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 Tuebingen University

  • 469호
  • 기사입력 2021.06.10
  • 편집 김민서 기자
  • 조회수 4811

글 : 이정하(통계 17)

♠ 2020년 10월 14일 출국, 11월 2일 학기 시작, 2021년 3월 학기 종료


 비자 신청

서울역에 있는 독일 대사관에서 발급받으면 됩니다. 부산에도 하나 있는데 거기서는 비자 발급이 안된다고 했어요. 이제는 독일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서 가서 만들어도 됩니다. 한국어가 편하신 분은 넉넉잡아 2달 전부터 준비하세요. 예상 출국일자와 입국 일자를 쓰는 항목이 있는데 저는 거기 쓴 일자만큼만 비자를 발급받았어요.


 기숙사 신청

독일로 떠나기 한참 전에 기숙사 신청을 받았어요. 저는 10월 출국 예정이었는데 5월쯤에 신청했습니다. 월세와 원하는 방을 선택할 수 있어요. 3,5,7동이 높은 건물이긴 한데 화장실이 공용이고, 나머지 11,13 동은 화장실이 각자 방에 딸려있으나 낮은 건물이에요. 게다가 지하는 어두운 분위기라서 옵션에 지하 싫다는 것 등을 적어두세요. 같이 배정되고 싶은 친구가 있다면 가까운 방에 배정해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수업 진행 방식 및 평가 방식

computational econometrics using Stata는 기본 통계부터 중급 선형회귀까지 아우르는 내용을 Stata로 배웁니다. 수업은 무난한 것 같지만, 교수님이 성적에 관해 굉장히 깐깐하고 시험이 어려워서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 받기가 힘들었습니다.


Policy Analysis and Evaluation은 배운 내용을 암기하면 되는 수업입니다. 중급 통계분석 이론 같은데, 한국어 교재가 있다고 합니다. Bookman 교수님이었는데, 인자한 분이었습니다.


Machine Learning 수업은 대학원 석사 중에서도 논문 수업입니다. 저처럼 착각하고 듣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엄청 큰 데이터로 머신러닝을 하는데, 수업은 하지 않고 오로지 독학입니다. 독일 석사생과 팀플을 해야 하지만 성적은 가장 높은 B학점을 받았습니다.


Essential Statistics는 매주 시험이 있었지만 오히려 시험 난이도가 낮아 무난했습니다. 통계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배울 수준으로, 사회과학대의 통계분석원론 수준이었습니다.


평가는 100% 기말시험 또는 100% 논문으로 이루어집니다. 기말시험에서 한 번 낙제할 경우 재시험의 기회가 종강 후 1달 뒤 주어집니다. 따라서 저처럼 논문 쓰는 과목, 중간중간 시험보는 과목 등으로 다양하게 배치해두면 마지막에 몰아서 공부할 양이 조금 줄어듭니다.



 문화 및 여가 활동

저는 주로 플랫 메이트들과 친하게 지냈습니다. 매일 아침, 점심, 저녁마다 각자 밥을 해먹으러 주방에 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해집니다. 한식을 처음엔 잘 몰라서 낯설어 하지만, 계속 같이 밥을 먹다 보면 한식에 중독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튀빙겐은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많아서 길 가다 보면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과잠을 입은 독일인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기숙사 단지에 한국인 가족들이 살고 있는 경우도 있어서 저희는 자주 놀러 가 아기들과 놀아주고 식사도 같이 하고 장도 보러 가곤 했습니다. 그 외에도 저는 버디와 많이 친해져서 버디 집에 놀러 가서 독일 친구들과 놀았습니다. 생각보다 집단적인 분위기라 여럿이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였지만 파티도 기숙사 내에서 자주 열렸고, 경찰들 제재도 심하지 않았습니다. 사진동아리에 가입해서 틈날 때 사진 찍으러 놀러 가곤 했습니다. 코로나여서 여행이나 다른 여가활동은 많이 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외국 친구들과 끈끈해지는 계기였습니다.


 소감 및 총평

내면적으로 성장했던 시기이자, 대학시절 중 가장 동화 같은 추억을 남기고 왔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겼던 일기에 이렇게 썼습니다.

“ 독일 떠나기 2일 전, 혼자 튀빙겐 거리를 뱅뱅 돌았다. 내가 굳이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거리 곳곳에서 일어났던 모든 감정들과 추억들이 쏟아져 나왔다. 모든 순간이 아름답게 기억되는 걸 보니 정말 끝이 왔구나 실감했다. 모든 것은 끝나봐야 그게 무엇이었는지 안다는 말이 다시금 생각났다. 나에게 튀빙겐은 제2의 어린 시절이었다고 생각된다. 진짜 어린아이처럼 새로운 세상이 무섭다가도 신나고 설레고 그랬던 것 같다.

코로나 시기였기에 제약도 많았지만, 위기 속에서도 웃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었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