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하는 야구’, 성균관대 야구부
이연수 감독의 이야기

  • 510호
  • 기사입력 2023.02.28
  • 취재 이채은 기자
  • 편집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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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창단한 우리 대학 야구부는 지난 20년간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두었다. 전국 대학 야구 선수권대회 우승은 물론, 전국 대회에서 무려 31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프로 야구에 지명되는 선수도 적지 않다. 현재는 NC의 노진혁, 한화 김인환, 키움 주승우 등 프로 선수를 포함하여 다양한 선수들을 KBO리그로 진출시키고 있다. 무엇이 성균관대 야구부를 성장시켰을까. 이러한 빛나는 성과가 있기까지 든든한 버팀목으로 야구부를 지켜온 이연수 감독이 있었다.


이연수 감독은 우리 대학 체육교육학과 82학번 동문이다. 그는 2001년 우리 대학 야구부 감독으로 부임하여 현재까지 21년간 야구부를 이끈 성균관대 야구부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연수 감독이 부임한 후, 성균관대 야구부는 전국 대회에서 무려 19차례 우승하는 등 대학 야구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렇기에 이연수 감독의 KUSF U-리그 최우수 지도자상 수상은 응당한 것일 지도 모른다.


성균웹진에서 만난 이연수 감독, 그는 지도자로서 선수들을 성장시킬 뿐 아니라, 선배로서 선수들을 응원하며 동행하고 싶다고 말한다. ‘호흡하는 대학야구’를 지향하는 이연수 감독의 이야기에 집중해보자.


안녕하세요저는 2001년부터 성균관대학교 야구부 감독으로 부임해 

현재까지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는 이연수 감독입니다.”


▶︎ KUSF U-리그 최우수 지도자상 수상

이런 훌륭한 상을 받게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상을 받기까지 뒤에서 많은 성원과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신 스포츠단 장경로 단장님과 학교 구성원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어렵고 힘든 학사일정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과를 내준 우리 야구부 선수들에게도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성균관대 야구부만의 차별점

타 팀들과 비교할 수 없는 질적·양적으로 효과적인 훈련 시스템이 우리 팀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정을 중요시하면서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팀 분위기가 매년 우승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학 야구부는 올해 KUSF U-리그 왕중왕전에서 작년에 이어 다시 우승하며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대학야구 왕중왕전 개최 이후 6번의 왕중왕전에서 4번의 우승을 달성해 명실상부 대학 최강입니다.


성균관대 야구부는 역시 많은 훈련을 통한 체력, 기술, 정신력 부분이 다른 대학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 같고, 특히 응집력과 집중력 부분이 강해서 이것이 많은 우승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 2023 동계 훈련에서의 성균관대 야구부

작년에 부족했던 부분이라면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에러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에러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특히나 내, 외야 수비와 투수들의 제구력 보완 등을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先) 체력 후(後) 기술”이라는 목표 하에 끊임없는 체력훈련과 반복훈련을 통해서 선수들의 기량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이연수 감독의 활약은 대학야구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22년 열린 제4회 WBSC U-23 야구 월드컵 (23세 이하 세계 야구 선수권 대회)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우리 대학 야구부에서 보여준 지도자로서의 활약상이 국가대표팀 운영 능력에 비추어 부족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WBSC U-23 세계 야구 대회에서 이연수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대표팀은 2위라는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우리 선수들의 기량은 특히 투수진에서 돋보였다. 야구에서 평균자책점이란 투수가 한 게임(9이닝)당 내 준 평균적인 실점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평균 자책점 3.5 이하만 되어도 상당한 실적의 선수라고 평가받는 와중,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팀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할 정도로 상당히 높은 실적을 내기도 했다.


▶︎ WBSC U-23 야구 월드컵에서의 활약과 아쉬움

이번 WBSC U-23 세계 야구 대회에서 (명칭 변경 후) 40년 만의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다시 한번 한국야구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리는 뜻깊은 대회였다고 생각합니다.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만큼 앞으로 보완해 풀어나갈 과제도 많음을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이를 잘 보완하면 빠른 시일내에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희망도 가져 봅니다.


체력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별로 뒤지지는 않는 것 같은데, 기술적인 부분 및 국제대회 경험 미숙이 아쉽지 않나 싶습니다.  대회 기간 중 계속되는 우천으로 인하여 매번 어려운 경기를 치렀으며, 비가 오지 않는 지역으로 3시간 동안 이동해서 경기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날씨와 여러 요인들이 복합되어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 팀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투수진 성적과 선수 운용

이번 우리 대표팀은 주축 투수 중 확실한 에이스급 투수가 부족해서 계투작전(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 사이 중간 이닝에 올라가는 투수를 교체하는 작전)을 매 게임에 적용했는데 어떤 타이밍에서 투수교체 시기를 잡느냐가 중요했던 대회 같습니다. 어느 타이밍에서 투수 특성에 맞게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부분이 감독으로서 가장 힘들고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이었습니다.



"호흡하며 동행하는 대학 야구"


대학 야구에도 암흑기는 있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1군에 올라가는 것을 모든 야구 선수가 목표로 한다.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 야구로 입단하는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대학 야구는 자연스럽게 야구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뺏긴 것이다.


그러나 2023년 신인 드래프트부터 한국 야구 위원회는 ‘얼리 드래프트’를 도입했다. 이는 기존 대학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 선수만이 프로 야구단에 지명될 수 있는 방식과는 달리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2학년 학생들도 지명될 수 있는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해 대학 진학을 망설이는 실력 있는 선수들이 대학 야구에 발을 들이면서 대학 야구는 다시 부흥기를 맞았다.


프로 야구와 다른 ‘대학 야구’만의 가치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연수 감독은 끊임없이 대학 야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한다. 성균관대 야구부 감독으로서 대학 야구 종사자로서 이연수 감독이 직면한 해결과제는 무엇일까.


▶︎ 성균관대 야구부 감독으로서 야구인으로서 멈추지 않는 목표

제가 우리대학 야구부 감독직을 수행하며 20여 차례 우승함으로써 성적면에서는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역시 지도자는 제자들이 훌륭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선수들을 조금 더 훌륭한 인격체로 성장시키는 것과 더불어, 야구선수로서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뒤에서 응원하면서 동행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쳤지만 다시 한 번 도전해서 꼭 우리나라를 세계챔피언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대학야구’만의 가치, 그리고 대학야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

지금 대학 스포츠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절대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교육부나 학교측에서 얼마나 선수들이 공부와 운동을 효과적으로 병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환경을 구축해 줄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대학야구는 프로야구 진출과 사회구성원으로 가는 과정으로서 훈련과 공부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합니다. 대학 야구는 학원 스포츠라 우리만의 리그가 아닌 학우 및 학교 전체 구성원이 같이 호흡할 수 있는 멋있는 스포츠가 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우리 성균관대는 스포츠단을 포함한 모든 부분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최고의 명문대학이라고 자부합니다. 자랑스러운 성균인 답게 항상 자신감 있게 생활하고 꿈을 향해 도전하며 성장하길 응원하고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