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University of Eastern Finland

  • 450호
  • 기사입력 2020.08.25
  • 편집 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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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일 출국, 1월 7일에 학기 시작, 4월 2일 학기 종료!


글 : 김도연(한문/심리17)


▶ 비자 신청 절차

핀란드 대사관은 광화문 교보문고 빌딩에 위치해 있습니다. 90일 이상 체류할 때 필요한 ‘거주허가증’을 해당 사이트에서 미리 신청한 후 구비 서류를 준비해 가는 것이 빠릅니다. 서류로는 입학허가서(Acceptance Letter), 사진, 보험, 통장 잔고 증명서가 필요합니다. 비자 신청이 오래 걸려 출국하기 전까지 발급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입학 허가서가 나오면 빠른 시일 내로 대사관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핀란드 거주허가증용 사진 사이즈가 따로 있어서 맞춰서 준비해야 하고 보험은 sip 학생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거주허가증과 보험은 기간에 따라 금액이 다르니 체류하실 날짜를 잘 계산하여 발급 받으시길 바랍니다.


▶ 출국 전 준비사항

핀에어는 23kg 캐리어 2개를 허용하기에 따로 국제 택배를 이용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옷을 위주로 챙겼고 다른 모든 생필품들은 현지에서 구입 하였습니다. 핀란드는 추운 나라이기에 전기 장판은 필수입니다. 저는 전기요를 구매해 들고 갔습니다.


▶ 수업 진행 방식

이스턴 핀란드의 심리학과 과목들은 대부분 스스로 공부한 후 시험이나 에세이를 써서 학점을 인정받는 식으로 운영됩니다. 이러한 세부적인 사실을 지원할 때는 몰랐기에 심리학과 관련하여 새로 얻은 지식이 많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의 에세이를 쓰면 보통 pass를 주기에 학점을 따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Basic of Finnish Music Education’은 굉장히 추천합니다. 일단 교수님이 유쾌하시고 다양한 악기들을 연주해볼 수 있습니다. 핀란드 전통악기부터 기타, 키보드, 드럼, 실로폰 등 다양한 악기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수업 후반에는 핀란드 학생들이 졸업식 때 추는 전통 춤을 가르쳐 주셨는데 이 또한 새로웠고 직접 졸업식을 참관하였을 때 아는 춤들이 나와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음악 수업을 참관하고 1쪽의 보고서를 쓰는 과제가 있습니다.


‘Survival Finnish’는 기초 핀란드어 수업입니다. 거의 모든 교환학생들이 듣는 것 같아 신청했는데 필수도 아니었을뿐더러 복습을 하지 않으면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활동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다양한 친구들과 이야기할 수 있고 출석도 50%만 요구하기에 부담은 없습니다. 마지막에 oral 시험을 보거나 핀란드 대학생 친구들과 만나 핀란드어로 얘기해보는 시간을 가지는데 저는 후자를 선택했고 기말고사로 50문항 객관식 시험이 있습니다.


‘Approaches to Special Education in Finland’는 핀란드의 뛰어난 교육 시스템에 대해 알고 싶어 신청하였습니다. 수업은 다 들었지만 나중에 학점 시수가 초과되어 인정은 받지 않았습니다. 교수님 두 분이서 번갈아가며 수업을 하시고 두 분 다 굉장히 친절하십니다. 특수 교육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핀란드 교육의 역사와 발전, 뛰어난 점에 대해 배울 수 있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입니다. 과제로는 배웠던 내용을 정리하는 learning diary(3-5페이지)가 있고 중, 고등학교 특수 학급을 방문하여 참관한 후 느낀 점을 팀플로 발표합니다. 핀란드 교육이 이루어지는 현장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던 수업입니다.


‘Finnish Visual Art and Art Education’는 미술 수업이었는데 이론뿐만 아니라 직접 재료들을 가지고 여러 가지를 만드는 활동을 합니다. 교수님이 호탕하시고 개개인에게 관심이 많으셔서 활동이 끝나면 꼭 돌아다니시면서 작품을 만든 의도를 물어보시거나 다 함께 모여 자신이 만든 내용을 공유했습니다. 함께 미술관을 방문하는 시간도 한 번 있는데 아쉽게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굉장히 빨리 갔던 재밌는 수업입니다.


▶ 문화 및 여가활동

ESN이라는 학생 단체가 있습니다. 오티 때 이 단체의 간부들이 와서 1학기 동안 이루어질 행사와 여행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원한다면 단체의 간부로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주최하는 행사가 굉장히 많아 사실상 이것만 따라다녀도 굉장히 바쁘게 학기를 보낼 수 있습니다. 초반에 열리는 Get to know each other party를 시작으로 각 나라의 전통 음식을 먹어볼 수 있는 International dinner party, 핀란드 공용 사우나인 polar bear에 단체로 가기, ice-skating 행사, sports afternoon day, sit-sit party 등 많은 행사를 개최하고 러시아 상테페테르부르크, Lapland, Baltic Sea, Lofoten 등 다양한 곳으로의 여행도 신청을 받아 함께 갑니다.


