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석 교수의 SELAB
(Software Engineering Lab)

  • 456호
  • 기사입력 2020.11.26
  • 취재 이지은 기자
  • 편집 김유진 기자
  • 조회수 7159

2011년, Marc Andreessen은 Wall Street Journal에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라는 말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언급하였다. 하지만 실제 이 말은 “Bug is eating the world”로 바뀌어야 한다고 할 만큼 소프트웨어의 품질과 관련한 이슈는 중요한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통계에 의하면 소프트웨어 개발비용의 약 70%가 소프트웨어에 존재하는 버그(결함)를 찾고 수정하는 비용이라고 한다. 이번 커버스토리에서는 이런 소프트웨어의 결함 수정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는 이은석 교수님 연구실을 인터뷰했다.


 

 Q. SELAB 간단한 소개  

SELAB은 1995년 설립되어 현재까지 9명의 박사와 68명의 석사를 배출한 전통있는 연구실이다. 이중 41명은 삼성전자에 취업했고, 그 외에도 다수가 NHN, 다음카카오, LG전자 등 주요 IT기업에 취업하여 활약하고 있다. 연구실은 단기적으로는 현업에서의 시급한 문제들에 주목하고 해결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향후 발생 가능한 문제들을 예측하고 사전에 그에 대해 대응 가능한 방법을 고안하고 프로토타입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지능형 에이전트기반의 전자상거래시스템, 가격비교 엔진, 개인맞춤형 추천시스템, 자가성장형소프트웨어, 결함위치추적시스템, GUI자동테스팅시스템 등이다. 이들 기술은 글로벌 리딩 컴퍼니인 SONY, Google, Pinterest 등에 기술 이전되었거나 현재 협상 중에 있다.


 Q. 대표적인 연구활동 

연구실은 최근 5년 동안 AI for SE(소프트웨어공학을 위한 인공지능기술)를 목표로 연구해 왔다. 연구실에서 하고 있는 연구의 중심은 디버깅 작업의 자동화다. 특히 지난 몇 년간은 방대한 소스코드에서 의심스러운 결함의 위치를 찾는(Fault Localization, FL) 연구를 진행하였고, 그 정확도는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은 사람(개발자)이 수동으로 그 결함을 수정하고 있지만, 연구실의 연구 목표는 결함의 수정도 자동으로 수행하는 (Automatic Program Repair, APR)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현재 KAIST, Postech, 홍콩과기대 등과 공동연구로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딥러닝이나 자연어처리와 같은 AI기술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다. 연구실에서 관심을 갖고 진행하는 또다른 연구는 현재 분야나 산업을 막론하고 공용플랫폼으로 사용하는 AI 모델들(TensorFlow, Keras )에 대한 신뢰성 검증이다. 블랙박스처럼 사용되는 AI솔루션들에 문제가 생기면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들 솔루션에 대한 신뢰성 확보는 시급한 과제다.


 Q. 하나의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  

관련 분야의 논문을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연구의 흐름과 주제 등이 구분 요약된다. 본 연구실에서는 매주 전체 세미나를 통해 최신 연구 흐름을 공유하고 각 분야별 주요 이슈에 대한 개인의 관심과 지식을 넓혀 나가는 작업을 하게 된다. 또한 매주 지도교수와의 개별 미팅을 통해 연구의 진척과 방향, 주요 과제 등에 대해 확인하고 점검하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런 노력들로 인해 매년 꾸준히 최상위 국제 저널 및 국내외 학회에서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Q. SELAB  자랑 

서로에 대한 배려로 똘똘 뭉친 선한 사람들의 좋은 팀워크가 우리 연구실의 자랑이다. 좋은 팀워크가 가능한 이유는 인성을 위주로 연구원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성과를 내야하는 조직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우수한 학생에게 관심이 가기 마련인데, 실력만 있는 학생들의 한계를 자주 경험하게 되면서 인재상이 조금씩 달라졌다. 하루 종일 얼굴을 맞대고 몇 년을 생활해야 하는 환경인 만큼, 연구에 대한 열정과 치열함이 있지만 서로 즐겁고 편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런 분위기에서 서로 격려하고 선후배가 부족한 점을 서로 메꿔가면서 잘 지내는 것 같다.


 Q. SELAB에 들어가려면? 

중요한 것은 인성에 기반한 마 음가짐과 태도다. 처음부터 많이 완성된 학생보다는 학업에 대한 강한 열정과 절실함이 있는 학생이 결국은 좋은 연구를 하는 것 같다. 입학 전 6개월 정도 사전 학습을 제공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연구를 진행할 기본은 다지고 입실할 수 있다. 또한 인도, 중국, 베트남 등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들이 있어 다름에 대한 새로운 배려의 모습을 학습하기도 한다. 현재는 우수학부연구생프로그램으로 2학년 학생 네 명이 입실하여 APR과 테스트자동화 관련 기초 연구를 하고 있다. 이런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계속 공부와 연구를 병행하면 학부 졸업생임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연구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Q. 연구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경쟁력을 갖고 살아남기 위해서 창의력, 소통과 협업능력, 자기주도 학습능력 등을 흔히 얘기합니다.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이 세 가지가 모두 필요하지만, 특히 창의력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Creativity is just connecting things.” 스티브 잡스의 말입니다. 경험을 포함하여 주위에 산재한 “Things“을 인식하고, 실제 연결하는 능력이 곧 창의력이라는 말이지요. 결국 높은 창의성과 그것에 기반한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Things“를 학습과 경험을 통해 이해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양한 연결을 시도해 보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연구 활동은 농사짓는 것과 많이 닮았습니다. 온 정성을 다해 하루하루를 소화한 사람의 수확물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그것과 결코 비교될 수 없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최선을 다한 과정에서 배운 삶의 자세와 새로운 도전의 자신감이 예측불가한 미래 변화에 잘 적응하며 경쟁력 있는 삶으로 연결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이은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