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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조용필 노래와 맹자' 박사논문 200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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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내용
 대중가요 속에 면면히 흐르는 맹자사상

      ‘국민가수’ 조용필 히트곡 100여곡 분석 결론
           홍호표씨 성균관대 박사논문 화제
   “性善에 바탕한 순정의 표현으로 여민동락 꿈꾸더라”

‘돌아와요 부산항에’ ‘창밖의 여자’ ‘킬리만자로의 표범’ ‘모나리자’ ‘단발머리’ 여행을 떠나요‘ ’꿈‘ ’허공‘ ’고추잠자리‘ ’친구여‘ ’어제 오늘 그리고‘….

‘국민가수’ 조용필의 노래 100여곡을 톺아보니, 놀랍게도 맹자의 사상체계와 딱 들어맞는다는 이색 연구논문이 나와 화제다.

공맹사상(孔孟思想)과 대중예술 접목 가능성 연구를 해온 홍호표씨(51)의 성균관대학교 공연예술학 박사논문 ‘조용필 노래의 맹자적 특성에 관한 연구’가 바로 그것.

한국인의 정서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맹자사상은 무엇인가.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인간의 본성은 착하며, 그 본성은 인의예지(仁義禮智)인데 수양을 통해 순선(純善)한 본성을 되찾아 만물일체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용필의 노래는 꿈, 동심, 애정, 우정, 자연 등을 주제로 하지만, 모두 무한이 전제된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에게 있어 ‘너’와 ‘나’는 개체가 아닌 ‘우리’의 의미를 지닌다. 그의 노래에 나타나는 시련과 고난은 대부분 우주론적 차원에서 전개되므로, 고난 속에서 순정을 노래하며 계속 ‘하나’ ‘한마음’이 되고자 한다. 그의 노래에는 대부분 ‘네 탓’이 거의 없고 ‘내 탓’ ‘우리 탓’으로 표현되는데, 이는 수신(修身)에 해당된다.

홍박사는 다양한 국내외 장르를 소화하면서도 ‘인의’(仁義)지향의 ‘중’(中)을 잡고 때(時에) 알맞게 적용해 온 것이 40년 동안 노래인생을 화려하게 이끌고 있는 그의 비결이라고 결론짓는다.

장장 300쪽에 달하는 논문은 읽을수록 재미가 더하다. 노래 ‘꿈’의 주인공은 고향을 그리지만 가지 못하는 응어리가 있다. 꿈을 찾아 온 것은 ‘잃어버린 나’(失己)와 ‘잃어버린 본성’(失性)을 되찾으려는 것이다. 조용필은 ‘어제 오늘 그리고’ 등의 노래에서 희로애락의 정은 물론이고 태어나는 것과 이별,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것, 모두를 우주의 섭리로 보고 있다. 우주의 섭리는 곧 자연이고 귀신의 작용이며 인간에 들어오면 성(性)이 되는 것이다. 그는 음악 자체를 우주섭리의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 그가 논문의 저자에게 했다는 “공자 맹자는 잘 모르지만 예(禮)와 악(樂)이란 말은 사랑한다”는 말은 시사적이다.

특히 그의 노래는 동심(童心)의 세계에 대해 많이 읊고 있는데, 맹자의 ‘적자지심’(赤子之心)이 곧바로 연상된다. ‘단발머리’ ‘오빠생각’ ‘못찾겠다 꾀꼬리’ ‘고추잠자리’ 등이 그것으로, 어머니 품속과 고향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도 하지만 동심에 대한 꿈은 ‘우주여행 X’의 세계로까지 날아가기도 한다.

조용필의 노래가사와 맹자사상의 키워드 ‘과욕’(寡欲) ‘호연지기’(浩然之氣) ‘부동심’(不動心) ‘순정’ ‘자존심’ ‘적선’ ‘여민동락’ 등을 대비해보는 작업은 만만찮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누구나 빙그레 웃으며 ‘맞아. 그런 것같다’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연구자의 혜안이 돋보이는 대목은 한두 군데가 아니다.

홍박사는 언론사에서 가요전문기자로 오랫동안 활약했으며, 조용필씨와는 3번에 걸쳐 장시간 인터뷰를 하는 등 각별한 사이이기도 하다.

지식정보사회라는 21세기, 대한민국은 적어도 ‘조용필’이라는 국민가수를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그의 노래세계를 철학적으로 천착하는 논문이 줄줄이 나와야 할 때여서 연구자의 시도가 값지고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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