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감성 한 스푼, 문학예술학회 띠앗

  • 505호
  • 기사입력 2022.12.14
  • 취재 임찬수 기자
  • 편집 김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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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에는 여러 학회들이 존재한다. 학회들은 제각각 특색을 가진 활동을 하며 학우들의 대학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곤한다. 그중에서, 한문교육과에는 각박한 세상에 감성 한 스푼을 붓는 학회가 있다. 바쁜 학업에서 잠시 벗어나 문화활동을 하거나 책을 발간하며 여유를 찾는다 한다. 인터뷰하면서, 학회에 대한 그들의 애정과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동아리탐방에는 한문교육과의 문학예술학회 띠앗을 취재했다. 인터뷰는 차기 띠앗 부장 전우진(한문교육 22), 차기 띠앗 차장 김지민(한문교육 22) 학우가 맡아주셨다.


▶ 단체 소개 부탁드립니다.

띠앗은 한문교육과 문학예술학회로 1990년 문학 연구 소모임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듬해 1991년에는 ‘한은 문학회’로 명칭을 바꾸어 본격적으로 세미나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1992년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정식 학회로 인준 받아 비로소 학회 문집 발간을 시작했죠. 이 전통을 이어 지난 수십 년간 띠앗은 해마다 문집 ‘띠앗지’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정기활동은 매주 연극, 전시, 책 그리고 영화 등 문학예술을 비롯한 여러 장르의 작품들을 감상하고 그에 대한 다양한 대화를 통해 각자의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세미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요.



▶ 띠앗만의 특색은 어떤 것이 있나요?

김지민: 띠앗만의 ‘감성’이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띠앗은 때때로 감성이 이끄는 대로 발걸음을 향하곤 했습니다. 구성원들의 의견에 따라 보고 싶은 전시회나 연극을 정하고, 그 ‘감성’을 잊지 않게 각자의 소감을 시, 소감문, 일기 등의 형식으로 기록해둡니다. 가끔 이 감성적 글들이 떠오르고 이를 찾아보게 되는 걸 보면, 띠앗은 한 번씩 문득 생각나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새벽 감성을 경시하는 사람들 앞에서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기회는 흔치 않거든요. 이 질문을 받으면 오늘도 감성이라고 답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인터뷰 하면서 띠앗에서의 기억을 떠올려보니 하나의 가족 같이 느껴지기도 해요. 각자 바쁘게 살아가는 대학 생활에서 잠깐의 편안함, 잠깐의 여유, 잠깐의 쉼. 이 시간들이 대학 생활을 더 빛내주는 주역이 된 것 같기도 해요.


▶ 진행하는 활동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전우진: 띠앗의 정기 활동은 크게 야외 세미나와 실내 세미나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실내에서 특정 주제를 정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거나 야외에서 전시회나 연극을 보러 가는 등의 문화 활동을 즐깁니다. 봄바람이 불 때는 한강으로, 단풍이 물들 때는 궁궐로 놀러 갔던 추억이 있네요.

김지민: 띠앗은 활동마다 느낀 점들을 직접 정리해보고, 문학의 한 형태로 공유해보기도 해요. 때로는 시가 될수도 있고 때로는 일기가 될 수도 있죠. 이런 기록들이 모이고 모여, 2학기 말에 직접 발간에 참여해 만드는 띠앗지를 받아 들춰보다 보면 모르는 새에 마음 속에 스며들어 있는 학회가 되더라고요.



▶ 내년에 하고싶은 활동이 있다면 살짝 알려줄 수 있나요?

전우진: 내년에는 여러 장소들을 학회 부원들과 함께 여행다니며 장소를 주제로 글을 한번 써보고 싶어요. 한 해가 지나고 결과물을 돌아본다면 너무 멋질 것 같아요. 마치… 정철의 관동별곡 같은 걸작이 나올 수도 있지않을까요?(웃음)

김지민: 이번 띠앗지에서 접한 다른 학우의 문학 작품에서 영향을 받은 활동인데요, 서로에게 랜덤으로 편지를 써보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받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는 채 써보는 편지는 더욱 더 솔직하면서도 생각할 거리가 많은 내용을 담은 진솔한 편지가 될 지도 몰라요. 받게 되는 편지의 발신인은 끝까지 비밀로 지켜줍시다.


