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사색의 시간을 던지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성균관대 팀

  • 500호
  • 기사입력 2022.10.05
  • 취재 박창준 기자
  • 편집 김윤하 기자
  • 조회수 4706

일상 속을 지나치는 수많은 공간들. 우리는 그들을 마음껏 이용하면서도, 정작 그들이 가지는 역사와 깊이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서울시에서 주최한 ‘서울은 미술관’ 대학협력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우리 성균관대학교 미술학과 팀이 발탁되었다. 이번 <성대생은 지금>에서는 노들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공공미술에 도전한 성균관대학교 미술학과 ‘프로젝트 사사오’ (박희주, 김윤하, 한윤서 학우)팀을 만나보았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박희주: 안녕하세요, ‘서울은 미술관’ 대학협력 공공미술 프로젝트 성균관대 팀, ‘프로젝트 사사오’의 대표 박희주입니다. 현재 성균관대 미술학과 21학번 재학중인 학부생입니다.

 

김윤하: 안녕하세요. 현재 미술학과 21학번 재학 중인 서양화전공 김윤하입니다.  

 

한윤서: 안녕하세요. 저는 미술학과 21학번 한윤서입니다. 

 

  

Q. ‘서울은 미술관’ 대학협력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희주: 서울특별시 소재 2~5년제 미술•디자인•건축 관련 대학생 및 대학원생 대상으로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에서 주최한 지원사업인데요. 이번 공모에서 선정된 5개 팀은 각자 1600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됩니다.

 

김윤하:  ‘서울은 미술관’은 서울시에서 주최하여 ‘서울의 도시 전체가 미술관이 된다’는 취지로 2016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에요. 이 사업의 목표는 효율과 상업성 중심으로 변화된 도시를 공공미술을 통해 시민이 머물고 교감하는 문화적 장소로 변화시키는 것인데요. 이 프로젝트는 서울의 도시공간에 신선한 예술적 상상력과 인간적 정취를 담고, 사라져가는 장소의 역사와 기억을 보존함으로써 서울시민이 주인으로서 안정감과 친밀감을 느끼는 서울을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어요. 일상적 공간에 작품을 설치하지만 시민의 삶에 불편함을 끼치지 않고 오로지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공공미술 작품을 설치해 새로운 예술 경험을 선사하는게 이 프로젝트의 주된 목적입니다.

  

Q. 프로젝트에 꽤 많은 인원이 참여했는데요, 함께 팀을 이뤄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시게 된 과정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박희주:  학교에 온 공문을 보고, ‘학부생 때 어디 가서 1600만원씩이나 지원금 받아가며 작품 만들어 보고 경력 한 줄 쌓겠냐’는 생각에 무작정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원래 친했던 동기들, 같은 학년 친구들끼리 뭉쳐서 공모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김윤하: 학교에서 처음 공문이 왔을 때는 별 생각 없이 넘어갔어요. 그런데 며칠 후에 희주가 공문을 보내면서 지금 팀을 짜고 있는데 너도 같이 하면 어떻겠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재밌겠다’라는 생각 하나만으로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수락했던 것 같아요. 어떤 프로젝트인지 잘 알지도 못한 상태로 무작정 시작하게 된 거죠. 전 ‘뭐든 일단 해보자’ 라는 마인드이기 때문에 흥미로워 보이는 일이 생기면 절대 놓치지 않거든요.

 

한윤서: 처음에는 단순히 노들섬이라는 장소에 우리의 작업을 전시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전년도 ‘서울은 미술관’ 공모전에 당선된 작업들이 흥미롭기도 했고요.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행사인 만큼 경력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감사하게도 저와 마음이 맞는 동기들이 있어 촉박하고 막연하기도 했던 프로젝트를 과감히 시도해 볼 수 있었어요.

