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같은 스승의 사랑과 은혜

  • 376호
  • 기사입력 2017.07.25
  • 편집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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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구성원이라면 최근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것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가칭 '청탁금지법' 이하 청탁금지법)이 생기면서 과연 우리 교수님께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야하는지 말이다. '수업시간 전에 음료수 한 개를 교탁위에 올려놔도 될까?', '교수님과 상담 시간이 정해졌는데, 드링크제라도 가져가야하지 않을까?', '스승의 날에 카네이션도 안 된다고 하는데 괜찮을까?' 등을 고민하면서 법 위반여부에 대해 묻는 문의들이 많다.

위의 사례들은 모두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금지사항이다. 수업시간은 통상적인 근무시간이며 학생에 대한 평가•지도를 상시적으로 담당하는 교수와 학생사이의 선물은 가액기준 5만원 이하라도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의례목적을 벗어나므로 법에 위반된다. 상담시간 때도 마찬가지. 다만 스승의 날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것은 공개된 장소에서 학생 대표(반대표, 과대표, 학생회장 등)가 하는 것은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된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대학 안팎에서도 적잖은 혼란이 발생했다. 우리대학의 경우 취업이 확정된 110여명의 학생들이 '청탁금지법'으로 개별적인 교강사에 대한 출석 요청이 어렵게 됐다. 직전까지는 담당 교강사 재량으로 출석인정이 됐었다. 이에 교무팀에서 긴급하게 관련 학생 구제를 위해 '졸업 예정자 직권수강신청 기간'을 신설하고 출석인정에 관한 지침을 개정하여 모든 학생을 구제하기도 했다. 사회적으로도 경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한 할머니 한 분이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안타깝게 고발당하기도 했다. 이처럼 아직은 법이 시행되는 초기여서 많은 혼란이 따르고 있다.

이렇게 도입 초기에 알쏭달쏭한 청탁금지법 적용 여부에 대한 판단을 슬기롭게 넘기는 사례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약학대학과 의과대학 학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약학대학 학생회 학생들은 2가지를 준비했다. 첫 번째는 어버이날 이었다. 약학관 입구에서 항상 밝은 웃음으로 모두를 맞이해주는 채정순 선생님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약학관을 깨끗하게 해주는 김순희, 박순례, 김정숙 어머님과 함께 따뜻한 점심을 나누며 감사의 마음을 전달한 것이다. 이 자리에 함께한 채정순 선생님은 "당연하게 할 일을 한 것인데, 따뜻한 식사를 함께 준비해준 학생들의 마음이 너무 기특해요. 이 자리에 있어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정말 내 자녀처럼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나라를 이끄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옆에서 돕겠습니다. 학생들 정말 고마워요!"라고 전했다.


[▲사진 설명 :약학관 안내데스크 직원, 환경미화 어머님, 약학대학 학생들과 따스한 밥한끼 ]


두 번째는 5월 15일 스승의 날이다. 학생들은 약학관 현관에 포토월을 설치했다. 영화 시사회나 영화제에서 봤던 화려한 포토월이었다. 거기에는 "이□□교수님, 스승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이△△교수님은 약대 정상급 미인이시다 감사합니다.", "김○○교수님, 기여우세요, 현모양처 만나세요^^" 등등 센스있는 내용들이 형광 보드에 적혀있었다. 모든 학부생들이 각자의 지도교수님과 사진을 찍으며 사제 간의 정을 나누는 시간을 보냈다. 이번 행사들을 기획한 이상용 약대 학생회장(약대 13)은 "편집국장 임찬순(약대 11)학우가 기획하는데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참여한 학생 모두 스승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좋은 아이디어를 내주어 추억이 남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약대에서 보람있는 일을 기획하여 더 의미있는 시간들을 만들어보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사진설명 : 스승의 날 약학관 현관 포토월에서 지도교수님들과 함께 사진 촬영 ]

의과대학에서도 훈훈한 소식이 들려왔다. 기존 사은회의 성격을 대신하여, 의학도로서 스승에게 배운 가치를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택했다. 올해는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교육병원인 삼성서울병원 사회공헌팀에 불우환자 치료기금으로 써달라며 200만원을 기부하고 기부증서와 감사의 편지를 의과대학 학장에게 전달했다.

신상수 의과대학 학생회장(의학과 3년)은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청탁금지법'을 준수하면서 은사님들께 학생들의 감사한 마음을 전달할 방법을 고민하다 병원을 찾는 불우환자를 돕는 방식으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자고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우리 학교 교가를 살펴보면 후렴 가사가 다음과 같다. '배움만이 보배아닌 성균관대학, 인의예지 그 자랑인 우리 대학교' '성균'의 뜻도 다음과 같다. 성은 인재를 이룬다는 의미이다(성인재지미취(成人材之未就)). 균은 풍속을 고른다는 의미이다(균풍속지부제(均風俗之不齊)). 앞으로도 성균의 의미를 더욱 가다듬고 인재로서의 이룸을 완성하고 사회에 기여하여 성균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해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