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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분자공학으로 세상을 선도하다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이준영

    고분자공학으로 세상을 선도하다

    “저는 항상 2%의 벽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왔습니다” 고분자란 높은 분자량을 지닌 소재로 대표적으로 플라스틱이 있다. 전기전도성 고분자란 흔히 알려진 고분자와 달리 강도, 유연성과 함께 도체의 성격을 지닌 분자체를 의미한다. 전기전도성 고분자가 상용화된다면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우리 대학 공학교육 혁신센터장으로 재직 중인 이준영 교수는 전기전도성 고분자와 섬유 소재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수행해 왔다. 이에 대한 연구 성과로 2023년 상암고분자상,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선정, 그리고 올해의 성균인상 대상을 수상했다. 그의 이야기를 함께 만나보자.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공과대학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이준영 교수입니다. 저는 1992년 5월에 미국의 University of Massachusetts-Lowell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1998년 2월까지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고, 1998년 3월부터 현재까지 우리 성균관대학교에서 재직하고 있습니다. Q. 한국고분자학회 최고 학회상인 ‘상암고분자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하신 소감을 전해주세요. 정년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한국고분자학회에서 상암고분자상을 받았습니다. 저에게는 상암고분자상이 너무나 과분한 상이지만,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항상 우리 고분자학회 회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Q. 어떤 연구로 상암고분자상을 받게 되셨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는 학부와 석사과정에서는 섬유공학을 전공했습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유학하는 과정에서는 비선형광학(Nonlinear Optics) 고분자 재료에 대한 연구를 했습니다. 1992년부터 현재까지 KIST와 우리 성균관대에서는 주로 전기전도성 고분자 소재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전기전도성 고분자란 것이 궁금하실 것 같아 간단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흔히 플라스틱이라고 얘기하는 일반적인 고분자는 경량이고, 적절한 강도와 유연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원하는 형태로 자유로이 제조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환경오염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널리 사용되는 유용한 소재이며, 이처럼 일반적인 고분자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입니다. 그런데 만약 일반적인 고분자의 장점은 유지되면서 전기가 통하는 고분자 소재가 있다면 그 활용성은 무궁무진할 것이기 때문에 1970년대 후반부터 전기전도성 고분자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어 2000년에 Hideki Shirakawa, Alan Heeger, Alan MacDiarmid 교수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하게 된 중요한 소재입니다. 저는 이러한 전기전도성 고분자 및 섬유 소재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수행해 왔습니다. 전기전도성 고분자의 합성, 박막제조 연구 등을 통해 디스플레이, 전자소자 등의 유연투명 전극소재로 활용하는 연구와 전자파차폐 소재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웨어러블 텍스타일(섬유, 의류) 디바이스의 전극소재로의 활용이 가능하도록 금속 수준의 전도성을 보유한 고전도성 섬유제조에 대한 연구도 수행했습니다. Q. 연구자로서 현재 교수님의 연구 분야로 나아가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학부와 석사과정에서는 섬유공학을 전공했습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과정에서는 물리학과 화학이 융합된 분야의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제가 있던 미국의 연구실 교수님들과 학생들의 전공은 물리, 화학, 전기전자 등 정말로 다양한 분야였습니다. 섬유공학을 전공했던 저는 유학 초기에는 다른 분야의 용어를 이해하고, 이론을 공부하고, 실험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흘러 조금씩 제 역할을 잘할 수 있는 학생이 됐고, 융합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학위 취득 후 한국에 돌아와 KIST에서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 전기 전도성 고분자 역시 생소한 분야였지만, 미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 배우면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전기전도성 고분자 분야의 연구가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현재까지 저의 연구 분야가 되었습니다. Q. 연구를 진행하며 가장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요? 저는 모든 연구자는 연구 분야와 관계없이 인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공학 분야의 연구는 실제로 활용이 될 수 있는 수준의 성과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연구실 수준의 연구 결과는 실제 활용할 때 필요한 성능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성능이 발현되어야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제가 연구를 수행하여 얻은 결과들은 항상 2% 정도 부족했던 것 같아, 어떻게 그 2%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치열하게 해왔었습니다. 제가 완벽하게 성공할 수 없을지라도, 더 우수한 후배 연구자들이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데에 제 연구 결과가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제 역할은 어느 정도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Q. 최근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이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어떤 연구기관이고, 교수님은 어떤 역할을 하고 계신가요? 한국공학한림원은 대학, 기업 및 연구소 등에서 기술 발전에 현저한 공을 세운 공학기술인을 발굴하여 우대하고, 공학기술과 관련된 학술연구와 지원사업을 통해 국가의 창조적인 공학 기술 개발과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하고자 1996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주요 사업으로는 정기토론회, 정책연구, 공학기술 진흥, 국제교류 및 한림원상 시상 등이 있습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정회원, 일반회원, 원로회원, 외국회원, 명예회원 및 단체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회원은 300명으로 정해져 있고, 일정 기간이 지난 일반회원 중에서 정회원을 선정합니다. 저는 2018년에 일반회원으로 선정되었고, 2024년부터 정회원으로 선정되었으며, 현재 화학생물공학분과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는 인재양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산학협력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현장실습학기제를 개선하기 위한 “지속가능 동반성장 현장실습 생태계 구축”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 밖에도 공학교육혁신 상설협의체에 참여하여 공학교육혁신에 작게나마 기여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 인재양성위원회에서 우리나라 공학도를 양성하기 위한 주제의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 국가경쟁력 강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할 계획입니다. Q. 지난 2023년 11월에 올해의 성균인상 대상도 수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수상소감 부탁드립니다. 정년퇴임이 2년 반 남은 제 인생 느지막이 상암고분자상 수상,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선정과 올해의 성균인상 대상 수상 등 저에게는 너무 감사한 일들이 많이 생겨 얼떨떨하기도 하면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올해의 성균인상을 수상한 것이 가장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 성균관대학교에서 혜택만 받아온 저에게 이렇게 큰 상을 수여해 주셔서 송구하기도 하면서 정말 기쁩니다. 제가 만약 다른 대학의 교수로 재직했다면, 제가 우리 대학에서 이룬 작은 성과들이나마 이룰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았는데, 저의 결론은 아니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성균관대학만의 DNA를 가진 우리 대학에는 우수한 동료 교수님, 직원 선생님, 연구원님 및 학생과 학교의 적절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큰 상을 수여해 주신 우리 성균인 분들께 모두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Q. 공학교육혁신센터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2017년부터 공학교육혁신센터장을 8년째 하고 있습니다. 너무너무 오래 했죠. 공학교육혁신센터는 2005년에 설립되어 공학교육혁신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공학교육인증 업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부처에서 지원하는 공학인재 양성 지원사업들을 수주하여 수행하고 있습니다. 당초에는 공학 관련 전공 학생들만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현재는 전공과 관계없이 인문사회캠퍼스 학생들까지도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개방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러 어려운 여건에서도 우리 학생들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연구원님들과 조교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우리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항상 난감합니다. 여러 얘기를 하면 꼰대의 잔소리로 생각하실 수도 있으니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저도 제가 경험하거나 생각한 것만을 토대로 말씀을 드리는 정도이니 매우 주관적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우리 성균관대 학우 여러분께 한 말씀 드리면, “무조건 담대히 도전하고 많은 것을 경험하라”입니다. 교실에서 배우는 지식과 학점을 잘 받는 것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캡스톤디자인 프로젝트와 같이 몸으로 익히는 비교과 경험을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규 수업 외의 경험들이 여러분들의 긴 인생에서 더 많은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비교과 프로그램들은 단기간 내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여러분이 나중에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이제는 대학의 수업 시간에서 여러분의 미래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시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모르는 것이 생길 때마다 자기주도학습과 동료학습 및 AI 학습 등을 통해 빠르게 배워 활용할 수 있는 인재가 경쟁력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역량이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복 학습과 경험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쌓이는 것이 진정한 역량입니다. 프로젝트 주제와 수행 내용과 관계없이 다양한 분야의 전공 학생들과 같이 하는 팀 프로젝트에 담대히 도전하고, 경험을 쌓으세요. 여러분께서는 자기주도 및 동료학습 역량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것이고, 새로운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쌓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런 것이 바로 우리 성균관 대학이 추구하는 학생성공이 아닐까 생각하고, 학생성공은 인생성공을 위한 하나의 준비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성공의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우리 성균관대학교 모든 학생이 끊임없이 담대하게 도전하고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여, 학생성공을 성취하고, 궁극적으로는 인생성공을 이루기를 무궁히 기원합니다. 성균웹진 이준표 기자

    • No. 52
    • 2024-02-20
    • 2571
  • "한국학의 세계화를 위한 열정"

    국제한국학센터(IUC) 로스 킹 교수

    "한국학의 세계화를 위한 열정"

    우리 학교 동아시아학술원은 세계적 수준의 동아시아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문으로서 동아시아학을 확산하기 위해 대동문화연구소, 성균중국연구소, 국제한국학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국제한국학센터(IUC)는 전세계 ‘한국학 연구자’ 및 ‘한국 전문가’를 육성하는 기관으로 국제 한국학의 허브다. 오늘은 국제한국학센터의 설립자 Ross King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캐나다 브리티쉬 컬럼비아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로스 킹 교수입니다. | 한국학 연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고 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떠한 계기로 한국학을 연구하게 되셨나요? 어렸을 적부터 외국어와 외국 문화 공부에 관심이 있었어요.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여름마다 미네소타주에 있는 언어마을에 가서 독일어와 러시아어, 스페인어 등을 집중적으로 배웠죠. 대학 진학 후에는 유럽과 관련이 없는 이국적인 언어를 배워보고 싶었어요. 일본어, 아랍어 그리고 한국어를 대학에서 처음 접했죠. | 한국학 연구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언어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한국어문학에 매력을 느낍니다. 특히 20세기 이전 한국 문학에 관심이 있어요. 한국 문자로 된 자료를 찾아보고 한국의 사회상이나 역사에 대해서도 공부합니다. 한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도 빼놓을 수 없어요. 최근에는 K-POP 열풍으로 인해 한국학에 매력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아요. 그런데 그들을 위한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것 같아 아쉬움을 느끼고 있어요. | 교수님께서 국제한국학센터(IUC)의 공동 설립자로서 전세계 한국학 연구자 및 한국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IUC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IUC는 북미 5개 대학 하버드대, UCLA, UBC, 스탠포드대, 미시건대와 공동 운영하고 있는 국제 한국학의 허브입니다. 국내외 한국학 연구자, 전문가, 기관들을 연결하고 상호 소통을 도와 성균관대학교를 국제 한국학의 세계적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IUC가 북미와 유럽의 한국학 인재를 성균관대학교 자원으로 확보해준다면 우리 학교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도 올라갈 겁니다. 한국학은 현재 골든타임에 진입했어요. 중국학은 이미 1963년 Tsinghua University에서 IUP Chinese Language Studies를 설립해 졸업생을 2,500명 이상 배출했습니다. 일본학 역시 Yokohama Center와 Stanford University가 함께 IUC Japanese Language Studies를 설립해 9개 이상의 장학기금을 확보했습니다.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편이죠. 이에 비하면 한국학의 IUC는 뒤늦은 출발과 소극적인 운영이 문제입니다. 국내에서도 IUC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나와야 합니다. | IUC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근본적인 문제는 장학금입니다. 북미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빚을 안고 졸업해요. 장학금이 잘 마련된 일본, 중국과 달리 장학금이 없는 한국은 학생들에게 경쟁력이 없어요. 장학금이 마련된다면 지금보다 많은 학생들이 한국 IUC에 오려고 할 겁니다. 다양한 장학 재원을 확보해야 돼요. | 미국 미네소타주 콩코르디아 언어 마을에서 한국어 마을을 설립하고 한국 문화 보급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44회 외솔상을 받으셨어요. 수상을 축하합니다. 한국어 마을 설립과 관련된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북미에서의 한국어 교육을 파이프라인으로 생각한다면 한국어 마을은 파이프라인의 입구입니다. 대학교에서 4년 동안 한국학을 전공하는 것만으로는 한국학에 대한 창조적인 연구를 할 수 없어요.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에게는 한국학이 그만큼 어려운 학문입니다. 대학교에서부터 공부를 시작하면 늦어요. 시간적 투자가 더 필요해요. 아직 북미 지역에는 18세 이하 청소년을 위한 한국어 교육기관이 없습니다. 한국어 마을이 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 다방면에서 한국학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한국학을 연구하는 지난 40년 동안 느낀 답답함 때문입니다. 국제 한국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인의 힘에만 기대서는 안 됩니다. 해외 경험도 없고 학자도 아닌 자들의 말을 들어서도 안 되고요.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저는 외국인으로서 해외 한국학자, 현지 학습자들의 입장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성균웹진 이다윤 기자

    • No. 51
    • 2024-02-06
    • 3969
  • 미디어 메시지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수학 06, 허유진 동문

