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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뉴스 - 동문(기부금)

‘덕분에’를 달고 사는 ‘융합 경제인’ 이우헌 (주)컴앤에스 대표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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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를 달고 사는 ‘융합 경제인’ 이우헌 (주)컴앤에스 대표



“봄이 왔습니다. 당신 덕분입니다”


천지에 가득 찬 봄 기운이 당신 한 사람 덕분이겠는가. 자연의 위대함이고 신의 선물이지 어찌 한 사람의 덕분이겠는가. 그걸 누군들 모르겠는가. 그래도 ‘당신 덕분’ 이라면 싫어 할 당신은 없고 실제로 아주 작은 힘이나마 도움이 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우헌은 그래서 그 말을 좋아하고 ‘덕분에’를 마음으로 느끼며 입에 달고 산다.


“참 멋있는 말 아닙니까. 당신 덕분에 봄이 온다면 얼마나 황홀하겠습니까. 살다보면 나의 삶 모든 게 ‘당신 덕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


이우헌은 컴앤에스 대표. 컴앤에스는 25년 한결 같은 전력전자분야와 정밀계측분야 등 첨단산업분야에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강소기업이고 우량기업이다. 그에게 어떻게 성공했냐고 물으면 첫 마디가 “다 직원들 덕분입니다”이다. 흔한 립 서비스가 아니다. 듣다 보면 이 사람은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하는 걸 절로 알게 된다.


그는 망했을 때 시작했다. 1998년은 우리 모두 기억하고 싶지 않은 때. 수많은 사람들이 듣도 보도 못한 IMF로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고 사업을 망쳤다. 이우헌 대표도 17년 다니던 회사가 부도 나는 바람에 직장을 잃은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청천벽력이었지만 그는 동료이자 후배들과 힘을 모았다. 그리고 전 직장의 일을 이어 받기로 했다. 퇴직금도 제대로 못받은 상태라 가진 건 없었지만 마음만은 충만했다.


기적의 팩스


직전 회사의 내용은 건실했다. 갑자기 불어닥친 IMF바람에 휩쓸렸을 뿐 환경이 아주 나쁘지는 않았다. 독일 기업의 기계를 들여와 설치 하고 관리 하는 일이었다. 업계의 평판도 괜찮은 편이었다. 부장이었던 그는 독일이나 국내 영업점과의 관계가 모두 좋았다. 5명의 동료와 함께 사무실을 열었다. 죽든 살든 같이 가기로 했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은 여전히 함께 하고 있다.


이우헌은 독일의 MR사에 연락했다. 그동안 관계를 맺어왔던 글로벌 회사였다. MR의 OLTC(On Load Tab Changer)는 최고였다. 변압기에부하가 많이 걸려도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개폐장치로 반드시 필요했다. 이우헌은 MR사의 한국 파트너로 자처하고 나섰다. 단독 판매권이 필요했고 초기 자금도 있어야 했다. 갑자기 한국 유통망이 없어져 전전긍긍하던 MR사도 반겼다. 그들 역시 믿을 수 있는 새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거래를 통해 이우헌이 어떤 사람인지 다 알고 있었기에 흔쾌히 응답했다.


“당신의 성실함을 믿는다. 좋은 파트너가 되었으면 좋겠다. 창업 초기인데 자금은 모자라지 않는가?”


파트너십 만으로도 성공인데 투자 용의까지 있다니 그런 금상첨화가 없었다. 설마하면서도 어쨋거나 펙스를 보냈다. 10만 달러가 조건 없이 곧 바로 들어왔다. 이제 제품과 돈은 됐고 납품만 남았다. 하지만 그건 그리 어려운 게 아니었다. 그들의 유지, 보수 기술력은 한국전력을 비롯 포철, 삼성 등으로부터 인정받은 터였다.


OLTC는 설치 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설치는 시작이다. 30년간 확인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고장률이 높지 않지만 설치보다 더 신경 써야 하는 게 유지, 보수였다. 최고 제품에 최고 기술력의 결합. 앞뒤가 모두 뚫렸다. 순풍에 돛을 달았다. 8개월 여만에 10만달러를 다 갚았다. MR사의 신뢰가 더 단단해졌다.


