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변리사로 가는 길, 조영기 학우

  • 473호
  • 기사입력 2021.08.09
  • 취재 최승욱 기자
  • 편집 윤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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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하며 살아야 할까,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아닐까 싶다. 점차 학생들의 직업적 목표에서 전문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양하겠지만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적인 사람이 멋있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 듯하다.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눈에 보이는 재산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재산이 훨씬 많아지고 있다. 이걸 흔히 ‘지식재산’이라고 부르곤 한다. 



이번 <성대생은 지금>에서는 제57회 변리사 시험에서 생동차로 최종 합격하고 

제22회 국가공인 ‘지식재산능력시험(IPAT)’에서 학생 부문 1등이라는 점수를 획득한, 

지식재산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신소재공학부 14학번 조영기 학우를 만났다.



Q. 지식재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지식재산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기보다는 변리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레 지식재산 분야를 접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변리사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특허권, 상표권과 같은 지식재산권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 못했는데 공부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식재산권에 관심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학교 수업 중 ‘특허와 창업’, ‘특허 아이디어 검색과 활용’ 등 관련 수업들이 있으니 한번 들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Q.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커지게 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과거에는 유형 자산이 기업의 주요 경쟁력이자 재산이었다면 현재는 지식재산권과 같은 무형 자산이 기업들의 주요 경쟁력이자 전략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보다 특허권 등의 침해 소송이나 심판들이 매우 빈번히 발생하고 있고 그 비용의 규모 또한 어마어마합니다. 이런 점에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연구 개발부터 지식재산권 확보에 이르기까지 효율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그 프로세스를 이행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나날이 기술이 발전하고 기술 분야도 세분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거라 예상합니다.


Q.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수험생들마다 다양한 진입 계기가 있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크게 ① 전문직 시험 중 이과 계열 학생이 진입하기에 비교적 용이한 시험이라는 점 ② 전역 후 학교를 다니면서 생기게 된 공부에 대한 자신감 ③ 부모님의 권유 3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변리사 직업에 대한 관심은 원래부터 있어서 2달 정도 고민하는 시간을 거친 후 시험에 진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한번 준비해볼까 하는 식의 안일한 생각이 아니라 이 직업에 대한 강한 갈망과 동기를 가지고 진입하여 최선의 노력을 쏟아붓는 것이 단기간에 합격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Q.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나요?

모든 고시 공부가 그렇겠지만 수험 생활은 끝이 어딘지 모를 어두운 터널을 묵묵히, 꾸준히 걸어가야만 하는 불안하고 고단한 순간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스터디도 따로 하지 않고 거의 혼자서만 공부를 해서 외롭기도 하고 더욱 불안했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긴 터널이라도 언젠가는 끝이 나듯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합격을 굳게 믿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레이스를 한다면 합격이라는 가슴 벅찬 두 글자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 변리사 시험은 이과적 소양뿐만 아니라 문과적 소양까지 모두 필요한 시험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나요?

1차에서는 자연과학 과목이 합격의 당락을 가른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과적 소양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은 법 과목을 다뤄서 문과적 소양 또한 필요한 시험입니다.  저는 수학, 과학 과목보다는 국어, 영어 과목에 더 자신이 있을 정도로 문과적 성향이 있었기 때문에 법 과목을 공부하는 데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2차 시험이 서술형 시험이기는 하지만 글쓰기 실력보다는 암기한 내용을 얼마나 빠르게 사안에 적용하고 답을 도출해 써내는지가 중요해서 혹시 글짓기 실력이 없다고 너무 두려워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암기력이라고 생각해요.


Q. 변리사 시험에  굉장히 빨리 합격하셨는데  비결이 있나요?

변리사 1차 시험은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한다면 붙을 수 있는 시험이라고 생각하지만 2차는 아무리 공부를 오래 하고 실력이 있더라도 시험 당일의 컨디션, 문제의 난이도, 출제 경향 등 운이 따라줘야 붙을 수 있는 시험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2차 시험을 본 1,200명 가량의 수험생들 중 제 실력이 210등 안에 든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1차 시험이 밀리면서 3개월 가량의 시간이 더 주어졌고 그 기간에 2차 과목 중 하나인 민사소송법을 미리 공부했던 것이 큰 도움이 돼서 굳이 비결을 뽑자면 2차 과목을 1차 기간 내에 미리 공부했던 점이라고 뽑고 싶습니다.


