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서울국제도서전이 남긴 것들
- 592호
- 기사입력 2026.07.28
- 취재 김은서 기자
- 편집 김유림 기자
- 조회수 409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는 서울국제도서전은 1954년 처음 개최된 이후 약 70년 동안 출판사, 저자, 독자가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왔다. 2026년도 기준, 한국을 비롯해 18개국이 참가하는 세계적인 도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독서의 매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약 16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 독서의 매력을 다룬 문화읽기 기사 보러 가기)
이번 문화 읽기에서는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서울국제도서전을 통해 독서의 매력과 도서전의 의의를 살펴보고, 더 나은 도서전이 되기 위해 고민해야 할 지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출처=서국도 홈페이지)
이번 도서전의 주제인 '인간 선언'은 AI가 가장 가능성 높은 답을 빠르게 제시하는 시대에도, 인간은 그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가는 존재임을 선언하는 제목이다. 그 질문의 흔적을 담은 기록이 바로 책이다. 인간만의 사유가 담긴 책들이 가득한 서울국제도서전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이번 2026 서울국제도서전에 방문한 조선주(국문25), 정수연(영문25), 이윤서(국문24), 문찬주(철학25) 학우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물었다.
| 서울국제도서전을 어떻게 알게 되었고, 방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조선주: 작년에 서울국제도서전 개최 소식을 접하고 방문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책을 ‘많이’ 읽겠다는 제 다짐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독서는 항상 대학 입시가 끝난 이후로 미뤄 두었던 것 같아요. 입시가 끝나고 무언가를 위한 수단이 아닌 책을 읽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둔 독서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서점과 도서관을 많이 찾았어요. 서점에서는 베스트셀러가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진열되어 있었고,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책들도 대부분 비슷했다는 아쉬움을 가졌습니다. 실제로 제가 책을 고르는 기준도 책의 인기도나 표지 디자인, 추천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서울국제도서전은 다양한 국가의 여러 주제의 책들이 모여 있다고 들어서 다양한 책들을 접하고 싶은 마음에 방문하게 됐습니다.
정수연: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서울국제도서전에 대한 후기를 많이 접했었어요. 사람들이 추천하는 부스와 프로그램이 흥미로워 보여서 작년에도 티켓팅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는데, 올해에는 성공해서 방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윤서: 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독서 관련 유튜브를 많이 시청해서 알고리즘으로 독서 관련 홍보가 많이 뜨는 편입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다루는 ‘인간선언’이라는 주제도 흥미로워 방문을 결정했습니다.
문찬주: 평소 책에 관심이 많아 작년에 처음 도서전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사정상 가지 못했고, 올해는 시간이 맞아 직접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 도서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스나 프로그램, 또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조선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그중 “선언하기에는 너무나 인간다운”이라는 주제의 강연에 김애란 작가님께서 연사로 참여하셨어요. 강연 시작 전에 받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QR코드로 접속해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신선했어요. 오픈 채팅방에 접속한 수많은 인원 중 작가님도 계신다는 것도 새로웠던 것 같아요. 김애란 작가님과 함께 연사로 참여하신 박선우 작가님께서 "선언하는 인간보다 선언하는 인간 옆에서 응원하는 인간이 되고 싶다"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마지막으로 김애란 작가님께 사인받았던 게 가장 행복했던 것 같아요. 원래 사인회는 문학동네 부스에서 도서 구매 고객 대상으로, 선착순으로 번호표를 주셨어요. 저는 선착순에 들지 못했는데, 제가 강연 내내 김애란 작가님의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를 쥐고 있던 것을 보신 사회자님의 도움으로 사인을 받을 수 있었어요. 사인 그 자체보다도 사인해 주시는 동안 작가님과 안부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정수연: 다양한 부스들도 물론 인상 깊었지만, 무엇보다 도서전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강연 프로그램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사전 예약에는 실패했지만, 막상 현장에 가 보니 별도의 예약 없이도 주변에 서서 강연을 들을 수 있었어요. 평소 좋아하던 작가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 특히 제가 관심이 있던 분야의 전문가가 진행한 강연에서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책을 둘러보는 것을 넘어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 진행된 강연
이윤서: 정확히 부스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수영장 안으로 다이빙하는 듯한 콘셉트를 가진 부스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책 표지가 책의 주요 구절로 마스킹 되어 있었는데 해당 부스에서 백세희 작가님의 <바르셀로나의 유서>를 구매했습니다.
문찬주: 400번대 부스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책상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도서전 전체에서 가장 열악해 보이는 구역이었지만, 독립 출판사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서인지 직원분들의 열정이 느껴졌고, 부스마다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 전시 및 굿즈
| 직접 방문해 보니 가장 아쉬웠던 점이나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나요?
조선주: 수용인원을 고려했다고 하기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책을 천천히 구경하기 쉽지 않았어요. 도서전 한정 굿즈 때문에 더 과열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한정 굿즈 때문에 오픈 런 하시는 분들이 매우 많았거든요. 입장 시간이 10분도 지나지 않았음에도 굿즈가 마감되어 있었습니다. 책 자체보다 굿즈에 치중된 도서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대형 출판사에 많이 유리한 도서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형 출판사는 입구 근처에 배치되어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았던 반면, 소형 출판사는 안쪽에 작게 밀집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출판사 간 부스의 질과 방문 인원에 차이가 커서 평소 책에 관심이 많은 독자가 아닌 이상 대형 출판사 위주로 구경하기 좋은 구조였던 것 같아요. 저처럼 접하기 어려운 책을 구경하고 싶어서 방문한 입장에서는 아쉬웠습니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의 소형 출판사에 더 접근하기 좋은 위치를 제공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 도서전 부스 배치도
정수연: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행사이다 보니 유동 인구가 많아서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요. 다양한 부스들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 행사인 만큼 오래 걸어 다니거나 서 있어야 했는데, 행사장 내부에 잠시 앉아서 쉴 수 있는 장소들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부스 위치에 대한 안내 사항이 QR코드의 형식으로 주어져서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에게 조금 더 보기 편리한 형태의 지도를 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또한 있었습니다.