  

Q. ‘프로젝트 사사오’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소개해주세요.

박희주:  한강에는 하중도가 여럿 있는데, 그 중에 노들섬은 특이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섬이에요. 개발을 위해서 섬이 아니었던 곳이 섬이 된 것이죠. 강을 넓고 반듯하게 만들고, 그 강가를 따라 도로를 만들기 위해서요. 저희는 그 역사를 작품으로 재구성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작품은 설치, 영상, 퍼포먼스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먼저 전시공간 내에 모래밭을 만든 것이 설치작업으로 작용합니다. 노들섬이 원래는 ‘한강의 백사장’으로 불리던 공간이었어요. 백사장이어야 할 공간이 그렇게 되지 못한 지금, 진짜가 가짜가 되고 가짜가 진짜가 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영상 작업은 저희와 함께 협업한 무용수님과 저희 팀원 한명이 물속으로 들어가서 수중촬영을 진행했고요. 앞서 설명드린 노들섬의 역사 속에서 배제될 수 밖에 없었던 원주민과 생태계 등의 아픔을 시적으로 풀어낸 영상입니다. 마지막으로 퍼포먼스는 설치작업과 영상작업에서 표현된 노들섬의 역사를 표현한 무용 공연입니다. 여러 상징적인 동작을 통해 노들섬의 역사를 선형적으로 구성하여 표현했습니다.

 

 김윤하: 프로젝트 사사오는 노들섬이 큰 변화를 겪은 1913년, 1917년, 1950년대와 현재 각각의 노들섬의 모습을 순차적으로 무용으로 표현하는 역사적 구성을 가지고 있어요. 이 무대는 섬을 형상화하기 위해 바닥에 뿌려진 모래와 프로젝터를 통해 벽면에 출력되는 미디어 영상으로 구성되는데요. 모래를 통해 노들섬을 형상화한 무대는 그 자체로 설치 작업으로 작용하고, 관람객들은 설치 작업과 영상 작업들을 통해 노들섬의 역사를 인식하게 되는거죠.

어떻게 보면 모래가 건물안에 있는게 되게 아이러니하고 인공적으로 비춰질 수 있어요. 무용공간이 펼쳐질 모래사장은 한강의 백사장으로 불렸던 과거의 노들섬을 재현한 공간이에요. 모래사장이어야 할 공간이 그렇지 못하게 된 지금, 오히려 연극화되어있는 모래밭이 그 위에 있는 건물들보다도 지극히 자연적이고 현실적인 공간이라고 볼 수 있는거죠. 즉, 가짜와 현실이 혼동된 공간을 저희가 만들어 핍진성과 공시성이 산업현장 안에서 발생하고 어색하게 충돌하는 걸 표현하고자 했어요. 

공연을 제외한 시간의 모래사장에는 지나다니는 시민들이 마음껏 들어와서 즐길 수 있게 만들어두었는데 사람들이 모래를 만지고, 영상을 보고, 모래성을 짓는 등 시민들이 체험하는 그 현장 자체 또한 일련의 과정들로 일주일의 지속적인 퍼포먼스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Q. 노들섬의 이러한 주제를 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희주: 저희 팀 이름은 노들섬의 도로명 주소인 ‘서울시 양녕로 445’에서 따왔는데요. 445에 한자로 일 사, 생각할 사, 깨달을 오 자를 써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노들섬에서 일어난 ‘일’(事)들을 ‘생각하고’(思), ‘깨달음’(悟)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한윤서: 지금의 평화로운 노들섬은 과거 1950년도 한국 전쟁의 아픔이 묻어있는 장소이기도 해요. 한국 전쟁 발발 직후 국군이 북한군의 남하를 늦추기 위해 한강 인도교를 예고 없이 폭파했는데 이때 다리 일부 상판들이 강으로 무너져내리며 피난길에 올랐던 수많은 서울 시민들이 그 자리에서 폭사 또는 익사한 수많은 인명피해가 있었던 장소이죠. 이후 노들섬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즐겨놀았던 ‘한강 백사장’이었어요. 모래섬 안쪽에서는 땅콩 농사도 지었고 여름에는 물놀이를,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이용되며 사람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했다고 합니다. 자연을 이용한 아름다운 휴양지였던 노들섬은 현재 음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행사를 주최하며 또다시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는 곳으로 변화했어요. 이렇듯 노들섬의 아픈 과거, 현재 노들섬이 있기까지의 많은 과정들이 잊히고 있다고 느꼈어요.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전 저희도 그렇게 생각했고요. 기억하지 않으면 잊히듯, 사람들이 노들섬에서 쉬어가는 순간만큼은 노들섬의 과거와 변천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바람에 이런 주제를 선택했어요. 

