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 연주 동아리 애송이

  • 471호
  • 기사입력 2021.07.12
  • 취재 김나연 기자
  • 편집 윤서빈 기자
  • 조회수 6044

LC(Learning Community)란 매년 새내기들을 일정한 그룹으로 묶어 친목을 다지고 공통적인 수업을 들음으로써 수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게 하는 성균관대만의 독특한 학부제도다. 자칫하면 일회적인 만남으로 끝날 수 있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서로가 서로의 대학생활의 전부가 되게 해줄 수도 있는 제도다. 이번 <동아리탐방>에서는 공통적인 취미생활로 시작했던 LC 내 음악모임에서, 이제는 인사캠퍼스 준중앙동아리로 활동하고 있는 ‘애송이’를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조정우 학우(교육학과 20)와 진행했다.



◇ 동아리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 인사캠 소속 대중가요 연주 동아리 애송이라고 합니다. 애송이라는 이름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사랑을 뜻하는 한자 ‘愛’와 노래를 뜻하는 ‘Song’을 합쳐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입니다. 다른 하나는 ‘실력에 상관없이 모인 애송이들’이라는 뜻입니다. 애송이는 2019년에 LC H05의 밴드 소모임 결성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2020년부터 활동 규모를 본격적으로 키워나가기 시작했고, 같은 해에 동아리 활동의 건전성을 인정받아 준중앙동아리로 등록되었습니다. 대중가요 연주 동아리인 만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동아리원들과 공유하며 즐기고 공연하고 있습니다.


◇ LC내 학우들이 ‘밴드’라는 동아리를 결성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LC모임이었던 애송이가, 중앙 밴드동아리 애송이로 규모가 커지게 된 계기도 알 수 있을까요?

구성원 모두에게 음악이라는 공통적 취미가 있었고, 저희만의 학기를 기념할 만한 행사를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밴드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에 교내의 다른 밴드에서 활동하다가 그만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세부적인 활동안과 역할 분배 등 저희의 생각을 구체화했습니다. 물흐르듯 일이 진행되어 세션 분배와 선곡 회의, 합주와 같은 밴드 결성이 준비됐습니다. 저희는 저희의 공연을 녹화하여 기록하고 추억을 만들고자 하는 공통의 목표가 뚜렷했습니다. 공연장부터 예약해버리고 나머지를 준비하자는 추진력 좋은 인원들이 모여 일사천리로 밴드 결성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구성원 대부분이 아마추어지만 열정만은 가득한 LC밴드 ‘애송이’가 만들어졌습니다.


LC만의 작은 프로젝트로 공연을 끝낸 뒤에도 몇몇 친구들은 이 활동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퀄리티를 떠나 공연 기획과 홍보, 그리고 합주와 공연이 재미있었고, 이 즐거움을 더 많고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LC 외부 인원을 모집하여 2기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속된 학과나 대학에 상관없이 모든 지원자를 포함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사캠퍼스 밴드 동아리가 되었습니다. 현재 3기부터는 율전캠퍼스에 다니는 학우도 애송이에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 성균관대 내 수많은 밴드 동아리 중에서 애송이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나 특징이 있을까요?

애송이의 특징은 모든 세션에서 신입 부원을 모집할 때 오디션을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악기 연주 경험의 유무나 실력의 수준은 물론이고 심지어 보컬까지 오디션 없이 선착순으로 모집합니다. 이렇게 모집하는 이유는 밴드 활동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심적인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여 동아리 활동을 즐기는 데에 집중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도 애송이에 지원하고 가입한 이유가 오디션이 없어서 맘 편히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애송이에서는 ‘잘 해야 밴드 할 수 있는 건가’와 같은 걱정 없이, 누구나 행복하게 음악 활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애송이는 공연을 위해 주로 선택하는 곡의 장르가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는 특징이자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동아리원들은 그들의 다양한 음악적 취향을 존중받을 수 있고 다양한 도전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밴드 활동은 하고 싶지만 아직 내가 어떤 장르를 연주하고 싶은지 모르는 사람들은 애송이에서 다양한 음악 장르를 경험하며 자신의 취향을 알아갈 수도 있습니다.  기존에 자신의 취향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며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명곡을 접하며 시야를 넓힐 수도 있습니다. 저는 원래 멜론 top100만 듣던 사람이었는데 애송이 활동을 하며 좋은 밴드와 음악들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 밴드 구성원으로서 성균관대 학우들이 꼭 들어봤으면 하는 곡 3개만 알려주세요.

먼저 추천드릴 노래는 O.O.O라는 밴드의 ‘눈이 마주쳤을 때’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후반에 나오는 기타 솔로가 화려합니다. 듣다 보면 어느 순간 리듬을 타며 머리를 흔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거예요. 유튜브에 라이브 버전을 검색하면 아쉽게도 영상이 몇 개 나오지는 않지만,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진행된 6분짜리 영상을 보면 기타가 혼자 신나서 미쳐 날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이 밴드의 ‘잔’, ‘꽃’이라는 노래도  좋으니 같이 들어보는 것도 추천해요.


