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공학 혁신의 리더
조한상 교수의 MINIBRAIN LAB
- 555호
- 기사입력 2025.01.12
- 취재 임지민 기자
- 편집 김나은 기자
- 조회수 846
"전 세계 최다 인간 뇌 모델 보유"
AI 기술의 발달, 노화에 따른 신경계 치료에 대한 수요 증가를 배경으로 뇌과학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조한상 교수의 미니브레인 랩 (MINIBRAIN LAB)은 독보적인 기술로 고안한 인간-뇌 모델을 활용하여 뇌 질환의 발병 기전과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임상 연구와 동물 모델을 주 연구 방식으로 채택했던 주류 뇌 과학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뇌과학의 최전선에 있는 조한상 교수의 미니브레인 랩 (MINLIBRAIN LAB)에 대해 알아보자.
◆ 연구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실, 미니브레인 랩은, 미세 유체 플랫폼이나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손톱만한 미니 장기 칩 안에 살아 있는 인간 뇌세포를 키워 인간 뇌의 생리학적 및 병리학적 환경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 연구실의 대표적인 연구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지난 10여 년간 다양한 인간-뇌 모델을 구현하였으며, 임상에서 연구에 제한이 있고 동물 모델에서 구현할 수 없는 인간 뇌-질환의 발병 기전을 밝히고 치료 전략을 제시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유전성 치매(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 치매), 환경오염 물질(미세먼지, 중금속,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성 치매, 감염균(구강성 박테리아, 장내 박테리아, 코로나바이러스, 보톡스)에 의한 감염성 치매 모델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 연구실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이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연구실이 추구하는 비전은 무엇인가요?
전 세계적으로 동물 윤리가 강조되고 있고 동물 모델의 적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됨에 따라, 동물 실험 금지가 확대되고 대체용으로 인간 조직체 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뇌-질환 및 뇌-염증은 인간과 동물 간의 종간 차이에 따른 기전이나 약물 효과가 달라 실용화된 약물이 드뭅니다. 본 연구실에서 새로운 인간 뇌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새로운 기전을 밝히고, 안정화된 인간-뇌 모델로 치료제 후보 약물의 평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뇌-질환을 극복하는 데에 이바지하리라 기대합니다.
실로, 약물이 아닌 비침습성 방법으로 임상 치료가 가능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본 연구실에서 구현한 인간-뇌 모델을 활용하여 그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개발한 뇌-질환 모델과 밝힌 발병 기전 연구를 활용하여, 제약회사에서 개발한 뇌-질환 약물의 유효성 평가 및 인간-뇌 모델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회사, 뉴로링스 (NEUROLYNX)를 설립하여 실제 뇌-질환 약물 개발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후 제조 업체와 협력하여 인간-뇌 모델도 제품화하고 있습니다.
◆ 연구실만의 강점이나 자랑거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본 연구실은 전 세계적으로 제일 앞선, 가장 많은 인간-뇌 모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랩 연구원은 연구실이 보유한 다양한 인간 뇌 모델을 자유롭게 활용하며, 제일 까다로운 인간 뇌세포의 배양 및 분석하는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이에 랩 연구원 전원은 전 세계에서 주도하는 랩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 연구실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자격이나 능력이 있나요? 또한, 연구실의 일원으로서 함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본 연구실의 연구는 공학과 뇌과학의 융합이므로 처음부터 양 분야의 재능과 경험을 습득한 지원자는 찾기 어렵습니다. 다만 어느 분야에서 학부를 전공하였더라도 학부 때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에의 도전에 강한 의욕이 있는 학생이면 약 3~6개월 정도의 실습 교육을 통해 본인의 부족한 기술을 보완하고 본인만의 연구 주제를 잡을 수 있습니다.
연구실에 함께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하는 점은 경험에 대한 ‘도전’입니다. 이때 말하는 도전이란 직접 지도 교수에게 컨택하여 연구실을 소개받고 아직 시도하지 않아 실패한 경험도 없는 일을 시도해 보는 용기입니다. 이러한, 포부와 의지가 있다면 연구실에서 인턴으로서 일할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랩실의 연구원들은 모두 이러한 인턴 경험을 거쳐서 랩실의 일원이 됐습니다.
조한상 교수는 다양한 네이처 자매지, 융합학의 대표 저널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Advanced Science)’ 등 저명한 학술지에 연구 결과를 출간했다. 특히, 2018년에는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신경 퇴행과 신경 염증을 모델링한 3D 인간 삼중 배양 시스템에 관한 연구를 뇌과학에서 제일 권위가 높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Nature Neuroscience)에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2024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선정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보건복지부 선정 30선에 그 연구 노고를 인정받아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연구실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연구실의 총책임자인 조한상 교수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 교수님께서 ‘생명물리학’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생명물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와, 기계설계에서 의용공학을 거쳐 생명물리학으로 전환하게 된 과정을 들려주세요.