 


 

Q. ‘서울은 미술관’ 대학협력 공공미술프로젝트에서 선정된 5개 학교 중 우리 성균관대학교는 유일한 미술학과로서 참여했는데요, 어떤 부분에서 차별성을 보였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박희주: 보통 공공미술 하면은 대부분 조형물을 먼저 떠올리잖아요. 청계천에 있는 올덴버그의 ‘스프링’ 같은 게 대표적인 예시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이번 공모에는 현대미술 전공뿐 아니라, 건축학과나 디자인과도 참여하고요. 대부분의 팀이 공모 지원 단계에서부터 조형물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고, 조형물은 건축이나 디자인을 하시는 분들이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현대미술을 하는 우리가 어떻게 우리만의 차별점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설치와 미디어아트, 현대무용 퍼포먼스를 융합한 다원예술 작품이 저희만의 결론이었습니다. 기존 공공미술의 선입견에서 벗어난 형태의 작품이라는 것이 저희 팀이 현대미술을 전공하기 때문에 발휘할 수 있었던 저희 프로젝트만의 차별성이고, 최종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김윤하: 이번 사사오 프로젝트의 다원 예술 형식은 수많은 회의를 거쳐서 탄생한 아이디어입니다. 처음에는 조형물에 관련된 아이디어들이 많았지만 ‘미술학과만의 특색을 살려보자’는 생각으로 영상,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를 다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게 된 것 같아요. 다원예술 형태의 작품이 비전공자들이 보기에는 어려울 수 있으나 대중예술과 공공예술 이 두가지는 확연히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 대중예술은 가독성이랑 전달성 위주지만 공공예술은 그렇지 않거든요. 공공성이라고 하는게 커뮤니티의 생각들을 공유하는 거잖아요. 저희는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게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생각할 수 있게 수중촬영 영상을 보여주며, 생각할 수 있게 설치작업을 해둔거죠. 프로젝트 사사오는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팀명인 사사오에 들어가는 생각 사(思) 자도 여기서 비롯된거라고 할 수 있어요.


따로 공연 중이나 공연시간 이외에도 설명하는 글과 같은 것들을 배부하진 않았는데 저희는 사람들에게 역사를 세세히 설명해주는 게 목적이 아니라 여러 감각을 통해 노들섬의 역사에 대해 알리고, 궁금하게 하고 검색하게 만드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런 형식들이 다른 과와 다른 매력적인 포인트로 비춰질 수 있었겠다고 생각해요. 쉽게 말하면 특색 있잖아요.

  

한윤서: 미술학과는 다른 학과에 비해 형식 부분에서의 자유로움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양한 형식으로 프로젝트를 풀어나가려는 시도들을 했습니다.  공공미술은 설치물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무용을 이용하여 역사를 스토리텔링 하듯 퍼포먼스로 풀어낸 점이 새로운 접근이었던 것 같아요. 무용 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직접 촬영하고 아카이빙 한 노들섬의 과거 영상과 무용 영상, 한강 백사장을 구현한 퍼포밍 장소, 관객의 몰입을 돕기 위한 구체 악기들은 어쩌면 가장 입체적으로 관객들과 하나가 된 작업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가지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하게 무대와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었다는 점은 미술학과이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Q. 결과물을 준비하며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박희주: 솔직히 말해서 그냥 육체노동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모래를 총 5톤 정도 날랐는데, 팀원들이 많이 고생했어요.