    미디어 메시지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펜실베이니아 주립 대학교 허유진 교수는 우리 대학 수학과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심리학을 깊이 연구하기 위해 미국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The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 (Penn State)에 조교수로 재직 중인 허유진입니다. 저는 성균관대 학부와 석사를 졸업했고, 미국 University of South Carolina에서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는 Penn State 내 The Donald P. Bellisario College of Communications의 AD/PR Department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성균관대학교에서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까지 가시게 된 과정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원래 성균관대에서 수학을 전공하던 학생이었는데, 막연히 언론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신문방송학을 복수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전공과목으로 들었던 전략 커뮤니케이션 과목 수업에서 저의 은사님이신 정성은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이것이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 학문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학부 졸업 후, LG CNS에 입사하여 컴퓨터 프로그래밍 업무를 잠시 한 적이 있지만, 다시 대학원으로 돌아와 정성은 선생님의 지도 아래 석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당시 두 돌 배기 아이를 키우고 있어, 박사 유학을 많이 망설였는데요. 공부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라는 지도교수님의 조언에 큰 용기를 내어 박사 유학에 도전했습니다. 이후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공부를 하며 박사 과정 마지막 학기에 잡마켓에 나가 작년 가을 Penn State에 조교수로 임용되었습니다. Q.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에서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시나요? 저는 현재 Penn State에서 광고 메시지를 중심으로 한 전략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이해가 중요해진 요즘 인간과 AI의 상호작용이 소비자의 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그들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AI 미디어 활용에 따른 윤리 문제나 규제 문제에 관한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험 등의 양적 연구 방법론과 컴퓨테이셔널 방법론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Q. ‘전략적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심리학’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오셨던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와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얼마 전 Mass Communication and Society라는 커뮤니케이션학 저널에 게재가 확정되어 출판을 기다리고 있는 논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Why do People Underestimate Polling Effects? Examining the Gap Between Actual and Perceived Polling Effects”라는 제목의 미디어 심리학에 관련된 논문인데요. 기존의 연구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미디어 메시지가 자신의 의견에 미치는 영향은 과소평가하고,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요. 몇몇 학자들이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렇게 편향된 지각을 갖게 하는지 밝히고자 했으나, 연구 방법론상의 문제로 오랜 시간 이에 대한 검증이 쉽지 않았습니다. 저와 제 연구팀은 기존 연구의 한계를 분석, 보완하여, 미디어 메시지가 수용자의 기존 입장을 약화시킬 때, 사람들이 메시지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음을 밝혔습니다. 제 연구가 다른 연구와 차별화 되는 독특한 점은 체계적으로 메시지 영향력 지각의 편향 정도를 측정했다는 점과 “미디어 메시지에 의한 기존 입장의 변화”라는 새로운 변수를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연구 결과도 흥미롭지만, 이 연구가 기억에 남는 가장 큰 이유는 2015년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저널에 싣기까지 장장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에요. 저널에 투고했다가 거절당하기를 수차례 반복하며, 논문을 자그마치 몇 백 번은 고쳐 쓴 것 같아요. 도중에 그만두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끝까지 붙잡고 있었기에 결국 좋은 결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긴 여정을 이끌어 주신 지도교수님과 같이 고생해 주신 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앞으로 학자로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게 될 텐데, 지난 8년 동안의 오롯한 실패와 도전의 경험들이 저에게 큰 자산이 될 것 같습니다. Q. 해외 대학교에서 근무 하면서 좋은 점과 힘든 점을 알려주세요. 미국 대학교에서 일하며 좋은 점은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공받는다는 점이에요. 특히 새내기 교수의 경우 마음 놓고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서비스에 대한 부담도 거의 주지 않아요. 제가 맡은 수업을 펑크내지 않는 이상, 일주일에 학교에 며칠이나 나오는지, 출퇴근은 언제 하는지 아무도 간섭하지 않습니다. 수업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제 임의로 자유롭게 쓸 수 있고, 그 시간을 이용하여 제가 관심 있는 주제로 자유롭게 연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힘든 점은 아무래도 언어장벽이 있다 보니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다 표현이 안 될 때가 있어요. 외국인 교수로서 외국 대학교에 근무하는 이상 평생 고민해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또한, 제가 College 내 유일한 한국인 교수라는 점이 좀 아쉬워요. 동료 교수들과 티타임도 갖고, 점심도 먹고, 서로의 자녀를 데리고 플레이 데이트도 하는 등 즐겁게 잘 지내고 있지만 가끔은 한국인 동료와 한국 음식을 먹으며 한국말로 수다를 떨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Q. 대학원 재학 시절 연구실 생활이 어떠셨는지요.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석사 때는 지도 교수님과 정기적으로 만나 공부하던 시간들이 기억에 남아요. 저의 지도 교수님께서는 아무것도 모르던 저희를 앉혀 놓고, 논문 읽는 법부터 통계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하는 법, 기존의 연구에 물음표를 던지는 법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가르쳐 주셨어요. 그때는 모든 대학원생들이 다 그렇게 지도받는 줄 알았는데, 박사에 진학하고 나서야 제가 특별한 경험을 했음을 깨달았습니다. 늘 유쾌했던 선생님과의 대화 속에 행복하고 재미난 삶을 살 수 있는 지혜도 배울 수 있었어요. 방학을 맞아 한국을 방문할 때면, 가장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선생님을 찾아 뵙는 일인데요. 오늘은 또 어떤 귀한 말씀을 해주실까 생각하며 선생님을 뵈러 가는 그 길은 여전히 즐겁고 신납니다. 박사 유학 시절에는 동료들과 같이 지낸 랩 생활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희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박사 과정 학생들이 큰 연구실에서 함께 생활을 했는데요. 다 같이 모여 수업 과제를 했던 일, 학회 페이퍼 데드라인 직전에 힘을 모아 페이퍼를 마무리했던 일, 티칭을 하며 겪는 에피소드를 나누었던 일, 동료들의 크고 작은 이벤트 등을 축하했던 일 등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어요. 함께 울고 웃던 동료들이 있었기에 힘든 박사 시절을 잘 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가 되어 저만의 연구실을 갖게 되면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가끔 복작거리던 대학원 랩실이 그립습니다. 제 대학원 생활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육아가 있겠네요. 육아와 공부를 병행하며 늘 시간에 쫓기다 보니, 밀린 과제를 하느라 늦은 밤까지 깨어 있는 날이 많았어요. 지금 다시 그 생활을 반복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은데 (웃음), 그래도 존재 자체만으로 제게 힘을 주는 두 아이들이 있어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공부를 끝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 Q. 성대 재학 시절 교수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교수가 되고자 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착실히 수업을 듣고, 학점을 관리하던 학생이었어요”라고 대답해야 정석일 것 같은데, 실제로는 모범생과는 거리가 매우 먼 학생이었습니다. (웃음) 고등학교 시절, 저는 제가 수학을 잘하고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막상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으로 하려니 적성에 맞지 않더라고요. 출석만 대충 하고 수업 때 도망간 적도 많아요. 당연히 학점도 좋지 않았죠.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졸업하기까지 6년이나 걸렸습니다. 오죽했으면, 졸업 시험 중 한 과목을 담당하셨던 교수님께서 네가 성균관대 수학과를 졸업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아라 그러나 수학과 학생이었다는 사실을 잊지는 말라 하시며 수학자의 역사가 담긴 브로마이드를 선물로 주셨던 기억이 나요. 비록 열심히 전공 공부에 매진하던 학생은 아니었지만, 그 시절의 저는 치열하게 고민하며 제 진로와 적성을 찾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아직 길을 정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후배님들이 계시다면, 여러분의 가슴을 진정으로 뛰게 하는 일을 만날 때까지 최대한 많은 경험과 도전을 해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하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요? 먼저 끊임없이 연구하는 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멋모르던 때에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논문을 써야만 좋은 연구자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그러나 석사, 박사 과정을 거치는 동안 연구란 결국 한 걸음 한 걸음 쌓아가는 과정이며, 사소한 발견일지라도 그 안에 큰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연구에 매진하며 학계에 작은 디딤돌이나마 꾸준히 놓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한 제 연구들이 세상을 발전시키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입니다. 다음으로, 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특출 난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은 수업을 빼먹는 법도 없고, 과제 마감 기한을 잘 지키고, 시험 성적도 좋습니다. 그런 학생들을 만날 때면 기특하고 고마워요. 제가 대학 시절 방황을 많이 해서인지, 잘 따라오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보면 더 마음이 가요. 제 수업에 들어오는 모든 학생들이 저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 속에 힘을 받고 교실 문을 나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해외에서 교수직을 희망하는 후배들을 위한 방법 혹은 필요한 마음자세가 있을까요? 교수가 되고자 한다면 박사 기간 중에 달성해야 하는 과업들이 있습니다. 학회 발표, 논문 게재, 티칭 등 인데요. 여러분보다 조금 앞서 교수의 길을 걷고 있는 선배들의 이력서(CV)를 잘 살펴보시면, 어떠한 준비들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이를 바탕으로 졸업까지 여러분들이 해야 할 과제들에 대한 타임라인을 설정하시고, 각 시기에 맞게 해당 계획들을 차근차근 달성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박사 유학 후 교수가 되는 길이 굉장히 막연할 것 같지만,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 하나씩 이루어 나가다 보면 졸업 즈음 잘 준비된 교수 후보자가 되어 있을 거예요. 커뮤니케이션 전공과 관련하여 해외 교수직을 희망하는 후배님들이 있다면 성균관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대학원 진학을 강력히 권유합니다. 우리 학과에는 여러분께 귀중한 조언과 가르침을 주실 훌륭한 교수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저와 같은 시기에 그분들의 지도 아래 공부했던 많은 동료들이 현재 국내외 유수한 대학에 자리를 잡아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성균관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대학원에서 즐겁게 공부하시며 학자의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응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스스로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가 되어주세요. 어려운 입시를 뚫고 성균관대에 입학한 여러분은 이미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꿈이 없어도 괜찮아요. 조금 늦어도 괜찮아요. 실패해도 괜찮아요. 빠른 시일 내에 무언가 이루어야만 한다는 강박은 잠시 내려놓고, 가끔은 맛있는 것도 먹여주시고, 근사한 곳도 데려가 주시고, 잘한다 잘한다 칭찬도 해주세요. 여러분 스스로를 믿고 다독이며 뚜벅뚜벅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여러분이 원하는 그곳에 있을 겁니다. 성균웹진 이준표 기자

    • No. 50
    • 2024-01-22
    • 6747
  •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디자인하고 싶어요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송하연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디자인하고 싶어요

    그야말로 초개인화의 시대다. 정교한 개인화 서비스 구현에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이 과정에서 기술 소외 계층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 ‘누구나 쉽고 꾸준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꿈꾸는 인물이 있다.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송하연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의 송하연입니다. 저는 인간이 컴퓨터, 인공지능, 스마트폰과 같은 기계를 사용할 때의 심리적 효과를 연구해요. 특히 어떻게 기술을 디자인해야 사람들이 더 편하고 쉽게 기계를 사용할 수 있을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현재 HCI (Human-Computer Interaction) 분야를 연구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HCI 분야에는 어떠한 계기로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대학생 시절 인터넷이 빠른 속도로 보급되는 모습을 보며 새로운 기술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막연한 관심이 있었어요. 대학원 수업에서 인간과 로봇의 인터랙션을 바탕으로 한 실험을 진행하면서 HCI 분야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기계와의 인터랙션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간의 심리학적 특성들이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후 대학원에서 뉴미디어를 사용하여 건강과 의료 분야에서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연구를 하며 앞으로도 이 분야를 연구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운동 게임 실험과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중재 연구를 재밌게 했습니다. 교수가 된 이후에는 공학 대학과 의과대학 교수님들과의 협업을 통해 밀워키 저소득층 임산부를 위한 모바일 닥터 개발, 금연 게임 개발, 치매 예방게임 개발 등을 하면서 실제로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내가 하는 연구가 실제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가 나왔을 때 느끼는 보람이 좋아서요. | HCI 연구에는 어떠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기술이 인류에게 도움을 줄 가능성의 범위가 계속 확장되고 있어서 기계를 잘 디자인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한다는 것은 인류에게 도움을 줄 가능성을 더욱 넓힌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HCI 연구가 교육이나 건강 분야의 애플리케이션을 어떻게 더 잘 디자인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면 사람들이 더 잘 배울 수 있고 더 건강해질 수 있겠지요. 그런데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앱이라도 사람들이 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더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쓸 수 있는 앱을 디자인해야 그 기계가 인간에게 주고자 하는 이익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HCI이고 바로 이것이 HCI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 <Teacher-student Relationship in Online Classes: A role of Teacher Self-Disclosure> 논문의 2023 Distinguished Article Award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번 논문에서는 어떠한 연구를 진행하셨나요? 이 논문은 제가 온라인 수업을 할 때 학생을 교육하는 선생님으로서 수업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시작하게 되었어요. 대면 수업을 하다가 온라인 수업을 처음 하려니 대면 수업과 온라인 차이점을 자꾸 비교하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온라인 수업에서 학생들이 더 잘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거든요. 저의 첫 직장인 University of Wisconsin-Milwaukee의 교수님들께 온라인 수업을 어떻게 하시는지 팁을 여쭤봤었는데 교수님마다 생각하시는 게 전부 다르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한 교수님은 자기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궁금해서 실험을 해봤다고 알려주셨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온라인 수업 관련 연구에 대한 영감을 얻었어요. 이 논문은 온라인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 형성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를 잘 구축하여 교육 성과를 더 높일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입니다. 이 연구는 두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요. 첫 번째 부분에서는 온라인 수업에서 선생님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기 공개가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학생들의 교육 만족도와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지 밝혔습니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을 구조방정식의 다 집단 분석을 통해 전체 메커니즘을 global level로 비교하고 각 변수 간의 관계를 local level로 비교하였습니다. | 이렇게 훌륭한 성과를 얻어 내기까지의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교수님은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하셨는지, 또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대학원생 시절 어떤 학생이 자신의 오피스 책상에 ‘졸업 논문의 가장 큰 적은 나에 대한 의심이다’라는 글귀를 써놓은 걸 본 적이 있어요. 저는 이 글이 꽤 마음에 와닿았어요. 나에 대한 의심은 비단 졸업 논문에만 큰 적이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누구나 ‘내가 과연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일은 어려워 보이고 다른 사람은 다 똑똑한데 나만 바보 같고 나의 능력이 부족해서 못 할 것 같고. 그런데 그때 나의 가장 큰 적은 나의 부족한 능력이 아니라 ‘내가 부족한데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 바로 나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이라는 거죠. 아무리 힘들어도 나 자신을 의심하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기만 하면 어쨌든 가장 큰 적은 물리친 셈이니까 해볼 만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요즘 학생 중에서도 “저는 자존감이 낮아요, 제가 정말 할 수 있을지 걱정돼요”라고 고민하는 학생이 있으면 저는 이 이야기를 해줘요. 너의 가장 큰 적은 너를 의심하는 마음이라고. 힘들수록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나를 깊이 믿어주는 일이라고요. 연구는 내가 궁금했던 주제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꽤 흥미롭고 다이나믹한 일이에요. 함께 일하는 연구자들과 생각을 주고받으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재밌고요. 연구는 절대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분명히 재미 있는 일이에요. 저는 연구의 재미를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대학원생들이 연구 주제를 정할 때도 ‘네가 생각했을 때 너무 재밌고, 궁금하고, 가슴이 뛸 정도로 열정이 가는 일을 찾아보라’고 해요. 이렇게 연구를 시작하면 끝까지 하는 게 그렇게까지 지난하지는 않아요. 본인이 재미를 느끼니까요. | 앞으로 교수님의 연구자로서의 목표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기술을 이용해서 사람들이 더욱더 건강하고 행복해질 방법을 꾸준히 연구하고 싶습니다. 항상 나의 옆에서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나만을 위한 인공지능 건강 도우미를 디자인해서 사람들이 꾸준히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건강을 잘 챙길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기술을 연구하고 디자인할 때 기술 사용이 어려운 사람들을 고려하면서 연구를 진행하려고 노력해요. 특히 우리나라는 노인들의 기술 소외 문제가 두드러지는 편입니다. 현재 노인을 위한 UI/UX 연구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연구를 통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디자인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수업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해주는 이야기가 하나 있어요. 우리의 뇌가 얼마나 놀라운 가능성을 가졌는지에 대한 이야기예요. 어떤 사람이 3개월 동안 저글링 연습을 했더니 해당 활동을 관장하는 뇌의 부분이 실제로 커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렇게 뇌가 스스로 변화하는 성질을 뇌 가소성(brain plasticity)이라고 해요. 이 연구가 발표된 뒤, 학자들이 노인을 대상으로도 같은 연구를 진행해 본 결과 시간이 조금 더 걸리기는 했지만, 노인의 뇌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뇌도 자기 구조를 바꿔가며 여러분을 도와줍니다. 여러분의 가능성에 대한 가장 큰 적은 여러분 자신에 대한 의심이에요. 나 자신을 믿고 내 마음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채우면서 내 생각을 조심하세요. 생각이 모든 변화의 시작이 됩니다. 마음 먹고 꾸준히 하다 보면 뇌도 나를 도와주니까요. 성균웹진 이다윤 기자

