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전 술집 소개

  • 474호
  • 기사입력 2021.08.24
  • 취재 이채림 기자
  • 편집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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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킹고복덕방에서는 명륜 소재의 술집을 소개했다. 이번 킹고복덕방에서는 율전 소재의 술집을 소개하고자 한다. 성균관대 자연과학 캠퍼스가 위치한 율전동에는 밥집만큼이나 다양한 술집들이 즐비해 있다. 율전의 많은 술집들은 주 타깃이 본교 학생들로 인심과 가성비가 좋기로 유명하다. 한편 혜화 소재의 술집처럼 각 술집만의 시그니처 술이 없다는 것이 율전 소재 술집의 아쉬운 점이다. 기본 술을 제공하지만 율전 술집은 저렴하고 맛있는 안주로 승부를 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따라서 이번 킹고복덕방에서는 3가지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3곳의 율전 술집을 소개하고, 각 술집들의 분위기와 안주를 살펴보고자 한다.


● 옛날사람

위치: 경기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 296-5 2층

영업시간: 일~목: 16:00-03:00, 금, 토: 14:00-05:00

기본 안주: 식판에 담긴 추억의 과자, 끓인 라면

시그니처 안주: 삼겹 떡볶이

옛날사람은 들여가자마자 옛날 학교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옛날사람에는 칠판부터 시작해서 시간표, 그리고 학교 앞 오락기계가 있다. 술이 금기시되는 학교에서 술을 마시는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기본 안주는 추억의 과자와 끓인 라면이다. 추억의 과자는 식판에 담겨 나온다. 기본 안주로 과자와 라면이라니, 정말 인심이 차고 넘치는 곳이다. 술집에서 흔하게 제공하는 강냉이 과자가 아닌 추억의 과자는 어렸을 적 초등학교 앞에서 사 먹은 과자를 연상케 한다.

옛날사람의 시그니처 안주는 삼겹 떡볶이다. 10,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치즈 라볶이에 토핑으로 삼겹살이 얹어서 나온다. 가격도 착하고 맛도 좋아서 삼겹 떡볶이만 밥으로 사 먹고 싶을 정도다. 타 술집에 비해 영업시간도 길어서 첫차까지 즐기기에 딱 좋은 곳이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14시부터 오픈하기 때문에 일찍부터 술을 마시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작년에 창의적융합디자인 수업이 2시에 마쳐서 자연스럽게 LC 친구들과 옛날사람으로 향하고는 했다. 옛날사람만의 또 다른 특징은 신청곡을 받고, 노래를 정말 크게 틀어준다는 점이다. 술에 취해 모든 테이블의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소주병에 숟가락을 꽂고 가게가 떠내려갈 정도로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추억에 젖으며 맛있는 안주를 먹으며 친구들과 첫차까지 달리고 싶다면 ‘옛날사람’을 추천한다.


 옥집

위치: 경기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 293 1층

영업시간: 주말 16:00 - 02:00, 평일 11:00 – 03:00

기본 안주: 칼칼한 콩나물국

시그니처 안주: 수제철판소세지

옥집은 성균관대, 율전동 10년 역사의 가게이다. 역사가 깊은 만큼 다양한 지역의 소주와 훌륭한 퀄리티의 안주가 보장되는 곳이다. 옥집은 대선(부산), 한라산(제주), 잎새주(연남) 등 다양한 지역의 소주를 단돈 3,500에 판매한다. 옥집의 안주 또한 가격은 저렴하지만 단연코 가벼운 맛과 양의 안주가 아니다.

특히 시그니처 안주인 ‘수제철판소세지(15,000원)’는 탱글한 수제 소시지와 매쉬드 포테이토, 그리고 토마토소스가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낸다. 수제철판소세지에 치즈(+2,000원)와 옥수수(+1,000원)을 추가하면 극강의 단짠 조합을 맛볼 수 있으므로 꼭 추가하는 것을 추천한다.

점심&저녁 특선도 있으니 저렴한 가격에 식사와 술을 한 번에 즐기기에도 좋다. 점심&저녁 특선은 돼지불백, 돼지고추장불백, 그리고 간장새우 1인상으로 구성되며 단돈 6,000원이다. 점심으로 돼지불백을 먹으러 갔다가 자연스레 낮술도 한잔하게 되는 마법 같은 곳이다. 다만, 성균관대학교 학생들 외에 동네 주민들도 많이 이용하는 곳이라 단체로 왁자지껄 술 게임을 즐기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곳이다. 낮술을 즐기고 싶거나 다양한 지역 소주를 맛보고 싶다면 ‘옥집’을 추천한다.


● 대동집

위치: 경기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 296-37

영업시간: 매일 17:00 - 03:00

기본 안주: 주전자에 담긴 보리차, 콩나물국, 소라과자

시그니처 안주: 대동삼합(36,000)

대동집은 전통적인 한식 안주를 주로 하는 유명한 율전 술집이다. 대동집은 안주가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한 탓에 10번 가면 그중 7-8번은 웨이팅을 해야 한다. 그래서 대동집에 갈 때는 웨이팅을 대비해서 차선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대동집에서는 어두운 조명 아래서 맛있는 한식 요리와 함께 술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의 기본 안주는 콩나물국과 소라과자다. 기본 안주에 더해 주전자에 담겨 나오는 보리차는 대동집만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주전자에 담긴 물을 마시고, 차려진 한식 요리와 함께 막걸리를 곁들이면 마치 옛날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하다.

대동집의 시그니처 안주는 대동삼합이다. 대동삼합은 보쌈+홍어+묵은지 구성이다. 사실 보쌈이 모든 메뉴를 압살한다. 보쌈만 시켜도 맛있지만 톡 쏘는 홍어와 묵은지를 함께 곁들이면 수육이 5배는 맛있어진다. 코가 찡해지는 특유의 맛으로 인해 홍어를 쉽게 도전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동집의 홍어는 푹 삭혀 나오지 않아서 다른 홍어보다 톡 쏘는 맛이 덜하다. 삭힌 맛에 대한 부담감과 거부감이 드는 사람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홍어가 불호인 사람들은 보쌈에 비빔국수를 시켜 먹는 것도 추천한다. 언제나 그랬든 고기에 비빔국수는 아는 맛이지만 항상 감동적이다. 다만, 모든 안주가 식사로 먹어도 손색없을 정도라 음식 가격이 대부분 2만 원 대로 타 술집보다 비싼 편이다.

삼합과 같은 무거운 안주가 부담된다면 전을 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반반전은 녹두전과 김치전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대동집에서는 전과 짝꿍인 막걸리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에 전과 막걸리가 생각나거나 전통 한식 요리가 생각나는 날에는 대동집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