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교수가 되고 싶으신가요?”
신임 교수 10인 10색 (자과캠)

  • 512호
  • 기사입력 2023.04.02
  • 취재 윤지민 기자
  • 편집 김희수 기자
  • 조회수 10370

“어떤 교수가 되고 싶으신가요?” : 신임 교수 10인 10색 – 인사캠 편에 이어집니다.


Q. “성대 신임 교수로 부임한 소감은 어떠신가요?”

노창동 | 안녕하세요, 신임 교원 노창동입니다. 소감을 말씀드리자면 일단 기쁘고 행복한 와중에 얼떨떨하고 정신없습니다. 지금은 많이 적응했지만 처음에 교수 오리엔테이션도 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마치 대학교 신입생 때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제가 항상 꿈꿔왔던 대한민국 최고 대학교 중 하나의 교수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아직 저는 제 자신을 미숙하고 걱정 많은 존재로 인식합니다. 게다가 어떤 환경이든 초반에는 항상 어리숙해지기 마련이죠. 따라서 이번에 들어오신 신입생분들과 많은 동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박별리 | 귀한 지면에 저의 공간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코로나19로부터 비로소 우리의 일상을 되찾기 시작한 2023년 봄, 성균관대학교 생명물리학과에 신임 교수로 임용된 박별리입니다. 임용의 기쁨이나 설렘보다는 성균관대학교의 모든 학생, 직원 및 교수님들의 열정과 봉사로 이룩한 학교의 위상에 누가 되지 않아야겠다는 부담이 앞섭니다. 대학의 본질을 수호하면서 더 나은 교육 및 학문적 가치를 추구하여 성균관대학교의 성장에 기여하는 일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손한샘 | 신임교수로 부임하게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함께 재미있는 연구를 할 수 있을 거란 흥분과 새로운 역할에 대한 두려움이 공존합니다.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하고 긍정적인 자세로 한발 한발 노력해 세계적인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연구 인프라 측면에서도 성대가 세계 유수 대학을 발 빠르게 쫓아가고 있어 기대가 크고 그에 버금가도록 열심히 연구에 매진할 것입니다.


이상욱 | 좋은 학교에 오게 되어 좋은 교수님들과 똑똑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연구할 기회를 얻게 되어 굉장히 기쁩니다. 한편으로는 부담감도 큰 것 같아요. 예전에 했던 것보다 더 잘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김기재 | 다른 대학에서 교수로 있다 와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올드 신입인 셈이니까요. 성대라고 하는 좋은 대학에 와서 기분이 새로우면서도 부담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 계신 교수님들께서 전부 학교의 발전을 위해서 연구를 하셨을 테니 저도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부담이 들긴 하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웃음)



Q. “교수님들도 종강을 기다리시나요?”

노창동 | 처음으로 교수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서 많은 걱정과 긴장을 했습니다. 그만큼 준비도 많이 했으니 오히려 좋은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실제로 강의 해보니 제가 좋아하는 물리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쉽게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들을 즐기게 된 것 같습니다. 이렇듯 강의가 저에게도 유익하고 재미 있지만 솔직한 심정으로는 종강이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방학 때 제가 좋아하는 연구를 더 집중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제가 연구원이던 시절 제 분야에서 아주 유명한 교수님과 함께 연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분이 저에게 “This is truly the best moment for you to research, appreciate it!” 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교수님은 이미 교수니까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는 거죠. 저는 지금 미래가 너무 불투명해서 물리를 계속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라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지금 교수가 되고 보니 그때 교수님 말씀이 많이 와닿더라고요. 그래서 오로지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여름 방학을 조금 기다리고 있습니다.


박별리 | 교수로서 첫 학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상당히 정신이 없습니다. 수업 준비, 연구 관련 일, 미팅 등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빠르게 흘러가고 있어요. 종강 후에는 조금 생활이 안정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이라 종강 후 맞이할 방학의 가치가 얼마나 클지 어서 겪어보고 싶습니다.