    • No. 49
    • 2024-01-09
    • 4371
  • 두려움을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 ▼‘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

    영상학과 05, 장재현 동문

    두려움을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 ‘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

    두려움 속에서도 궁금증을 피어나게 하는 영화감독이 있다. 그가 겪은 각양각색의 경험과 노력은 작품에서 고스란히 묻어나며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우리대학 영상학과 05학번 장재현 동문은 ‘검은 사제들’로 영화감독으로서의 성공적인 데뷔를 치렀다. 전작에 이어 2019년에 개봉한 ‘사바하’는 다시 한번 한국 영화 오컬트 장르에 큰 획을 긋기도 했다. 돌아오는 2월엔 유년 시절의 기묘한 기억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차기작 ‘파묘’가 개봉할 예정이다. 그 만의 경험과 취향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장재현 감독의 작품세계를 함께 들여다보자. Q. 어렸을 때부터 영화감독이 되기를 꿈꾸셨나요? 어릴 때부터 영화를 매우 좋아하긴 했지만,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원래는 00학번으로 입학할 나이에요. 조금 늦게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죠. 재수하러 서울에 올라왔다가 길에서 영화를 촬영하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된 적이 있어요. 그때 촬영 현장을 직접 보고, 영화인이 되고 싶다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멀게만 느껴졌었거든요. 그날 촬영 현장을 직접 봄으로서 제가 좋아하기만 하던 영화를 현실적인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 이후 영화인이 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다 보니, 영화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학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 바로 입대하게 되었고, 군대에서 입시 준비를 해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Q. 우리대학에 재학 중이던 당시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영상학도 장재현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00학번의 나이지만 05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남들보다 5년이나 뒤처졌다는 생각 때문에 항상 열등감에 시달렸던 것 같아요. 동기들은 대학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어린 친구들인데, 제 또래인 선배들은 벌써 단편 영화를 찍기도 하고 영화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언제나 조급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신입생이지만 선배들이랑 더욱 같이 다니려 하고, 빨리 목표에 도달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스스로를 계속 채찍질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별로 놀지도 않았죠. Q. 그러면 대학 생활을 제대로 즐기시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계신가요? 네, 조금이라도 놀 걸 후회가 되네요. 막상 영화감독이 되어보니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보다는 연애하거나 학교 사람들과 놀기도 하고, 추억도 쌓으며 영화 외적인 경험을 하는 것들이 훨씬 도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교에 다니며 영화 외적인 일들을 적게 해본 게 후회되더라고요. 다시 학창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해보기도 하고, 다른 학과 수업도 들어볼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영상학과였지만 디자인학과나 국문학과 수업을 들어보거나, 다른 분야에 있는 친구들을 사귀어 보기도 하고 열심히 놀며 여러 경험을 해보려 노력할 것 같아요. Q. 첫 데뷔작을 찍으시기까지, 겪으신 어려움이 궁금합니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대부분 사람들은 상업영화의 연출부에 참여하며 천천히 경력을 쌓아갑니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제 주변에 상업영화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대학도 늦게 들어가다 보니 연출부에 들어가기엔 나이도 많은 편이라 겁이 났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저는 영상학과를 졸업한 뒤, 상업영화 연출부에 들어가지 않고 혼자서 이것저것 해보려 했었어요. 2년 정도 혼자 노력하다 보니 저 스스로가 우물 안 개구리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혼자 모든 것을 하려다 보니 정말 힘들었죠. 결국 상업영화 연출부의 조감독 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조감독 생활을 하며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상당히 힘들 것 같은데요, 그런 상황 속에서도 감독님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제가 결혼을 조금 빨리 한 편입니다. 학교에 다니던 중 결혼했거든요. 아이는 없었지만, 일찍이 가정을 꾸리게 되어 아내로부터 얻은 응원과 지지가 제가 영화감독이 되는 데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대학교 3학년 때 1년간 해외의 NGO 단체에 취업해 아프리카에서 일을 하며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학창 시절에 유학을 갈 기회가 있었지만,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서 어떤 경험이 더 도움이 될지 고민이 되더군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배워서 얻는 것보다 직접적인 경험을 쌓으며 배우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유학을 포기했습니다.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것들을 보며 배우고 싶었던 것 같아요. Q. NGO 단체에 계셨던 경험이 흥미로운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나미비아라는 나라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했어요. 동양인이 하나도 없던 지역이고,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생판 모르는 아프리카 오지에 있는 학교에서 교감 선생님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하니 처음에는 참 막막했습니다. 정말 척박한 지역이었거든요. 그러나 제가 맡았던 프로젝트를 무사히 완수할 수 있었고,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못 하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Q. 감독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경험과 취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크리에이터들은 어느 직종이든 상관없이 취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고 말하며 자기만의 특별한 취향이 없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사람들보다는 흔히 오타쿠라고 불리는, 자기가 꽂혀있는 것들이 있는 사람들이 창작물을 만들어낼 때 더욱 유리한 것 같습니다. 입맛도 호불호가 강한 그런 사람들이요. Q. 영화감독이 되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감독님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른 사람들보다 기억력이 좋다는 것이 저만의 강점인 것 같아요.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도시와는 동떨어진 시골에서 살았어요. 다들 상상하시는 곳보다 더 시골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웃음) 그 당시 민속적이고 토속적인 장면들을 보며 자랐습니다. 우리 집이 종교색이 짙은 집안인데, 그런 집안 분위기와 유년 시절 겪은 경험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 마을에서 100년이나 된 무덤을 파서 옮기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그때 처음으로 무속인이 찾아와서 굿을 하고, 일하는 사람들은 하루 종일 묘를 파고, 100년 된 관을 꺼내던 것을 볼 수 있었죠. 그때의 장면들은 10살이 채 되지 않았을 때 본 것임에도 불구하고 생생하게 기억나더라고요. 이번 신작도 그때의 기억을 담아 만들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독특한 환경 속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그 당시의 기억을 지니고 있는 것이 어떻게 보면 시나리오를 쓰고 독특한 정서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Q. 영화를 제작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무엇인가요? 나 자신도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감독이 되면 창작자로서 만들고 싶은 영화와 관객으로서 보고 싶은 영화가 무엇인지 헷갈리거든요. 그래서 더욱 저는 관객으로서 이 영화가 보고 싶을지, 과연 이 영화가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계속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그냥 제 취향에 맞는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러나 그것을 최대한 배제하고, 내가 관객이라면 재밌어할 것 같은 장면과 예고편만 보더라도 개봉 날 달려가서 볼 것 같은 영화를 만들려 합니다. 저 스스로를 끊임없이 감독이 아닌, 관객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객관화시키는 노력을 하는 것 같아요. Q. 새로운 영화를 기획하시는 과정이 궁금해요.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이 세상에 안 만들어진 영화가 무엇이 있는지 고민해 보고, 제가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합니다. 사실 영감을 얻거나 소재를 얻는 특별한 방법은 따로 없는 것 같아요. 많은 것들을 접하고,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어느 날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우리 업계 사람들은 그걸 그냥 이야기를 만난다고 표현해요. 이야기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어느 순간 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집에 가만히 있으면 절대 만날 수가 없어요. 밖으로 나가 책을 보고, 영화를 보고, 연극을 보고,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어느 순간 어떤 이야기와 나의 정서가 맞닥뜨려지며 이야기를 만나게 되는 순간이 있어요. 즉,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많이 움직여야 하죠. 저 역시 항상 여러 창작물을 읽고, 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여행도 다니곤 합니다. 그 시간이 꽤 고뇌의 시간이에요. Q. 벌써 세 번째 영화 개봉을 앞두고 계신데요, 전작들과 차별점을 만드시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전작들을 만들어가며 느꼈던 단점들을 보완하려 계속 노력합니다. 예를 들면 저의 데뷔작 ‘검은 사제들’은 캐릭터가 스토리보다 우위에 있어 서사가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번째 작품 ‘사바하’는 서사가 캐릭터들을 잡아먹었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서사와 캐릭터의 밸런스를 맞추려고 제일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신작 ‘파묘’는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의 중간 느낌으로 시나리오를 써 내려갔어요. Q. 신작 ‘파묘’ 제작 비하인드를 살짝 들려줄 수 있으신가요? 돌아오는 2월에 개봉하는 ‘파묘’는 묘를 이장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렸을 적에 100년 된 관을 파서 꺼낼 때 봤던, 목관으로부터 느꼈던 아주 이상한 기분들이 있었어요. 뭔가 무섭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했죠. ‘파묘’는 그 당시의 제가 느꼈던 묘하고도 음침한 생각들이 지금의 저를 계속 두드려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전작 ‘사바하’가 끝난 뒤, 묘를 파내던 이야기를 좀 더 파내봐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많은 사람을 만나봤어요. 장의사, 풍수 지리사, 무속인, 그리고 장르 협회 사람들과 같이 소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만한 분들은 전부 만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같이 자격증 공부를 하기도 하며 이야기에 살을 붙여나갔죠. 2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Q. 이번 영화를 기획하시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이번 시나리오를 쓸 때 코로나가 터졌어요. 그래서 직접 극장에 찾아가면서까지 보고 싶을 영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영화 푯값이 많이 오르기도 했고, OTT의 활성화로 인해 꼭 극장에 방문해 영화를 볼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요.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체험적인 요소들과 오락적인 요소들을 최대한 영화에 녹여냈습니다.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오락성은 몰입도입니다. 이야기에 빠르게 몰입할 수 있게 인물과 이야기들을 만들었어요. 사운드와 화면을 통해 영화를 보자마자 느낄 수 있는 직관적인 요소들을 많이 넣었습니다. 사유하지 않고 보자마자, 듣자마자 느낄 수 있는 것들 말이죠. Q. 앞으로 어떤 영화인이 되고 싶으신가요? 변하지 않고 계속 발전하는, 그런 감독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영화계에 종사하며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가 있겠지만, 성적이 좋지 않은 영화들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그럼에도 흥행 성적과는 별개로 내적으로 끊임없이 성장해 나가는 그런 감독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내면으로나 작품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나 깊이가 더욱 깊어지는 감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흥행작들을 줄지어 만들어내는 것보다도, 이런 것들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Q. 마지막으로 영화인을 꿈꾸는 성균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영화인을 꿈꾸는 학생들과,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실전에 도움이 될 만한 많은 경험은 학교 도서관엔 없는 것 같아요. (웃음) 제일 안 좋은 것이 학교에서 과제만 하며 가만히 앉아있는 것인 듯합니다. 과제도 열심히 하되 학교 밖으로 나가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아 나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2월 말에, ‘파묘’라는 영화가 개봉할 예정인데요, 극장에서 찾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웃음) 성균웹진 윤지민 기자