Q. 지식재산능력시험(IPAT)을 준비하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지식재산능력시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저번 학기에 수강했던 과목 중 지식재산 관련 수업에서 본 시험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전공 과목 중 ‘특허 아이디어 검색과 활용’이라는 과목이 있었는데 지식재산능력시험을 보고 나온 성적을 수업 성적에 일부 포함하겠다고 하셨습니다. 학기 초에 그 사실을 알고 본 시험에 대해 자세히 찾아보았고 관련 서적을 사서 공부 했습니다. 공부를 많이 못해서 불안한 점이 있었는데 변리사 시험공부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운 좋게도 학생 부문 1등이라는 과분한 결과를 받았습니다.


ⓒ조영기 학우는 가장 오른쪽('한국발명진흥회, 제22회 국가공인 '지식재산능력시험' 성적우수자 시상', <중앙일보>



Q. 지식재산능력시험을 준비하면서 변리사 시험과 달리 더 신경 쓰셨던 부분이 있나요?

변리사 시험과 지식재산능력시험을 비교하자면 각 시험의 공부 범위는 비슷하지만 난이도는 변리사 1차 시험이 훨씬 어려운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변리사 시험을 이미 준비해서 지식재산능력시험을 준비하기는 보다 수월했습니다.  변리사 시험에서는 2차 선택 과목에서 저작권법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 저작권법을 공부할 일이 없지만 지식재산능력시험에는 저작권법도 출제 범위에 포함돼서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 저작권법에 집중하여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지식재산능력시험은 지식재산권 제도뿐만 아니라 지식재산권의 창출, 활용 등 보다 실무적인 내용을 다뤄서 그 부분을 보다 유의하여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Q. 어떤 분야에 전문적인 변리사가 되고 싶으신가요?

아직 어느 분야의 변리사가 될지 확실하게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신소재 공학과를 나오면 기계 혹은 전기, 전자 분야로 갈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분야에 관심이 많기는 합니다. 때문에 저번 학기에도 전공과목 중 디스플레이 분야의 과목을 일부러 수강하기도 했고 다음 학기에도 반도체 관련 과목을 찾아서 수강하려고 합니다. 아직 확실하게 마음이 정해진 것은 아니고 상표나 디자인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일단 다음 학기를 다니면서 좀 더 고민해 본 후에 결정하려고 합니다.  어떤 분야를 가더라도 그 분야에서의 최고의 변리사가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전문 분야라고 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변리사가 돼서 자랑스러운 성균관대의 졸업생이 되고 싶습니다.


Q. 그동안의 대학 생활을 요약한다면

2014년에 입학해 새터에서 ‘소낭’이라는 밴드 동아리의 선배들을 만나 그 동아리에 들어갔습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동아리가 없어졌지만 2회의 공연을 하면서 각각 드럼과 기타 연주를 하기도 했습니다. 18년도 여름 방학에는 LC 친구들과 함께 농활 체험을 하러 가서 봉사를 하기도 했고 저번 학기에는 신소재 공학과 학술 동아리 APPLES에 들어가서 전공과목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대학 생활 하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역시 가장 좋았던 점은 지금도 꾸준히 연락하면서 자주 만나는 소중한 ELC 23 친구들을 만난 것입니다.


Q. 지금의 나를 만든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공부를 꾸준히 잘하는 편이어서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그 자신감과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라는 자부심이 변리사라는 감사한 직업을 갖게 했습니다. 그 점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역 이후 학교를 다니면서 좋은 학점을 받아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던 것이 변리사 시험에 진입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 중의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변리사 시험을 공부하면서도 중간중간 얻게 되는 좋은 성적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레이스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수험 공부를 하는 데에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그 자신감이라는 힘이 있어서 비교적 빠른 시간에 합격한것 같습니다.


Q.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신가요? 

운이 좋아 비교적 짧은 시간에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지만 자만하지 않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사람들을 워낙 좋아하고 성격이 밝은 편입니다. 주변에서도 그런 말을 많이 들었는데 계속 밝은 성격을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활기차고 둥근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중에 제 분야에서 성공 하고 입지가 쌓이면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Q.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한마디

이 글을 보는 변리사 수험생들이 있다면 모든 분들이 합격이라는 가슴 벅찬 두 글자를 볼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모든 수험생들께 존경을 표합니다. 이 힘든 시기가 얼른 지나가서 모든 학우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