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으로 나만의 스토리를 채운다
이나영(시각디자인 20) 학우

  • 472호
  • 기사입력 2021.07.26
  • 취재 이재원 기자
  • 편집 윤서빈 기자
  • 조회수 8542

지난달 학교에서 ‘다이어리 굿즈 패키지’ 디자인 공모전이 실시되었다. 우리 대학의 모습과 상징을 담은 떡메모지, 책갈피, 스티커, 마스킹테이프 총 네 가지 다이어리 굿즈를 제안하는 공모전이었다. 공모전에서 학우들의 표를 46.3%로 가장 많이 얻어 대상을 수상한 이나영 학우(시각디자인 20)를 만났다. 이나영 학우는 디자인 실력을 키우고자 학교 안팎에서 다양한 도전을 하며 곧 다가올 디자인대학 연합 전시회를 준비 중이었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자신이 그린 그림을 프린팅한 티셔츠를 제작해 판매한 적도 있다. 그녀의 재밌는 경험을 들으면서 디자인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Q.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디자인학과 시각디자인 전공 20학번 이나영입니다. 현재는 제가 하고싶은 게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기를 보내는 중입니다.


Q. 다이어리 굿즈 패키지 디자인 공모전 대상 수상 소감과 디자인 세부 설명도 해주세요.

공모전 마감 3일 전에 공지를 촉박하게 발견했어요. 학기 중이라 해야 할 전공과제가 많아서 잠을 줄여가며 디자인하고 기획안도 겨우겨우 작성해서 제출했어요. 참여에 의의를 두자고 생각하고 있어서 수상 할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제 디자인에 투표해 주셔서 수상까지 하게 됐습니다. 투표해주신 학우분들께 감사합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완성해서 제출한 저 자신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흥미로운 경험이었어요. 앞으로 학교에서 디자인 관련 공모전을 더 많이 열어서 학생들이 디자인에 직접 참여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디자인 필수 충족 조건으로 명시되었던 두 가지 색상 위주로 디자인한 다이어리 굿즈 패키지인 만큼 굿즈 간 디자인적 통일성을 주려고 했습니다. 성균관 하면 떠오르는 한옥과 성균관대학교의 교목인 은행나무를 사용하여 학교의 전통적 이미지를 담으려고 했습니다. 떡메모지는 메모지라 적어 둔 글씨가 잘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글씨를 적을 부분에 밝은 색상을 사용하고 배경은 어둡게 하는 대비감을 이용해 메모가 눈에 잘 띌 수 있도록 디자인했고 성균관의 담벼락을 하단부에 두었습니다. 책갈피에는 성균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명륜당과 은행나무를 담았습니다. 스티커는 책갈피와 통일감을 주는 디자인의 스티커 한 장과 학교 로고가 베이직 하게 디자인된 스티커 한 장을 제안했습니다. 마스킹테이프는 은행잎 패턴을 사용해서 아기자기하면서도 은은한 금색 그라데이션으로 고급스럽고 전통적인 이미지를 담으려고 했습니다.

ⓒ다이어리 굿즈 패키지 디자인 공모전 대상 수상작- 떡메모지, 책갈피, 스티커, 마스킹테이프



Q. 디자인에 관심 있고 시각디자인 전공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것은 당연하고 초등학교 때부터 제 블로그나 학급 인터넷카페 꾸미기를 좋아했어요. 집 데스크탑에 깔린 포토샵으로 사진 편집도 해보고 이것저것 만들어서 웹사이트 메인도 바꿔보면서 여러가지 시도를 해봤어요. 초등학생 수준의 나름대로 그래픽디자인과 웹디자인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식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꾸미는 걸 예전부터 좋아했습니다. 중학교 때는 제가 떡메모지 도안을 디자인해서 제작한 적도 있어요. 폰 배경화면도 제가 만들어서 사용하고 영상편집하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디자인 툴을 다루면서 디자인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Q.  인스타그램에 올린 그림을 프린팅 한 티셔츠를 제작하고 판매하게 된  이야기도 해주세요.