    • No. 48
    • 2023-12-26
    • 4788
  • 세상에 주어진 더 나은 선택지,▼김태완 교수와 AI 경영 윤리 이야기

    철학과 00, 김태완 동문

    세상에 주어진 더 나은 선택지,김태완 교수와 AI 경영 윤리 이야기

    생각을 생각하고, 존재의 존재성을 증명하는 것. 그것이 철학이 가진 매력일 것이다. 김태완 교수는 우리 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에서 기업윤리를 가르치고 있으며, 최근 국제학술대회에서 ‘삼성이 철학가를 고용하는 것은 어떨까요?’라며 기업 윤리의 중요성을 일깨운 인물이다. 그는 토론하고 질문하는 철학을 사랑했다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기업 윤리, AI 윤리란 투자하며 더 나은 길로 세상을 이끄는 것을 말한다. 기업의 경영 윤리에 대한 투자가 세상에 더 나은 방향으로의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기업윤리, 그리고 AI 윤리에 대한 김태완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 철학과 00학번 김태완이라고 합니다. 2012년부터 미국 피츠버그에 있는 카네기멜론 대학의 경영대학에서 기업윤리 교수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상당수의 경영대학에 윤리학을 전공한 교수들이 있습니다. 제가 박사 학위를 했던 펜실베니아 대학의 경영대학에는 10명 넘는 윤리학 전공 철학자 교수님들이 있었습니다. 현재는 MBA의 필수 과목인 기업윤리를 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가끔 윤리 이론 세미나를 경영대학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가르치기도 합니다. Q. 지난 10월 이건희 선대 회장 3주기 추모 국제학술대회에서 삼성의 윤리 경영에 대해 언급하신 바가 있는데요,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기업의 윤리란 어떤 것을 지키는 건가요? 기업 윤리란, 짧게 말하자면 어떠한 기업 활동을 하더라도 대다수의 윤리 이론이 이야기하는 바에 따라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령 아마존이라는 기업이 직원을 채용할 때 정당한 이유 없이 남녀를 차별하면 윤리적인 잘못이죠. 어떤 조건을 충족한 차별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상당한 이론적 논의가 있습니다. 기업 윤리에서는 이러한 이론적 논의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들이 재무나 회계를 제대로 하기 위해 그 분야의 전문가를 채용하듯이 윤리 이론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을 채용해야 하는 거죠. ▲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 학술대회 [사진출처 : 헤럴드경제] Q. 삼성의 윤리 경영에 대해 첨언하신 부분이 구체적으로 궁금합니다. 삼성이 CSR 활동을 이어가면서 윤리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기본적인 윤리 규칙들이 아주 중요합니다.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첫째는 요란한 빈 수레가 되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윤리적으로 좋은 활동을 한다고 선전하는 기업일수록 빈 수레일 가능성이 높아요. 가을에 벼가 알곡이 가득 차면 알아서 고개를 숙이듯이, 진정으로 책임 있는 윤리적 기업은 요란하지 않고 겸손합니다. 둘째는 밖으로는 도네이션을 많이 하는데 회사 안으로는 비윤리적 기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내부적으로 윤리 문제가 많았던 기업들 대부분이 기업의 외부적 사회적 공헌을 많이 했습니다. 셋째로 인공지능 윤리 인재 양성에 투자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Q. AI 윤리 이야기로 넘어가고 싶은데요,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AI 윤리의 골자, 기본은 무엇인가요? 인공지능 윤리의 골자는 인공지능과 윤리 이론을 둘 다 이해하는 사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하나씩 잘하는 사람은 있지만 둘 다 잘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팀을 만들어서 절반은 인공지능 전문가, 절반은 윤리 이론과 정치철학 전문가들이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 가령 공정한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어진 기업 상황에 윤리 이론적으로 가장 타당한 공정 이론을 찾아야 하고, 그것을 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공지능 자체는 다들 많이 만들지만, 윤리적이고 책임 있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 힘들고, 그것을 만들 수 있는 회사가 경쟁력을 가지게 되어 있습니다. Q. 기업 컨설팅을 하실 때, AI 윤리 측면에서 가장 강조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인공지능 윤리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특별한 것이 아니고, 기본적으로 윤리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기업은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런데 윤리에는 크게 투자하지 않고 어떻게 윤리적으로 될 수 있는가만 묻습니다. 윤리 이론은 쉬운 학문이 아닙니다. 세상의 기업들이 윤리를 위해 회계나 재무팀에 지원하는 돈과 시간을 똑같이 들이면 세상은 완벽해지지는 않아도 더 나아질 거예요. 또 윤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배워야 합니다. 갑자기 회계사가 될 수 없듯이, 기본 수업부터 다 듣고, 시험도 치고, 경험도 쌓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윤리 이론과 정치철학 전공자들을 윤리 팀원으로 많이 고용해야 합니다. 애플이 스탠포드대학교의 정치철학 교수 조슈아 코헨을 스카웃 한 것처럼요. ▲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김태완 교수 Q. 현재 우리 성균관대도 AI 윤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Chat 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학생/교수자 매뉴얼을 구축하고 있기도 하죠. 교수님이 생각하시기에, 성균관대가 더 나은 AI 윤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이미 교수님들께서 많은 논의를 하셨을 거로생각합니다. 다양한 전공 교수님들께서 모여서 토의하시고, 윤리와 정치 철학 전공 교수님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시리라 봅니다. 다만 추가로, 현실적으로 윤리적인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누군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업들이나 자산가들이 과감하게 성균관대 철학과 연구자들을 위해 그리고 대학 전체 교육을 위해 장기적 투자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Q. 현재도 AI 윤리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연구 소명, 연구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거창한 연구 소명이나 목표는 없습니다. 꾸준하게 중요하면서도 흥미로운 연구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현재 관심 있는 주제 중 하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 좋아요 숫자를 소수가 독점하는 것이 과연 윤리적인가입니다. 또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데이터인데, 데이터를 만들고 있는 유저들이 실질적으로 회사를 위해 노동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습니다. 사실 제 연구의 근본적인 관심은 인공지능이 윤리 추론을 정말 할 수 있는가에 있기도 합니다. Q. 교수님의 학부생 시절이 궁금한데요, 재학 당시 교수님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그냥 보통 학생이었습니다. 중앙도서관에 자리 차지하기 위해서 애쓰고, 도둑놈이 저의 전자 영어사전을 훔쳐 가기도 했고. 점심때 쪽문으로 나가서 밥 먹고 그러는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경영대 지하에 있는 독서실에서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가끔씩 먹는 교수 식당 점심 식사를 조금 비싸도 좋아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날 때는 뒷문으로 나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삼청동에 있는 식당에 가기도 했습니다. 저는 철학과를 사랑했습니다. 철학 수업이 좋았고, 토론하고 질문하는 수업들이 좋았고, 가끔 교수님들에게 저의 주장을 강하게 어필해도 토론으로 받아들이는 풍토가 좋았습니다. 공부를 좋아해서 그랬는지 학부 때 이미 대학원생분들과 친했습니다. 과사무실을 집처럼 생각했었고요. 요즘 비투비 이창섭의 유튜브 채널 전과자를 보면 학생 때 생각이 많이 납니다. Q. 재학 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여러 가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쪽문으로 내려가면 있는 벌교 추어탕이 기억납니다. 비싸서 자주 먹지 못했지만,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했던 활동 중에는 미국 워싱턴 디씨에서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1년 교환학생을 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가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일년 후 돌아올 때까지 영어가 너무 힘들고 내가 바보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수확도 있었어요. 처음으로 기업윤리라는 과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아와서 한 교수님 연구실에 갔는데 이미 영미권 기업윤리 책들을 가지고 계셨고, 좋은 주제라고 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Q. 교수님에게 ‘철학’, 그리고 ‘윤리’란 어떤 의미인가요? 철학이라는 것은 워낙 큰 분야라서 제가 뭐라고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크게 보아서 영미 철학 계통에서 규범 윤리 그리고 응용 윤리 중에 기업윤리를 전공했습니다. 제가 1+1=3이라고 한다고 답이 3이 아닌 것처럼, 철학과 윤리는 상당 부분 참과 거짓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명제들의 집합입니다. 조금 더 캐주얼하게 윤리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제가 주로 사용하는 말은, “Ethical is the new black”입니다. 신라면도 블랙 라벨이 비싸듯이 옷 브랜드도 블랙 라벨이 있습니다. 사회는 점점 더 윤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수준의 기업이 있다고 봅시다. 한 기업은 다른 기업보다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습니다. 그러면 그 기업은 블렉라벨이 붙은 기업이 됩니다. Q. 마지막으로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졸업하기 전에 철학 수업을 꼭 들으시길 추천 드립니다. 대학 졸업 이후에는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철학자의 강의를 듣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복수전공이나 부전공도 추천합니다. 성균관대 철학과에는 세계적인 학술지에 연구를 발표하시는 유능한 철학자분들이 많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전공을 하더라도, 철학을 배운다면 자신의 기존 전공에 대한 이해를 두 배로 더할 수 있습니다. 가령 경제학의 철학이나 물리 철학, 심리 철학은 기존 전공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위해 발전된 학문입니다. 또 추천하는 것은 꼭 논리학 수업을 들으시라고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비형식 논리, 형식 논리, 양상 논리, 등등 모두 재미있고,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하든지 큰 자산이 될 철학적 지식입니다. 참과 거짓이 차이가 희미해지는 시대에, 논리학은 시대를 대비하는 좋은 훈련이 될 수 있습니다. 성균웹진 이채은 기자

    • No. 47
    • 2023-12-04
    • 6145
  • “도전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어요.”

    사회과학대학 박홍기

    “도전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어요.”

