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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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2009.06.08
  • 도정호
  • 조회수 : 8644
게시글 내용
저는 성균관대학교 91학번 졸업생입니다.

예전 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1년은 입학 초기 학원자주화투쟁으로 시작되어, 4월말 강경대 명
지대 학우의 경찰 공권력에 의한 폭행치사, 5월 25일 성균관대 김귀정 학우의 시위 도중 경찰
의 과잉진압에 의한 희생까지 1학년 1학기를 거리에서 보내야만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대학생활이 궁금하고, 사회도 궁금한 대학 새내기로서 사회경험도 해보고 싶고, 대학 공
부도 해보고 싶은 마음에 수업이 없으면 시위에 나가고, 수업이 있는 날 휴강이 되지 않으면 
수업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교양수업이었습니다.
큰 강의실에 시위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결강하여 빈자리가 드문드문한 수업이 시작되었고, 
성함이 기억나지 않는 교수님이 들어오셔서 교실을 한번 둘러보시더니
 "자네들은 여기서 무엇을 배우려고 하는가? 나가게. 나가서 배우게"
(정확한 멘트는 기억나지 않지만, 말씀의 취지는 그러했습니다)
그러자, 대부분의 학생들이 조용히 일어섰고, 학교 안에서 진행중이던 집회에 참가하였고, 저
는 책에서 배울 수 없는 현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마음을 갖고 산 지 19년이 지난, 2009. 6. 8. 11시 성균관대 교수님 35명께서 시국선
언을 하셨습니다.
 대통령의 사과/ 표현,집회의 자유 보장/ 언론장악 계획 포기/ 서민,비정규직,철거민의 의견 
수렴 등을 요구하셨습니다.

물론, 많은 대학의 교수님들께서 시국선언을 하시고 계십니다.

하지만, 오늘의 교수님들의 시국선언은 19년 전 제게 현실에서 배울 것을 주문하셨던 성함이 
기억나지 않는 교수님을 떠올리게 했고, 그래서 전 오늘 제가 성균인임이 한없이 자랑스럽습
니다.

91년의 힘겨운 시기를 같이 넘긴 많은 선배들이 성균인으로서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발전을 위
해서 사회 각계 각층에서 묵묵히 배움을 현실화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이런 훌륭한 선생님들께 가르침을 받는 많은 후배들이 계속 사회로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더라도 이런 훌륭한 교수님들과 이런 교수님들께 가르침
을 받는 많은 후배들이 사회로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굳이 우공이산(愚公移山)까지 생각
할 필요도 없이 머잖은 시점에 대한민국이 올바로 설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자들에게 책과 강의를 통한 가르침 뿐만 아니라, 현실에 참여하여 현실에 배운 학문을 쓰기
를 원하시고, 또한 몸소 먼저 실천하시는 교수님들께 감사를 드리며, 오늘도 주어진 일에 선
배들과 후배들을 믿으며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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