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음은 위기를 이겨내는 힘, 독일에서 온
페넬로페 셰펠(Penelope Scheffel) 학우
- 563호
- 기사입력 2025.05.13
- 취재 나연후 기자
- 편집 임진서 기자
- 조회수 2307
독일 베를린에서 온 페넬로페 셰펠(Penelope Scheffel) 학우는 베를린 자유대학교(Free University of Berlin)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다가 지난 학기 교환학생 제도를 통해 우리 대학에 왔다. 다양한 나라에서 생활하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 본인의 고향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의 쇠네베르크(Schöneberg)와 프리데나우(Friedenau) 지역에서 자랐습니다. 이곳은 지난 세기에 예술가들과 지식인들이 많이 거주했던 지역으로, 고전적인 베를린 양식의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베를린은 과거 여러 소도시들이 합쳐져 형성된 도시라, 서울처럼 숨은 마을 같은 공간들이 도심 곳곳에 존재합니다. 큰 도시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서울의 활기찬 분위기가 아주 마음에 듭니다. 베를린도 한때 분단되었던 역사 때문에 한국과 흥미로운 공통점을 갖고 있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한국학을 전공하다 보니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오는 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이전에도 몇 차례 한국을 여행한 적이 있었지만, 직접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뉴질랜드에서 고등학생으로 교환학생 생활을 할 때 처음 한국 문화를 접한 이후로, 서울과 같은 역동적인 도시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 원래 전공인 한국학에 대해 알려주세요.
제 전공 한국학은, 한국의 문화, 사회, 언어, 정치 등 모든 측면을 공부하는 학문입니다. 학부 졸업을 앞둔 지금, 서울에 머물며 한국의 정치와 여론에 대해 직접 조사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은 혼란스럽지만 동시에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상황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 교환학생을 오며 정치외교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정치와 국제관계, 특히 한국의 정치와 동아시아 내의 위치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 학사 논문 주제는 한중 관계에 관한 것으로, 정치외교학과에서는 이와 관련된 수업을 다양하게 들을 수 있어 선택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와서 정치외교학과의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을 배웠고,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이런 열린 사고는 외교나 국제 관계 분야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 성균관대학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무엇이었나요?
한국어로 진행된 대부분의 수업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직 충분하지 않은 한국어 실력 탓에, 수업을 알아듣는 것이 쉽지 않아 지난 학기는 도전이었습니다. 처음엔 강의 내용을 20%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했어요. 특히 한중 관계에 관한 수업이 많아 내용이 더 복잡했습니다. 그래도 두 분 교수님이 친절하고 배려심 많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중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분들의 응원 덕분에 끝까지 해낼 수 있었어요. 감사한 마음이 커서 절대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습니다.
| 성균관대학교의 가장 인상 깊은 점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수업들이 흥미로웠습니다. 전공과목만 듣는 독일과 달리, 이곳에서는 교양수업이나 다른 전공수업 등 자유롭게 여러 가지 수업을 선택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내용도 깊고 주제도 다양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캠퍼스가 아름다워요. 특히 은행나무가 인상 깊습니다. 저는 가을과 겨울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 시기의 성균관대학교 캠퍼스는 황홀했어요. 첫눈이 은행잎 위에 내려앉던 날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 학교생활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서울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던 어느 날 아침이 기억에 남습니다. 등교도 힘들고, 언덕길은 미끄럽기까지 했죠. 9시 수업에 도착했을 때 교실엔 거의 아무도 없었어요. 교수님도 놀라셨는지 출석한 학생 중 한 명에게 모두를 위해 커피를 사 오라고 하셨습니다. 처음엔 제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서 잘못 들은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잠시 후 학생이 커다란 비닐봉지에 커피를 가득 담아 돌아왔고, 저도 커피를 하나 받았습니다. 작지만 따뜻한 순간이었고, 그날 아침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 가장 좋아하는 한국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최근 한 달간 주말마다 전국을 여행했습니다. 제주와 부산도 좋았지만, 광주, 안동, 목포에 완전히 반했습니다. 관광객이 덜 찾는, 개성이 뚜렷한 도시들을 중심으로 다녔거든요. 광주는 역사와 정치적 의미로 깊은 인상을 주었고, 예술적 분위기도 강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안동은 전통 가옥들이 아름답고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했어요. 목포는 마지막 여행지였는데, 도시 자체의 리듬이 완전히 달랐고, 자연과 도시가 어우러진 풍경이 감동적이었습니다.
| 삶의 가치관이나 목표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저는 배우는 것을 진심으로 좋아합니다. 단순히 공부가 아니라, 삶 자체를 배워가는 과정이요. 도전을 즐기고, 그 도전이 저를 성장시킨다고 믿습니다. 순간에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유머 감각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인생은 항상 쉽지만은 않지만, 웃음은 위기를 이겨내는 큰 힘이 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저는 앞으로 국제 관계 분야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한국학을 기반으로 안보와 전략 연구로 확장하고 싶고, 러시아어도 함께 공부한 경험이 있어 한중러 관계와 동아시아 안보 분야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전쟁’과 같은 현대 갈등에 대한 분석과 해결 방안에 기여할 수 있는 전략 분석가가 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삶은 어렵고, 교육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건 여러분 자신의 ‘삶’입니다.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숨을 고르고 인생을 즐기는 것도 필요합니다. 여행하고, 친구를 만나고, 예술이나 음악, 영화 등을 즐기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보세요.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 순간에 진짜 자신을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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