두 번째는 The Volunteers라는 밴드의 ‘Summer’라는 곡입니다. 백예린이 보컬인데  ‘백예린스러운’ 노래고 제목에 맞게 여름을 잘 표현한 노래입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살짝 어두운 저녁에 천천히 산책하면서 들으면 더욱 좋은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백예린의 완벽한 보컬 뒤로 깔리는 기타와 베이스 소리도 너무 좋아서 요즘 많이 듣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2학기에 공연이 가능하다면 이 곡의 베이스로 무대에 참여하고 싶네요.


세 번째는 애송이 3기 공연 곡이기도 했던 민수의 ‘민수는 혼란스럽다’라는 곡입니다. 민수의 음색도 음색이지만 베이스가 듣는 사람을 사로잡는 노래입니다. 항상 ‘네 기타는 왜 소리가 안 나?’라는 질문을 듣는 베이시스트들이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낼 수 있는 곡이기도 하죠. 게다가 유튜브에 라이브 직캠을 확인하면 세계 최고 댄스 가수인 민수의 춤 실력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소개해 드린 3곡 말고도 더 언급하고 싶은 밴드와 아티스트들이 많은데 다 말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애송이 밴드에서 활동하며 알아가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합니다.


◇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합주나 공연 활동이 있으신가요.

2020년 겨울에 관객 없이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했던 공연이 기억에 남습니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는 관객 없이 의욕적인 공연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과 걱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원들이 관객석에서 열심히 호응해 줘서 실제로 관객들과 함께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관객의 부재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신나게 무대를 마치고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부원들의 진심어린 호응을 위해 일부러 공연 전에 총합주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준비한 공연이었지만 다른 밴드의 콘서트에 와서 구경하는 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공연하는 즐거움과 공연을 관람하는 즐거움 두 가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보컬들이 무대 시작 전에 인사와 곡 소개, 무대 관람 포인트를 말할 때 관객을 대하는 것처럼 뻔뻔하게 진행하다가도,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에 같이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전 회장이 온라인 공연을 급하게 준비하느라 캠코더나 캡쳐보드 같은 장비들도 부랴부랴 대여하고, 공연 전날에는 테스트 방송도 하며 음향 체크도 한 기억이 있는데 하나하나 소중한 추억이네요.



◇ 2020년 코로나19 때문에 ‘공연’을 선보이는 단체 특성상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요. 2020년엔 어떤 활동을 했고 2021년엔 무엇을 하실 계획인가요?

2020년에는 다른 연행예술 동아리도 그랬듯이, 거리두기 단계의 변화와 세칙 변동에 영향을 받아 예정됐던 활동 계획을 그대로 이행하기 힘들었습니다. 거리두기 단계가 2.5단계로 격상되기도 해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도 거의 마련하지 못해 기본적인 친목 활동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송이에 관심을 갖고 모여준 사람들을 위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방역수칙을 지키는 선 안에서 다양한 친목 활동을 했습니다. 줌(ZOOM)이나 구글 MEET를 활용한 ‘랜선 술자리’나 ‘새해맞이 잡담방’을 열기도 했고, 디스코드를 활용해 서로의 음성을 들으며 캐치마인드나 모두의 마블, 어몽어스와 같은 온라인 게임을 함께 즐기기도 했습니다. 게임 활동이 워낙 활발하다 보니 동아리 부원들끼리 애송이는 종합게임동아리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2021년 상반기에는 5인 이상 집합금지 수칙을 지키기 위해 4인 1조 만남 활동, 짝/선후배 연결을 통한 밥 약 등 소규모 인원으로 만날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만남 행사는 남은 2021년에도 계속 진행해 부원들끼리 얼굴을 익히고 친밀감을 쌓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공유를 통한 종강행사 및 상품 증정도 진행했는데, 2학기에는 시험기간 간식 응원 행사까지 해볼까 계획 중에 있습니다. 미래에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우리 동아리 부원들이 애송이에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을 계획하고, 진행하고 싶어요.


◇ 어떻게 하면 애송이에 가입할 수 있나요? 성대 학우들께 전하는 마지막 한마디와 함께 설명해주세요.

애송이는 매년 초(2월~3월)에 새로운 기수로 활동할 애송이들을 정기적으로 모집합니다.  만약 2학기에 활동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면 이들을 보충하기 위한 비정기 모집이 2학기 개강 한 달 전부터 시작됩니다. 올해도 8월부터 에브리타임 동아리 게시판에 홍보 글을 올리며 추가 모집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애송이에 들어오기 위해서 갖춰야 할 실력적인 조건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저도 베이스를 한 번도 안 쳐봤지만 올해부터는 베이스 세션으로도 활동 하고 있어요.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과 열정만 있다면 누구든지 환영입니다.


동아리는 단순히 무언가 성과물을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과의 추억을 얻어갈 수 있는 집단이라고 생각해요.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서 여러 사람과 교류하기 힘든 지금, 동아리 활동을 통해 즐거운 추억을 남겨보는 건 어떠신가요? 애송이가 여러분들의 대학 생활 중 다시 되돌아봤을 때 행복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다들 애송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