“다 덕분이었습니다. 저를 믿어 준 MR사 덕분이었고 우리의 성실과 기술력을 알아 준 국내 기업들 덕분이었습니다. 가장 고마운 건 어려움을 함께뚫어 준 직원들이죠. 그들이 아니었으면 컴앤에스는 출발도 하지 못했을 것이고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의 회사로 성장하지도 못했을 겁니다.”



“직원들 덕분입니다”


‘그 때’ 함께 시작한 5명은 여전히 컴앤에스를 지키고 있다. 그들에겐 특별히 정년이랄 것도 없다. 같이 할 힘이 있고 의지가 있으면 그냥 가는 거다. 그들뿐 아니다. 그 후에 입사한 직원들도 십수년째 그대로 다니고 있다. 이유는 만족도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이직자 없는 직장. 그건 이우헌대표가 가장 바라는 회사 상이고 그러기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 크지 않은 회사지만 직원들에 대한 대우는 할 수 있는 한 최고로 하고 싶다.


“우리 구성원 모두가 걱정 없어야 저도 걱정 없이 경영하고 그들이 부자가 되어야 저 역시 부자가 될 수 있는 거죠. 늘 그들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항상 모자라겠지만…”


컴앤에스는 모든 직원들의 자녀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빠짐없다. 본인은 원하면 대학원에 진학 할 수 있고 여러 직원이 석사를 마쳤다. 과장이 되면 회사 차를 지원한다. 본인이 원하는 차를 회사 비용으로 사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해왔다. 큰 회사들이 하지 않았던 것이지만 오래 전부터 시행했다. 회사일 하는데 개인 돈을 쓰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얼마전부터는 주 4.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금요일 오전까지만 일을 한다. 결혼한 여직원의 출퇴근은 신축적이다. 아이가 한 명이면 30분 늦게 출근하고 둘이면 30분 늦게 출근하고 30분 일찍 퇴근한다. 셋이면 출퇴근이 아예 자유롭다.


굳이 따지면 그런 혜택들이 있지만 컴앤에스를 다니고 싶게 만드는 진짜 이유는 ‘보이지 않는 자유’이다. 강요하지 않는 책임감이 선행되긴 하지만 모두 회사를 다닌 지가 오래 된 터여서 그 책임에서도 자유롭다. 하는 일은 조금씩 다르지만 직원 모두가 사장이나 다름없고 그래서 눈치 보지 않고, 간섭 받지 않고 다닐 수 있어서 출근이 즐겁다.


‘덕분에’는 납품업체에도 적용된다. 언젠가 큰 일이 벌어졌다. 납품업체 책임자가 컴앤에스 사장을 호출하며 노발대발했다. 직원으로부터 사연을 들어본 즉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컴앤에스 직원의 책임이 아니었다. 100% 그 회사 담당자의 잘못이었다. 책임자에게 달려갔다. 그는 ‘이걸 어떻게 할 것이냐’며 따져 물었다. 마음같아선 선후를 다 설명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담당자의 직장이 걸린 일이었다. ‘실수’에 대한 책임을 지기로 했다. 손해배상하고 한동안 출입정지까지 당했다. 상당한 돈이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담당 직원은 몸 둘 바를 몰라했다. 책임자도 상황을 전혀 모르지는 않았다. 그도 이대표의 성실함을 알고 있었다. 다만 누군가는 책임져야 할 일이어서 그렇게 넘어갔다. 그때는 억울한 손해를 봤지만 훗날 그들의 도움 덕분에 회사는 계속 발전할 수 있었다.



공고를 졸업하고 마케팅 박사가 된 융합 경제인


그는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공고, 공대를 졸업했지만 마케팅 박사다. 전력기기 생산회사는 공대의 산물이고 컴앤에스를 성공적인 기업으로 발전시킨 건 경영학을 공부한 덕분이다. 요즘 시대가 원하는 융합 경제인이고 그래서 미래도 밝다.


