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ginyan Illia 융합생명공학과(18)

  • 466호
  • 기사입력 2021.04.27
  • 취재 김나연 기자
  • 편집 윤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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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연구실’하면 우리는 교수님들의 지도 아래에 자신의 전공 분야를 살려 연구 하는 대학원생들을 떠올린다. 학부생들이 연구실에서 근무하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부생활과 연구실 생활의 병행이 힘듦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연구실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하는 학우가 있다.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선 자연과학캠퍼스 전영준 교수 연구실에 있는  Shaginyan Illia 학우를 만났다.

◎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융합생명공학과 18학번 Shaginyan Illia입니다. 제 이름이 발음하기 어려워서 Illia와 발음이 비슷한 ‘윌리엄’으로 많이 부르고 있어요. 인터뷰할 때도 윌리엄으로 불러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저는 한국에서 평생 살아온 한국인 같은 외국인이에요. 외국인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복수국적을 가지고 살고 있어요.” 윌리엄은 코로나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입학해서 코로나19로 대학생활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20, 21학번과는  달리 동아리, 스포츠, 축제, 과 행사 등 여러 활동에 참여했다. 그리고 전영준 교수 연구실에서 암 세포와 관련된 연구를 배우고 공부하고 있다. 윌리엄을 만난것도 전영준 교수 연구실에서 였다. 그의 말대로 외국인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을 벗어난 적이 없어 한국어가 유창하다. 전화통화만 한다면 그냥 완전한 한국인이다. 그러나 3개국어에 능통하다.


◎ 학부생인데도  연구실 생활을 하게 된 이유

“제 전공인 융합생명공학을 살리고 싶었고, 제 스스로도 학문적으로 발전하고 싶었어요.  1학년때 제 전공 과목을 배우면서 너무 재밌었어요. 전 제가 생명공학에 그렇게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될줄 몰랐어요. 물론 대부분 연구실은 대학원생때 들어오는 게 일반적이긴 하죠. 하지만 생명공학이 너무 재밌는 나머지 1학기가 끝나자마자 연구실 인턴에 지원했어요. 2달동안 연구실에서 인턴 생활을 하면서 연구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배우면서 ‘생명공학 연구’는 제 삶 그 자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코로나19가 터지면서 2020년 1년동안은 컴퓨터 앞에서 공부만 했어요. 그러다 생명공학대학 이석찬 학장님이 전영준 교수님을 소개해주셨고, 올해 1월부터 연구실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윌리엄 학우는 자신이 궁극적으로 생명공학을 배우는 목적은 암세포를 연구해 암 치료제를 개발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학부생이다 보니 전공과 관련된 학업도 연구실 생활과 병행해야 되는데, 다행히 실시간 강의가 없어 연구실에 출근하는 데에 별문제가 없다고 했다.


◎ 현재 진행중인 연구

“우리 연구실에서는  암세포 유전자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암을 일으키는 특별한 유전자를 찾고, 그 유전자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인데요. 사실 제 주변에는 암에 걸린 사람들이 많아요. 암은 많은 사람들이 걸리는 무서운 병이지만, 안타깝게도 인간은 아직 암을 완전히 극복해내지 못하고 있어요. 궁극적으로 암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주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윌리엄 학우의 하루 일과는 단순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녹화된 강의를 보고, 연구실로 출근을 해 그날 봐야 할 논문을 읽는다. 연구실 학생들에게 논문은 학부생들의 전공서적과도 같다. 논문을 읽고, 연구를 진행하다가 시간이 나면 친구들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는다. 그 후 다시 연구실로 와 후속 연구를 진행한다. 언뜻 보면 매우 단순한 일과다. 하지만 윌리엄 학우에게 하루는 매우 빠듯하다. 학부생이다 보니 전공 관련 공부도 해야하는데, 연구도 진행해야 하니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고 한다. 타인의 시선에서 보면 재미없는 하루일 수 있지만, 윌리엄 학우의 입장에서는 매우 재밌고 의미있는 하루라고 볼 수 있다.


◎ 전공이 융합생명공학과인데요, 언제부터 생명 관련된 분야에 관심이 생겼나요?

“어렸을 때부터 제 꿈은 의사였어요. 의대에 진학하고 싶었는데, 한국에서의 의대 입시는 알다시피 매우 험난하죠. 결국 전 그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지원했던 의대에  떨어졌어요. 그래서 의대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제가 관심있는 ‘생명’ 관련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과가 어디 있을까 찾아보던 중,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성균관대학교에 온 이유는 간단해요. 관심 분야에 대한 검색을 해보니 우리 대학이 높은 순위에 있어서 지원했습니다."

생명공학은 매우 실용성이 높은 학문 중 하나다. 윌리엄 학우는 대학에 들어와 공부 하면서 유전공학을 자신의 전문 분야로 정했다. 성균관대에 합격해  유전공학에 대해 배울 수 있어 매우 좋고 감사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 암세포 관련된 연구 말고도 다른 관심분야가 있는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전 암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어요. 주변인들 중에서 암에 걸린 사람들이 매우 많고, 아직 인간이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고 생각했거든요. 만약 암세포 관련된 연구 말고도 다른 연구를 한다면  면역학 관련된 연구를 해보고 싶어요.”


15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달라는 부탁에 윌리엄 학우는 대학에서 조교수로 활동하고 있지 않을까란 대답을 해줬다. 이미 윌리엄 학우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학위까지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박사학위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공부해 보고 싶다는 계획도 말했다. 그것은 다른 문화와 다른 환경에서 공부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란다.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생활에선 어려운 일이 많이 생겨요. 지금 코로나19도, 더 나아가 제 연구분야인 암도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어려운 일 중 하나죠. 하지만 우리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사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