▶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들어오기 어려울까요?

전우진: 아니요, 오히려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친구들은 재미있게 글쓰는 법을 배울 학회인 것 같아요. 가벼운 주제로 시작하는 글쓰기는 항상 웃음 넘치는 결과물을 만들어주거든요.

김지민: 저도 글쓰기에 자신 없이 들어왔어요. 최근에 쓴 글이라고는 보고서, 레포트, 발표 대본밖에 없는데, 문학 작품을 쓰는 게 처음에는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써보니 생각보다 술술 써지더라고요. 그냥 부딪혀보면 돼요. 시도해보기 전까지는 두려울지 몰라도 해보면 저처럼 금방 글 쓰는 습관이 생길 거예요.


▶ 어떤 계기로 학회를 시작하게 되었나요?(입회 동기)

전우진: 저는 이미 성균관대학교 자기소개서에 띠앗 학회와 함께하고 싶다고 작성했었어요.(웃음) 평소 문학 작품을 좋아하기도 했고 서로의 생각과 글을 공유한다는건 특별한 경험이잖아요? 저는 함께 독서하고 때론 창작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김지민: 저는 큰 다짐을 하고 들어온 것이 아니에요. 한 번뿐인 대학 생활일 텐데, 학회 하나쯤은 해봐야 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으로 지원했거든요. 더 많은 사람들과 활동하면서 의미 있는 추억들을 쌓아봐야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왔던 것 같아요. 어쩌면 큰 고민 없이 내린 선택이 지금 띠앗에서의 저를 만들었을 수도 있겠네요.


▶ 학회를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전우진: 처음 학회 부원들과 많이 친해지기 전에 한강에서 게임도 하고 글도 쓰면서 학회 활동을 했던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뒤로 더 돈독해진 것 같기도 하고요. 한강을 주제로 글을 쓴다는 것, 꽤 낭만 넘치잖아요? 

김지민: 저는 띠앗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인 띠앗지 발간식이 기억에 남아요. 우리들의 작품을 간직할 수 있는 책을 발간한 것만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활동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저희의 1년을 잘 담아 압축시킨 듯해요. 마냥 장난기 많은 줄로만 알았던 우리 친구들이 진심을 담아서 써 내려간 글들을 보면서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모두의 진심이 잘 느껴져서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서 펼쳐보면 큰 추억이 될 거예요.


▶ 재밌거나 철렁했던 썰이 있나요?

김지민: 재미있었던 기억이 정말 많지만 다른 사람이 푸는 썰이 전부 와 닿는 건 아니기에, 직접 띠앗에 들어와서 그 재미를 느껴보셨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 과가 아닌 분들을 위해 썰 하나만 풀어보자면, 3월에 한강에 놀러 갔었거든요. 저희끼리 드로잉 퀴즈를 했는데, 진 팀이 배달음식을 받아오기로 했었어요. 저희 팀에 미대 입시를 준비했던 오빠가 있어서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빠의 그림은 피카소 그림보다 이해가 어려웠어요. 동기가 왜 우리 과를 선택했는지 알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덕분에 한강 산책도 하고 알찼답니다.


▶ 마지막으로 학우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전우진: 성균관대학교에는 많은 학회들이 있는데요, 다들 학회라는 이름 때문에 무언가 어렵고 딱딱한 활동을 할 것 같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다들 겁먹지 말고 즐겁게 학회활동하면서 뜻깊은 경험들을 쌓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김지민: 특정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바쁘게 살아가는 여러분이겠지만, 가끔 자신만의 여유를 챙기고 대학 생활을 더욱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아직 1학년의 끝자락이라서 하는 이상적인 소리같이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저희 과 학우들이라면, 띠앗에서 그 시간을 찾아가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