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Stories
SrFeOx의 산소량 조절을 통한 물리적인 성질 변화 관찰
물리학과 최우석 교수
우리 주변의 대부분의 물질은 한 번 결정된 성질이 쉽게 바뀌지 않지만, SrFeOx라는 물질은 예외다. 이 물질은 산소의 양(x 값이 2~3 사이)만 달라져도 성질이 크게 변하고, 그 양을 쉽게 조절할 수 있어, 매우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물리학과 최우석 교수 연구실에서는 본 물질을 얇은 단결정 박막으로 구현해 다양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SrFeO2.5는 '브라운밀러라이트(brownmillerite)'라는 층상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를 갖는 SrFeO3에서 산소가 적당히 빠져나가면서 생긴 결과다. 이 구조는 산소 팔면체(FeO6) 층과 사면체(FeO4) 층이 번갈아 쌓인 모양이며, 전기적으로 극성을 띠는(즉, 방향성이 있는) 특이한 구조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 구조가 아주 얇은 단위, 심지어 원자 한 층 수준에서도 강유전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혔다 (아래 그림, 첫 번째 참고문헌). 강유전성은 메모리 혹은 에너지 분야에서 매우 핵심적인 물성이다. 이러한 강유전성은 FeO₄ 사면체 층에서만 나타나고, 가운데 낀 FeO₆ 층은 마치 절연체처럼 작용해 이웃한 층의 영향을 줄여준다. 이 덕분에, 각각의 얇은 층이 서로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전기적 전환을 할 수 있고, 이는 차세대 초소형 메모리 소자에 응용될 가능성을 열어준다. 마치 원자 단위의 얇은 스위치가 층층이 쌓여 있는 것과 같은 셈이다.
한편, SrFeO2.5에서 산소를 더 줄여 SrFeO2로 만들면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번에는 '무한층 구조(infinite-layer structure)'라고 불리는, 산소가 2차원 평면에서만 철을 둘러싸는 모양을 구현할 수 있다 (두 번째 참고 문헌). 이 과정은 산소 원자를 제거하는 고온 처리로 이루어진다. 본 연구에서는 실시간 전자현미경을 활용해, 산소가 층을 따라 빠져나가는 경로, 철 원자의 재배치 방식, 구조 전환의 세부 단계를 원자 수준에서 직접 관찰했다. 놀라운 점은 이 변환이 매우 빠르고, 산소 통로의 방향에 따라 진행 속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산소가 더 쉽게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구조 자체가 "90도 회전"해서 바뀌기도 한다.
이렇게 유연하고도 정밀하게 움직이는 구조를 갖는 SrFeOx 물질은, 전기적 성질 뿐 아니라 향후 자성, 전도성, 심지어는 초전도성과 관련된 다양한 광전자소자 개발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SrFeOₓ는 산소의 양에 따라 구조와 성능이 완전히 달라지는 '산소 조절형 재료'이며, 미래의 광전자기기에서 더 빠르고 작고 효율적인 소자를 만들 수 있게 해줄 열쇠가 될 수 있다.
출처
[1] Sub-unit-cell-segmented ferroelectricity in brownmillerite oxides by phonon decoupling, Nat. Mater. https://doi.org/10.1038/s41563-025-02233-7 (2025)
[2] Monitoring the formation of infinite-layer transition metal oxides through in situ
atomic-resolution electron microscopy, Nat. Chem. https://doi.org/10.1038/s41557-024-01617-7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