    기자, PD, 아나운서와 같은 언론인을 꿈꾸는 이들이 꿈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은 외롭고 막막할 것이다. 우리대학은 밝은 세상을 만들어 나갈 예비 언론인들을 돕기 위해 예필재를 운영하고 있다. 언론사입사준비반 예필재는 1990년에 세워져 수많은 언론인을 배출해 냈다. 언론사 입사를 희망하는 성균인들을 위해 예필재의 박홍기 지도교수를 만나보았다. 박홍기 교수는 학사부터 박사까지 성균관대에서 마쳤다. 1989년에 서울신문사에 취재기자로 입사해 사회부장, 도쿄특파원, 온라인뉴스국장, 수석논설위원, 편집국장, 상무이사를 거쳐 2021년 10월 퇴사했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한국언론진흥재단 비상임이사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2022년 1학기부터 모교에서 꿈과 희망이 충만한 청춘들과 만나며, 올 2학기부터는 예필재를 이끌고 있다. | 예필재 : 펜으로 깊고 밝은 세상을 만드는 재목 Q. 예필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예필재(睿筆材), 선뜻 들어오지 않을 겁니다. 솔직히 어렵죠. ‘펜으로 깊고 밝은 세상을 만드는 재목’이라는 의미입니다. 언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대학 부속 기관, 언론인 양성소입니다. 1990년에 만들어졌고요. 기자, 프로듀서(PD), 아나운서 등 여러 직군의 언론인을 배출했습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땐 없었죠. 현재 예필재 실원은 38명입니다. 실원 비율은 시대를 반영하듯 PD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많은 편입니다. 운영 프로그램은 직역에 맞춰 논술, 작문, 실무특강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분야별로 준비하는 방법이 다를 것 같은데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기자, PD,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과정은 분명 다르지만, 출발점은 같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을 갖고, 세상을 보고자 하는 노력이 곁들여져야 합니다. 뉴스를 읽거나 보고 분석할 수 있어야 논술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경험상 좋은 방법은 신문 읽기입니다. 현안을 파악하고, 개념을 메모해 나가면 어떨까 싶어요. 공부 방법이 각자 다를 수밖에 없기에 “이거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서입니다. 작문 역시 자기의 직간접 경험과 세상사를 연결해 메시지를 던지고,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점수를 매기는 언론사의 심사위원으로부터 말이죠. 논술, 작문시험 이후 실무테스트, 실무면접 등은 분야별 특성에, 언론사의 요구조건에 맞춰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긴 호흡으로 틈틈이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예필재의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 말씀해 줄 수 있으신가요? 소위 ‘예필재 탈출 프로젝트’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탈출은 곧 언론사 입사, 목표를 이뤘다는 의미입니다. 탈출이 많을수록 합격률도 높아지는 거지요. 현재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 중입니다. 기자, PD, 아나운서 직군에 맞춰 역량 있는 전·현직 언론인으로 구성된 강사진을 짜고 있어요. 자기소개서부터 글쓰기, 토론, 면접 등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적극 서포트할 계획입니다. 교육뿐만 아니라 지도, 상담에 제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 예필재 실원이 되기를 희망한다면 Q. 언론인을 꿈꾸는 성균인들에게 예필재의 장점을 소개해 주세요. 대학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학마다 여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예필재 전용으로 세미나실, 열람실, 자료실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원들이 필요한 서적이나 자료 등을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고요. 전·현직 언론인들을 초청해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같은 목표로 모인 만큼 ‘스터디 그룹’의 활성화는 공부의 효율성과 동기부여 측면에서 좋습니다. 장점은 한마디로 실원의 니즈(needs)에 맞춰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Q. 예필재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예필재 입실 자격은 5학기(3학년 1학기) 이상 수료입니다. 논술이나 작문시험, 상식시험, 면접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요. 언론사 입사의 축소판입니다. 실원이 되려는 학생들은 일찍부터 틈틈이 논술이나 작문 등 글쓰기를 신경 썼으면 합니다. 이미 알고 있으리라 보지만요. 다양한 종류의 책도 자주 접했으면 하고요.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현안을 파악하고, 시사상식을 익히는 것은 절대적입니다. 신문의 사설이나 칼럼은 교과서 격입니다. 박학다식(博學多識), ‘널리 배우고 넓게 알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 예필재의 담당교수로서 Q. 예필재 담당 교수를 맡겠다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언론은 민주주의를 운운하지 않더라도 사회를 유지, 발전시키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한 축입니다. 그런데 언론의 신뢰도, 위상도, 환경도, 미디어의 세계도 (제가 입사할 때와는) 전과는 다릅니다. 언론계 안팎으로 변한 것이고, 바뀐 것입니다. 언론인은 솔직히 편한 직업은 아닙니다. 좀 과장하면 긴장의 연속입니다. 예필재 담당, 언론인이 되려는 후배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자체에 끌렸습니다. 저만이 아니라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겸손하지 못한 발언일 수 있지만, 후배들에게 지나온 길을 알려주고, 새로운 길을 가도록 조언하고 지원할 수 있다는 게 보람일 수밖에 없습니다. Q. 예필재 학생들의 교육에서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마음가짐입니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합니다. “나는 왜 언론인이 되려고 하는가”라고 자문(自問)해 보라 권합니다. “언론인으로서 살아갈 자신이 있는가”를 묻는 거죠. 나아가 언론인으로서 소양을 갖추는 일이 중요합니다. 모든 직업이 엇비슷하지만, 성실과 끈기, 용기와 패기, 호기심 등이 더 요구됩니다. 기자의 경우에는 항상 다른 언론사 기자들과 경쟁하고, 취재의 벽을 넘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탄탄한 기본과 확고한 소신, 충만한 역량을 갖추도록 힘쓰는 이유입니다. 시험에서 합격하기 위해, 언론인으로 바로 서기 위해서입니다. Q. 언론고시를 단기간에 합격할 수 있는 팁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없습니다. 꾸준히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만이 지름길입니다. 운(運)이 따르면 좋겠지만 운도 확실한 준비를 전제로 합니다. 이런 말이 있죠. ‘기회는 준비가 행운을 만났을 때 생긴다.’ 예를 들어 준비 기간이 짧았던 지원자가 있다고 합시다. 운 좋게 논술이나 작문시험의 주제가 연습한 내용이 출제됐다고 해봐요. 관문을 통과하겠죠.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실무테스트, 집단토론, 실무 및 임원면접 등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지요. 실력이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면접위원의 임무가 지원자 검증과 판별이니까요. 결론적으로 ‘단기간 준비’라는 말은 언론사 시험에서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습니다. 차근차근 실력을 다져 합격까지 기간을 줄이는 게 최선책입니다. | 언론인의 길을 걸어간 선배로서 Q. 언론인을 꿈꾸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요? 계기라고 특별히 내세울 게 없어요. 다만 졸업 후 사회로 나간다면,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고민했지요. 학생 신분에서 벗어나 사회인이 된다는 것은 수많은 사람과 부딪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지요. ‘일정 범위의 사람들과 접촉할 것인가.’, ‘불특정 다수와 관계할 것인가’에서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사회의 한복판으로 뛰어들기 결심했지요. 보이지 않는 또는 숨긴 사실을 찾고 캐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개선을 촉구할 수 있는 직업, 거기에 끌려 기자가 되는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Q. 언론인이 되기까지의 과정 중 힘드셨던 순간은? 고비를 극복하신 방법이 궁금합니다 합격의 짜릿함을 맛보기 전까지는 모든 순간이 힘든 시간입니다. 지원자의 심경은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똑같을 겁니다. 누가 더 간절함과 절실함을 갖고 묵묵히 가느냐가 다를 뿐입니다. “왜 내가 기자가 되려고 하는지”를 되물으면서요. 그렇게 안 하면 안 되니까요. 언론사가 많지만, 원하는 언론사의 모집인원은 적어도 ‘참’ 적어요. 10명 이내라고 흔히 말하지만 5명 안팎입니다. 그렇다 보니 특정 언론사를 콕 찍어 준비할 수도 없어요. 시험 범위는 허허벌판이지요. 정해진 게 없습니다. 신문에, 방송에 보도되는 모든 게 출제 가능성이 있는 거죠. 그 때문에 학생들에게 ‘기자가 되려면 당신은 이미 기자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야 출제 경향에 그나마 접근할 수 있다는 얘기죠. Q. 선배로서 언론인이 되기를 꿈꾸는 성균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예필재의 실원이든 아니든, 언론인을 꿈꾸는 후배들을 보면 기쁘고 반갑습니다. 누구나 지원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고, 보람도 있습니다. 멋지고 든든합니다. ‘돛단배는 바람 없이 움직일 수 없습니다. 순풍이면 좋겠지만, 역풍이라도 불어야 전진할 수 있습니다. 도전하면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도전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언론인의 꿈을 이루길 응원합니다. 우리대학 언론입사준비반 예필재는 매년 많은 합격자를 배출해 내며 언론인을 꿈꾸는 성균인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본교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3월 , 9월에 실원 모집을 진행해 학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학습 의욕을 높이고 있다. 언론사 입사를 희망하는 성균인들에게 박홍기 교수가 이끄는 예필재와 ‘예필재 탈출 프로젝트’를 응원한다. 성균웹진 윤지민 기자

    • No. 46
    • 2023-11-16
    • 6210
  • 10,000시간의 법칙

    신문방송 90, 장혁재 동문

    10,000시간의 법칙

    장혁재 PD는 우리 대학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SBS에서 PD로 일하고, 현재는 '스튜디오 가온'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 그의 필모는 ‘X맨’, '패밀리가 떴다'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오랜 시간 PD로 일하는 장혁재 PD에게 콘텐츠란 어떤 의미일까. 장혁재 PD는 콘텐츠는 정신적 만족을 가져다주고, 절대로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성균웹진이 만나본 장혁재 PD는 멀티태스커 그 자체였다. 10,000시간의 법칙처럼, 예능 PD는 오랜 시간 공을 들이며 콘텐츠의 디테일한 기획부터 편집까지 이르는 모든 일들을 하며 완벽을 추구하는 직업이었다. 우리가 소비하는 콘텐츠 뒤에서 웃고, 웃음을 가져다주는 장혁재 PD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장혁재입니다. 현재 스튜디오 가온에서 예능 PD로 일하고 있습니다. 1996년에서 2015년까지 SBS에서 PD로 일하면서 '호기심 천국',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 등 여러분들이 아실만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했습니다. 지금 제가 대표로 있는 스튜디오 가온은 런닝맨의 조효진 PD를 포함한 다른 후배들과 함께 만든 회사입니다. 제 동생인 장태유 감독도 같이 합류하면서 예능과 드라마를 망라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OTT 서비스에서 방영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어요. 현재는 ‘더존’ 시즌 3 촬영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Q. 필모가 굉장히 화려하신 것으로 유명한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엑스맨’ 그리고 '패밀리가 떴다'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SBS를 나와서 기획한 프로그램 중에서는 ‘범인은 바로 너’ 그리고 '더존'이라는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 회사는 버라이어티를 잘 만들던 PD들이 싱크탱크처럼 모여 만들어져서 우리가 가장 잘하고 원하는 콘텐츠들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존’ 이라는 프로그램도 OTT에서 방영되는 첫 번째 오리지널 예능인데, 정통 예능 스타일이에요. 많이 웃을 수 있는 리얼 버라이티 성 예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SBS에서 퇴사하시고 기획한 프로그램들만의 특징이 있나요? SBS에서 재미있게 일했어요. 퇴사하고 나서는 '원하는 것들을 많이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OTT 플랫폼이 부상하고 나서부터는 다양한 채널들과 협업해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레거시 미디어보다 OTT가 더 트렌드인 세상에서, 그 트렌드에 발맞춰서 원하는 대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어요. 저희도 OTT가 뜰 거로 예상하고 퇴사한 건 아니지만, 원하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와서 신기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또 다양한 장치들을 활용해서 트렌드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XR이라고 불리는 VR(가상 현실)을 활용해서 네이버와 음악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제작 예정인 프로그램도 많아요. ‘찐친’을 가려내는 예능과 더존 시즌3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Q. 요즘은 경력직 PD들도 소위 방송 3사라고 하는 레거시 미디어 채널에서 많이 퇴사하시는 것 같아요. OTT 플랫폼에 비해 레거시 미디어 채널에는 제약이 조금 있나요? 그렇죠. 말씀하신 대로 지금은 방송국에서 일을 잘하거나, 프로그램을 잘 했던 PD들이 회사를 옮기거나 독립적으로 일 하는 추세입니다. 이적을 해서 자기가 잘하는 것들을 더 크게 만들 기회를 갖거나, OTT 플랫폼에서 전문화된 장르를 만드는 게 새로운 트렌드인 것 같아요. 방송국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약을 받다 보니, PD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소재나 수위 등의 한계가 있어요. 반면 OTT 플랫폼에서 방영되는 콘텐츠들은 좀 더 직설적이에요. 예능이라는 장르의 콘텐츠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리얼 버라이어티나 코미디, 다큐 등 전 영역을 다 망라하는 것이 예능의 장르입니다. 더불어 최근 트렌드로 떠오르는 가상 세계(XR) 등의 요소를 담을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어 하는 예능 PD들 입장에서는 이적을 해서 다양한 콘텐츠를 해보는 게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저희는 사실 뭐든지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특한 재미를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언제나 고민하고 있어요. 중학교 2학년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유머라고 농담 식으로도 말합니다(웃음). 예능이 너무 어렵거나 다가가기 힘든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거죠. 트렌드는 돌고 돈다지만, 지금의 사람들이 가장 재미있어하는 소재가 예능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 트렌드를 어떻게 캐치해서 콘텐츠에 반영할 수 있는지가 재미를 결정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능은 기본적으로 리얼하고, 진짜 같아야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리얼 버라이어티 쇼도 마찬가지예요. 연기자들이 적당히, 꾸며내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진짜로 연기하는 게 리얼 버라이어티 쇼거든요. 요즘 뜨는 유튜버들, 인플루언서들, 그리고 기존 탑 MC들까지. 거부감 없이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좋은 마케팅 수단이자 예능의 재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스튜디오 가온의 프로그램 ‘더존' Q. 본인의 어떤 성격이나 특성이 예능 PD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예능 PD 시험을 볼 때 100m 달리기 테스트를 해야 한다는 말을 농담삼아 해요. 그만큼 예능 PD가 되기 위해서는 순발력, 지구력, 그리고 끈기가 중요합니다. 편집하다 보면 일주일의 하루나 이틀밖에 집에 못 가는 날들도 많아요. 끝까지 편집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그림을 찾아내기 위해서 버티는 지구력이 중요하다는 거죠. 다음으로 중요한 건 새로움에 적응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버라이어티 첫 세대였어요. 제가 카메라를 여러 대 사용한 대표적인 PD 중 한 명이기도 해요. 멀티카메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술을 예능에 적용해서 제작하려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순발력이랄까, 흡수력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PD라는 일이 재미있었어요.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사람들을 웃길 수 있다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예능을 좋아해요. 잘 웃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좋아하고, 자주 보는 게 예능 PD에 어울리는 제 특성이에요. 그리고 예능계 일을 지망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크리에이티브한 걸 좋아하잖아요. 새로운 걸 만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힘들다는 생각보다 즐겁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어요. 그런 마음을 가지고 끝까지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예능 PD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많지만, 예능 PD가 미래가 밝은 직업이 아니라는 전망도 종종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PD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미디어 생태계의 위기다, 플랫폼의 위기라는 말들이 많이 나오는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이 정도로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가 소비되는 세상에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중요도가 떨어지지 않을 거로 생각해요. 앞으로 그 중요도가 커지면 커졌지,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PD를 하려면 꼭 방송사에 들어가야 했다면, 요즘은 혼자 카메라 몇 대만 있어도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고 유튜브를 통해 쉽게 소비할 수 있어요. 젊은 사람들이 콘텐츠 업계에 종사하는 것은 미래가 밝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PD 일을 직접 경험해보면 힘들거에요. PD를 쓰리 멀티, 포 멀티 잡이라고들 합니다. 편집부터 시작해서 스탭들을 챙기고, 기획하는 모든 일들을 PD가 직접 담당하고 있거든요. PD가 되고 싶다면, 정말 이걸 원하는 게 맞는지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확신이 들었을 때 입사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그럼, 스튜디오 가온이 원하는 예능 PD의 인재상도 비슷한 결이겠네요. 그렇죠. 저희는 면접 볼 때, 콘텐츠에 얼마나 관심 있는지를 중요하게 봐요. 저희가 만든 예능 프로그램들을 다 봤는지. 매년 많은 친구들이 PD로 지원하는데, 저희가 실제로 뽑는 사람들은 결국 우리 회사, 그리고 우리 회사의 콘텐츠에 관심있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지 알고 있고, 그 콘텐츠 제작에 젊음을 바칠 의지가 있는가를 판단하는 데 주력합니다. 예능은 내가 혼자 보려고 만드는 콘텐츠가 아니에요. 어떤 플랫폼에서 방영하든 시청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예능 PD의 업무입니다. 그러려면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어떤 것이 트렌디한 지, 왜 그런지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나아가 그런 걸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이 PD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PD님 프로그램만이 가진 특징은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예능은 재미 있어야 해요. 아무리 어떤 컨셉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컨셉보다 중요한건 재미예요. 그 재미를 어떤 식으로 구현하는지, 그 폼은 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폼을 좀 다르게 만들기 위해서 애쓰고, 그 폼 안에서 저희만의 다른 포인트를 찾으려고 해요. 그러면서 콘텐츠의 내용이 지금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트렌드에 적합한가, 시청자들이 좋아할 소재나 방향성을 담고 있는가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의 성패 여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기획할 때 이런 것들을 신경쓰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일을 하면서 아이디어의 구현, 그리고 완성도가 중요하다는 생각도 자주 해요. 모든 소품을 배치하고 이걸 디테일하게 어떻게 살릴지, 원하는 장면이 나올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계산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중요해요. Q. SBS를 나오고 직접 제작사를 차리셨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하는 일에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SBS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똑같은 관계를 유지하며 일하고 있어요. 스튜디오 가온은 잘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일하는 회사이길 바라요.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고 있기도 하고요. 저희만의 독특한 능력을 발휘할 프로그램을 많이 하는, 그런 제작사로 키우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쉽지 않은 점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콘텐츠 업계라는 정글 속에서 저희가 잘하는 것들을 가지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SBS에서 나오고 나서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방송국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하다가, 정글 같은 곳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입장이 된 거죠. 더불어 SBS를 나오고서는 레귤러제(매 주 방영)가 아닌 시즌제 예능을 제작하고 있어요. 레귤러제라는 부담이 없다 보니, 질적으로 더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가 생긴 것도 변화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Q. 스튜디오 가온만의 색깔이나 지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희는 좀 ‘다른‘,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합니다. 완성도와 퀄리티가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거죠. 콘텐츠의 국경이 없다고 생각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도 좋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드라마 제작도 하고 있습니다. 예능과 드라마를 함께 제작하는 제작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IP 권한을 보유한 제작사로서, 드라마적으로도 여러 가지 IP와 특이한 것들을 많이 하는 회사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IP를 예능, 드라마 등으로 멀티유즈하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Q. PD가 되기로 결심하신 계기가 궁금해요. 원래 남에게 재미 주는 것을 좋아해서, PD가 되신건가요? 그렇지는 않아요. 저는 솔직히 대학 때부터 남을 잘 웃기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예능 PD들이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소심한 사람도 많습니다. 오히려 남을 관찰하고, 재미있는 걸 보는 사람들이 PD가 되는 것 같아요. 재미를 잘 캐치하고, 콘텐츠 자체에 대한 지대하고 끝없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때부터 PD가 되고 싶은 생각은 있었어요. 그래서 신문방송학과에 지원한 거고요. 저는 제대하고 나서 방송 현장에서 엑스트라 생활, 그리고 FD 생활을 1년 정도 하면서 현장 경험을 했습니다. 현장 경험이 나중에 SBS에 지원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PD가 되고 나서 느낀 건, 실무적인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일을 해보고, 내가 진짜 이 일에 맞는지 확인하고 지원하면 훨씬 성공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 일을 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과정이 성균관대에서의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Q. PD 장혁재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저는 끊임없이 일을 해야 만족하는 성격이에요. 일단 목표가 있으면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빨리 그걸 달성하는 걸 좋아합니다. 예능 PD들은 자기가 만든 콘텐츠를 사람들이 좋아할 때, 가장 만족하고 또다시 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겨요. 그런 사람들의 좋은 반응이 제가 이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예능 PD는 혼자 잘해서 성공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에요. 스태프들, 연기자들과 좋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일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소통하면서 만들어 낸 팀의 좋은 분위기도 일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Q. PD를 꿈꾸는 성균관대 재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예능 PD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다니 선배로서 좋네요. 아무리 콘텐츠 업계가 레드오션이라는 평가를 받아도, 이 업계가 없어지지는 않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사람이 존재하는 한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정신적인 소비재가 콘텐츠라고 생각하거든요.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몸을 던지며 정신적 만족을 얻는 사람들이 필요해요. 그런 걸 하면서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을 때 더 즐거워지거든요. 이런 콘텐츠 업계에서 일하고 싶은 후배님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D는 인턴, 동아리 활동 등 실제적인 경험을 해 보고 이 일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직업이에요. 이 직업은 '결과를 내겠다는 마인드'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는 것 처럼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내 능력과 시간을 갈아 넣고 원하는 결과물을 냈을 때 고통이 느껴지지 않고 재미있어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 SBS PD때 제작한 '런닝맨' ,‘패밀리가 떴다’

