고, 그렇게 2024년 10월부터 정연욱 교수님의 초전도체양자정보연구실에서 학부연구생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정말 치열하게 했습니다. 새로이 도전하는 분야인 만큼 정말 후회 없이 치열하게 했습니다. 밥을 먹으며 교안을 읽거나 코딩했던 것은 기본이고 커피를 하루에 다섯 샷을 넘게 마시며 밤을 새워 공부하기도, 논문 발표를 위해 새벽 네 시부터 일어나 맥모닝과 함께 발표 준비를 하기도, 16시간을 내리 앉아 코드를 짜기도 하며 2024년도 3학년을 보냈습니다.



| 2025 양자정보경진대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으셨는데, 관련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대충 양자컴퓨터가 어떤 연산을 할 수 있는지, 초전도체 양자컴퓨터는 어떻게 만드는지 알 수 있게 되었을 시점, 김상호 학우와 링크드인(Linked in) 일촌을 맺으며 모든 사건이 시작되었습니다. 일촌 신청을 걸었더니 곧바로 연락이 왔어요. 본인이 리브랜딩한 인공지능 학술동아리에서 양자컴퓨터 AI 세션의 리드를 맡아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습니다.


스스로 너무 부족함을 알고 있었기에 망설여지는 감이 있었지만, 마음 한편 끓어오르는 무엇인가를 느껴 이내 승낙했습니다. 소프트웨어학과의 서영호 군과 물리학과의 권주원 군과 함께 제가 직접 짠 커리큘럼으로 한 학기간 열심히 학술동아리 활동을 했습니다. 저는 이론도 물론 매우 중요하지만, 소프트웨어 전공생으로서 직접 코드를 만들고 실제 양자컴퓨터를 실행시켜 보는 경험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각종 양자컴퓨터 SDK를 사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이끌어갔습니다. 양자컴퓨터 SDK 중 가장 영향력 있는 IBM사의 Qiskit SDK 실습을 매주 진행하며 논문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고 다 같이 실력을 키워갔습니다.


그러다 여름방학 시작 후에 개최될 양자정보경진대회에 대해 알게 됐고 곧바로 예선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작성한 서류라 그런지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종강 직후 비상대책위원회처럼 동료들을 모아 Quantum Machine Learning(이하 QML) 관련 Qiskit 실습을 진행했고, 대회에서 주요 개념으로 소개된 Fisher Information Matrix와 Effective Dimension에 대해 학습했습니다. 또한 과거 출제된 문제들을 바탕으로 예상 문제를 제작해 연습했습니다. 제 주도하에 이루어졌는데, 왠지 대회 전에 이렇게 준비해 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만 같은 직감이 들더라고요.


대회 당일 문제가 공개됐고, 우리 팀은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저는 팀 리드로서 스케줄링과 분업을 담당했고, 소프트웨어학과 시니어로서는 대회의 주된 문제인 Effective Dimension을 더 빠르게 구할 수 있는 코드를 구현해 냈습니다. 비로소 저희는 “Effective Dimension은 QNN을 평가하는 좋은 지표이기는 하나 Barren Plateau 현상을 엄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단일 지표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라는 최종 주장을 만들어냈습니다. 더 자세한 대회 회고는 제 개인 링크드인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궁금하시다면 참고해 주세요.


