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에서 마주한 다정한 삶의 온도,
핀란드에서 온 라우티오 에밀리아 카타리나
(Rautio Emilia Katariina) 학우

  • 587호
  • 기사입력 2026.05.11
  • 취재 고예림 기자
  • 편집 최한빈 기자
  • 조회수 569

하늘을 수놓은 오로라와 고요한 설원이 펼쳐진 나라, 핀란드에서 온 라우티오 에밀리아 카타리나(Rautio Emilia Katariina) 학우. 그녀는 익숙한 고향을 떠나 자신을 확장할 수 있는 가장 먼 곳,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으로의 여정을 택했다.

찰나의 계절은 지나가더라도 따스한 기억의 조각들은 결코 녹아내리지 않는다. 그 기억들이 남긴 다정한 온기를 따라, 그녀가 새겨둔 삶의 기록을 들여다보려 한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에밀리아 라우티오이고 올해 24살입니다. 현재 라플란드 대학교에서 시청각 미디어 문화를 전공하고 있으며 내년에 석사 학위를 받고 졸업할 예정입니다. 지난 가을학기 동안 성균관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할 수 있는 멋진 기회를 얻었고, 그 경험은 정말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 학우님의 고향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원래 핀란드 수도권 지역에 있는 반타 출신이지만 지금은 로바니에미에 살고 있습니다. 로바니에미는 전 세계 사람들이 산타클로스 마을과 눈 덮인 풍경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라플란드의 특별한 도시입니다. 그곳에서는 눈이 가득 쌓인 고요하고 아름다운 풍경과 하늘을 밝게 비추는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어요.



| 우리대학 학우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고향의 문화나 전통이 있나요?

저는 진짜 핀란드식 사우나 문화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한국에도 고유의 훌륭한 사우나 문화가 있지만 핀란드의 사우나 문화 또한 꽤 독특해요. 핀란드에서는 대부분의 가정집이나 여름 별장에 사우나가 마련되어 있어요. 가장 독특한 점은 바로 '온도 차를 이용한 자극(Temperature shock)'인데요. 뜨거운 사우나 열기를 즐긴 뒤 곧바로 차가운 호수에 몸을 던지거든요. 겨울에는 얼음을 깨고 입수하거나, 갓 쌓인 눈 위를 구르며 열기를 식히기도 하죠.


| 한국으로의 교환학생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교환학생 오기 전에도 한국을 두 번 방문한 적이 있었고, 그때 한국을 정말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해외에서 공부하기로 결정했을 때, 가능한 한 집에서 먼 곳으로 가서 완전히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제 시야를 넓혀주고 새로운 도전을 안겨줄 풍부한 경험을 원했고 한국이 그런 개인적·문화적 성장을 위한 완벽한 장소라고 생각했습니다.


| 우리대학에서 영상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핀란드에서도 영화를 전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 전공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교환학생을 오기 전부터 여러 한국 드라마를 보며 깊은 감명을 받았고, 한국 특유의 이야기 전달 방식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다른 문화권의 영화 제작 방식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 창작자로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성균관대에서의 공부는 다른 곳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신선한 관점과 통찰을 안겨주었습니다.



|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과 그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모든 수업이 인상 깊었기에 하나를 고르기 어렵지만 ‘영상스토리텔링2’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 수업은 제가 교환학생을 꿈꾸면서 바랐던 모든 것이 담겨 있었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영화를 만드는지 배울 수 있었고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해볼 용기를 준 수업이었죠. 따뜻하게 맞아주신 교수님과, 함께 작업하며 많은 도움을 준 재능 있는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도움은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되었고 함께 작업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 학교생활을 하며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학교에서 만난 사람들이 저를 따뜻하게 환영해 주셨던, 매 순간이 행복했습니다. 학생들부터 교직원들까지, 낯선 나라에서 저를 따뜻하게 대해주고 집처럼 편안하게 느끼게 해준 모든 사람 덕분에 제 교환학생 생활이 더욱 특별해졌어요. 평생 감사한 마음을 간직할 것입니다.



| 훗날 한국에서의 시간을 되돌아볼 때, 무엇이 가장 그리울 것 같나요?

무엇보다도 저를 따뜻하게 맞아준 소중한 친구들이 오래 생각날 것 같아요. 학업적으로는, 제 전공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준 성균관대의 열정적인 학업 분위기가 그리울 것입니다. 또한 매일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 서울의 활기찬 일상과 편리한 환경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특히 한강 변을 따라 산책하며 풍경을 감상하고 생각을 정리하던 시간은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신념은 무엇인가요?

저는 '관계'가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고향을 떠나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거리와 상관없이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친구 관계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친구들은 제게 두 번째 가족과 같은 존재예요. 제가 어디에 있든 저를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소중히 여깁니다.


| 이번 교환학생 경험이 앞으로의 진로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것 같나요?

교환학생 경험은 제 전공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는 제 전공이 어떻게 다뤄지는지를 직접 볼 수 있었고 이러한 경험은 저에게 큰 영감을 주었어요. 특히 한국의 뛰어난 영화 및 미디어 산업을 가까이에서 보며 앞으로 제 작업에도 그런 창의성을 담아내고 싶다는 동기를 얻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훨씬 더 모험적이고 즉흥적인 사람이 되었어요. 한국에서의 시간은 무수히 많은 따듯한 순간들을 마주하게 해주었고 앞으로 어떤 새로운 도전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선,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신 모든 성균관대 학우분께 감사드립니다. 한국에서의 시간이 특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분의 친절함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조금 긴장되더라도 자신의 편안한 영역(comfort zone) 밖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말고, 여러분의 아름다운 문화를 계속해서 공유해 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을 통해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지 깨달았고 이 소중한 기억을 평생 간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