어느 날 카페에서 친구 노트에 비틀즈랑 너바나 앨범아트를 웃기게 따라 그렸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입시 미술을 하던 시절에는 얼마나 사실적으로 그리는지가 중요했는데 여기에서 벗어나 발로 그린 듯한 그림의 느낌이 새롭고 자유로워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꼭 있는 그대로를 똑같이 표현하는 그림만 의미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이렇게 개성있는 그림만 아카이브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이 그림을 프린팅한 티셔츠를 제작해서 입고 다니자.” 라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 SASSY NEONG 이라는 계정을 시작했습니다. 생각에서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 별로 고민하는 편이 아니라서 어렵지 않았습니다. 좋아하는 앨범아트나 영화 명장면을 위주로 그림을 그려 업로드 했습니다. 티셔츠 제작은 원래 저랑 제 친구 둘이 입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었지만 다른 제 지인들도 구매의향이 있다고 해서 여러 장 제작해서 판매했습니다. 친구와 지인에게 판매하여 엄청 많은 양은 아니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판매 결과를 얻었습니다. 제가 만든 티셔츠를 친구들이 입고 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더라고요.


ⓒ자체 제작한 티셔츠를 착용한 모습



Q. 머릿 속에 있는 것을 실물로 표현하는 작업은 어려울것 같아요. 디자인할 때 나만의 개성은 무엇인가요?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실제로 표현하는 과정이 어려운 것도 맞지만 사실 처음에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과정이 제일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가 구체적일수록 표현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도 줄어들고 더 수월하게 작업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심플하면서 강렬한 느낌을 좋아해서 작업할 때 그런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강한 색감도 자주 쓰는 것 같습니다. 의도하진 않았는데 대부분 그렇더라고요.  밝은 색보단 어두운색을 주로 사용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 블랙이라 블랙을 작업물에 많이 사용합니다.


Q. 내년 1월에 열리는 ‘디자인대학 연합 전시회’를 준비 중이신데 그것은 뭔가요?

디자인대학 연합 전시회는 여러 대학교의 디자인학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전시입니다. 작년부터 참여하고 싶었는데 작년에는 제가 1학년 이기도하고 실력이 부족한지라 전시 구경만 했습니다. 올해는 꼭 참여하겠다 생각하고 동기와 함께 팀으로 참여신청을 했습니다. 전반적인 전시 기획에도 참여하고 싶어서 운영위원회도 신청했습니다. 이 전시를 통해서 향상시키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 스토리 텔링 능력이에요. 이야기와 의도가 없는 디자인은 의미 없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스토리 텔링을 기획하는 실력이 부족한 것 같아서 이 부분에 대해 같이 참여하는 동기와 이야기도 나누고 신경 쓰면서 스토리텔링 능력을 쌓아가고 싶습니다.


Q.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소통하는 능력을 가진 디자인이요. 디자인에 의도가 있고 소통과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디자인이 곧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Q. 디자인 전공 수업 중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지난 학기에 김희용 교수님의 발상과 디자인 1이라는 전공수업을 들었는데 그때 진행한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아요.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 한 명을 인터뷰하고 그것들을 모두 묶어 하나의 책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수업을 하면서 책 한 권 만드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고 누군가를 인터뷰한다는 행위 자체도 신기했습니다.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자세히 듣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신기했어요. 다른 학생들이 진행한 여러 아티스트의 인터뷰를 읽는 것도 색다르고 인상 깊었습니다.


Q. 현재 갖고 있는 계획과 이루고 싶은 목표는?

당분간 계획은 영어회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해외에서 일해 보고 싶기도 하고요. 해외에 나가서 의사소통으로 불편함을 겪고 한계에 부딪히고 싶지 않아요. 디자인 쪽으로는 3D 그래픽을 배우고 싶습니다. 앞으로 어떤 분야의 일을 해야 할지 정해야 할 것 같은데 저는 관심있는 분야도 많고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이게 문제점이라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아직 고민할 시간은 많다고 생각해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각각의 경험들이 연관성 없어 보인다 해서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예술인의 삶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