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확실한 행복과 성취를 채우기 위해,
‘갓생’살기

  • 475호
  • 기사입력 2021.09.12
  • 취재 이재원 기자
  • 편집 윤서빈 기자

이제 막 개강을 맞이했는데 방학을 돌아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드는가? 방학동안 푹 쉬기도, 여행을 다니기도, 학기 중에 찾지 못했던 여유를 갖기도 했을 것이다. 한편, 방학 때 주어진 긴 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학기 중에 시간을 내서 하기 힘들었던 독서, 운동, 자격증 공부 등을 완료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일상 속에서 작은 목표들을 세워 계획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갓생’을 산다고 표현하고 이런 부지런한 일과를 보내는 사람을 ‘갓생러’라고 부른다. 갓생이 나타나게 된 배경을 살펴보기 전에 ‘갓생’이란 단어의 뜻을 알아보자.



★갓생이란?

좋은 것을 표현할 때 접두사처럼 붙이는 영어 ‘갓’(God)과 인생의 ‘생’이 합쳐서 생긴 단어로, 하루하루 성실히 자신을 가꾸는 부지런한 삶을 일컫는다.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기 위해 목표 지향적인 루틴을 세워 계획을 실천할 때 ‘갓생산다’고 표현한다.


갓생살기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예로 미라클 모닝이 있다. 미라클 모닝은 2016년 할 엘로드가 쓴 자기 계발서의 제목으로, 아침에 눈을 뜨자 마자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 아침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기를 추천하는 책이다. 현재는 책 제목과 같은 이름의 미라클 모닝 챌린지가 2030 세대에게 유행하고 있다. 미라클 모닝 챌린지는 아침 4시에서 6시 사이에 기상해 학교나 직장에서의 일과를 시작하기 전 한 두 시간을 온전히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주로 가벼운 운동, 독서, 외국어 공부, 일기 쓰기, 명상 등을 매일 아침 동일한 시간 대에 루틴화 시켜 아침 시간을 보내는 것이 목표이며, 자신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활동을 자유롭게 추가해 자기 자신만의 미라클 모닝을 꾸릴 수도 있다.


습관으로 만들고자 하는 여러가지 활동들은 하루 아침에 몸에 익숙해 지지 않아 여러 차례의 유혹에 넘어가게 될 것이다. 갓생을 위한 계획은 주로 자신과의 약속만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게으름을 부리고 싶거나 귀찮아지면 금방 포기해 버리기 십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요즘 다양한 형태의 투두 리스트(To do List), 해빗 트래커(Habit tracker), 습관 일지를 적을 수 있는 메모지를 발견할 수 있다. 목표를 하나의 종이에 가시화시켜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문구류가 많아짐이 눈에 띈다.


ⓒ 다양한 종류의 해빗 트래커와 다이어리 속지



★코로나 영향

확실히 갓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에는 코로나도 한몫한다. 예측이 어렵고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일상 속 변수들 때문에 생기는 무력감이나 불안함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통제하려는 경향이 높아졌다. 특히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일과 공부와 휴식을 한 곳에서 하게 되는 등 여러 가지 일상 활동을 구분짓는 경계들이 많이 사라졌다. 


하루에 규칙적인 활동들을 배치해두고 이를 지키고자 하는 노력들은 모호한 영역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이는 시도다. 또한 갓생살기를 하는 것은 마치 작은 퀘스트들을 깨듯이 하나씩 완료하는 재미와 뿌듯함을 주기 때문에 집에서의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는 데에 하나의 활력소와 같은 역할도 한다.


★바쁘고 생산적이어야만 갓생일까?

‘갓생’살기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하루를 바쁘고 생산적으로 보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었으며 자신의 부지런한 모습을 SNS를 통해 공유하는 빈도 또한 증가했다. 시간 활용을 효율적으로 하려는 시도와 자기 계발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다.


‘갓생’을 위해 세우는 목표는 결코 크지 않아도 된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생활 방식을 꾸리는 그 어떤 것도 갓생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이를테면 일어나자마자 이불 정리하기, 수면 패턴 지키기, 취미 만들기 등 대단한 목표는 아니지만 자기 효능감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의 삶의 만족감을 더하는 것이라면 모두 갓생의 구성 요소가 될 수 있다. 꼭 이루기 어렵거나 많은 시간 투자가 이루어 지는 목표이지 않아도 되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여유롭게 하는 것 또한 자신만의 갓생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미라클 모닝 챌린지 해시태그 숫자로 보는 '갓생' 열풍


하지만 ‘갓생’이라는 단어가 나타난 배경부터 자기계발 트렌드로 자리잡게 된 현상은 어찌보면 우리 사회의 각박한 단면을 보여준다. 물론 개인의 발전을 위해 자발적인 의지로 갓생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끊임없이 유의미한 행위를 하고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갓생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게다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SNS 플랫폼을 통해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지, 어떤 성취를 이루었는지 공유하기가 쉬워진 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또한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점이 ‘갓생’ 열풍이 부는 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산적인 모습과 부지런한 일상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거나 긴장감을 느껴서 시작하는 갓생살기는 자신의 만족감과 행복을 채우기 보다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가져다 줄 수 있으며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게 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갓생을 살고자 하는 마음가짐은 훌륭하지만 남들에게 보여주기 식의 갓생을 사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은 본래 갓생의 취지와 멀어지는 것이다. 겉으로 보여지는 결과물에 신경이 쓰일수록 갓생의 정의를 떠올려보자. ‘갓생’이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삶을 나타내고자 처음 탄생한 단어인만큼 남들이 아닌 자신의 만족감을 채우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집중해야 한다. 


갓생은 자기 자신이 정의하기 나름이며 사람마다 본인의 내적, 외적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이 제각각 이듯이 자신만의 길을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갓생살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