수상 사실이 확정된 후 심사 위원분께 여쭈었습니다. 왜 저희에게 1등을 주셨는지 말입니다. 꽤 명쾌한 답을 주셨습니다. 우리 팀만의 아이디어와 주장이 있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실험을 주도적으로 설계해 결론을 지었기 때문이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이 모든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느꼈던, '직접 코드를 만들고 실제 양자컴퓨터를 실행시켜 보는 경험이 중요할 것'이라는 직감이 딱 맞았다는 생각에 정말 제가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생각을 바탕으로 한 학기 동안 실습을 강행했고, 대회 직전에도 대회에 특화된 실습을 강행하여 대회장에서 2박3일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모든 실험을 코드로 설계하고 진행해 결론을 낼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 꿈이나 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양자컴퓨터를 만들고 싶어? 그럼, 김동완을 찾아가"라는 말이 들려오는 것이 제 꿈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조금 유치할 수 있겠지만 제 꿈은 아이언맨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아이언맨처럼 엄청난 두뇌를 갖지도 재력을 갖지도 못했지만, 그의 열정을 닮고 싶더라고요. 아무리 돈이 많고 아는 것이 많아도 끊임없이 탐구하는 꺼지지 않는 그의 타오르는 열정이 참으로 멋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전자공학과 물리학을 전공했고 여러 학문을 총망라하는 지식을 가지고 있기에, 아이언맨 슈트의 설계부터 제작, 납땜부터 코딩까지 자력으로 해내는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러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물론 학위를 위해서는 아주 좁은 영역에서의 하이엔드 전문성을 보유해야 하겠죠. 하지만 마치 교양처럼 양자컴퓨터의 A-Z까지, 칩 디자인부터 공정, 측정 그리고 아키텍처 설계와 이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까지 다루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저의 학문적 꿈입니다. 그렇게 쌓은 전문성으로 제 이름을 내건 양자컴퓨팅 회사를 창업하여 성공해 내는 것이 제 꿈이자 비전입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 장관상 하나 탔다고 무슨 인터뷰까지 하냐는 시선이 존재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이 상훈의 명칭과 크기보다는 이것이 제 오랜 기간의 방황 끝에 찾은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이야기해 준다는 점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오래전 부산국제중학교에 재학할 당시, 까마득한 선배님께서 외교관이 되었다며 졸업 축사하셨던 적이 있습니다. "삶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 오랜 시간 잔잔하게 마음 한편 간직하는 한마디인데요. 학우 여러분들께서도 조급한 마음 조금은 내려놓고, 쉬어가며 주변을 살펴 걸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삶은 경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본인의 길을 따라 행복하게 덩실거리며 산책하다 가는 것이 삶 아니겠어요? 긴 이야기 읽어주시어 감사합니다.



◎ 김상호 학우(글로벌융합학부 인공지능융합전공 21)

"Brillante, Elegante, Ma Non Troppo: 화려하고 우아하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정치외교 세 가지 전공을 통해 학업과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21학번 김상호입니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배움과 경험을 확장하고 연결하는 것을 좋아하는 저는 평소에 게임에서 흔히 말하는 ‘주캐릭터’와 ‘부캐릭터’, 두 가지 콘셉트를 가지고 저 자신을 소개하고는 해요.


먼저 저의 주캐릭터는 ‘인공지능 연구자’로, 인간의 ‘사회성’과 같은 소프트 스킬(soft skill)을 담아낼 수 있는 ‘사회적 인공지능(Artificial Social Intelligence)’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현재 저의 연구 경험을 소개해 드리자면, 우선 현재 한미 첨단분야 청년교류 지원사업 장학생으로서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컴퓨터과학과에(경영 부전공) 1년간 교환학생으로 학부연구생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요, 미국으로 긴 여정을 떠나기 전에 성균관에서는 동일 분야에 대해 1년간, 그전 서울대학교에서는 AI 최적화 관련해 3개월간 연구를 했었어요. 학우분들에게는 2025년에 처음으로 양 캠퍼스 통합 성균관 인공지능 학회 SKKAI을 창설한 초대 학회장으로 더 친숙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한편 제 부캐릭터로는 과학기술과 정책, 외교 분야 간의 간극을 줄이고 각 분야가 서로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루도록 기술적인 지식을 사회, 국제 무대에서 응용하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마찬가지로 관련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현재 대한민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국 2030 자문단원으로서 국내외 AI 정책과 글로벌 동향을 분석하고 한국형 정책을 제안하고 있어요. 지난 1년간 주한미국대사관과도 정말 많은 인연을 맺었는데요, 영사관 청년 의회(Legation House Council) 단원으로도 활동했었고 영광스럽게도, 지난 8월에는 대한민국 청년 15인 대표 중 한 명이자 유일한 이공계열 대표로서 선발되어 미국 국무부가 주관하는 ‘2025 한미일 청년대표 회의(Young Trilateral Leaders Summit 2025)’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영광스럽게도, 성균관 학우들과 함께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봉사상도 수상할 수 있었어요.


