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 김창숙 선생 서거 60주기
심산(心山)을 기리며 : 특별전시회 및 학술회의

  • 503호
  • 기사입력 2022.11.18
  • 취재 송명진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 조회수 3647

백절불굴(百折不屈) : ‘어떠한 난관에도 결코 굽히지 않는다.’


백절불굴(百折不屈). 심산의 생애를 관통하는 말이다. 변화와 격동의 혼란기, 모든 그릇된 것들로부터 나라와 민족을 지키고자 애썼던 김창숙 선생의 뜻은 그야말로 ‘백절불굴’ 이었다. 일제 치하에서는 독립을, 해방 후에는 통일과 민주화 그리고 민족교육의 중요성을 크게 외쳤던 그의 목소리에는 늘 애국애족의 정신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올해는 이 땅에 심산이라는 불꽃이 진지 60년이 되는 해이다. 이번 호 <커버스토리>에는 우리 대학의 설립자 겸 초대 총장이자 민족의 사표(師表)이신 심산 김창숙 선생의 서거 60주기를 기념하며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담았다.


지난 11월 11일, 우리 대학 인문사회과학캠퍼스 600주년기념관에서 ‘<심산 생가 자료> 공개와 김창숙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주제로 학술회의가 개최되었다. 이번 학술회의는 심산 김창숙 선생의 서거 60주기를 맞아 성균관대학교 심산 김창숙연구회(회장 진재교, 이하 김창숙연구회)와 (사) 심산김창숙선생기념사업회(회장 정병국, 이하 기념사업회)가 공동 개최한 것으로, 심산 생가에서 보존하고 있던 고문서와 자료들을 한문학과에서 정리하고 분류하여 학술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 정병국 심산김창숙선생기념사업회 회장


-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사회학과 78학번이고, 이후 정치외교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5선 국회의원으로 재임 중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현재는 국회를 떠나 작년부터 심산김창숙선생기념사업회의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 심산 김창숙 서거 60주기, 기념사업회를 대표하여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한민국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심산 선생님의 가치관과 행보는 단연 남다르셨어요. 선생님께서는 유림을 대표하여 독립운동을 펼치셨고, 해방 이후 모두의 관심이 새 정부를 구성하는 데에만 집중되어 있을 때 민족교육과 후학 양성의 중요성을 역설하셨으며, 정부 수립 이후에는 민주화 투쟁에 뜻을 보태시며 나라의 발전을 꾀하셨습니다. 이러한 선생님의 큰 뜻이 가장 여실히 드러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성균관대학교입니다. 교육기관 성균관의 정신을 계승해 성균관대학교를 설립함으로써 우리에게 성균공동체를 마련해주신 분이 김창숙 선생님이시니, 우리 성균인들은 심산 선생님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지요. 하지만 우리 학생들을 비롯한 성균 공동체 구성원들의 정성과 마음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선생님의 큰 공로에 비해 저희들이 한참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것이지요. 우리의 뿌리가 어디인지 분명히 알 때, 그 명맥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러한 부분들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 학술회의의 기반이 된 <심산 생가 자료> 연구사업의 진행 과정에 대해 들어볼 수 있을까요?

제가 기념사업회 회장에 임명되고 가장 먼저 한 것이 심산 선생님의 생가를 방문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4월, 심산 선생님의 종손이신 김위 선생님을 모시고 직접 경상북도 성주에 위치한 심산 생가를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귀중한 고서들과 자료들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자료들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오래 방치된 지라 상당 부분 오염으로 훼손되어 있었어요. 이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 기념사업회 측에서 보관 및 관리의 뜻을 전했고, 김위 선생님께서 흔쾌히 그 모든 자료들을 저희 기념사업회에 기증해주셨습니다. 서울로 자료를 가져오자마자 한문학과와 자료의 복원과 정리에 대해 논의를 했고, 한문학과에서 연구를 맡아주셨습니다. 자료의 양이 매우 방대했는데, 한문학과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수개월 동안 저희 사무실로 출근해가며 어려운 작업을 진행해주었습니다. 모든 자료를 정리하고 분석한 결과 학술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내용들이라고 판단되어 이렇게 학술회의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 학술회의에서 연구보고를 진행하는 한문학과 박사과정 김종후, 김원경


- 기념사업회가 앞으로 목표하는 것 혹은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저희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심산 선생님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김창숙 선생님의 공적을 널리 알리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요. 현재 기획하고 있는 것은 청년 세대에게 보다 쉽게 심산 김창숙을 전할 수 있는 뮤지컬 공연을 만드는 것입니다. 잘 다듬어서 향후 학교에서도 공연을 올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정기적으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심산 선생님과 관련된 유적지를 탐방하는 ‘심산 역사탐방’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으니 기념사업회 홈페이지와 서초구에 위치한 심산김창숙기념관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한편, 이번 심산 김창숙 선생 서거 60주기를 맞아 자연과학캠퍼스에서는 특별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 ‘산처럼 불꽃처럼’은 11월 1일부터 3일까지 총 3일간 삼성학술정보관 5층 전시실에서 개최되었으며, 생가 사도실에서 발견된 새로운 유품들과 자료들이 처음 공개되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개교식 학장 훈사, 제1회 졸업식 사진, 총장 명함, 월급 명세서, 결재에 사용하던 만년필 등 김창숙 선생이 성균관대학교의 설립자이자 초대 총장으로서 남긴 자료 여러 점 포함되어 의미를 더하였다. 기념사업회는 곧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도 같은 내용의 전시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학교 측과 일정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