    • No. 45
    • 2023-11-06
    • 4225
  • 대학 축제의 지휘자 MC 섭이

    화학공학 12, 임경섭 동문

    대학 축제의 지휘자 MC 섭이

    밤하늘 별이 빛나기 위해서 묵묵하게 뒷받침하는 밤하늘. 축제의 막이 오르기 위해서는 축제의 지휘자, MC를 빼놓을 수 없다. 학생들이 기다리는 이는 비단 아티스트만이 아니다. MC 섭이로 활동 중인 임경섭 동문은 자신만의 재치와 독특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수많은 이들을 기다리고 열광하게 한다. 본인의 유튜브 채널 <섭이네>에 업로드한 축제 영상은 축제의 빛나던 순간을 불러오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는 관객들과의 시너지를 만들어 내며 대학 축제 MC 일인자로 자리 잡았다. MC계의 새로운 길을 연 MC 섭이, 임경섭 동문을 만나보았다. Q. 성균관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당시 어떤 학생이셨나요?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말 그대로 돌연변이였죠.(웃음) 실제로 학교 수업을 제대로 나간 적이 많이 없고요. 캠퍼스 라이프에 대한 로망을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아요. 미팅, 엠티, CC, 동아리 회장, 수업 빠지고 디도 앞 잔디에서 막걸리 마시기 등 많은 경험을 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에 따른 사건 사고도 잦았죠. 일례로 혼자 살아보고 싶어서 신관 기숙사에 들어갔던 적이 있어요. 입주 첫날, 이 기쁨을 축하하기 위해 친구들과 기숙사에서 다 같이 모여서 술을 먹었습니다. 근데 하필 저희 옆집이 기숙사 조교님이 사시던 곳이라, 바로 적발이 되었고 그날로 영구 퇴실 조치를 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 달 정도 지명수배 전단지처럼 신관 기숙사 곳곳에 제 이름이 붙어있었습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무리하면서 많은 경험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물론 재밌어서기도 하지만,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저 스스로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나는 왜 이렇게 사람들을 좋아하지?'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건 뭘까?' "선배님은 만약에 제 나이 때로 돌아오신다면 어떤 걸 하시겠어요?" "너는 어떨 때 가장 행복해?" 이러한 질문들을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봤었고, 그때 했던 이야기와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노트에 적었습니다. 그러한 데이터들이 쌓이고 저 자신에 대한 확신이 점점 생기면서 '국민 MC'라는 꿈을 꾸게 된 것 같습니다. Q. MC가 되야겠다고 결심한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앞서 말씀드린 이야기의 연장선인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제가 생각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기 위해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사람이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이 사는 이유는 그것을 알기 위해 사는 것이다.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펜에도 글을 쓰는 역할이 있듯이 나에게도 역할과 쓰임이 있을 것이다. 역할이란 무엇인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은 무엇인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질문과 대답을 내리기까지 무수히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일종의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특히 대학생 시절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기 위해 온 힘과 시간을 다 쏟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군대 전역 일주일 전,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를 정리했고, 저 자신이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끌어낸다고 정의할 수 있었어요. 그때 당시, 군대 의무 당직을 서면서 저를 정의한 이 한 줄을 적는데 정말 영화처럼 TV에 유재석님이 나오시더라고요. 그때 생각했습니다. '만약 내가 저기 있다면 어떨까?' 태어나 처음 들어보는 심장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그 길로 저는 국민MC라는 꿈을 꾸게 됐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 했던 모든 것들이 결국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었습니다. Q. MC라는 직업의 매력과 어려움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MC가 Master of Ceremonies의 약자인 것처럼, 일종의 지휘자 역할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방향에 따라 행사나 프로그램도 같이 방향을 맞춰가는 느낌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초창기여서 많은 관심을 받고 하는 것들이 좋았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MC는 자신이 돋보이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을 돋보여야 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됐어요. 행사의 진정한 주인공은 누구였는지, 사람들이 무대에 서는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진행 스타일도 많이 바뀌었고, 자연스럽게 MC에 대한 생각도 바뀌게 됐습니다. 밤하늘 별빛이 반짝이기 위해서, 묵묵히 뒤에서 배경이 되어주는 밤하늘의 존재가 진정한 MC의 역할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끔 MC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관계자분들을 만날 때 힘든 것 같아요.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예전에 한번 관계자들이 담배 피우면서 하는 얘기를 우연히 들은 적이 있어요. "야 MC가 중요하냐? 연예인 섭외가 우선이지. MC는 아무나 돌리면 돼." 그날 제가 MC였기 때문에, 마음이 더 많이 안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런 날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더 열심히 달려왔던 것 같기도 합니다. Q. 대학 축제뿐 아니라 많은 행사의 진행자로 참여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언제였나요? 진부한 얘기지만 유재석님을 만났을 때 같아요. 과거 MBC <놀면뭐하니?>에서 유재석님이 유산슬로 활동하실 때가 있었는데요. 그때 유산슬의 첫 팬미팅 사회를 제가 맡았습니다. 작가님을 통해서 섭외 연락을 받았는데,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안녕하세요. <놀면뭐하니?> 작가 000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예????" 전화를 마치고 어머니와 서로 부둥켜안으면서 좋아했던 그 기억을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네요. 그렇게 밤을 새워가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팬미팅 준비를 했고, 당일 변동 사항이 많았음에도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유재석님이 저에게 해주셨던 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 생에 첫 팬미팅인데 이렇게 진행을 잘해줘서 너무너무 고마워요" 유재석님을 보고 꿈을 꿨던 아이가, 유재석님의 첫 팬미팅을 진행한다는 것 그 자체로 저한테는 영광이었고 꿈이었습니다. ▲ MBC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중 Q. 일반 행사와 대학 축제는 분위기가 다른데요, 각각의 행사를 준비할 때 신경 쓰는 것은 무엇인가요. 어느 행사든 마찬가지지만, 행사의 대상과 주최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행사의 진정한 주인공이 누구인지, 행사의 주최가 원하는 목적이 정보 전달, 재미, 감동 중 어떤 것인지 같은 것들이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면서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대학 축제와 일반 행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학 축제는 공연 팀이 매우 많아서 변동되는 사항이 많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 즉흥적으로 잘 끌어 나갈 수 있도록 평상시에 많은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편입니다. Q. 이번 축제 시즌은 유난히도 비가 많이 오는 것 같아요. 변경 사항도 많을 것 같은데요, 이런 돌발상황이 생겼을 때 동문님만의 대처 방법이 있나요? 그냥 기도합니다. 차 안에서 저만의 기우제를 지내고요. 비가 오면 보는 관객들도 짜증이 나서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땐 방법이 딱 있기보다는, 평소보다 두 배 더 열심히 합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평소보다 더 큰 목소리로 말을 하고요. 그럼 놀랍게도 관객들이 그 진심을 알아주십니다. 그때부터 호응과 반응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그럴 때 참 뿌듯한 것 같아요. 어떤 일이든 거짓 없이 최선을 다해서 진심으로 임하면, 누군가는 반드시 그 진심을 알아주는 것 같습니다. Q. 학생들과 함께하는 콘텐츠가 유튜브 채널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요. 큐시트나 대본이 없는 즉석 콘텐츠를 진행하는 동문님만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상대방을 안심시켜 주는 푸근한 인상이 제 비결 인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무대 경험이나 마이크를 잡고 얘기하는 경험이 많이 없어서 저는 그 분위기를 최대한 편안하게 만들어 주려고 노력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저 마다 가진 매력이 있거든요. 그 매력을 짧은 시간 안에 보여주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매력이 보이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 (좌) 2016 대동제 | (우) 2023 대동제 Q. MC뿐만이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하시는 것 같아요.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이유와, 도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저란 사람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MC로만 국한된 MC섭이가 아니라,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인간 임경섭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국민 MC라는 꿈을 꾸고 있어서 단순히 사회자로서의 일만 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Q. MC 섭이와 인간 임경섭의 차이점이 있나요? 예전에는 없었는데, 어느 정도 책임감이 생기고 나서 차이가 생긴 것 같아요. 예전에는 진행 할 때도 평상시처럼 편안하게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지금은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하고 저를 섭외해 주는 경우가 많아서 그에 따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좀 더 다듬어진 모습으로 임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실제 모습은 생각보다 말이 적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저 사람 결국 이뤄냈구나.’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제가 생각해도 저는 타고난 천재형은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저처럼 평범한 사람도 열심히 노력하고 꾸준히 정진하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야 많은 사람이 용기 내서 자신의 꿈을 꾸고 서로의 꿈을 응원해 주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저의 개인적인 소망이기도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성균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멋진 말이나 감동적인 말은 저보다 더 훌륭하신 분들께 듣는 게 맞는 것 같고요. 저는 그저 제 경험을 바탕으로 몇 마디 올리겠습니다. 어차피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너무 아등바등하면서 살지 마시고, 너무 노력하지 마시고,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어차피 삶은 흘러갑니다. 내가 죽어라 잡고 있겠다고 해서 시간이 멈추는 게 아니니까요. 그저 흘러가게 내버려 두시고 현재를 느끼시고 지금 이 순간을 사세요. 바람을 느끼시고, 햇살을 느끼시고, 꽃 냄새를 맡으시고, 새소리를 들으시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며 웃으시고, 친구랑 수다를 떠시고, 맛있는 걸 사드시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시고, 노래를 흥얼거리시고 춤을 추십시오. 원대한 목표나 꿈보다 일상에서 주는 소소한 행복들이 제가 볼 땐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인 것 같더라고요. 그리 오래 살진 않았지만 조금 지내보니 그래도 괜찮습니다. 적당히 노력하시고 적당히 기회를 보세요. 어차피 우리들은 성균인이라, 될놈입니다. 성균웹진 윤지민 기자