 

김윤하: 공연 준비 과정 전부 다 어려웠습니다. 그런 현장일도 다들 처음이었고 퍼포먼스가 펼쳐질 공간에 필요한 것, 무대 틀이라던가 썬배드 같은 것들을 저희가 목재를 직접 재단해 만들어야 됐어요. 위험한 기계를 사용하는 일이 대부분이라 안전문제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실제로 드릴 보조를 하다가 드릴이 엇나가서 손가락을 다치기도 했고요. 조명이 안 켜져서 어두운 상태로 드릴질을 하거나 장비 부분에서 미흡한 점도 많았어요. 작업환경이 매우 열악했던 것 같아요.

 

한윤서: 안전 문제였어요. 준비한 공간에서는 퍼포먼스도 진행 되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관객들이 백사장에서 휴식을 하고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이죠. 예상 관객 연령층에는 어린 관객의 지분이 높아서 더욱 안전이나 위생 문제에 주의를 기울였던 것 같습니다. 전시에 사용되는 선베드와 빔프로젝터의 지지대, 나무배 등도 직접 목재를 재단해 만들었기에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Q. 준비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박희주: 공연을 본 저희들 반응이었던 것 같아요. 작품을 준비하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많이 힘들어했었는데, 막상 작품을 완성하고 공연을 마치고 나니 힘들었던 기억이 거의 사라지더라고요. 그만큼 공연이 멋지게 잘 진행되기도 했고요.

 

김윤하: 기억에 남는 웃긴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어렵네요. 저는 퍼포먼스에 사용했던 배에 방수제를 바르는 일을 했는데 작업복에 스며들어 몸에 묻은 갈색 방수제가 거의 일주일 동안 남아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루종일 모래5톤을 삽으로 퍼서 옮긴 날에 저 포함 친구들의 코랑 귀에서 모래가 계속 나왔던 게 기억나네요. 미술학과의 체면이 좀 살지 않지만 이 정도로 저희가 힘들게 고생했다는 걸 말해드리고 싶었어요.

 

한윤서: 전시 마지막날까지 시행착오가 많아 에피소드가 많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건 한강 백사장을 재현하기 위해 모래를 무대에 풀고 철수했던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 거의 6톤 가까이 되는 모래를 직접 옮겨 백사장을 만드는 과정도 힘들었는데 철거 과정에서 다시 옮겨 담아 트럭으로 올리는 게 많이 힘들었어요. 나중에는 거의 울면서 철거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래도 백사장을 재현해놓은 전시장에 가족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즐겁게 모래놀이도 하고 저희의 취지에 맞게 백사장에서 휴식하는 모습을 보니 힘들었던 과정에 대해 보상받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Q. 이번 프로젝트에서 느낀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박희주: 일단 현장에서 실무 위주로 일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더 솔직히 말하자면 멋있는 걸 만들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돈이 없으면 실행할 수 없는 것이 많아요. 특히 제 개인 작업 할 때 많이 느끼죠. 팀원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고요. 이번 프로젝트도 이런 아이디어가 있어도 공모를 통해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면 실행에 옮기지 못했겠죠? 열심히 작업하고 지원금 타 가면서 멋있는 걸 많이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윤하: 프로젝트 사사오가 단체작업이라는 것과 공공미술이라는 점, 이 두가지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혼자 진행하는 작업이 아닌 만큼 일정 문제에서 팀원들 간의 배려나 이해도 많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어요. 저희 돈으로 진행하는 작업이 아니라서 정산 문제도 매우 복잡하고 깐깐했고요. 설치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도 한정되어 있어서 항상 전시 공간의 폐장 시간이 다가오면 다들 엄청난 다급함을 느끼며 촉박하게 작업한 것도 기억에 남네요. 어려움이 많았어도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기에 오래오래 뜻깊은 경험으로 남을 것 같아요.

