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자를 위한 <br> 카메라 지침서

초심자를 위한
카메라 지침서

  • 371호
  • 기사입력 2017.05.16
  • 취재 신도현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 조회수 7088

봄이 왔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나들이 가는 학우들도 많을 것이다. 따스한 햇살 아래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그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거리에서 사진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그렇지만 흔히들 말하는 DSLR의 경우 처음 만져보는 사람들에겐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문화읽기'에서는 DSLR로 좋은 사진 찍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DSLR에는 크게 수동모드와 자동모드가 있다. 물론 세세하게 다른 모드들이 있지만 사용자의 조작 여부로 나누면 수동과 자동으로 나눌 수 있다. 자동모드로 맞추고 사진을 찍으면 거의 대부분 상황에서 괜찮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 너무 밝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는 사진을 찍도록 카메라가 알아서 조정 해준다. 이때 필요한 건 내가 원하는 구도와 언제 찍을지 결정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자동모드로만 찍으면 내가 원하는 사진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조금 더 어두운 사진을 원했는데 찍고 보니 너무 밝다든가 혹은 그 반대의 경우가 나타날 수 있다. 플래쉬가 터지면 안 되는 상황인데 자동으로 플래쉬가 터질 수도 있다. 또한 내가 연출하고 싶은 특정상황이 있다면 자동모드는 좋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이런 경우 수동모드를 사용한다면 자동모드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

수동모드는 M으로 표현하는데 Manual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사용자가 셔터스피드, 조리개, ISO감도를 조절하여 직접 카메라의 밝기 정도를 결정한다. 세 요소를 적절히 조율하면서 원하는 연출도 나타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동모드는 사용자가 직접 카메라의 요소들을 조작하는 것이기에 조작요소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셔터스피드는 셔터가 닫히는 속도이다. 빠르게 설정할수록 정지된 느낌을 주고 대신 어두운 사진을 얻게 된다. 반대로 느리게 설정할수록 동작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빛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길어져 사진이 밝아진다. 셔터스피드에 관한 예시로 축구선수가 슛하기 직전에 찍히는 사진은 빠른 셔터스피드를 이용해 촬영한 사진이다.

조리개 값은 카메라 렌즈의 구멍이 열리는 정도다. 보통 f값으로 나타내는데 여기서 f는 초점거리(Focal Length)의 앞 글자 f를 딴 것이다. 숫자가 커질수록 조리개는 조여들고 숫자가 작아질수록 조리개는 개방된다. 조리개가 조이면 빛은 줄어들고 조리개가 개방되면 빛은 늘어난다. 따라서 f값의 숫자가 커지면 사진은 어두워지고 f값의 숫자가 작아지면 사진은 밝아진다. 조리개는 사진의 심도와 관련이 있다. 쉽게 말해 조리개 값은 피사체만 선명하게 나올 것인가 배경까지 선명하게 나올 것인가를 결정한다. 조리개 값이 증가하면 배경까지 선명하게 나오는데 비해 조리개 값이 감소하면 피사체만 선명하게 나온다. 이는 사진의 기법 중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고 배경을 '날려버리는' 아웃포커싱 기법과 배경까지 선명하게 나오는 팬 포커싱 기법에 주로 사용된다. 참고로 아웃포커싱의 경우 인물 사진이나 정물 사진에 주로 쓰이며 팬 포커싱의 경우 자연 풍경을 찍을 때 주로 사용된다.

ISO감도는 빛에 대한 감도이다. 카메라의 센서가 얼마나 빛에 예민하게 반응하는지를 결정하는 요소다. ISO감도 수치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빛에 예민해진다. 때문에 높은 ISO감도로 사진을 찍으면 셔터스피드나 조리개 값을 조정하지 않고도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대신 높은 ISO감도에선 노이즈가 발생한다. 노이즈란 사진을 이루고 있는 입자들이 거칠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노이즈는 화질을 감소시키므로 좋은 사진을 만들어 내기 힘들다. 낮은 ISO는 상대적으로 노이즈는 발생하지 않지만 야경사진촬영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낮은 ISO를 보완하기 위해선 긴 셔터스피드와 개방된 조리개 값이 필요한데 삼각대가 없으면 촬영 도중 손이 흔들리면서 사진 역시 불안정할 확률이 높다. 최근에는 기술이 좋아지면서 높은 ISO감도에도 노이즈를 줄이는 모델이 많아지고 있다.


사진에서는 노출(빛의 양)뿐만 아니라 구도 역시 중요하다 구도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연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도란 프레임 안에서 피사체의 균형감 있는 배열을 의미한다. 구도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실용적인 것은 가로 프레임과 세로 프레임이다. 가로는 좌우로 펼쳐진 넓은 느낌을 강조하여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을 주는 보편적인 사진이다. 사람이 보는 환경과 비슷한 결과물이기에 실패할 확률이 적다. 풍경사진이나 단체사진, 횡으로 나열된 피사체 등에 적합하지만 평범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세로 프레임은 깊이와 높이를 강조한다. 서 있는 사람, 나무 등 세로로 긴 피사체를 찍을 때 주로 쓰이는 프레임이다.