▲ 몰린 많은 인파, 사람이 많음을 토로하는 참가자의 글
이윤서: 사람이 너무 많아서 부스별로 대기가 길었던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어떤 부스가 어디에 있는지 찾기 어려워서 위치에 관한 소책자나 웹페이지가 제작되었다면 더 편하게 구경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문찬주: 방문 후 느낀 소감은 이곳이 '소비적이고 소모적인 공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책을 차분히 읽거나 깊이 알아갈 수 있는 장소는 아니었습니다. 많은 인파에 비해 분위기 자체는 차분한 편이었지만, 굿즈 판매를 제외하면 큰 서점을 방문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굿즈 판매에 지나치게 열을 올리는 분위기가 아쉬웠고, 전시된 도서 장르 역시 문학 위주로 치우쳐 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 이번 도서전을 통해 새롭게 관심을 두게 된 책이나 출판사, 작가가 있었나요?
정수연: 부스를 둘러보다가 유유출판사의 ‘땅콩문고’ 시리즈를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땅콩문고는 모두 ‘~하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구성된 시리즈인데, 부스에서는 『에세이 쓰는 법』, 『산책하는 법』, 『호흡하는 법』처럼 일상의 다양한 주제를 다룬 책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 저는 『산책하는 법』을 구매해 최근 읽고 있는데, 평소에는 별생각 없이 해오던 산책이라는 행동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작은 주제 하나를 깊이 있게 풀어낸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고, 앞으로도 땅콩문고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한 권씩 읽어보고 싶습니다.

▲『산책하는 법』 표지 (출처=알라딘)
이윤서: 주변에 영화 '노트북'이 인생작품이라는 지인이 많아서 영화를 볼 계획이었는데 도서전에서 소설에 먼저 관심이 생겨 구매하여 읽어보았습니다. 추후 영화도 시청할 계획인데 소설이 어떻게 영상으로 묘사될지 기대가 됩니다.

▲ 소설 『노트북』
| 앞으로도 서울국제도서전이나 비슷한 책 관련 행사에 다시 참여하고 싶으신가요?
정수연: 네. 평소에 서점을 방문하거나 인터넷으로 책을 찾아보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출판사와 책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었고, 작가와의 만남이나 여러 강연 프로그램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새로운 책과 사람, 그리고 다양한 생각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러웠고, 앞으로도 비슷한 행사가 열린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습니다.
이윤서: 다시 참여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도서를 한데 모아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좋았습니다. 또한 도서에 관한 새롭고 신박한 굿즈가 의외의 재미 요소였던 것 같습니다.
문찬주: 새롭고 좋은 책들을 계속 찾아다니고 싶은 만큼, 도서전이나 독립 서점, 그 외의 관련 행사에도 앞으로 계속 참여할 생각입니다. 평소 접하지 못했던 책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귀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본 서울국제도서전에는 비록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다양한 책을 보다 흥미로운 방식으로 접하며 독서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였다. 2027 서울국제도서전은 내년 6월 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미 도서전 방문 경험이 있다면 내년에는 더욱 다양한 책과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독서의 매력을 느낄 기회를 직접 경험해 보길 바란다.
*나머지 사진 출처=조선주, 이정빈, 이윤서 학우 개인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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