 

한윤서: 마음 맞는 팀원들과 함께 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저희 팀은 다른 팀들에 비해 인원수가 적었고 시간이 촉박했어요. 무용수들이 퍼포밍을 하는 전시여서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우리 팀원들이 아니었다면 성황리에 마무리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개인적인 일정을 미루고서라도 힘들고 바빴던 전시를 끝까지 함께 잘 마무리해준 팀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야외 설치나 외부 시민들이 참여하는 전시를 준비하며 생각보다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느꼈어요. 안전상의 문제, 날씨 혹은 외부 상황에 의한 문제들로 처음 기획과 달라진 점들도 있었는데요. 단순히 관람하기만 하는 전시가 아닌 시민 참여의 공공미술을 진행할 때는 더욱 예민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피부로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Q. 조금 더 ‘나’답게 살아가도록 하는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박희주: 질문에 정확히 부합하는 답변인지 고민은 되지만, 뭔가 ‘오 이걸로 작업하면 재밌겠다’ 생각하고 그것에 관해 구상할 때 삶이 좀 더 재밌어지는 것 같아요. 물론 구상하면서 ‘아 돈 없으니까 요건 빼고 저건 이렇게 하고 해야겠다’하는 생각을 하면 다시 조금 힘이 빠지죠.

 

김윤하:어떤 것을 하든 무엇에 쫓겨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해요. 쉽게 예를 들어보자면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집착하면 오히려 돈을 못 벌게 되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물론 앞으로 이 생각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현재까지는 그냥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빠져서 한다면 좋은 결과는 저절로 따라왔던 것 같아요. 이번 공모전을 처음에 시작할 때도 ‘꼭 붙어야지’ 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어요. 그냥 과정들을 즐기면서 하다 보니까 이렇게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들도 나오게 된 것 아닐까요?

 

한윤서: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하나부터 열까지 쉽지 않은 일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처음 해봐서 서툴기도 했고요. 그래도 제가 좋아하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힘들지만 행복했습니다. 하루 종일 힘들게 고생해도 다음날 즐겁게 관람해주시는 관객들을 보면 힘이 났어요. 전시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어 더욱 보람을 느낍니다. 이런 작은 성취감들이 나를 더 ‘나’답게 살아가게 하는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박희주: 공모전 여기저기에 열심히 지원하고 지원금 많이 받아가면서 멋있는 걸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내년에 군대를 갈 것 같긴 한데, 마음 같아서는 그 전에 공모 하나 더 붙고 그것까지 마치고 가고 싶어요.

 

김윤하: 전 거창한 계획이나 목표는 없어요. 지금처럼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나가는 게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열정적으로 삶에 임하다 보면 기회는 언제든 찾아올 것이라는 저만의 확신이 있어요. 굳이 꼽아보자면 이번 학기 전공작업을 아주 멋지게 완성해 내야겠다는 다짐이 가장 가까운 목표인 것 같아요.

 

한윤서: 이번 프로젝트에서 더 나아가 다른 공모전이나 전시 공간에서 저희 프로젝트를 선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목표는 없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더욱 발전시켜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노들섬 이외의 특정 장소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프로젝트를 연작으로 진행하는 식으로 진행을 하는거죠.

  

Q.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박희주: 현대미술에 대한 인식이 좋지만은 않잖아요. 저희가 이번에 진행한 프로젝트도 공공미술 타이틀이 걸려있긴 하지만 상당히 ‘현대미술스러운’ 작업을 진행했다 볼 수 있어요. 사진으로는 다 전달이 안될 것 같아 아쉽지만, 저희가 이번에 했던 작품 멋있고 재밌었거든요. 현대미술이 생각 이상으로 멋지고 재미있는 지점이 많은 장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김윤하: 우리 성균관대학교 학우분들 모두 항상 자신을 믿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자신을 믿자는 말은 스스로에게도 끊임없이 던지는 말인데, 무한한 힘이 있는 문장 같아요. 그리고 미술학과를 주관적인 판단으로 평가절하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 미술학과 진짜 이렇게 능력있는 열정적인 친구들이 모인 과니까 멋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성균관대학교 미술학과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