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딱 맞는 문화생활

연말에 딱 맞는 문화생활

  • 336호
  • 기사입력 2015.11.30
  • 취재 정예원 기자
  • 편집 김예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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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질수록 일 년의 끝이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 연말을 체감하는 또 다른 한 가지는 바로 풍성해지는 문화행사들이다. 크리스마스와 겨울방학, 설 연휴가 있는 12월에서 2월은 공연과 전시회 계의 성수기다. 누구와 몇 명과 가는지에 상관없이 즐거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소개한다.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싸이가 돌아온다. 이는 직전 앨범인 '싸이 6甲' 이후 3년 5개월 만의 컴백이다. 빌보드 싱글 차트 7주 연속 2위, 유튜브 최다 조회 수 기네스북 기록 등재 등 하나의 센세이션을 기록한 대표곡 '강남스타일' 이후로 그는 해외 활동에 전념했다. 이 때문에 국내 팬들의 갈증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를 풀어줄 공연 "올나잇 스탠드 2015-공연의 갓싸이"가 12월 24~26일간 총 4회 서울 올림픽공원에 있는 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된다.

싸이는 2003년부터 매년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대상으로 브랜드 공연을 기획해왔다. 그의 공연은 레이저, 음향 등 뛰어난 콘서트 시스템과 독창적인 퍼포먼스, 과감한 연출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그의 신곡 무대를 직접 만날 수 있어 티켓경쟁이 치열하다. 작년과 재작년 공연 모두 티켓 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가 발표한 콘서트 부문 티켓 판매 1위를 기록하여 '공연의 신'이라는 별명이 유효하다는 것을 알렸다.

본 공연 시간과 비슷할 만큼 긴 앙코르와 신나는 음악으로 거의 앉아 있지 못하므로 편안한 운동화와 물병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열정적인 그의 노래와 재치 있는 입담을 들으면서 한 해의 스트레스도 날려보자.

이탈리아 디자인의 전설인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작품 총 600여 점이 아시아 최초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 전시관에서 전시된다. 낯선 이름이지만 "삶은 아름다운 것과 연결되어 있고, 그 모든 것이 디자인이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디자인은 우리 삶 속에 녹아 있다. 독창적이고 발랄한 색감과 디자인은 카르티에, 에르메스 등 유명 명품 브랜드와 국내 기업의 무수한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으로 쓴 시'라는 부제를 지닌 본 전시회는 기획부터 홍보물 디자인까지 멘디니의 손길을 거쳤다. 이는 멘디니의 40여 년 디자인 인생을 12개의 섹션으로 압축하여 소개한다. 1931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난 건축가 겸 디자이너인 멘디니는 20세기 중반에 대세였던 기능주의적인 모더니즘을 비판하며 프루스트 의자 등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을 개척했다. 유명 건축 잡지 편집장 시절 건축계의 루키를 소개하는 기사를 작성했는데 그 중 전시회 장소인 DDP의 디자이너인 자하 하디드도 있었다고 한다.

멘디니는 "기능이 디자인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감수성', '색채' 등 사람을 위한 인간적인 가치를 담은 디자인을 강조한다. 현대 디자인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함으로써 이탈리아 최고의 디자인상인 황금컴퍼스상(Compasso d'Oro)을 세 차례 수상해 공로를 인정받았다. 전시회는 내년 2월 28일까지 이어지며 매주 월요일과 구정 당일은 휴관이다. 학생증을 제시하면 대학생은 2,000원 할인받는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뮤지컬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의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레미제라블이 무대를 다시 찾아왔다. 레미제라블은 프랑스의 작가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이는 프랑스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이라는 속설이 있을 만큼 유명하다. 올해 매일경제와 인터파크가 공동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탄탄한 스토리를 지닌 작품으로 뽑힌 바 있다. 1985년 10월부터 오늘날까지 30년의 최장수 상연을 자랑하며 세계 44개국에서 공연되었다.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뜻의 레미제라블은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을 복역한 주인공 장발장의 숭고한 인간애와 희생, 그리고 프랑스 혁명 과정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11월 28일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상연되는 이번 공연은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배우 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7개월간 10차례에 걸친 오디션 끝에 2012년 한국어 초연 공연에 참여한 정성화, 김우형, 박지연 등과 영국 런던 웨스턴엔드에서 판틴 역을 맡은 전나영, 일본 도호 프로덕션에서 장발장을 연기한 양준모 등 국내외로 실력을 인정받은 이들이 선발되어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이 작품은 그 당시 민중의 삶과 고뇌를 생생하게 그려내며 그들의 감정과 상황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수록곡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판틴이 지나온 삶을 회상하며 구슬픈 목소리로 부르는 , 에포닌이 짝사랑의 아픔으로 부르는 , 본 뮤지컬을 대표하는 합창곡 등의 수많은 명곡이다. 레미제라블은 모르는 사람을 찾기가 쉬울 만큼 유명한 스토리다. 하지만 직접 만날 때만 느껴지는 차이점에서 깊은 감동을 할 수 있다.

본지 소개 외에도 전국적으로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다. 감성을 자극하는 문화행사를 통해 소중한 사람들과 일 년을 의미 있게 마무리하는 것은 어떨까.

사진 출처는 각 공식 홈페이지
1.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15013348
2.https://www.facebook.com/AlessandroMendini.kr
3.http://www.lesmi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