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죽 교수의 기초한문

  • 529호
  • 기사입력 2023.12.13
  • 취재 유영서 기자
  • 편집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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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한글을 혼용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한글로 된 텍스트가 주를 이루고 있다. 중고등교육과정에서도 한문을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는 한자교육의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다수가 자기 이름을 한자로 쓰지 못해도 괜찮다는 의견을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한자’만을 중심으로 생각했을 때의 이야기다. 김영죽 교수의 ‘기초한문’ 수업은 한자가 단순히 옛날 문자가 아니라 우리 조상의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매개체임을 강조한다.



▶ 수업방식

기초한문은 강의식 수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생 별도의 참여는 거의 없으며 교재는 성균관대학교 출판부에서 발행한 교양한문을 사용한다. 이 교재는 2022년도에 새로 개정된 것으로 수강생들이 한문을 더욱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다시 목차를 구성하고 내용을 간소화했다. 덕분에 한자를 잘 몰라도 수업의 흐름만 잘 따라간다면 누구나 한문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수업 내용은 중간고사 전후로 문법과 작품으로 나뉜다. 문법은 한자와 한자어, 그리고 한문 문장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학습이 이뤄진다. 모든 언어 학습이 그렇듯 기본 문법과 문형을 익히는 것이 언어를 읽고 쓰는 데에 핵심이라 문법 진도는 천천히 진행된다. 문법 학습을 통해 (1)평서문과 의문문 (2)부정문과 반어문 (3) 사동문과 피동문, 금지문 (4) 비교문과 가정문 (5) 한정문과 억양문, 감탄문을 배울 수 있다. 중간고사 후에는 배운 문법을 토대로 작품을 읽는다. 기초한문에서는 ‘꾸준히 읽고 써보는’ 공부를 강조한다. 문법 공부는 이를 위한 준비과정이라 중간고사 전에 열심히 공부해야 추후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 내용이 긴 작품을 한자로 읽어야 하지만 차근차근 수업을 따라가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문법을 배울 때 익혔던 예문이 작품에 자주 나와서 연결성 있는 학습 또한 가능하다. 단순히 한문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지혜를 얻고 삶의 방향을 찾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더욱 보람찬 배움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 평가방식

해당 수업은 특별한 과제 없이 출석 10%, 중간 30%, 기말 50%, 평소학습 10%로 평가가 이뤄진다. 출결은 수업이 시작되면 교수님께서 직접 호명하신다. 평소학습은 교수님께서 수업 중 참여도를 통해 평가한다고 하셨지만 열심히 수업만 들어도 10% 만점을 주셨다. 중간고사는 계획상으로는 지필 고사였으나 중국인, 일본인 학생 중 아직 입국하지 못한 학생이 있어서 과제로 대체되었다. 예문과 예문 해석을 노트에 옮겨 적고 문법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직접 체크하며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준 과제였다. 예문의 내용이 많지 않아서 노트 네 장 정도면 충분했다. 기말고사는 계획대로 지필고사로 이뤄졌는데 중간고사가 대체 과제여서 범위가 다소 많았다. 하지만 평소에 교수님께서 중요하다고 강조하신 부분이 확실했으며 시험에 나올 부분을 정해 주셔서 의지를 갖고 열심히 준비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 좋은 성적을 위해서는 한문 해석과 한시를 암기하여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교수님께서 시험범위에 해당하는 작품의 해석과 한자 독음을 직접 타이핑한 후 인쇄해 주시므로 편하게 시험공부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 수강생에게 한마디

필자는 외우고 있는 한자가 얼마 없었다. 하지만 교재에 어려운 한자의 뜻과 음이 표기되어 있고 수업 내용이 한문 해석에 집중되어 있어 쉽게 수업에 따라갈 수 있었다. 교수님 말씀에 더 집중하고 싶다면 수업 전 미리 문장들을 읽고 모르는 한자를 정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초반에는 처음보는 한자들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지만 자주 나오는 한자가 정해져 있어서 반복해서 학습한다면 어느새 한자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이 수업의 목표는 첫 번째로 동아시아 고전 감상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며 두 번째는 고전 문학의 이해와 독법을 배양하여 인문고전 감상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해당 수업에서는 옛 작품을 해석함으로써 어떤 마음가짐으로 삶을 살아야 하는지,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와 같은 철학적인 내용을 함께 배울 수 있다. 이에 관심 많은 학생에게 김영죽 교수의 기초한문 수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