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에 미래를 담다,
성균관대학의 교표

  • 513호
  • 기사입력 2023.04.10
  • 취재 정예원 기자
  • 편집 김민경 기자
  • 조회수 4151

초록색 은행잎과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진 마크. 바로 성균관대학교의 교표이다. 교표는 학교를 상징하는 무늬를 새기는 만큼 그들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성균관대학교의 교표를 본다면 누구나 은행잎이 상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은행잎이 우리 학교의 정체성이 된 것일까. 성균관대학교 교표의 변천사와 함께 그 이유를 알아보자.



1955년, 성균관대학 최초의 교표 등장

성균관대학이 설립된 1946년부터 1954년까지는 교표 대신 현판만이 존재했다. 교표가 만들어진 것은 1955년으로, 동년 9월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당시 학교 교문 가운데 위치한 작은 마크들이 이에 해당한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 1955년 성균관대학의 교문



△ 우) 도봉구 야구장에서 발견한 초기판 교표


노란색의 大 자를 녹색의 은행잎 두 장이 감싸고 있다. 교표 가운데 大자는 대학, 즉 조선 시대에 건립된 성균관을 의미하며 희망과 지혜를 상징하는 노란색은 성숙, 완성, 보편, 중앙의 의미를 뜻한다. 은행잎은 공자가 살구나무 아래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는 고사로부터 시작된다. 살구가 아니라 은행잎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남경 위쪽은 살구나무가 자라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살구 杏 자를 사용하는 은행(銀杏)이 상징물이 된 것이다.  은행잎은 우리 학교가 유학 이념을 교시로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녹색은 조화와 균형을 상징하는 색으로, 젊음, 성장, 발전, 희망을 뜻한다. 이는 학생들의 드높은 기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우리 대학을 비롯하여 중국의 북경대, 일본의 동경대 역시 은행잎을 교표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3개국이 유교문화권 아래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005년, 과거와 현재를 잇다



2005년 UI(University Identity) 사업을 시행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현재의 교표가 탄생했다. 심볼마크는 성균관대학교의 비전을 시각화한 것으로 3가지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600년을 뛰어넘는 명예로운 역사, 미래 도약의 발판이 되는 세계의 선두주자, 성균관대학교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조명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비주얼 핵심 아이디어인 ‘Dynamic Future’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과거와 가장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바로 은행잎의 개수이다. 두 개였던 은행잎이 하나로 바뀌며 시각적 이미지의 통일성을 가져다준다.


먼저 ‘S’를 시작으로 은행잎 전체를 이루고 있는 부드럽지만 역동적인 곡선은 역사와 미래를 연결하는 성균관대학교의 Sprit & Way를 의미한다. 다음으로 눈에 띄는 것은 색상의 변화이다. 심볼마크의 주요 색상은 초록과 파랑으로, 역사와 미래, 리더쉽, 신뢰, 지성, 책임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비교적 단조로웠던 과거의 색과는 달리, 은행잎 안 4개의 빛을 통해 학문의 근본이 되는 ‘인의예지(仁義禮智)’ 정신을 계승하였다. 나아가 미래혁신과 첨단을 의미하며 이는 곧 역사와 미래의 융화를 보여준다.


심볼마크의 우측, 은행잎과 연결되는 S는 SKK’s Sprit, SKK’s Success 그리고 Sungkyunkuan University의 영문 이니셜을 근간으로 표현된 것이다. 성균관대와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이자, 급변적인 세계 변화에 능동적으로 앞장서는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성균인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심볼 가운데 위치한 숫자 1398은 성균관이 설립된 해를 뜻한다. 1398년 태조 이성계는 서울의 숭교방이자 현재 명륜 캠퍼스 위치에 국립최고학부인 성균관을 설립하였다. 이를 시작으로 성균관대학교는 유구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교표는 학교의 이미지다. 대학이 점차 브랜드화되어가는 흐름 속, 학교를 대표하는 교표는 대학 내 구성원들에게 일체감을 조성하고 자부심을 가져다준다. 또 외부인에게 우리 학교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은 은행잎 하나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성균인의 과거와 미래가 담겨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교표를 떠올리며 우리의 미래를 담아보자.


△ 왼쪽 첫번째 파란색 교표는 70년대 초반, 교복을 입던 시절 과 차원에 만들어 하고 다녔던 것. 

두번째 교표는 80년대에 만들어졌다. 오른쪽 마지막 교표가 현재 사용되고 있는 교표.


△  교사 자료실에서 찾은 교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