▲ 성균관 인공지능 학회(SKKAI)


| ‘YTL(Young Trilateral Leaders) Summit 2025’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저는 지난 8월, 미국 국무부와 템플 대학교(Temple University) 교토 캠퍼스가 공동 주관한 “Young Trilateral Leaders (YTL) Summit 2025”, 한국어명으로는 ‘한미일 청년 대표 회의’에 대한민국 유일의 이공계열 출신 대표로 선발되어 다녀왔어요. 작년 부산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해당 회의는 올해 만국 박람회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에서 열렸는데요. 대한민국, 미국, 일본에서 국가별 15인의 대표단과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의 청년 리더(YSEALI, YPL) 5인도 특별 초청되어 외교와 국제 평화, 차세대 기술 등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저의 원전공과는 사뭇 거리가 있어 보이는 해당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제 ‘부캐릭터’의 커리어 하이(career high)를 경험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특히 YTL Summit은 주한미국대사관의 청년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가장 경쟁률이 높고 상징적인 행사로 알려져 있었고, 전액이 미국 국무부의 펀딩으로 진행되기에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는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굉장히 높았어서 경쟁률 측면에서 제겐 스테이지 보스(stage boss)처럼 느껴졌어요.



개인적으로 이번 행사를 통해 ‘과학기술과 외교의 교차점에서 청년 세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게 되었어요. 인공지능과 같은 차세대 신기술을 전공하는 제가 글로벌 규모의 무대에서 느낀 것은, 앞날에 있을 차세대 국제 협력에서는 고도로 복잡해진 과학기술외교가 주축이 되어 진행될 거라는 깨달음이었어요. 즉, 그 어느 외교적인 접근도 과학기술적 요소를 반영하지 않고서는, 혹은 그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 없이는 완성될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쉽게도, 대한민국은 자본과 산업의 규모 등 여러 상황에 의해 신기술 개발의 후발주자로 국제 경쟁에 참여하는 바람에 아직 차세대 기술 R&D과 이를 뒷받침해 줄 생태계 혹은 정책, 외교적 접근들이 서로 충분히 동기화되어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아직 대한민국에서는, 차세대 기술을 포함한 과학기술 산업·학술계와 이를 상위 차원에서 지원하고 정책으로 확장해야 하는 정부 및 관계 부처 간의 이해와 협력의 온도 차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현재 여러 관계자들과 함께 저같이 이공계 배경을 가진 여러 정책 자문단원들이 서로 협력해 노력하고 있기도 해요. 인공지능과 정치외교학을 동시에 전공하는 청년으로서, 이러한 간극을 줄이는 것은 새로운 세대 리더들의 몫이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 학교에서 배운 것, 혹은 경험한 것 중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학교 안팎에서 배운 것 중 가장 크게 도움이 됐다고 느낀 건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내 의지를 관철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과, 두 번째는 ‘나’라는 사람을 지지해 주고 동시에 성장시켜 줄 수 있는 플랫폼이나 단체를 찾는 거예요.


먼저,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내 의지대로 행동한다는 건 단순히 ‘용기를 내라’ 혹은 ‘남을 생각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해라’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본인이 하고 싶은 것, 고민되는 것은 특별히 문제가 될 게 없는 이상 시도해 보라는 거예요. 특히 한국 사람들의 특징이 무언가를 시도할지 말지 고민하다가도 “그렇게 하면 너무 튀어 보이지 않을까?”, “주변에서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을까?” 같은 생각을 반사적으로 하게 되잖아요. 저 역시 한국에서만 자라왔기에 그런 생각을 당연히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많이 공감해요.