본인이 주로 연구하는 대상은 세포 수준의 생명체입니다. 생물과 물리는 학교 교과목에서 따로 다루므로 별개라 여겨지지만, 세포는 눈에도 안 보이는 10um 크기 안에 센서부, 구동부, 발전부, 재생부, 제어부 및 통신부까지 구현된 완벽한 시스템이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생물학적일 뿐만 아니라, 물리적, 화학적 원리와 도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외부의 물리적 환경을 조절하여 세포의 생물학적 기능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조절하는 연구를 위해 생명물리학을 선택했습니다.
다양한 학문을 거쳐 생명물리학에 정착하게 된 데에는 도전과 우연이 그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리적인 원리로 세상을 이해하고 구현하고자 학사는 기계공학, 석사는 메카트로닉스로 전공했고, IMF로 인해 공학도로서의 한계를 직면했을 때 바이오벤처의 붐을 따라 인공심장을 개발하며 박사 때는 의공학도가 되었으나, 의학 연구에 한계를 느끼고 박사후 연구원 때는 병원 및 의대로 가서 뇌공학도가 되었습니다. 비록 처음부터 계획했던 인생의 경로는 아니었지만, 호기심을 따라 포기하지 않고 한 방향을 바라보며 많은 경험을 쌓았기에, 지금에 와서는 저만의 고유한 퍼즐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 3차원 인간 뇌 조직 모델 개발과 같은 혁신적인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새로운 분야를 연구하는 데에 정답이나 참조 문헌이 없다는 점은, 한편으로는 가장 큰 어려움이 되나, 다른 한편으로는 성취할 때 승자독식이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학문이란 기존의 결과에 합리적 추론에 의해 새로운 지식이 편입되는 과정이므로 무에서 생기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혁신적인 발견은, 나름대로 최신 지식을 쌓으며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하고 단편적인 지식을 융합하며 나만의 답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 연구원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연구 과정은 등산의 여정과 매우 유사합니다. 높은 정상을 오르기 위해 산 밑에서 많은 조사와 훈련을 통해 준비하나 모든 경우를 예측할 수 없기에 실전에서는 실패와 운이 많이 따릅니다. 그러나 남들이 이미 만든 길을 따라가면 쉬우나 열매가 적고 새로운 길을 가면 어려우나 보람이 큽니다. 최상의 고지를 향한 방향감을 유지하며 시행착오를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장대하고 나만의 연구 결과를 성취할 수 있습니다.
◆ 성균웹진의 주요 구독자들은 학부생입니다. 학부생에게 조언 및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학부에서 배운 전공 지식은 평생 활용하게 될 근간이 되므로 꼼꼼히 익혀야 합니다. 하지만 교과서의 지식은 3년에서 10년 전에 밝혀진 것을 정리한 것이므로, 새로운 지식과 도구도 익숙해져야 합니다. 원리에 충실하고 새로움을 배움에 주저함이 없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본 연구실에서 석·박사 연계 과정으로 재학 중인 안민준 연구원의 (위 사진에서 왼쪽 두 번째 인물) 이야기를 통해, 대학원생의 시각에서 바라본 연구자로서의 삶과 미니브레인 랩 (MINIBRAIN LAB)에 대해 알아보자.
◆ 연구원의 입장에서 미니브레인 랩 (MINIBRAIN LAB)을 소개해 주세요.
두 가지 키워드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첫째, 친절하지만 냉철한 교수님이 총책임자로 계십니다. 석사와 박사 과정에서는 교수님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다행히도 저희 교수님은 친절하시며,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십니다. 미팅을 자주하고 회의를 통해 연구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시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십니다. 둘째, 단합이 잘되는 연구실 분위기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칸막이가 없어 소통이 자유롭고, 팀워크가 뛰어납니다. 실제로 단합을 위한 워크숍이나 모임을 자주 가지며, 이는 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 연구자의 길을 고민하는 학부생이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연구자의 길을 걷기 전에, 스스로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연구자로서 해결하고 싶은 질문이나 관심 있는 연구 주제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연구자의 길은 반복적인 일상과 지루함 속에서도 꾸준히 나아가야 하는 과정입니다. 실제로, 대학원 입학 후 후회하는 연구생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길을 선택하며 쉽지 않은 과정 속에서도 후회나 미련을 가지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가, 스스로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는 어렸을 때부터 치매 연구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학술지 '네이처'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는 열망이 저를 지금의 자리까지 이끌어준 원동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연구실 관련 정보
조한상 교수
성균융합원 생명물리학과
▶ Tel: 031-299-4792
▶ Email: h.cho@g.skku.edu
▶ Office: N센터 7층, 86715호실
▶ Lab Website: www.minibrainlab.com
▶ Company - NeuroLynx: www.neuro-lyn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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