손한샘 | 이제 막 첫 학기를 시작해 종강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과목은 제가 하고 있는 시스템 신경과학연구의 연장선이라 교육이 저에게도 큰 배움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다만 방학이 되면 좀 더 집중적으로 큰 호흡으로 연구 논문을 작성할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상욱 | 네, 당연히 어느 정도 기다려지기는 합니다. 교수들은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만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도 병행 해야 하거든요. 2학기 때 새로운 강의를 하게 될 예정이라 이번 방학엔 그 강의를 준비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종강하고 방학이 된다 해서 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업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보니 방학 동안 연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종강이 기다려지는 것 같아요. (웃음)


김기재 | 학부생이었을 때 저는 교수님들은 수업을 다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교수님들은 휴강도 안하시고 강의도 열심히 하시니까요. 그러나 제가 막상 교수가 되어보니 마냥 즐겁지만은 않더라고요. 방학을 한다고 해서 아예 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종강 이후에는 교육의 대상이 대학원생으로 바뀌거든요. 그렇게 강의하는 것도 재밌지만 방학의 달콤한 맛은 매우 기다려집니다.



Q. “교수님의 학창시절이 궁금합니다어떤 학생이었나요?”

노창동 | 저는 영국에서 초등학교부터 학·석 통합과정까지 마치고 박사 시절은 미국에서 보냈습니다. 성균관대 학생들과는 조금 다른 대학시절을 보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한국인의 피가 흐르기에 대학생 때는 항상 친구들과 밤새 게임을 하긴 했습니다. (웃음) 저는 INTJ 답게 nerdy 하면서 망상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때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고집을 피우며 색다른 관점을 취하는 것에 매료되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고에너지 천체물리를 연구분야로 선택한것 같습니다. 제가 학부를 나온 맨체스터 대학교 물리학과는 너무 잔인하게도 오로지 기말고사로만 성적이 100% 정해지는 구조였습니다. 하나의 시험이 한 과목의 운명을 결정했고 중간 평가를 받을 수 없으니 기말까지 저의 역량을 알 수가 없었죠. 매 학기말마다 고통받고 후회하고를 반복 했습니다. 이후 박사과정때는 코스워크와 연구에 있어 후회없이 열심히 임했고 그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었던 것 같습니다.


박별리 | 무사무려했던 중고등학교 시절은 대부분 시간을 친구들과 어울리며 보냈고 만화책, PC게임 등에 빠져 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만화책, 게임 등에 흥미가 없지만 최고로 재미있는 만화책 몇 권을 추천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웃음) 대학생활을 돌이켜 보면 학창시절이 제 인생의 낭만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목표가 생겨 공부를 열심히 했고 읽고 싶은 책도 맘껏 읽었거든요. 좋은 친구들과 짧은 인생에서의 고뇌, 풀리지 않을 연애 등을 밤낮없이 떠들며 누군가는 낭비라고 치부했을지 모를 귀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손한샘 | 제 이름 한샘은 "한 우물만 파라"는 의미로 아버지께서 지어주셨습니다. 학창시절은 평범했지만 과학고, 카이스트를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과학과 연구의 한 우물을 파는 것을 운명이라 여기게 되었습니다. 특히 학부 3학년부터 신경과학을 접하게 되어 큰 재미를 느꼈고 뇌의 신비를 푸는 것을 제 숙명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성대에서도 학부생들에게 진리탐구의 재미를 심어 주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상욱 | 저는 대학교 생활을 상당히 즐겁게 보냈던 것 같아요. 제가 학교 다닐 당시에는 90년대 초반이라 학생 운동을 많이 하던 시기였습니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 학생회장직을 맡아 다른 학우들과 함께 학생 운동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학생 운동을 하는 대학생들도 학업에 충실하게 임한다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 공부도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김기재 | 교수들은 학부시절 다 성적이 완벽했을 거라 많이들 예상하시는데,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학사경고 직전까지 갔던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억압 받았지만 대학에 와 기숙사 생활을 하며 얻게 된 자유를 만끽했거든요. (웃음) 매일 술도 마시며 놀다가 2학년 때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고 지도교수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지도교수님께서 학생들을 키우고 그들이 사회에 나가 성공하는 것을 보는 삶은 돈 이상의 가치를 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그렇게 교수의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Q. “어떤 교수님이 되고 싶으신가요?”

