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마음을 움직이는 ‘귀여움’ 마케팅

  • 473호
  • 기사입력 2021.08.09
  • 취재 이재원 기자
  • 편집 윤서빈 기자
  • 조회수 5837

어떤 물건이 귀여워서 구매를 한적이 있지 않은가? 혹은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는 이유로 당장 필요는 없지만 구매를 한 경험이 있지 않은가? 귀여운 것을 보고 느끼는 본능적인 호감은 물건의 구매로 이어지는 경향이 높다. 하물며 귀여운 속성이 있는 아기와 동물이 등장하는 광고는 실패하지 않는다는 표현도 있을 정도다. 귀여움을 활용한 마케팅이 인기있는 이유를 살펴보기에 앞서 ‘귀여움’이란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귀여움’이란?

귀여움의 범위는 상당히 넓고 주관적이다. 귀여움은 크게 ‘연약한 귀여움’과 ‘익살스러운 귀여움’으로 나눌 수 있다. ‘연약한 귀여움’은 유아의 물리적 특성인 큰 눈, 포동포동한 볼, 작은 코와 입 등을 가진 얼굴을 볼 때 흔히 느낄 수 있는 귀여움이다. 이는 본능적으로 유발되며 앙증맞고 사랑스러워 보살펴주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해주는 감정이다. 과거에는 주로 보살피고 싶은 감정인 연약한 귀여움만이 귀여움으로 정의되었던 반면 최근에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귀여움으로 까지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익살스러운 귀여움’은 캐릭터 혹은 다양한 색상 패턴이 주는 사랑스러움과 재미를 유발하는 감정을 칭한다. 귀여움을 제품에 결합하는 방식은 예전부터 사용되던 마케팅 방식이었지만 최근 귀여운 제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특히 익살스러운 귀여움이 소비 행동과 관련이 높으며 적용되는 제품 및 서비스의 종류가 옷, 사무용품, 음식, 금융 분야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또한 귀여운 제품 및 서비스의 대상이 어린이에서 그치지 않고 성인까지 확대되고 있다.



◈캐릭터로 나타난 귀여움

귀여움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캐릭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캐릭터를 개발해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브랜드로 카카오 프렌즈, 라인 프렌즈, 당근마켓, 진로가 대표적이다. 이미 캐릭터 사업이 자리잡은 카카오 프렌즈나 라인 프렌즈와 같은 브랜드는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대형 캐릭터샵을 운영 중이며 전 연령층의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문구류, 잡화부터 시작해서 전자제품과 식품까지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상품을 다루고 있다. 이처럼 브랜드 자체 캐릭터가 있는 경우 캐릭터 관련 굿즈 수익이 상당하다. 


최근 뽀로로에 등장하는 루피를 변형한 인터넷 밈(meme)이 유명해지면서 ‘잔망루피’ 콘텐츠 사업을 시작한 저작권사도 캐릭터의 귀여움을 활용한 마케팅을 했다. 공식 이모티콘 출시를 시작으로 지난 4월에는 인형, 쿠션, 엽서 등의 공식 굿즈를 판매해 펀딩 목표 금액보다 훨씬 큰 성과를 얻었다.



ⓒ'잔망루피 굿즈' 텀블벅 프로젝트 계획 페이지



한편 자체 캐릭터가 없는 브랜드는 캐릭터 보유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는 전략을 택하기도 한다. 같은 상품이라도 귀여움의 요소가 첨가된 제품에 마음이 끌리는 심리를 이용해 단기적인 매출 상승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의류, 핸드폰 악세사리, 편의점 등 다양한 업계가 패키지와 제품에 캐릭터를 담아 소장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원래 제품의 기능이나 필요성과는 상관없이 캐릭터 브랜드의 기존 구매자 층의 소비도 이끌어낼 수 있어 효과가 큰 마케팅 방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캐릭터 제작업과 캐릭터 상품 유통업은 5년동안 규모와 사업체 수가 꾸준히 증가했다. 캐릭터 산업의 수출액 성장률이 콘텐츠 사업 중 1위를 차지할 만큼 유망한 분야다. 캐릭터를 소비할 수 있는 매체가 모바일의 다양한 어플, 영상 플랫폼 등으로 확대되어 캐릭터 산업의 성장을 빠르게 이루고 있다. 이러한 소비 영역 확대는 생산 측면에서도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해 캐릭터 산업의 다양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좌측: 코리아세븐, 우측: 'CASTIFY'홈페이지




◈서비스에 나타난 귀여움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가 있을 때 재치 있는 글과 그림으로 나타내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식당에서 소모품인 휴지나 테이블 매트에 귀여움을 담으면 생산자의 정성이 사소한 곳까지 닿아 있다고 생각해 호감이 생길 수 있다. 가게 문을 닫았다는 표지판, 물건이 품절되었다는 표시, 배달까지 걸리는 시간 등 소비자에게 기다림을 요구하는 서비스나 불편함을 겪게 하는 경우 전달하는 메시지에 귀여운 요소를 추가하면 불편함을 완화시키고 보다 유쾌한 반응을 이끌 수 있다. 예시로 인터넷 강의 수강생에게 강의가 밀렸다는 점을 ‘진도사우르스에게 잡아먹혔다’고 재치있게 표현해 강의를 듣는 경험에 지루함을 덜어낸 온라인 강의 사이트가 있다.



ⓒ위: 카페 'Layered'의 sold out 사인 / 아래: '스파르타 코딩클럽' 홈페이지




◈귀여움이 마케팅에 지속적으로 활용되는 이유?

마케터는 잠재 고객에게 기업이나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제품에 대한 이목을 집중시키고자 한다. 이것을 가장 보편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는 방법이 귀여움을 활용하는 것이다. 


- 가장 큰 이유는 귀여움 요소는 남녀노소 모든 연령대가 느낄 수 있어서 타깃층을 넓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 귀여움은 기억에 잘 남는다. 귀여움은 사람들에게 감정적인 자극과 따뜻한 느낌을 주어 기억에 오래 남는다. 

- 마지막으로 귀여움은 전염성이 강해서 귀여운 내용이 담긴 콘텐츠를 보고 공유하는 빈도수가 다른 종류에 비해 높은 편이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브랜드와 제품을 알려야 하는 광고 매체는 귀여움 요소를 갖고 있으면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언급되어 퍼져 나갈 수 있다. 미디어의 활용 범위가 넓어진 만큼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한 광고나 사랑스러운 아이나 동물의 모습을 담은 짧은 영상의 접근성이 높아져 귀여움이 마케팅에서 가지는 이점이 예전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로써 귀여움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부드럽고 매끄럽게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어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소비자가 물건을 사는 데에 통제를 잃었다는 것에 대해 드는 죄책감이나 소비에 대한 방어심리를 무너트리기 좋은 요소이기도 하다. 다꾸 (다이어리 꾸미기), 폴꾸 (폴라로이드 꾸미기) 와 같은 꾸미기 문화가 MZ 세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감성을 만족시키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고자 하는 소비 성향에 귀여움이라는 요소가 커다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귀여움을 활용한 마케팅은 앞으로도 분야를 넓혀 나가며 사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