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교수가 되고 싶으신가요?”
신임교수 10인 10색 (인사캠)

  • 512호
  • 기사입력 2023.04.02
  • 취재 윤지민 기자
  • 편집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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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환경에서 시작할 때의 기분은 설렘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곤 한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벚꽃잎이 휘날리는 봄,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이들은 비단 신입생들만이 아니다. 저마다의 포부를 지니고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있다. 바로 2023학년도 1학기에 부임한 신임 교수들이다.


우리 대학에 부임한 것을 축하하며 인문사회과학캠퍼스 경영전문대학원 오지열 교수, 법학전문대학원 이효진 교수,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이지영 교수, 수학교육과 최영근 교수, 미술학과 박미나 교수와 자연과학캠퍼스 물리학과 노창동 교수,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이상욱 교수, 에너지과학과 김기재 교수, 생명물리학과 박별리 교수,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손한샘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성대 신임 교수로 부임한 소감은 어떠신가요?”

오지열 | 반갑습니다! 7년 반 동안 한양대에서의 교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이번 학기부터 성균관대 경영대학 식구로 함께 하게 된 오지열입니다. 성균관대의 학풍이 무엇보다도 국제화를 강조한다고 들었는데 와서 보니 많은 학생들이 교환학생 및 유학생들과 다양하게 즐겁게 교류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학생들과 많은 추억을 만들면서 강의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이효진 | 저는 15년 가까이 검사로 재직하였고 그 기간 중에 2년간 로스쿨 파견 검사로서 교육 업무를 수행하면서 법조 실무의 경험을 후학들에게 전수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어 교수가 된 이효진입니다. 성균관대학교의 훌륭한 교수시스템에서 제 꿈을 이룰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지영 | 성균관대학교에서 활기 넘치는 학생들과 새로운 봄을 함께 맞이하게 되어서 기쁘고 설렙니다.(웃음) 이전에 미국 알라바마대학교에서 교수로서 재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균관대학교라는 새로운 터전에서 즐겁게 교육과 연구활동을 이어 나가고 싶습니다. 특히 오랜 역사와 함께 선도적인 연구를 이끌어나가는 성균관대학교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학생들과 동료 교수님들과 함께 co-creative 한 연구환경을 만들어나가는 데 이바지하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학계에서 받은 많은 도움들을 되갚는다는 생각으로 우리대학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최영근 | 우리나라 최고의 학교에서 훌륭한 학생, 교수님과 같이 교류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특히 수학교육과는 교수님과 조교님들도  좋고 학생들도 실력과 태도를 겸비하여 가르치고 일하기 즐겁습니다. (웃음)


박미나 | 제 첫 대학 강의를 미술학과에서 시작했었는데 다시 신임 교수로 성균관대학교에 오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수선관 실기실에서 우리 활기찬 학생들을 만나서 기쁘고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새내기같이 설레는 마음으로 3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Q. “교수님들도 종강을 기다리시나요?”

오지열 |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지 않을까요? 15주 동안 열심히 강의를 마치고 나면 지치기도 하고 재충전의 시간도 필요한 것이 당연하겠죠. 그런데 학기가 끝나고 한산해진 캠퍼스를 보면 왠지 모르게 허전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며칠 전에 캠퍼스를 거닐다 동아리 신입 회원들을 모으는 홍보의 장을 지나칠 기회가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더라고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년 가까이 대학 생활이 너무 많이 변하다 보니 일상으로의 복귀가 더 반갑게 느껴지나 봅니다.


이효진 | 저도 종강을 기다리곤 합니다. 로스쿨 수업은 전달해야 할 지식의 양이 매우 많아서 교수 역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학기가 진행 중일 때에는 수업 준비 등으로 힘든 점도 많습니다. 하지만 학기가 끝나갈 무렵에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법리나 판례를 충분하게 잘 전달하지 못하고 학기가 끝날까봐 조바심이 납니다. 그렇지만 수업 부담이 크다보니 저 역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방학을 기다리게 됩니다.


이지영 |  네, 그럼요. 하지만 지금과 같이 북적북적한 캠퍼스도 좋아합니다. 학생들의 밝고 활기찬 에너지가 저에게도 전달되기 때문이죠. 제가 오히려 학생들에게 많은 힘을 얻고 있어서 교수라는 일을 할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최영근 | 물론입니다. 학기중에는 강의준비, 강의, 그 외 다양한 서비스 일을 해야 해서 집중해서 공부하고 연구할 시간이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종강하면 시간적 여유가 생겨 미뤄뒀던 약속도 나가고 긴 호흡의 일도 하고 때로는 쉴 수도 있어서 좋습니다.


박미나 | 기다립니다. 방학의 의미보다는 미술이라는 연구 분야가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의 형태로 발표하는 것이어서 종강 이후로 미뤄 두었던 작품 제작에 매달릴 수 있는 시간이거든요. 하지만, 개강도 기다립니다. 매년 변해가는 현대미술에 관해 학생들과 이야기 나누며 한 명의 예술가가 움트는 단계에 참여하는 것도 역시 큰 기쁨이고 보람입니다.



