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정 교수의 뇌와 마음

민수정 교수의 뇌와 마음

  • 385호
  • 기사입력 2017.12.14
  • 취재 이가은 기자
  • 편집 최재영 기자
  • 조회수 8395

“머리로는 이해하겠는데 마음으로는 이해 못하겠다!” 드라마 주인공의 말처럼 우리의 머리와 마음은 정말 따로 움직이는 걸까. 사실 뇌와 마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런 사이. 우리는 뇌의 세포 활동을 추적해 그 사람의 정서나 지각 활동은 물론이고 기억이 어떻게 표상되는 지까지 알 수 있다. 심지어 뇌 신경 활동을 통해 그 사람이 지난 밤에 어떤 꿈을 꿨는지 까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시각 영역의 활성화 패턴을 추적해 그 사람이 봤던 영상을 복원하는 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나왔던 꿈 극장이 곧 현실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뇌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읽고, 지난밤 그대가 꿨던 꿈까지 읽을 수 있다니. 이 무궁무진한 세계에 대해 한 번도 호기심을 품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이번 수업 속으로는 이 호기심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강의를 소개한다. 심리학과 전공 수업인 민수정 교수의 ‘뇌와 마음’이다.

▶수업 내용 및 방식

“엥, 이게 너희 전공이야?” 뇌와 마음 수업 수강생의 교안을 본 다른 학생들의 흔한 반응이다. 심리학인 듯 심리학이 아닌 듯, 문과인 듯 문과 아닌 듯 그런 과목이다. 이 수업에선 인지신경과학에 대해서 배우게 되는데, 인지심리와 신경과학의 교차점이 되는 분야이다. 수업의 이름이 그러하듯, 뇌를 공부하다 보니 지겹도록 뇌 그림을 보게 된다. 수업을 듣다보면 본인이 문과인지 이과인지 헷갈리는 순간이 오기도 할 것이다. 수업 내용이 쉽지는 않지만 이제까지 궁금했던, 마음과 관련된 뇌의 메커니즘을 배울 수 있어 흥미롭다. 수업 내용이 어려운 만큼 교수는 학생들의 질문을 늘 환영한다. 수업 중간마다 학생들의 내용 이해 여부를 확인하고 질문이 있는지 묻곤 한다.

이 수업은 한국어로 진행되는 현장 강의이다. 같은 과목을 영어로 수강하길 원하는 학생은 강민석 교수의 뇌와 마음을 수강하면 된다. 이 과목에서 등장하는 내용들이 거의 영어권에서 이뤄진 연구 결과라서 차라리 영어로 배우기가 쉽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고, 전반적인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한국어가 더 편하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다. 이 과목을 국제어로 듣느냐 한국어로 듣느냐는 개인의 취향이므로 기호에 맞게 수강신청 하면 된다. 교재는 인지신경과학(Cognitive neuroscience/ Marie T. Banich, Rebecca J. Compton 저)이라는 책이다. 수업은 교수가 준비한 PPT 교안으로 진행되고 교재는 혼자 공부하는 식이다. 교재에 시각자료가 풍부해서 복습에 꽤 도움된다. 하지만 번역본이라 간혹 어색한 문장이 있기도 한데, 그런 부분은 원서를 참고하거나 교수에게 질문하면 된다.

▶평가 방식

강의계획서에 따르면, 출석 10% 과제 20% 중간고사 35% 기말고사 35%로 평가요소가 구성되어있다.

과제는 학기 중 두 번 발생한다. 두 과제 모두 페이퍼를 작성한다. 두 과제 모두 A4 기준 한 페이지 내외로 작성하는 거라 부담스러운 분량은 아니다. 첫 번째 과제는 본인이 뇌의 어느 영역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뇌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처럼 쉬운 표현으로 뇌 영역의 지리 정보, 기능 등을 설명하는 것이다. 두 번째 과제는 교수가 제시한 학술 저널에서 논문 기사를 골라 그 논문의 초록 부분을 번역하는 것이다. 자신의 연구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 내용을 번역하는 것이 과제에서 내건 조건이다. 연구 내용을 이해해야 자연스럽게 해석할 수 있어서 실은 초록만 읽어서 될 것이 아니라 논문의 전반적인 내용을 읽고 이해해야 하는, 보기보다 어려운 과제다.

중간, 기말고사는 객관식 문항 다수와 단답형 문항, 서술형 문항으로 구성되어있다.

▶ 수강생들에게 한 마디

어렵지만 흥미로운 과목이다. 필자는 특히 정서와 병리 부분에 관심이 있어서 그 부분을 다루는 수업의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를 느꼈다. 눈길을 끄는 흥미로운 연구들을 수업에서 많이 만나볼 수 있어 즐겁기도 했다. 문과라 뇌 과학 분야에 대해서는 배울 기회가 없을 줄 알고 아쉬웠는데, 심리학 전공 수업을 통해 뇌에 대해 알아볼 수 있어서 필자는 좋았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수업 중간 중간에 학생들의 질문 시간이 꽤 많은데, 같이 수업을 듣는 다른 학생들의 궁금증을 공유하며 교수의 강의에서 얻는 것과는 또 다른 배움을 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