    • No. 44
    • 2023-10-27
    • 5818
  • Kelley &ndash; SKK GSB EMBA의 가장 좋은 점은▼평생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친구들을 32명이나 얻은 것

    Executive MBA 김동원 동문 (Class of 2021)

    Kelley – SKK GSB EMBA의 가장 좋은 점은평생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친구들을 32명이나 얻은 것

    Executive MBA 김동원 동문 (Class of 2021, 모더나 대외협력총괄 전무) 안녕하세요. 2021년에 성균관대 SKK GSB Indiana Kelley - SKK GSB Executive MBA를 졸업한 김동원입니다. 입학 전에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화이자,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 등 여러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했고 현재는 메신저 RNA(mRNA) 플랫폼 방식의 COVID-19 백신으로 잘 알려진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기업 모더나에서 대외협력 총괄 전무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진학 동기와 목표 20여년간 대외협력과 정책 분야 전문가로 오래 활동하면서 경영과 비즈니스에 대해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면 많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꾸준히 했습니다. 마침 후배의 권유로 성균관대학교 SKK GSB의 Indiana Kelley – SKK GSB Executive MBA 과정을(이하 Kelley – SKK GSB EMBA) 알게 되었고 입학했습니다. 여러 학교 중에서 Kelley – SKK GSB EMBA를 선택한 이유 우선 국내 MBA 과정들 중에서 유일하게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다국적 기업에서 커리어를 쌓으려면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필수인데, MBA 수업을 통해서도 이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일석이조이니까요. 그리고 다른 MBA 과정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간이 짧았습니다. 1.5년 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MBA 과정을 졸업 가능한 점은 업무와 커리어 관리 양쪽으로 무척 바쁜 임원급에는 아주 중요한 이점 중 하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Dual MBA 과정인 점입니다. 한국 명문 성균관대학교 SKK GSB와 미국 명문 인디애나대학교 Kelley School of Business 양 쪽 교수진의 수업을 국내에서 직접 들을 수 있고, 두 대학 MBA 학위를 동시에 취득하는 것은 이 과정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직장인이 2년의 커리어 공백을 감수하며 해외 MBA 과정에 진학하는 것은 많은 비용 뿐 아니라 상당한 커리어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니까요. 이 과정이 Dual MBA인 점이 실제 커리어 발전에 도움이 되었는지? 저는 Kelley – SKK GSB EMBA 11 기 부회장으로 활동했기에, 동기들의 소식을 자세히 듣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커리어 발전을 위해 MBA 과정에 진학합니다. 저희 기수의 70% 이상이 졸업 후 더 나은 포지션으로 이직을 하였거나 기존 회사에서 승진을 했습니다. 놀라운 성과입니다. Kelley – SKK GSB EMBA 과정이 졸업생의 커리어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제 경우에는 MBA 졸업 후 2번의 성공적인 이직을 했고, 3년간 매해 승진도 했습니다. 연봉도 이에 비례해서 크게 올랐습니다. Kelley – SKK GSB EMBA 과정은 이렇게 거듭된 커리어 발전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크게 세가지 방면입니다. 첫째, MBA 경험은 이직 면접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이미지 갖게 합니다. Kelley – SKK GSB EMBA 자체의 네임 밸류도 있지만 재직하면서 MBA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 자체도 ‘성실성’을 보장하는 척도로 작용하곤 했습니다. 두 번째는 MBA 네트워크의 도움입니다. 저는 이직할 때 마다 MBA 동기와 선배들의 조언과 레퍼런스 – 즉, 소개의 도움을 크게 받았습니다. 이는 임원급으로 올라갈수록 더 큰 영향을 발휘합니다. 마지막은 지속적인 ‘동기부여’ 입니다. MBA 입학 전에도 이미 글로벌 기업에서 임원 코스를 밟고 있던 터라 새로운 도전이나 기회들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MBA 과정을 하면서 나의 현재 세상 밖에는 정말 더 스마트하고 능력 있는, 열정 가득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을 깨달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 분야에서 20여년간 일하다 보면, 업무나 만나는 사람들, 주위 환경이 익숙해지고 새로운 꿈과 기회들에 대해서 무디어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EMBA 과정에서 내가 겪어 보지 못했던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능력자들을 만나고, 그들과 토론하고, 때로는 배우던 시간들은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더 큰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그럼에도 Kelley – SKK GSB EMBA의 가장 좋은 점으로는 평생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가치관이나 인생 목적이 비슷한 ‘친구들’을 32명이나 얻은 것입니다. 매주 함께 수업을 듣고 여러가지 활동들을 같이 하면서 우정을 쌓은 것은 평생 소중하게 간직할 것입니다. 지난 주말도 그 중 4가족과 함께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또 다른 동기들과는 투자 모임을 지속하면서 EMBA 수업에서 배웠던 내용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MBA는 다른 인맥들과 달리, 비슷한 목표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더 빠르고 단단하게 유대 관계가 형성된다고 봅니다. 저는 SKK GSB 총 동문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면서 이 네트워크를 더 크게, 활발하게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Kelley – SKK GSB EMBA는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하면 좋을까요? Kelley – SKK GSB EMBA 과정은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한 단계 더 발전하고자 하는 직장인들에게 맞는 과정입니다. 프로그램과 커리큘럼의 장점을 감안하면 다국적 기업이나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국내 대기업의 임원급, 그리고 CEO를 준비하는 직장인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과정입니다. 저희 동기 중에는 졸업 후 해외 본사로 옮긴 동기들도 있고, EMBA에서 배운 지식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로 진출한 동기들도 있습니다. 이 과정을 준비할 때 꼭 필요한 것은 ‘의지’와 ‘성실성’입니다. 1년 반 동안 주중 격무에 시달리다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 종일 수업에 집중하는 것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다른 EMBA 과정들에 비해 과제와 학업량도 많습니다. 하지만 과정을 마쳤을 때 여러분들은 ‘A better version of yourself’, 전 보다 훨씬 발전된 자신을 만나실 것입니다.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분들은 지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더 성장하고 발전하길 원하는 분들께는 적극 권하고 싶습니다. 끝.

    • No. 43
    • 2023-10-17
    • 5053
  • 불광불급(不狂不及), 야구에 미치다

    독어독문학과 81, 양해영 동문

    불광불급(不狂不及), 야구에 미치다

    양해영 동문은 지난 2017년까지 한국 야구협회(KBO)의 사무총장으로 재임했으며 현재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부회장을 맡고 있다. KBSA는 프로 야구를 제외한 모든 야구 리그를 관장하는 단체이다. 2017년, 양해영 동문은 KBSA 실무 부회장직을 겸임하며 프로야구와 아마추어 야구계의 공조를 끌어낸 인물이기도 하다. 야구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아마추어 야구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양해영 동문이 가진 커리어를 더욱 반짝이게 한다. 한국 야구계의 기틀과도 같은 양해영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KBSA 부회장 양해영입니다. KBO에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사무총장으로 지낸 후 현재는 아마추어, 대학 야구 등을 관장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 협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 2017년까지 KBO 사무총장으로 계시고, 현재는 KBSA라는 단체의 부회장직으로 계십니다. KBSA는 야구팬들에게도 조금 생소한 단체인데요, KBO가 하는 일과, KBSA가 하는 일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KBO는 프로야구에 대해서만 관리, 운영이 이루어지는 단체입니다. 반면 KBSA는 프로야구를 제외한 대한민국의 모든 야구, 소프트볼 관련 사무를 관장하는 곳이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초/중/고/대학 야구는 물론 여자 야구, 소프트볼, 사회인 야구 등 프로야구를 제외한 모든 분야를 다루다 보니 일 하는 범위는 훨씬 넓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야구는 워낙 대중들의 관심을 많이 받아서 KBO에서 사무총장직을 수행할 때는 지금보다 더 신경 쓸 일이 많았습니다. KBO 사무총장으로서는 프로야구의 경기 운영, 분쟁, 대외적 홍보 등 거의 모든 일들을 관할했어요. 특히 구단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게 가장 힘든 일이에요. 하다못해 드래프트 제도를 변경할 때도 구단의 유불리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요. 그래서 조금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어요(웃음). KBSA 부회장으로 일하는 지금은 봉사하는 마음으로, 보람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아마추어 야구에 있는 많은 문제를 안정화하고, 아마추어 야구의 저변을 확대하고 인기를 회복하는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어요. 새롭게 뭔가를 만들어 나가고 보람을 느끼는 일이 많습니다. | 아마추어 야구는 프로야구에 비해 대중들의 관심도 작고 지원도 작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프로야구와 아마추어 야구 간의 공조가 잘 이루어지고, KBSA에 대한 지원도 많이 늘어났는데요, 이런 변화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가 있나요? 사실 2016년에, 한국 프로야구 협회가 '사고단체'로 지정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대한 체육 협회에서 사고 단체로 지정하고, 대한 체육 협회가 한국 프로야구 협회를 관리/운영했습니다. 동시에 대한 체육 협회와 국민 생활 체육 협회가 통합된 체육계의 큰 변화도 있었습니다. 초/중/고 그리고 사회인 야구계까지가 통합된 것이죠. 이때 제가 KBO사무총장을 맡았던 시기인데, ‘아마추어 야구를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당시 김응용 회장님이 KBSA 회장을 맡으셨는데, 김응용 회장님 체제 하에 KBO가 아마추어 야구를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자금 지원과 행정적 지원을 맡게 된 거죠. 아마추어 야구 실무를 맡으면서 아마추어 야구계에 대한 행정적 안정, 그리고 수입원이 없다는 아마추어 야구의 운영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금전적/행정적 지원이 많이 이루어지고 프로야구와의 유기적 공조 체제가 완성되어서 아마추어 야구계의 변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아마추어 야구계에 대한 공조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요즘 프로로 지명된 신인 선수 중에서는 지명되기도 전에 너무 많은 투구 수를 소화하고 부상을 입는 등 여전히 혹사 문제는 남아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말씀하시는 혹사 문제는 제가 KBO 사무총장직을 겸할 때, 이미 어느 정도 해결되었습니다. 제가 혹사 문제에 대한 인식을 여실히 하고 있었어요. 고등학교 때 유망주였던 선수들이 프로 구단에 지명되어 입단 후에 바로 하는 일이 수술이었을 정도로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선수들은 그냥 프로 야구계에서 사라져 버리거나, 제대로 야구 인생을 소화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거죠. 그때부터 이미 투구 수 제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투구 수 제한에 대한 이미지 정착을 유도했어요. 당시 일선 지도자들은 반대했지만, 저는 선수들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지금은 혹사 문제에 대한 논란이 예전처럼 많이 불거지지는 않아요. 연투가 길어지는 것에 대한 남아있는 논란은 경기 운영, 경기 환경을 고려한 어쩔 수 없는 구단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 예전만큼 혹사 논란이 많이 나타나지는 않는 것이 양해영 동문님 덕분인 것 같습니다. KBO 사무총장을 겸직하실 때 비디오 판독 프로그램도 도입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디오 판독 프로그램에 대한 중장기 발전 방안은 무엇일까요? 비디오판독 프로그램에서는 처음에 가장 큰 문제가 시차 문제, 그러니까 심판이 볼 카운트를 하기까지 판정이 전달되는 시차 문제에 있었어요. 그런데 이건 기술의 발전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습니다. 남은 문제는 스트라이크존의 설정 문제에요. 스트라이크존의 넓이나 크기는 야구계의 공감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전체 야구계가 일관되게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 이 문제도 해결되고 야구계가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비디오 판독 프로그램을 빨리 도입하기로 한 이유가 있어요. 고등학생 선수들에게 아마추어 야구는 대학에 가기 위한 도구의 의미도 있습니다. 그런데 심판의 판정에 의해 억울한 상황이 생기고 대학 진학에 불이익을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대학 진학에 불공정성이 생기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이 프로그램을 빨리 도입했습니다. 최대한 방송사에서 비디오 판독에 대한 중계를 많이 하도록 부탁해서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사라지도록 노력했어요.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디오판독 프로그램이 출발한 거라 볼 수 있겠습니다. | 대학 야구 활성화. 과연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요? 대학 야구도 KBSA가 관할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대학야구연맹이라는 단체를 통해 독자적으로 운영되며 그 자율성이 보장되고 있습니다. 다만 대학 야구 경기 자체가 많이 개최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1년에 10게임밖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교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러다 보면 당연히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집니다. 게임을 소화할 기회 자체가 적다 보니 대학에 진학한 선수들이 경기 기회가 많은 지방으로 이동해서 실력을 키우는 경우도 허다해요. 더불어 대학에 진학한 선수들에게 공정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만든다는 미명 하에, 선수가 아닌 학생들과 동등한 학업 성과를 요구하는 상황 자체가 불평등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기량이 떨어지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교육계와 행정계가 발맞추어 함께 야구 선수들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KBO 사무총장에 6년간 몸담으시면서 프로야구 10개 구단 체제 완성 등 많은 성과를 내셨습니다. KBO 사무총장직이 끝난 지금, 아쉬움이 남지는 않으신가요? 글쎄요. 10개 구단 통합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게 아쉽네요. 구단별로 각개 전투를 하는 시스템을 통합하고 싶었거든요. 10개 구단이 경쟁하는 것과는 별개로 10개 구단이 함께 협업해서 상품을 출시하고 로드샵을 만들어 티켓을 판매하는 등의 마케팅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가 자본주의적 성격이라는 것도 맞지만, 10개 구단이 같이 수익을 창출하고 야구계의 발전을 이끄는 사회주의적 성격도 존재합니다. 10개 구단의 협업 마케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믿었는데, 이루어지지 못해서 조금 아쉽네요. | 체육 전공을 하신 것도 아니고, 우리 대학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셨습니다. 어문 계열 학생이 졸업 후 KBO에 입사해서 35년간 야구계에 몸담은 것이 살짝 의아하게 느껴지는데요, KBO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학생 때부터 워낙 운동을 좋아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육상 대표, 중학교 때는 축구부로 활동할 만큼 오랫동안 운동을 좋아했어요. 운동에 전념하다 자꾸 성적이 떨어져서 집에는 운동하는 걸 비밀로 했을 정도입니다(웃음). 중학교 때 운동을 그만두고 재수를 하고 있을 때 고등학교 동창들에게 연락이 왔어요. 사회인 야구단을 만들건데 같이하자고 말이죠. 그때 함께한 동창 중에 성균관대 킹고야구반 소속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를 계기로 대학에 진학해서도 킹고 야구반에 가입하면서 대학 내내 야구에 미쳐서 살았던 것 같아요. 수업에는 가끔 들어가고, 거의 킹고 야구반 동아리방에 살다시피 했습니다. 체육과 학생으로 오해도 많이 받아서 '쟤는 체육학과인데 왜 독문학을 부전공하냐'는 말도 들었어요. 그러던중 학교로 KBO에서 추천장이 와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야구에 미쳐서 사는 걸로 학교에 소문이 나 있어서 체육학과 교수님들께서도 당연히 저를 보내셨습니다. 처음 KBO에 입사해서는 총무/관리직을 수행했어요. 당시 빙그레 이글스가 KBO 리그에 들어오면서 가입금 30억을 야구회관 건립에 썼던 시기라, 건물 관리 등 총무 업무를 담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 야구에 미쳐있었던 양해영 동문님의 대학 시절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대학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제가 1학년 때, 성균관대와 서울대의 야구 정기전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성서전‘이라고 불렀던 대회인데,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야구부와 대운동장에서 경기를 펼치게 되었어요. 대운동장 옆 펜스에 관중들이 다 달라붙어서 구경하고, 유명 개그맨이 경기 중계를 할 정도로 인기있었던 대회였습니다. 그때 제가 대표로 서울대 야구부를 우리 캠퍼스로 데려오기로 했습니다. 당시에는 시위가 많은 시기었어요. 서울대 사회과학대생 한 명이 시위 도중 투신 하는 일이 일어난거예요. 그래서 경기 도중 모든 선수들이 추모하는 마음으로 까만색 리본을 달고 경기를 한 것이 기억에 남네요. | 30년가량의 야구 인생이 양해영 동문님께 큰 의미일 것 같습니다. 양해영 동문님께 야구란 한마디로 무엇인가요? 업보죠(웃음). 야구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도 쉽지 않고, 벗어나려고 노력하지도 않다 보니 야구가 제 업이 된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지금은 봉사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즐겁긴 해요. 남을 위해서 일한다는 게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KBSA에서 어린 학생들을 보고 있다 보면 즐거움과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 학생들, 그리고 야구계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불광불급'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학교 때 동아리 후배들에게도 해줬던 말인데,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 뜻의 한자 성어입니다. 어떤 일이든 좋아하는 것에 빠져서 열심히 하다 보면 뭔가 이룰 수 있습니다. 저도 학교 다니면서 야구에 미쳤다는 소리를 허다하게 들었거든요. 친구들이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어쨌든 저는 야구라는 분야에 미쳤고 나름대로 원하는 자리에 와서 보람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원하는 만큼 이룰 수는 없지만,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일에 몰두해서 돈을 많이 벌어라, 유명해지라 같은 뻔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몰두해서 재미를 느끼고 만족할 수준까지 다가가면 사람이 행복해집니다. 성균웹진 이채은 기자

