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의예지를 온몸으로 느끼다
이천승 교수의 ‘성균논어’

  • 541호
  • 기사입력 2024.06.10
  • 취재 김민진 기자
  • 편집 장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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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문화를 계승한 성균관대학교에서 가장 ‘유생다운’ 과목을 꼽으라면 ‘성균논어’가 떠오른. 성균관대 학생이라면 필수적으로 ‘성균논어’와 ‘실천리더십’ 과목이 개설된 ‘성균인성, 리더십’ 영역을 수강해야 한다. 이번 수업속으로는 유학대학 교수이자 성균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이천승’ 교수님의 성균논어다. 해당 강의에서는 건학 이념인 ‘인의예지’와 교훈인 ‘수기치인’을 중심으로 마음을 울리는 여러 논어 구절들을 함께 살펴본다. 교수님은 주로 강의식 수업을 진행하시지만 수업 틈틈이 학우들과 의견을 나누거나 야외로 나가는 수업도 진행하신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 과목을 수강하는 입장으로서 교내 박물관과 성균관 탐방 수업을 들으며 그 현장을 담아보았다.


첫 번째 탐방 장소는 600년의 역사를 한눈에 담을 수 있었던 교내 박물관이었다. 600주년 기념관 지하에 있는 박물관에서는 ‘성균관의 보물’이라는 기획전이 진행 중이다. 해당 전시에서는 성균관의 역사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공간과 옛 성인들의 흔적들, 조선의 유교 문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교수님은 해당 유물이 의미하는 바와 가치를 상세히 설명하며 뜻깊은 관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두 번째 탐방 장소는 성균관이었다. 비천당과 명륜당, 그리고 그 주변 공간들이 어떤 목적으로 이용되었는지와 이곳에 방문할 때 어떤 마음가짐이면 좋을지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명륜당에서는 유생복을 입고 대청마루에 올라 유생이 되보기도 했다. 명륜당 곳곳에 붙어있는 여러 현판을 분석해 보며 유교가 말하는 삶의 자세를 진심으로 새길 수 있었다. 이러한 야외 탐방 수업이 학생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해당 수업을 수강한 김민규 (영상 23), 최윤서(경영 23) 학우에게 물어보았다.



Q. 성균논어를 수강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김: 필수 교양이기도 하고 어릴 때부터 한문을 좋아했는데 성균논어에서 본격적으로 고전을 강독할 수 있을 같아서 수강했습니다.

최: 졸업 이수 조건이어서 수강했습니다.


Q. 성균논어를 수강하며 가장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김: 논어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읽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교수님이 고전의 배경을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제시해 주셔서 논어를 이해하고 탐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최: '유교'라는 학문을 살면서 접해보지 못해서 많이 생소했는데, 성균논어 수업을 통해 친숙해졌습니다. 사회적으로 유교 사상이 굉장히 보수적이고, 억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그 편견과 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시대의 사람들이 현대의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생각보다 의미 있고, 수용할 가치가 높은 부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Q. 성균관 야외수업을 해본 소감을 말해주세요

김: 명륜당에 들어가서 천장에 쓰인 글씨들을 보니까 평소에 스쳐 지나갔던 우리 학교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 뜻깊었고, 박물관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는데 교수님이 도슨트를 잘 해주셔서 참 유익했습니다.

최: 성균관 자리에 많이 갔는데, 딱히 그곳이 어떤 장소인지, 무엇을 위해 지어졌는지에 대해선 궁금해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야외수업을 통해 장소 하나하나에 인재 한 명을 길러내기 위한 조선 조정의 정신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명륜당에 앉아서 들었던 수업이 제일 기억에 남고, 좋았습니다.



교수님의 야외수업에서는 박물관과 성균관을 탐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유생복을 입어볼 기회도 있었는데, 그 시대의 옷을 직접 입어보는 색다른 경험을 통해 조금 더 인상 깊은 수업이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학생들에게 큰 울림을 주신 이천승 교수님께 위와 같은 탐방 수업을 준비한 계기와 관련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Q. 성균논어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으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인의예지'를 통해 우리 대학교의 정체성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알아 가면서, 우리의 일상에서 놓쳤거나 의미 있는 부분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Q. 성균관 야외 수업을 준비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성균관은 오늘날 성균관대학교의 모태입니다. 성균관의 이모저모를 직접 느껴보면서 살아 숨 쉬는 전통의 연장선에서 자신의 참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야외수업으로 성균관 탐방을 진행하게 되었죠. 성균관은 유교의 전통이 생동감 있게 살아 숨 쉬는 중요한 현장이거든요.


Q. 재학생들이 성균관을 돌아볼 때 중요하게 봐야 하는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건물의 용도와 더불어 그 지향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향 공간인 대성전에서는 공자를 비롯한 선현들의 정신을 되새겨보고, 강학 공간인 명륜당에서는 참다운 공부가 무엇인지를 되짚어보는 것입니다.



Q. 성균관 야외 수업과 학생들이 직접 한복을 입어보는 체험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현대인들이 한복, 특히 유생복을 입어볼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혼자 입기는 더욱 쑥스러운 일이겠지요. 그러나 성균관 같은 공간에서 다 같이 한복을 입어본다면 전통을 보다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다만 외형보다는 유생복을 입은 마음자세가 중요한 일이겠지요.


Q. 교수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논어 구절이 있다면 재학생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논어는 배움과 실천을 강조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라는 구절이 대표적입니다. 배우며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꾸준히 배워가는 과정에서 일상의 삶으로 체화된 생명력 있는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성균논어 강의에서는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학생들에게 유교 문화와 인의예지를 교육하고 있다. 모든 학우가 수강해야 하는 필수 교양으로 지정된 만큼 많은 학우가 해당 수업에서 성균관에 대한 자부심과 가치를 얻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