Q. “교수님의 학창시절이 궁금합니다어떤 학생이었나요?”

오지열 | 저는 부모님 일을 따라 출국하여 영국에서 12년 가까이 유학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도 많았고요. 외향적인 편이고(MBTI 검사를 해보면 거의 언제나 ENFJ로 나옵니다) 다양한 경험을 즐기는 편이다 보니 동아리 활동, 외부 활동들을 이것저것 다양하게 해보려 했던 호기심 많은 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효진 | 저는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나와서 난생 처음 부모님을 떠나 서울에서 혼자 대학생활을 했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지내면서 사법시험 준비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선후배, 동기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제 인생의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낸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도 학생들에게 마음이 잘 맞는 동기들과 스터디를 만들어서 공부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이지영 | 솔직히 말해서 학창시절에는 걱정과 불안함이 있어서 마음 놓고 즐기는 생활을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20대 때 걱정과 불안함은 당연하게 들 수밖에 없는 감정이었는데 말이죠. 제 학생들에게는 20대 때 불안함은 디폴트로 갖고 가는 감정이고 불안함에 잠식되기보다 이를 발판으로 삼아서 현재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경험하라고 이야기해요. 대학생 때에는 차분한 성격이었던 것 같은데 언론인을 꿈꾸게 되면서 관련 활동을 많이 하려고 했어요. 생각해보니 세상일에 항상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네요. 토론대회, 논문 공모전, 영어토론 동아리 같은 활동을 하면서 '말'과 '글'에 관련된 활동들을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재밌는 대학생활을 보냈어요. 우연한 기회로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미디어학이라는 분야가 생각보다 다양한 길을 열어주는 학문이라는 것을 알게되며 좀 더 깊게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학계에 남게 되었습니다.


최영근 | 크게 특별한 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사범대 수학교육과 학부를 나왔습니다. 말이 별로 없는 아웃사이더 기질의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부족한 점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사범대 특유의 분위기 속에서 행사도 따라다니고 술도 마시며 교류하다 보니 그나마 사회화가 조금 된 것 같습니다. 학우들과 야식 시켜먹으면서 밤새 숙제하고 시험공부하던 추억도 많습니다. 혼자 숙제나 시험 공부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웃음) 고학년때는 우연한 기회로 큰 행사를 몇 개 준비하면서 타 학과 학생들과 교류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이때 세상을 보는 관점이  넓어진 것 같습니다. 물론 진로 고민도 많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내가 할 줄 아는 것도 없다는 생각이 많아 방황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박미나 | 1학년 때는 입시가 끝나고 해방감에 과제만 겨우 마치고 재미나게 지냈습니다. 선배들을 따라 전시도 보러 다니고 여행도 가고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했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로드아일랜드 미술대학에서 학부를 했습니다. 2학년 2학기가 분기점이 되어 학업에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과제가 아닌 내 작업을 시작하며 몰입하게 되었던 것 같고 학교 박물관과 도서관 건물이 붙어있었습니다. 실제 작품과 관련된 화집과 이론서를 번갈아 볼 수 있어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토요일엔 학교에서 뉴욕 소호로 왕복하는 셔틀버스를 운영했습니다. 새벽에 실기실 앞에서 출발해 4시간이 걸려 갤러리가 많은 웨스트브로드웨이에 내려주고 하루 종일 전시를 보고 같은 곳에서 같은 버스로 다시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그것이 가장 즐거운 학창 시절 추억입니다. 종종 교수님 옆자리에 앉아 그날 봤던 실망스러운 전시에 대해 말씀드리면 예술가의 학창 시절, 갤러리의 뒷이야기 등을 들려주셨는데 수업에서는 알 수 없었던 재미난 대화였습니다.



Q. “어떤 교수님이 되고 싶으신가요?”

오지열 | “먼저 손을 걷어붙이는 교수”, 그리고 “공감할 줄 아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교수는 결국 교수의 본질인 연구와 교육에 충실할 때 가장 멋있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연구와 교육에 대한 열정을 전달하려면 결국엔 leading by example,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공감을 잃지 않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섣부른 조언에 앞서 학생들의 어려움을 먼저 들을 줄 아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효진 | 오랜 기간 검찰에서 쌓은 수사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강의를 하고 법조 선배로서 후배들의 어려움에 깊이 공감하고 잘 격려하여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끌어내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지영 | 학생들 개개인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잘 발견하고 키워줄 수 있는 교육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학생들과 많은 교류를 하면서 학생들이 믿을 수 있는 교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구 아이디어나 질 높은 강의는 제가 연구실에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다고 해결되는 문제들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이전 직장에서 대학원생들, 학부생들과 함께 해왔던 Media Computing Lab을 성균관대학교에서도 활발히 이어가며 학생들이 배움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연구/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최영근 | 학부시절 건너 듣기로는 교육자에 대한 세 가지 관점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 교육자는 전문가라는 관점입니다. 제 전공은 통계학입니다. 통계학과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날카로운 감각을 저 스스로 단련하면서 수교과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예비 교사 선생님들이 그 감각을 현장 학교에서도 유용하게 썼으면 좋겠습니다. 취업을 생각하는 학생들에게도 진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둘째, 교육자는 성직자라는 관점입니다. 저의 학창시절 선생님들과 지도교수님들이 그러했듯 저도 윤리의식과 소명의식을 갖고 학생들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싶습니다. 셋째, 교육자는 노동자라는 관점입니다. 교수는 업무량이 많은 직업이라 가끔 일과 삶을 조화롭게 영위하기 버겁기도 합니다. 압박 속에서 일하다 보면 스트레스 받고 상처받는 일도 많지요. 우선순위를 잘 선정하고 컨디션 관리하면서 직업인의 삶을 건강하게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박미나 | 개인적인 연구 성과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후학 양성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미술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생겨나는 시기이며 주목받는 예술 형태도 급변하는 것을 체감합니다. 실기 교육이 어떻게 변화를 반영하여 현장 중심으로 진행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고 학생들 개개인의 가능성을 찾아 차세대 유망 예술가를 많이 배출시킨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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