또한 학생회에서 주최하는 ‘Language Café’라는 언어 교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저는 한국어를 가르쳐주었는데 한국에 관심이 있거나 한국에서 학교를 다녔던 학생들이 있어서 같이 게임도 하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돌이켜보면 Language Café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정이 많이 들어서 나중에는 서로 선물도 주면서 한국에서 볼 날을 기약했습니다.


‘Syketta’를 통해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운동을 좋아하기에 한 학기 동안 모든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쿠폰을 구입하여(약 4만원) 한국에서 쉽게 할 수 없는 다양한 운동들을 접했습니다. 웬만한 겨울 스포츠(스키, 스케이트, 스노우보드)는 다 배울 수 있고 학생회관에서 무료로 스키와 스케이트를 빌려주기에 이를 잘 이용하시면 됩니다. 저는 공터에서 열리는 cross country ski 수업을 꾸준히 들었고 플로어볼, 요가, 바디 하모니, 배구, 골프 등 여러 가지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타바다, 수영, 스피닝 등 많은 수업들이 있고 구기 종목은 핀란드 현지 학생들과 함께 운동을 하기에 쉽게 친해지고 다양한 스킬 또한 배울 수 있습니다. 스포츠의 날 행사 때는 컬링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 소감 및 총평

활발한 성격이라 즐길 거리가 많은 나라를 선택하려다가 무휴학으로 6학기를 다니고 7학기에 교환을 준비했던 거라 자연을 통해 힐링 받을 수 있는 나라인 핀란드를 선택했습니다. 또한 북유럽으로 여행을 가거나 살아볼 기회가 없을 거 같고 그 중에서도 오로라를 보기엔 핀란드가 최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핀란드는 미세먼지 하나 없는 쨍한 하늘과 하늘 높이 솟은 침엽수림이 사방에 존재하는 대자연의 나라였습니다. 바닥 곳곳에 눈이 내려 있음에도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버스 기사님이 담배를 피우는 사람까지도 기다려주는 여유로운 도시이기에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갔을 때도 요엔수로 빨리 돌아가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사실 서울에 비하면 놀 거리는 별로 없습니다. 헬싱키는 좀 더 번화가라고 하지만 대체로 추운 나라이기에 겨울에는 사우나와 호수를 오가며 몸을 녹이고 여름에는 그나마 따뜻한 날씨를 벗 삼아 호숫가에서 음식을 먹거나 운동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느낄 수 없는 거대한 자연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기에 살아가며 인생에서 다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핀란드 사람들은 처음 만나면 수줍어하지만 도움을 요청하면 굉장히 친절하고 편견과 차별도 없기에 친해지면 수다스러워진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 번도 인종차별을 겪지 않았고 남녀노소 영어를 잘 쓰기에 핀란드어를 아예 모르고 갔음에도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수업 또한 1학기 내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3주, 2개월 등 종류가 다양하기에 시간표를 잘 짜면 학기 중에도 한 달 동안 여행을 다닐 수 있습니다. 날이 풀리면 자전거를 싸게 대여해주니 이를 이용하여 등하교를 한다면 멋진 호수를 감상하며 다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통비, 인건비, 외식비는 비싸지만 마트 물가는 저렴합니다. 거의 모든 곳에서 학생 할인도 이루어지니 무언가를 구매하기 전에는 학생 할인이 가능한지 꼭 물어보세요. 또한 핀란드식 사우나를 경험해보세요. 건식 사우나에서 몸이 익을 때까지 있다가 옆에 있는 호수에 뛰어드는데 춥긴 하지만 끝나고 나면 굉장히 개운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잊을 수 없는 것은 1주일 동안 Lapland로 여행을 간 것입니다. 오두막에 머물며 산타마을에 가서 산타를 만나고 오로라를 보고 허스키 썰매를 타고 노르웨이 국경선을 넘어 Arctic ocean에서 겨울 수영을 했습니다.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제 일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1주일입니다. 위에 언급했던 것들 외에도 여러 가지 일정들도 1주일이 채워지는 데 esn이나 time travel을 통해 신청한 후 꼭 여행 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코로나 사태로 끝을 제대로 맺지 못하고 와서 아쉽지만 돌이켜보면 굉장히 신비롭고 아름다웠던 경험이었습니다. 꼭 핀란드가 아니더라도 학생의 신분으로 보호받으며 타국에서 공부도 하고 몇 달간 살아볼 수 있는 교환학생의 기회는 대학생 때가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꼭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