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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력 따라
노년기 인지장애 위험 달라져…
성별 간 건강 격차 조명

결혼 상태만 보는 기존 연구 한계 넘어, 생애 전반의 결혼 이력과 성별 역할에 주목

사회학과 이해나 교수

  • 결혼 이력 따라 ▼노년기 인지장애 위험 달라져… ▼성별 간 건강 격차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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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과 이해나 교수 연구팀은 노년기 인지장애 발생에 있어 생애 전반의 결혼 이력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그 효과가 남성과 여성에게 다르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재혼은 여성에게는 인지장애 위험을 높이는 결과가 나타나, 결혼의 건강 효과가 성별에 따라 비대칭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해나 교수는 이와 같은 결과를 고령화 및 노년사회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Innovation in Aging(JCR 노년학 분야 상위 3%)에 게재했다. 본 연구는 개인의 결혼이력을 생애 전반에 걸쳐 종단적으로 추적하고, 이를 노년기 인지기능 저하와 연결시킨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가 크다.


기존의 많은 연구들은 ‘결혼한 상태’가 건강에 유리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으나, 이러한 접근은 한 시점의 결혼 여부에만 주목해 결혼의 구조와 변화 과정, 그리고 그 속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간과해 왔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 고령층패널조사(Health and Retirement Study, HRS)의 16년간 종단 데이터를 활용해, 초혼, 재혼, 이혼, 사별 등 생애 전체의 결혼 이력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인지장애와의 연관성을 성별 관점에서 분석했다.


연구 결과, 한 사람과의 결혼생활을 지속한 집단에 비해, 재혼한 집단은 인지장애 발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남성이 아닌 여성에게서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이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작용하지 않으며, 특히 여성에게는 가족 내 정서적 돌봄과 관계 유지를 담당하는 ‘관계 관리자(kinkeeper)’로서의 역할이 여전히 요구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특히, 재혼한 여성은 현재 혼자 사는 여성보다도 인지장애 위험이 더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이는 재혼이 여성에게 정서적·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대로, 재혼한 남성은 이혼이나 사별 후 혼자 사는 남성에 비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결혼과 가족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사회환경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함으로써, 사회과학과 뇌 노화 연구 간의 융합적 접근을 제시하였다. 특히, 결혼의 구조와 경험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는 점을 규명하며, 기존 노년사회학의 이론적 지평을 확장하였다.


이해나 교수는 “결혼이력은 단순히 ‘결혼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사회적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며, “특히 노년기에는 배우자 외의 관계망이 축소되기 때문에, 결혼이력은 고령자의 사회적 연결망의 질을 유추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 역시 황혼 이혼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1인 가구 고령자 비율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결혼 제도가 성별에 따라 상이한 건강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은 여성이 고령기에 감당해야 할 정서적·사회적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텍사스 오스틴대학교(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최경원 박사후 연구원과 서울시립대학교 김주연 교수팀과 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 논문명: Gender, Marital Histories, and Cognitive Impairment in Later Life: Does Remarriage Disadvantage Women?

※ 저널명: Innovation in Aging
※ DOI: https://doi.org/10.1093/geroni/igaf043

저자명: Hyunwook Kang, MA; Haena Lee, PhD (교신저자); Kyung Won Choi, PhD; Juyeon Kim,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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