그런데 미국에 와서 수업을 듣고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이곳 학생들은 그런 걸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바로 행동으로 옮기더라고요. 개인화가 심하게 되어있고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 환경이어서 그런 걸 수도 있는데,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망설이는 것보다 어떻게든 적극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무슨 수를 쓰든 기회를 잡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들에게는 질문하거나 부탁하는 일이 부끄러운 게 아니라, 그만큼 간절함의 표현이더라고요. 요즘에는 주변에 당당하게 나의 의견을 알리면서 일말의 ‘용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고 있어요. “조용히 있다가 손해를 보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기회를 잡거나 오히려 더 많은 기회를 만드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라는 걸 깨달았어요.


두 번째로 제가 배운 건, 나를 진심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즉 ‘에인절 투자자(angel investor) 같은 존재’를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였어요. 학생도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뒤에서 강하게 밀어줄 수 있는 기관이나 단체, 혹은 멘토를 만나는 게 정말 큰 모멘텀(momentum)이 되거든요. 저에게 그런 존재는 주한미국대사관이었어요. 처음부터 특별한 인연이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우연히 참여한 프로그램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고, 그다음부터 여러 활동에 연속적으로 초대받으며 점점 더 깊은 관계로 이어졌어요.


비슷한 의미에서 성균관대학교 SW중심사업단도 저에게는 큰 ‘서포트 플랫폼’이었어요. 처음엔 단순히 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유생복을 빌리러 간 게 전부였는데, 제 활동과 목표를 솔직하게 소개해 드리고 나니, 연구원님들께서 저를 기특하게 생각하셨는지 제가 공동 운영 중인 학회 지원부터 다양한 교내외 기회 소개까지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특히 사업단을 통해 학장님께서도 저희 학회에 대한 소식을 접하시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시며 “학생들이 정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라는 피드백과 함께 많은 응원과 지원을 약속해 주셨을 때, 정말 큰 힘이 되었어요.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은 인생이 시뮬레이션(simulation)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사실 그렇게 믿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이 세계가 거대한 시뮬레이션의 일부라고 가정해 보는 상상을 즐기곤 해요. 만약 모든 것이 ‘운명’이라고 부르는 어떤 알고리즘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고, 우리가 하는 모든 선택과 행동의 시작이 되는 ‘의지’라고 믿는 것조차 그 흐름 안의 구성 요소 일부라면, 어쩌면 모두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자유로운 의지’마저 ‘나 자신이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라는 환상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겠죠.


저는 이런 상상을 할 때마다, 컴퓨터과학 전공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그렇다면 내가 이 시뮬레이션의 버그(bug)가 되어보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종종 하고는 해요. 예전에 포켓몬스터 게임을 하던 시절을 떠올리면, 자전거를 탄 채로 장소를 매우 빠르게 횡단하다 보면 가끔 화면이 깨지는 ‘공허 버그’가 생겨 최종 보스나 환상의 포켓몬이 있는 장소 어디든 바로 이동할 수 있게 되는 에러가 있었어요. 저는 인생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상상해 봐요. 정해진 흐름 속에서 갑작스럽고 이상한 선택을 할 때, 예상치 못한 버그처럼 새로운 길이 열릴 수도 있잖아요.


새로운 시도, 새로운 접근, 새로운 질문을 계속 던지면서 갑작스러운 비선형적인 변화(non-linear point), 전환점(breakpoint)을 만들어보려는 거죠. 그렇게 계속 시도하다 보면 어쩌면 이 세상을 움직이는 거대한 기어의 방향이 조금 바뀔지도 몰라요. 그 사소한 한 번의 갑작스러운 선택이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가능성과 새로운 운명의 흐름을 만들어주는 건데, 어째 어딘가 한편이 막 설레는 것 같지 않은가요? 저만 그런 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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