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엔딩’ 두번째 이야기 <br>경상남도 하동

‘벚꽃엔딩’ 두번째 이야기
경상남도 하동

  • 321호
  • 기사입력 2015.04.13
  • 취재 최혜지 기자
  • 편집 김예람 기자
  • 조회수 7202

서울에 앞서 이미 벚꽃이 만개해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는 벚꽃 명소가 있다. 그중 한 곳이 경상남도 하동이다. 서울 외 지역의 벚꽃 명소 중 손꼽히는 곳인 경상남도 하동의 벚꽃 길을 소개한다.

화개는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로, 경상남도 하동군에 위치해 있다. 사실 하동의 어느 곳을 가더라도 활짝 핀 벚나무를 볼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벚꽃나무들이 길을 따라 무리 지어 이어져있어 장관을 연출하는 벚꽃길이 있다. 섬진강변을 따라 이어진 길, 그중에서도 ‘십리벚꽃길’이 가장 유명하다. 십리벚꽃길은 화개장터에서 화계천을 따라 쌍계사까지 가는 길을 따라 벚꽃이 이어지는 구간을 말한다. 섬진강변의 벚꽃 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벚꽃나무들이 있는 길로 양옆으로 핀 벚꽃나무들이 하늘에서 이어져 꽃 터널을 이루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봄바람이라도 불면 눈이 내리는 것같이 꽃잎이 흩날리는 모습이 꿈길을 거니는 느낌을 준다. 소설가 박완서는 십리벚꽃길을 보고 '벚꽃이 피는 모습이 마치 봄의 정령이 돌파구를 만나 아우성을 치며 분출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예찬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으면 백년해로한다고 전해져 ‘혼례길’이라고도 불린다. 십리벚꽃길을 가다보면 벚꽃뿐만 아니라 하동의 차밭도 펼쳐져 있어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십리벚꽃길과 함께 섬진강변 100리길을 형성하는 길이 섬진강 19번 국도 길이다. 구례에서 하동으로 이어지는 약 25km의 19번 국도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라는 표지판에 걸맞게 새하얀 벚꽃나무들이 양옆으로 길게 펼쳐져 있다. 은은한 분홍빛을 품은 꽃들이 매달려 있는 모습이 시야에 빼곡히 들어차는 길이다. 십리벚꽃길만큼 꽃들로 빽빽한 길은 아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꽃길로, 십리벚꽃길에 비교하면 훨씬 긴 거리이다. 섬진강변의 벚꽃 길은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모습과 섬진강의 모습, 섬진강 건너의 산의 풍경이 모두 조화되어 더욱 아름다운 명소로 기억된다.

벚꽃이 핀 기간에는 차가 많아 차를 타고 매우 느리게 이동하기 때문에 차를 타고 구경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벚꽃을 볼 수 있다. 보통은 차에서 창문을 열고 구경하다가 답답해지면 차에서 내려 걷다가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십리벚꽃길을 여유롭게 보고 싶다면 진입하는 데에만도 시간이 오래 걸리니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다. 하동에서 지정한 화개장터 벚꽃축제 기간은 4월 3일부터 5일까지로 화개장터에서 길거리 씨름대회, 읍면별 장기자랑 등의 행사가 열렸다. 이번 해에는 비가 내려 축제기간동안 축제 분위기를 충분히 내지 못했으나 아직 벚꽃은 활짝 펴있기 때문에 꽃이 지기 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김동리의 소설 <역마>의 배경으로, 그리고 가수 조영남의 노래 “화개장터”로 유명한 화개장터는 노래의 가사 대로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자리 잡고 있다. 역사적으로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에 있어 교류의 장으로서 가장 번성한 장터 중 하나였다. 최근에는 상시시장이 개장되어있으며, 야생 녹차, 둥굴레, 참게장 등을 파는 곳과 음식점이 있다. 하동의 특산물은 재첩과 봄나물이고 향토음식은 재첩국, 참게탕, 은어회라고 하니 화개장터에 방문할 때 먹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쌍계사를 방문하기 위해서보다는 십리벚꽃길을 가기 위해, 그리고 쌍계사까지 올라가는 길에 우거진 숲을 보기 위해 쌍계사를 찾는 사람이 많다. 가는 길이 예뻐 쌍계사의 가치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 불교적 의미가 있는 사찰 중 하나이다. 신라 성덕왕 때 지어졌으며 절 양옆으로 시냇물이 흘러 쌍계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대웅전, 진감국사대공탑비를 포함한 여러 유형문화재와 보물을 보유하고 있다. 올라가는 길에서는 지리산의 풍경을, 도착해서는 단정한 절을 둘러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