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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나누어 헌신과 관용의 가치를 얻는 ‘Self-Giving’

본인의 에센스를 담은 특별한 형태의 기부 "Self-giving"

경영전문대학원 구민정 교수

  • 자신을 나누어 헌신과 관용의 가치를 얻는 ‘Self-Gi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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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는 사전적으로 자신의 소유한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기부는 그 내용이나 방법에 따라 기부자가 그 기부가 얼마나 자신을 표현하는가, 즉 자신의 “에센스”를 담고 있다고 느끼는지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혈액이나 장기를 기부한다거나, 의복과 같은 소유물을 기부하는 것은, 비슷한 가치의 돈을 기부하는 것보다 훨씬 본인의 “에센스”를 담고 있어, 보다 “자신을 나누는 행동” (Self-Giving)이라고 느낀다. 또한, 본인의 이름을 적어 기부하는 청원 운동 참여도, 이름 없이 그냥 ‘좋아요’ 클릭을 하는 것보다 훨씬 본인의 “에센스”가 담겨있는 기부 행동이라고 사람들은 느낀다. 


본 연구는 이러한 본인의 에센스를 담은 특별한 형태의 기부인 “Self-giving”이 다른 형태의 기부에 비교했을 때 기부자에게 어떻게 다른 경험과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연구하였다. 연구팀은 self-giving이 기부자로 하여금 1) 스스로가 더 너그럽고 관용적인 사람(generosity)으로 느껴지게 하고; 2) 또한 그 기부에 헌신적인(commitment) 사람으로 느껴지게 한다고 주장한다. 즉, 헌혈을 한 사람은 비슷한 가치의 돈을 기부한 사람보다 본인이 더 관용적인 사람이며 더 헌신적인 사람으로 느낀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는 첫째, self가 내재되어 있는 기부의 경우 그 기부가 더 주관적으로 가치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본인이 오랫동안 소유를 한 물건일수록 그 물건이 더욱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예: 오래 소장한 반지). 본인의 기부가 더 가치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기부자 스스로 본인이 더 관용적인 사람이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둘째, self-giving은 자연스럽게 기부자와 기부, 또한 기부자와 기부대상간의 연관성을 높여서 본인이 더 기부하는 행동과 기부 대상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혈액을 기부하는 행동을 통해, 기부자는 스스로 기부행동과 기부대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self-concept을 형성하게 되어, 더 헌신적인 사람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Self-giving은 이와 같은 헌신과 관용의 가치 증대를 통해 결국 장기적으로 기부자가 첫 기부 후에도 계속적으로 기부를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본인이 관용적이고 헌신적인 사람이라고 느낄 때 사람들은 이렇게 변화된 자아 개념 (self-concept)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Self-giving의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장기 VS 단기 소유물의 기부, 기명 VS 무기명 서명, 헌혈 VS 금전 기부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실험 연구를 진행하였다.


장기 소유물 VS 단기 소유물 


‘아프리카 아동들에게 펜 보내기’


사람들은 본인의 소유물이 자신을 나타낸다고 믿는다. 더 오랫동안 소유를 한 물건, 즉 self가 더 연관되어 있는 물건을 기부할 때, 어떤 효과가 나타날까? 본 연구팀은 103명의 한국 대학생들을 상대로 소비자 조사를 실시하였다. Self-giving의 정도 (즉, 기부가 얼마나 self에 연관되어 있는가)를 조작하기 위해, 펜을 소유한 시간을 조작하였는데, 구체적으로 한 집단의 참가자들에게는 조사 시작 전 펜을 선물로 주고, 다른 집단의 참가자들에게는 조사 종류 후 펜을 선물하였다. 조사 종료 후에는 모든 참가자들에게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펜을 기부하는 캠페인을 소개하고 본인이 선물 받은 펜을 기부할 것을 권유하였다. 그 결과 조사 전에 선물 받은 펜을 기부한 참가자들이 (즉, 보다 오랜 시간 펜을 소유했었던 참가자들) 조사 후에 받은 펜을 기부한 사람들에 비해 스스로를 더욱 헌신적이며(Commitment)과 관용적인 사람이라고(Generosity) 평가하였다.



서명 운동: 기명 VS 무기명 서명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한 ‘장애인 판매 과자 구매 및 서명 운동’
소아 환자를 위한 ‘병원 학교 설립 서명 운동’


본인의 아이덴터티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것 중에 하나가 이름이다. 따라서, 이름을 기부하는 것, 즉 서명에 참여한다 던지, 이름을 적은 메세지 카드를 함께 기부하는 등의 행동은 Self-giving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위캔 (WECAN)의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한 ‘장애인 판매 과자 구매 및 메시지 적기 캠페인’과 병원 내 어린이 환자를 위한 ‘병원 학교’ 설립 서명 캠페인을 실시하여, 기명과 무기명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참가하게 하고, 기부 후 기부자 스스로가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 비교 분석하였다. 


WECAN의 메시지 적기 운동과 병원 학교 설립 서명운동 모두 신원을 밝히면서 메시지를 남기거나 서명한 참가자들이 무기명으로 참가한 참가자들보다, 스스로를 더 헌신적이고(Commitment) 관용적인(Generosity) 사람으로 인식했다. 병원 학교 설립 서명운동의 경우, 참가자들에게 후속 서명에 참여할 의사를 물어보게 되는데, 본인의 신원을 밝히고 이름을 서명한 경우, 차후에 진행될 후속 서명 운동에 참여도가 무기명으로 서명한 참가자들 집단보다 20%가 더 높아졌다. 즉, 본인을 헌신적으로 관용적인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이렇게 긍정적으로 변화된 자아 개념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헌혈 VS 금전 기부


신체의 일부를 기부하는 헌혈은 대표적인 self-giving의 예이다. ‘헌혈’을 했다고 상상한 참가자들과 동등한 가치의 현금을 기부했다고 상상한 참가자들을 반응을 비교하였을 때, 헌혈의 경우 참가자들을 스스로를 더 헌신적(Commitment)이고 관용적(Generosity)이라고 인식하였다. 


본 연구는 이렇게 다양한 self-giving의 형태를 비교 연구하여 기부자가 오래 소유한 물건, 혈액과 같은 기부자의 신체의 일부, 또한 기부자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이름 기부와 같이 기부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부의 형태가 기부자의 자아개념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꾸어, 궁극적으로 지속적인 기부의 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을 알려준다. 스스로를 관용적이고 헌신적인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 이것이 한번의 기부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그러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는 것이다. 


이 연구는 2016년 2월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지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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