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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박남규 교수 "2017 노벨화학상 수상가능 우수연구자" 선정 - 인터뷰

박남규 교수의 연구와 발전 방향에 대한 제언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박남규 교수

  •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박남규 교수 "2017 노벨화학상 수상가능 우수연구자" 선정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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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2017년 피인용 우수 연구자” 발표
에너지효율이 높은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에 대한 연구 인정받아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선정


연구분야


저의 연구분야는 에너지변환효율이 높은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태양전지는 빛을 전기로 변환하는 소자입니다. 이러한 소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빛을 잘 흡수하는 광흡수체가 매우 중요합니다. 값싼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태양전지를 값싸게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빛 흡수가 우수하면서 값싼 재료를 찾는 일은 매우 흥미롭고 가치 있는 일 입니다. 제가 관심을 가진 태양전지 분야는 나노산화물과 유기염료를 이용하는 염료감응 태양전지, 물질의 크기를 나노크기로 매우 작게 하면 양자효과에 의하여 빛의 흡수 파장이 변하는 양자점 태양전지, 그리고 유무기 복합 광흡수 물질을 이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입니다. 태양전지에서 중요한 세가지는 효율, 수명 그리고 가격입니다. 이 세가지는 발전단가를 결정하게 됩니다. 특히 값싼 재료를 이용해 효율이 높은 태양전지를 만드는 것은 언제나 태양전지 분야에서 흥미롭고 도전적인 일입니다. 고효율의 핵심에는 항상 우수한 광흡수 물질이 있습니다. 메틸암모늄 레드아이오다이드 (Methylammonium Lead Iodide) 페로브스카이트는 지금까지 알려진 그 어떤 물질보다도 광흡수 특성이 매우 뛰어나면서 제조공정도 매우 간단합니다. 밴드갭도 1.4-1.6 eV 로 가시광 전영역을 흡수하는데 매우 적합한 물질입니다. 저희 연구팀은 2012년 최초로 고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하였습니다.

연구선정배경


저의 태양전지 연구의 시작은 1997년 미국재생에너지연구소 (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 시절부터 시작됩니다. 유기염료를 이용하는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하였습니다. 1999년 말 귀국하여서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 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에서 계속해서 염료감응 태양전지 연구를 이어나갔습니다. 하지만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유기염료의 낮은 광흡수 특성 때문에 실리콘 태양전지처럼 높은 효율이 가능하지 못한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염료를 대체할 높은 광흡수 물질을 찾는 것이 저의 큰 관심사였습니다. KIST 재직시절인 2007년 스위스 생갈렌 (St. Gallen)에서 개최된 나노유로 2007 컨퍼런스에 초청되었습니다. 발표자들 중 일본 토인대학의 미야사카 교수는 페로브스카트 물질을 유기염료 대신 사용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효율이 2-3% 수준으로 매우 낮아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저는 석사 및 박사과정 (지도교수 최진호)에서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합성하고 특성을 연구하였기 때문에 미야사카 교수의 연구결과에 매우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더 높은 효율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여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2009년 미야사카 교수 연구팀이 미국화학회지 (Journal of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3-4% 수준의 액체전해질을 이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2009년, 2010년 논문은 단 한번도 인용되지 않았습니다. 효율이 낮았기 때문입니다. 2009년 성균관대학교에 부임하면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전념한 결과 2011년 저희 연구팀은 나노스케일 (Nanoscale) 에 두 배로 높은 6.5% 효율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발표하였습니다. 페로브스카이트 용액의 농도와 공정조건을 변화시켜 효율 상승을 가능케 하였습니다. 하지만 2011년 우리의 연구결과도 같은 해 한번도 인용되지 못했습니다. 액체전해질을 이용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이 액체에 쉽게 녹아 안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후속 연구자들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액체전해질 대신 고체 홀전도체를 사용하여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 결과 저희 연구팀은 9.7% 효율과 500 시간 안정한 고체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최초로 개발하여 2012년 네이처에서 출판하는 사이언티픽리포트 (Scientific Reports)에 연구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고체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발표는 전세계 연구자들의 관심 의 대상이 되면서 폭발적 후속연구를 이끌어 내었습니다. 2012년 이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논문의 발표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2016년 한 해에 2000편 이상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으며, 더 많은 연구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직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아니지만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연구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 것만으로도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이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데도 기여한 것 같아 흐뭇합니다. 이와 같은 결과가 오기까지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저는 연구가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늘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최초와 최고에 도전하는 일이 즐겁습니다. 무엇보다도 태양전지 한 분야에서 20년 이상 연구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습니다. 한 분야의 연구를 하였기에 전세계의 우수한 연구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습니다. 따라서 저와 함께 연구하는 학생들과 공동연구를 하는 전세계 연구자들의 도움과 협력이 없었다만 오늘의 연구결과도 없었을 것 입니다.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


한국에서 노벨상이 아직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하여, 그리고 이웃나라 일본과 비교해서 노벨상 수상자가 없는 것에 대하여 전국민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과 유럽 등에 비해 과학기술 분야에서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많은 노벨상 수상자와 국가가 그러했듯이 기초와 응용 모든 분야에서 오랜 연구기간과 연구의 성과를 단기간에 요구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문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연구자들은 대부분 혼신의 열정으로 연구에 임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낸 연구의 성과가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제력이 세계 10위가 될 수 있었던 비결에 연구개발의 노력 덕분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도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고 연구성과를 요구하는 것 보다 기다려주는 문화도 차츰 정착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배출될 것 기대합니다.

연구발전방향 제언


장기적인 학문 발전을 위해서는 연구자들이 마음 놓고 즐겁게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연구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달되어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연구자들이 연구에 매진하여 보다 가치 있는 연구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보상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개발할 필요도 있습니다. 글로벌프론티어 사업과 같은 큰 규모의 집단 연구도 필요하며, 개인 연구자의 창의적 연구를 도와주는 창의과제와 같은 과제를 더 확장하여 우수한 연구자를 발굴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과학기술자가 존경 받고 존중 되는 문화가 정착되어 연구자가 자부심을 가지고 연구할 때 과학기술의 지속적 발전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세계연구자들을 위해


과학기술은 21세기에 들어오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존재하는 기술이 빠르게 사라지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소비자와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은 기초기술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미래의 사회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현재를 설계할 수 있는 연구자의 자세가 필요한 때 입니다. 최근의 추세로 보면 응용분야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상업화되는 경우 노벨상의 대상이 되는 것을 봅니다. 새로운 기술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지지 않습니다. 여러 번의 개선기술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탄생될 수 있습니다. 한 분야에서 집적된 지식이 주변기술과 융합될 때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연구자 개인과 국가의 벽을 허물고 공동연구를 하길 권합니다. 오늘 우리가 개발한 기술의 생명은 그리 길지 않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기술에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우수한 기술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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