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 파라과이에서 온
Fiorella Anna Victoria Dueck Martínez 학우

  • 474호
  • 기사입력 2021.08.26
  • 취재 김나연 기자
  • 편집 윤서빈 기자
  • 조회수 7212

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2021년 1학기의 방학이 이제 다 끝나가고 개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는 남아메리카 파라과이에서 온 

Fiorella Anna Victoria Dueck Martínez 학우를 인터뷰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파라과이에서 온 21살 Fiorella Anna Victoria Dueck Martínez입니다. 이름이 좀 길죠? 그래서 친구들은 절 Fio라고 불러요. K팝 그룹 블락비의 멤버 P.O처럼 말이죠. 음악 듣기, 그림 그리기, 그리고 새로운 언어 배우기가 제 취미인데 요즘에는 친구들과 함께 예쁜 카페들을 찾아 다니는 것도 좋아해요.


◆Fiorella학우의 나라와 지역도 소개해주세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전 파라과이에서 왔어요. 그런데 전 솔직히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파라과이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어떤 나라인지 알 거라 생각하지 못했어요. 파라과이는 남아메리카의 심장 부분에 위치해 있는 나라인데요. 작지만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나라예요. 멕시코의 대표 음식인 타코 때문에 또띠아에 익숙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mbeju’인데요. 타코에 쓰이는 또띠아보단 두껍고 바삭하지만 옥수수나 버터, 고기 등을 넣어서 먹는 파라과이의 전통음식입니다. 파라과이 사람들은 이 mbeju를 ‘cocido’라고 불리는 음료와 함께 먹는데, 이건 우유에 설탕과 ‘yerba mate’라는 차를 섞은 전통음료예요.


제가 알기론 한국에서 남아메리카까지 직항으로 가는 비행기가 흔하지는 않다고 들었어요. 그렇기에 남아메리카로의 여행이 다른 나라로의 여행보단 어려울 수 있지만, 만약 파라과이에 방문하신다면 꼭 이타이푸 댐을 방문하셨으면 좋겠어요. 이 댐은 파라과이 전역과 브라질까지 에너지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의 수력 발전 시설 중 하나인데요. 워낙 규모가 커서 폭포가 매우 아름답고 주변 자연 환경도 매우 아름다워요.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시게 됐나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미국 학교를 다녔는데 놀랍게도 학교 학생들 중 5% 정도가 한국인이었어요. 한국이란 나라가 저 멀리 있는 아시아 끝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조금 놀랐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한국 친구들과 많이 친해지게 됐어요. 친구들이 장난으로 제게 한국어를 알려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한국어에 매료되어 스스로 문법 교재도 사서 독학을 했어요.


언어를 배우면 배울수록 자연스럽게 한국의 문화, 음식, 풍습 등을 알게 됐고 한국이란 나라가 정말 흥미로운 나라임을 느낄 수 있었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이제 대학에 갈 준비를 했는데,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한국의 교육제도가 정말 잘 되어 있고, 한국 대학이 매우 좋다는 걸 알게 됐어요. 특히 성균관대학교가 매우 역사가 깊고 한국 내에서 알아주는 명문 대학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엔 성균관대학교를 목표로 삼았어요. 한국 대학으로의 진학을 결정하면서 서류준비나 시험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한국 정부의 장학 프로그램의 대상자로 선정되어 사회과학계열 학생으로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어요.



◆한국의 첫인상은 어떠셨나요?

한국에 대한 제 첫인상은 "와, 여기 사람들은 정말 규칙을 잘 따르네요?"였어요. 이게 무슨 뜻일까요? 사실 남미 사람들은 규칙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요. 특정한 규정을 따라야 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는 것을 좋아해요.  한국은 제가 공항에 도착했을 때 노인 한 분을 제외하고 모두 질서정연했어요. 가끔 사람들이 좀 차갑거나 너무 진지하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한번 얘기를 해보면 친절하고 따뜻하다는 것을 알게 돼요.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많은 분들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는데, 너무 고마웠어요.



◆그래도 한국에 살면서 불편한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한국어를 파라과이에서 꽤 배우고 왔기 때문에 한국에 적응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어요. 딱 한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면 가끔 사람들이 저를 쳐다본다는 것 정도예요. 물론 악의를 가지고 절 쳐다보는 게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지만, 특히 지하철 안에서 많이 쳐다보시더라고요. 시선이 불편할 때가 있긴 있는 것 같아요.



◆코로나 때문에 대학 생활을 제대로 못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아직 1학년이고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아직 기억에 남는 경험은 없어요. 하지만 지난 학기 때 학교에서 G-house까지 전력 질주해서 제시간에 기숙사에 도착했던 기억이 나네요. 매우 힘들었어요. 대학에서의 첫 학기의 시작은 꽤 힘들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잘 지나갔네요.



◆현재 전공과 그 전공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

저는 아직 전공이 없어요. 사회과학계열 학생이거든요. 하지만 2학기가 지나고 전공진입을 준비할 때, 정치외교학과에 지원할 계획입니다. 10대 때부터 파라과이와 남아메리카의 정치를 배우면서 슬프기도, 한편으로 화가 나기도 했어요. 항상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 세상은 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든 곳이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됐어요.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고,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너무 지나친 것 같아요. 지나치기로 유명한 사람들은 슬프게도 정치인들인 경우가 많죠. 하지만 사실도 제대로 모르거나 사회과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정치에 대해 끝없이 불평하는 것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언젠가는 우리 민족을 위해, 아니 어쩌면 세계적인 지도자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해 더 성장하고 싶어요.



◆파라과이에서의 학교생활과 한국에서의 학교생활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파라과이에서 기숙사는 흔하지 않아요. 한국에서의 학교생활은 파라과이에서의 학교생활보다 ‘배우는 것’을 더 심각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은 대학에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파라과이에선 그렇지 않거든요. 물론 파라과이에서도 대학을 가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이 많지만 교육에 대한 진지함은 두 나라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 같아요.



◆졸업 후 계획에 대해 말해주세요.

졸업 후에는 바로 석사학위를 신청할 계획이며, 동시에 일을 해서 나중에 돈을 모을 예정이에요.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제 꿈은 파라과이를 대표하는 외교관이 되어 전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거에요. 제가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더 성장하면 대통령이 되어 파라과이를 이끌어보고 싶어요. 거창하죠? 힘들긴 하겠지만 파라과이의 외교관, 대통령 등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배우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성균관대 학생들한테 하고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는 ‘성균관대학교’라는 대가족의 일원이라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는 거예요. 성균관대학교의 모든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어려운 시기지만,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 보다는 자신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자랑스럽게 만들기 위해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았으면 좋겠어요. 코로나가 진정되면 더 많은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무엇보다도 항상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기는 것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