노창동 | 마음 같아서는 리서치도 잘하고 티칭도 잘하고 과제도 잘 따고 학교 관련 일도 잘하는 에이스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목표는 면접 때 총장님께서 말씀해주셨던 “성균관대학교를 고에너지 천체물리계의 메카로 만드는 것” 입니다. 고에너지 천체물리는 가장 작은 것들을 통해 가장 큰 것들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를 알아가는 학문입니다. 인류가 이러한 연구를 가능케할 만한 지식 및 기술을 습득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할 일도 많고 할 수 있는 연구 주제도 많은 아주아주 재미있는 분야입니다. 학생들이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연구실 문은 항상 열려있습니다. 이렇게 교수라는 꿈을 이루기까지 저 나름대로 많은 역경과 고난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우물을 판 결과, 성균관대학교에서 제 꿈을 펼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포기하고 싶고 불확실성에 굴복하고 싶던 순간들이 마라톤 처럼 촘촘히 놓여있있었지만 연구에 대한 열정과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극복하고, 페이스 조절을 하며 달려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게 제 인생의 완결이라고 절대 생각 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성균관대학교에서 제가 이룰 것들이 더 많을 거라고 다시 한번 꿈을 꿔보면서 제가 가끔 되새기는 구절과 함께 이만 마치겠습니다.


“Success is not final, failure is not fatal, it is the courage to continue that counts.” - Winston Churchill -


박별리 | 저는 학생 교육과 연구에 일관성 있는 태도로 힘쓰고 매진하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교육과 연구에 대한 일관된 태도는 쉽게 흔들릴 수 있는 학생들이 저를 믿고 따를 수 있는 신뢰의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생명물리학과에서 광학과 초음파 기반의 바이오-의료 영상 및 세포 자극 시스템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성균관대 학생들과 함께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통해 인간 질병 극복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손한샘 | 오랜 미국 생활을 통해 과학과 연구를 하는데 문화적인 배경이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교수와 학생간의 수평적 관계나 연구실의 개방적인 문화가 새로운 학문을 탐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앞으로 그와 같은 문화를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다행인 부분은 제가 소속되어 있는 IBS 뇌과학이미징연구단과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에서는 이미 많은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노력을 기울여서 그런 문화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다양성과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넘치는 개방적 문화를 정착하고 이를 통해 혁신적인 연구를 해나가고 싶습니다.


이상욱 | 화학과에 진학했을 때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제 적성에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러던 중 새로 부임하신 교수님이 그 실험을 하지 않고 이론으로 시뮬레이션 연구를 하셨죠. 그렇게 제가 연구하고 싶은 분야를 찾았어요. 제게 새로운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신 지도교수님과 같은 교육자가 되야겠다는 꿈을 꾸며 교수가 되기를 꿈꾸게 됐습니다. 지도교수님 덕분에 교수님의 학생들 중 하나였던 제가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계기를 지니게 되었듯이 저도 제게 교육 받는 학생들이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데에 중요한 시작점이 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김기재 | 저는 형 같은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학창시절 만나 뵌 교수님들은 접근하거나 면담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어려운 존재였거든요. 그래서 교수와 학생 사이의 벽을 허물고 싶습니다. 교수라는 건 결국 학생들보다 경험도 많고 사회생활도 많이 해본 사람이라 학생들이 부모님 이외에 편하게 상담할 수 있는 제3의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비록 교수이긴 하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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