기술의 필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은 그는 다른 이유까지 합해서 공고에 들어갔다. 설립자의 취지가 빛나는 유한공고였다. 막상 졸업했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공대에 입학, 모자라는 공부를 더 했다. 그것으로 취직하고 회사를 다녔다. 그러나 회사를 경영하다 보니 부족한 게 많았다. 그럭저럭 버틸 수는 있었다. 기술력과 신뢰가 바탕이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머물러 있고 싶지 않았다.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싶었다.


컴앤에스를 경영하면서 시간을 쪼개 1999년쯤 우리 대학 경영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석사를 거쳐 박사까지 마쳤다. 공고 출신으로는 드물게 보는 마케팅 전공 박사학위자였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 한 후 공급하고 사후관리를 이행하는 시스템을 완성시키고 싶었던 오랜 꿈을 이룬 것이었다.


엔지니어이면서 경영학 박사인 이우헌. 그는 고객의 니즈가 있고 엔지니어상 매우 필요한 DSP(·Digital Surge Protector) 를 개발했다. 디지털 서지 프로텍터는 첨단 마이크로 프로세서 탑재 장비를 서지와 노이즈부터 보호하는 안전 운용 시스템. 산학협동의 산물로 건국대학교와 함께 정부의 지원을 받아 개발에 성공했다.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전환한 DSP개발로 국내 산업발전을 도우면서 회사는 회사 나름대로 또 다른 수입을 창출했는데 한국경영학회가 그 공을 인정했다.


한국경영학회는 제 24회 한국경영학회 하계 융합학술대회에서 이우헌대표에게 강소기업가상을 수상했다. R&D를 통해 국내외에서 대단한 성과를 올린 기업 경영자에게 주는 특별한 상으로 학회는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으로 컴앤에스를 정밀계측 분야 선두와 글로벌 기업화에 성공한 점’을 높이 샀다.



기부는 ‘덕분에’에 대한 반응일뿐


(주)컴앤에스는 국내 변압기 개폐장치 시장을 주도하는 독보적 기업이다. OLTC의 점유율은 일찌감치 90%를 넘어섰다. 한국전력을 비롯 철강회사, 자동차 반도체 관련 회사들이 모두 컴앤에스와 협력하고 있다. 단독 판매권을 지닌 독일 MR사 외에도 독일 MESSKO, VAHLE와 일본 SOKEN, TEAC 등과 단독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 대용량 정유기 가스분석 장치, 전기전자계측기 등을 공급하고 있다.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면 안 되는 분야. 제품을 얼마나 유통시키느냐 보다 유지 보수의 정확도가 더 중요한데 이제 컴앤에스가 아니면 안될 정도가 되었다. 늘 초심을 잃지 않고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는 회사와 직원들의 덕분이다. 그 덕분에 회사는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아직도 기술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여지는 있다. 첨단 변전설비 진단 시스템 구축 등도 남은 과제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우헌 대표가 지금 더 열심인 것은 ‘덕분에’의 모든 대상들을 위해 돈을 쓰는 일이다. 젊은 시절 그리고 중년 이후에 일과 삶의 의미를 가르쳐 준 모교 구성원들을 위한 장학금이 그것이다.


“적은 기부입니다. 큰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그저 저의 능력 안에서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는 적다고 하지만 결코 적지 않다. 고교에 해마다 장학금을 낸다. 이젠 모두 장학생이라 해외 연수에 쓰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우헌 동문은 2012년 제2경영관 건립을 위한 기금 1억원을 쾌척했다. 또한 벌써 수년 째 경영대학 교수 연구력 증진 지원금을 기탁했다. 그가 유독 성대에 치중하는 건 그곳에서 석박사를 했고 겸임교수로 실물경영을 가르치고 동문회장으로 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글로벌장학기금, 창업혁신기금, 성균경영인 포럼 기금 등 기회 있을 때마다 내다보니 수억원이 넘었다. 그 덕분에 지난 1월엔 ‘자랑스러운 성균인상’을 받은 것 같지만 오히려 쑥스럽다. 처지가 힘든 동문들을 몰래 돕기도 하지만 그는 도움이 아니라며 손을 내젖는다. ‘덕분입니다’의 아주 작은 반응에 불과하고 그 역시도 도움을 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출처: 월간 마니아타임즈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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