    • No. 42
    • 2023-10-10
    • 4918
  • 인문사회 융합인재 양성의 최전선에서

    행정학과 박형준 교수

    인문사회 융합인재 양성의 최전선에서

    지난 6월, 우리대학은 다른 4개의 대학과 함께 인문사회 융합 인재 양성 주관대학으로 선정됐다. 교육부는 이전까지 이공계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춰 인재 양성에 힘썼다. 그러나 인문사회 분야의 중요성을 깨닫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5가지 분야에 대한 인문사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사업단을 꾸리게 됐다. 미래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문사회 기반 창의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단에서 우리대학은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생활 세계의 대응이라는 주제의 주관을 맡게 됐다. 본 사업의 사업단장을 맡게 된 박형준 교수는 행정학과 국정전문대학원 소속이며 정책 디자인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본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사업단장인 그를 만났다. Q. 현재 진행하고 계신 연구가 궁금합니다. 크게 세 개 정도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협력적 거버넌스의 메커니즘에 대한 것입니다. 협력이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지고, 협력이 안되는 문제는 무엇인지? 어떻게 협력을 위한 관리가 필요한지 등입니다. 두 번째로는 정책 변동의 원인들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어요. 원인을 알아야 치유나 해결책 제시가 가능하니까요. 마지막으로는 사회 전체의 최적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정책디자인, 제도설계와 품질 높은 규제정책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판단을 통해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행동을 하거든요. 그러한 판단들은 잘 만들어진 제도 안에서 이루어져야 개인은 물론 사회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근거에 기반한 정책실험을 통해 어떤 방식의 규제를 비롯한 정책수단들이 제도라는 틀로서 조합되어 이루어질때 최적의 사회효용을 가져오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올해 9월부터는 새로 출범하는 지방시대위원회의 위원이 되어 지방을 활성화할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인구 구조가 변함에 따라 지방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거든요. 그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개선하고, 지방을 활력 있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인문사회 융합인재 양성 사업단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예전에는 이공계 학생들에 대한 지원이 많았다면, 이제는 인문사회 인재 양성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인문사회 융합인재양성사업은 교육부와 한국 연구재단이 디지털 시대의 가치와 규범, 기후 위기, 위험사회와 국가전략,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생활세계와 대응, 글로벌 사회와 선도형 문화예술 창신 등 5개 분야의 미래 사회 변화 대응을 위한 인문사회 기반 창의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입니다. 그중 우리대학은 1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생활세계와 대응’ 분야 융합교육과정 개발운영, 교육환경 개선, 융합형 교육 플랫폼 구축 등을 가천대, 건양대, 충남대, 한동대와 컨소시을 구성해 추진하게 됐어요. Q. 인구구조 분야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주제는 한정된 분야라서 인문사회 전체 학과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지역사회의 대응은 다양한 학과들이 융합되어 연구할 수 있는 분야였어요. 심리학과는 변화 과정 중 사람들이 겪게 되는 심리적인 충격에 대한 대응 방법을, 사회복지학과와 행정학과는 어떻게 제도가 변화돼야 하는지 연구하게 됩니다. 문헌정보학과는 데이터 분석 방식, 그리고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해 분석하게 됐습니다. 우리대학은 기존에도 지역사회와 연계해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었어요. 오랜 기간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지역사회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지역사회의 대응 문제는 지방 뿐만이 아니라 서울에서도 대비해야겠더라고요. 우리 사회가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주제이기도 하고, 여러 학과가 협력하기에도 좋기에 인구구조 분야를 선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Q. 본 사업에서 우리대학만이 지니는 강점이 무엇인가요? 우리대학이 참여한 인구구조 분야의 경쟁률이 11대 1로 가장 높았는데,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정이 됐습니다. 우리대학은 학사 제도, 교과과정, 그리고 비교과 과정에 있어서 혁신을 주도하는 대학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대학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혁신적인 것들을 제안서에 많이 담았어요. 다섯개 대학이 함께 컨소시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수업이라든지 문제 해결형 수업 등이 많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우리대학이 기존에 이런 경험도 많기에 좋은 점수를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브릿지 역량을 키우는 개발이라는 콘셉트를 잘 잡은 것도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6가지 역량, 균형(Balance), 회복력(Resilience), 포용성(Inclusion), 다양성(Diversity), 성장(Growth), 참여(Engagement) 브릿지 (bridge)라는 역량 개발을 만들었는데요, 이게 우리 대학의 강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Q. 인구 구조 분야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저출산의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현재 출산율은 0.7이나, 출산율이 계속해서 더 떨어진다면 고령화 사회로 변하게 되겠죠. 인구가 적어지다 보니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수도권에 집중하게 될 것이고, 지방 소멸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를 불러일으키고, 궁극적으로 해외의 인력들을 한국에 들여오게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인구 구조가 변함에 따라 다양한 충격들이 발생했어요. 사회과학 분야에서 최근 10년 동안 가장 초점을 맞춘 단어는 회복력 (resilience)입니다. 어떠한 충격을 받게 됐을 때 내부에 있는 지역사회의 네트워킹이 잘 되어있고, 다양한 제도가 잘 구축되어 있으면 원상 복귀가 잘 된다는 이야기에요.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이 잘 정비되어 있지 않으면 회복이 서서히 될 수도 있고, 원상 복귀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결국 다양한 충격을 받게 되겠지만, 빠르게 회복할 수도 있을 것이고, 더 좋은 모습으로 바뀌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반영하는 것이 회복력이에요. 따라서 저출산, 고령화, 다문화, 지역 활성화, 사회 갈등 통합과 같은 분야를 해결할 인재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주관대학으로 선정된 것이 학생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될지 궁금합니다. 우리 대학 학생들이 전공을 넘어 자율적으로 진로를 탐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 사업은 학문 단위별로 진행이 됩니다. 한 학생이 지방을 활성화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갖고 싶다고 가정해 봅시다. 행정학과나 정치학과와 같이 한 학과에 국한되지 않고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의 로컬 브랜딩이라는 수업과 행정학과의 지역 개발이라는 수업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거죠. 지금은 각 학과가 구분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학과를 넘나들며 과목을 선택하고 마이크로 디그리 과정을 만들며 진로를 좇는 것입니다. 이를 넘어 융합 트랙도 만들 수 있습니다. 융합 트랙은 다양한 사회 문제를 지니고 있는 지역의 활성화와 연관된 직업이 있다면 융합해 트랙을 만드는 거예요. 졸업장에도 전공과 융합 트랙을 함께 기재해 실질적으로 직업을 가지게 될 때도 개인의 전문 분야가 연결될 수 있는 거죠. 컨소시움 사업으로 이루어지기에 타 대학과 연계해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대학은 서울, 가천대는 수도권의 기초자치단체, 충남대는 광역자치단체, 한동대는 기초자치단체에 자리 잡고 있죠. 각각의 지역마다 로컬크리에이터가 맡게 되는 일이 다를 수도 있기에 함께 교류하며 자신의 대학에는 없는 수업을 듣고 서로를 이해한다면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잘 제시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사업을 주관하기까지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큰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짧은 기간에 진행됐습니다. 약 한 달 만에 제안서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더군다나 다섯개 대학의 여러 학과끼리 함께하다 보니 40~50명이 동시에 참여하게 되더라고요. 방향성부터 시작해서 세부적인 역할 분담, 그리고 예산 배분까지 상당히 많은 협의와 조정의 절차가 필요했습니다. 연구하게 될 갈등과 협력을 미리 한번 겪어본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단기간 안에 진행한다는 게 힘들었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공통의 목적 아래에서 서로 양보하고 조정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한 덕에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사업이 혁신적인 제도다 보니까 학교 규정과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어요. 제안서를 쓰더라도 학교의 다양한 부서와 연계가 되야했기에 조정하는 부분이 어렵기도 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올해는 앞으로 나아갈 역량을 키우는 마이크로디그리를 만들고 융합 트랙을 구체화해서 내년에 시작할 생각입니다. 또한 다섯개 분야에 대한 로드맵을 짤 계획이에요. 다양한 교과 비교과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기도 합니다. 그다음으로는 다양한 학생들을 참여시키고, 겨울학기 때 다섯개의 학교가 함께하는 공통 교과목을 계절학기로 만들려고 합니다. 이때 해당 계절학기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계절학기 등록금은 전액 장학금으로 지급하려 해요. 비교과 과정은 지역사회와 연계해서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려 합니다. 흔히 말해서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문제 해결형 프로젝트를 성균 글로벌 펠로우십처럼 구성하려 합니다. 학생들이 제안서를 내면 제안서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요. 지역사회나 해외 우수 사례 탐방이 필요하다면 비용 지원도 할 생각입니다. 현장에 계신 전문가들을 초청해 특강을 진행하기도 하고요. Q. 마지막으로 성균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번 사업은 사회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미래 핵심 인재 양성을 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많은 학생이 본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많이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학생들이 우리 사업단이 하는 역할에 대해 홍보해주거나 참여해주시면 학생 서포터즈를 운영하고 여러 지원도 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No. 41
    • 2023-09-26
    • 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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