화면분할 역시 구도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이다. 화면분할에 대해서는 많은 사진작가들이 저마다의 이론과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가장 보편적인 법칙은 세계적인 사진가 스티븐 맥커리의 9법칙이다. 그가 말하는 구도의 법칙은 아래와 같다.

(1)'3분의 1'법칙: 화면을 가로와 세로로 3등분한 후 교차점에 흥미로운 포인트를 둠. 중요한 요소는 선을 따라 흐르게 한다.
(2)길잡이선: 시작점에서 소실점으로 보는 이의 시선을 유도해 주제를 강조함.
(3)대각선: 대각선으로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함.
(4)프레임: 창문이나 문과 같은 프레임을 활용하는 구도
(5)명도 대비: 피사체와 배경이 대조되는 지점을 찾아 활용
(6)프레임 채우기: 피사체를 클로즈업 해 화면에 가득 담음.
(7)눈의 위치: 중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눈을 사진 가운데에 두는 방법.
(8)패턴과 반복: 패턴이나 반복을 담는 방법으로 더욱 좋은 것은 패턴이 방해받는 경우임.
(9)대칭: 상하 및 좌우 대칭.

특히 '3분의 1'법칙과 '프레임 채우기', 거기에 9:1 규칙을 활용하면 효과적인 인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3분의 1법칙의 예시로는 루킹룸이 있다. 피사체의 시선이 향하는 방향으로 공간에 여유를 주면 안정감 있는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이론은 실제 화보촬영에도 자주 쓰이는 이론이다. '프레임 채우기'는 피사체를 화면 가득 담아 강조하는 방법이다. 인물의 표정이나 감정을 드러내기 좋다. 9:1 규칙은 화면을 10등분했을 때 1만큼의 가장자리 부분에는 주요 피사체를 넣지 않는 방법이다. 이 규칙의 예시로 헤드룸이 있다. 헤드룸은 피사체 머리 위와 화면 사이즈 끝 부분 사이의 여백을 말한다. 인물사진에 꼭 필요한 여백으로 머리가 프레임 위와 너무 맞닿아 있거나 떨어져 있으면 전체적인 사진의 균형을 잃는다.

화면분할과 같은 구도의 보편적 규칙 이외에도 각 사진 분야마다 기법이 존재한다. 인물 사진의 대표적인 기법은 바스트 샷, 웨이스트 샷, 미디엄 샷이 있다. 바스트 샷은 얼굴부터 가슴까지 프레임에 담는 기법이고 웨이스트 샷은 허리까지 그리고 미디엄 샷은 무릎까지 담는 기법이다. 다른 기법들에 비해 미디엄 샷의 경우 애매한 사진이 될 가능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 이외의 기법으로는 인물의 전체 모습을 담아내는 풀 샷과 롱 샷이 있다. 풍경사진은 선이 중요하다. 수평선과 수직선에 맞추어 찍으면 실패하는 가능성은 적다. 아름답다고 눈으로 보면서 느낄 때 카메라를 대면 좋은 풍경사진이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풍경사진을 통해 강한 인상을 주고 싶다면 피사체 선정을 잘 해야 한다. 어떤 피사체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밋밋한 풍경도 강렬한 풍경이 될 수 있다.


렌즈 역시 사진촬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 렌즈의 종류에 따라 나오는 결과물은 천차만별이다. 렌즈는 크게 표준렌즈, 광각렌즈, 어안렌즈, 망원렌즈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줌인 가능 여부에 따라 단렌즈와 줌렌즈로 나눌 수 있다. 표준렌즈는 가장 보편적으로 쓰는 렌즈다. 번들 렌즈라고도 부르며 대체로 줌인이 가능해 초심자가 여러 화각(카메라의 시야)으로 사진 찍는 것이 가능하다. 광각렌즈는 표준렌즈보다 초점거리가 짧고 화각이 넓다. 같은 거리에서 촬영해도 더 넓은 범위를 담을 수 있지만 상 왜곡이 커지고 원근감이 과장된다. 어안렌즈는 물고기의 눈을 닮았다하여 '어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화각이 180°를 넘는 초광각렌즈로 원래 하늘의 구름양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됐다. 특수한 효과가 있어야 하는 사진촬영에 자주 사용된다. 망원렌즈는 화각이 좁은 대신 멀리 있는 피사체를 확대 해준다. 때문에 멀리 있는 대상의 선명한 상을 얻기 위해서 주로 이용된다. 흔히 아이돌 가수의 사진을 찍을 때 망원렌즈를 들고 오는 경우가 많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검찰 출두 당시에도 조선일보 기자가 초망원렌즈를 이용하여 3km밖 건물에서 우 전 민정수석의 팔짱 낀 모습을 촬영했다.


지금까지 카메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살펴보았다. 가장 필수적인 지식이지만 카메라에 대해 모든 것을 담았다고는 할 수 없다. 이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사진은 실제로 찍어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 날씨도 점점 좋아지고 있는 이 기회에 카메라를 들고 친구들과 소풍을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 카메라를 대여해주는 곳도 있다고 하니 분명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