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의 역사를 한눈에 보다 <br> Espirit Dior 디올 정신

디올의 역사를 한눈에 보다
Espirit Dior 디올 정신

  • 327호
  • 기사입력 2015.07.13
  • 취재 이윤호 기자
  • 편집 유정수 기자
  • 조회수 6972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디올의 디자이너 크리스챤 디올이라는 인물과 그의 작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6월 20일 시작해 오는 8월 25일 까지 무료로 전시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전시에서는 크리스챤 디올의 작품뿐만 아니라 예술적, 문화적, 역사적 측면에서 그에게 영감을 준 요소들도 만나볼 수 있다. 프랑스 현지의 디올 하우스와 우리나라의 현대 미술가들이 함께 참여하여 전시를 구성해 감각적이면서도 프랑스 특유의 감성이 잘 표현된 전시회다.
이번 전시는 12가지의 다양한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바>앙상블은 1947년 디올의 역사적인 첫 컬렉션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크리스챤 디올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여성들이 누리지 못했던 여성성과 우아함을 되찾아주고자 여성성을 강조하는 실루엣의 작품들을 만들었다. 그 중에서 <바>앙상블은 여성의 실루엣을 완벽하게 연출해 낸 작품으로 지금까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건축가가 꿈이었던 크리스챤 디올이 <바>앙상블이라는 하나의 건축물을 완성해 낸 것이다.

어린 시절 파리로 이사를 간 크리스챤 디올은 파리라는 도시의 매력에 빠졌다. 파리의 건축물들과 도시가 주는 우아함에 매료되어 파리의 예술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는 파리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한 건물을 인수했고 그 곳에 그의 꾸뛰르 하우스를 만들었다. 후에 이 건물은 파리를 상징하고 패션의 로망인 장소가 되었다. 크리스챤 디올의 칵테일 드레스와 이브닝 드레스는 파리지엥의 우아함과 여성스러움이 완벽하게 표현된 작품이다.

건축과 예술에 관심이 많던 크리스챤 디올은 화가나 조각가와 같은 여러 예술가들과 가까이 지냈고 23세라는 어린 나이에 피카소, 달리와 같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크리스챤 디올이 전시한 작품의 예술가들은 현재 최고의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디올의 탁월한 안목을 증명한다. 그는 또한 그의 드레스에 자신의 예술가 친구들의 이름을 붙였다. 예술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서 그 관심이 하나의 의상 작품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크리스챤 디올은 어린 시절 정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꽃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그는 여성 다음으로 아름다운 존재는 꽃이라고 말할 정도로 꽃에 매료되어 있었다. 그의 여러 컬렉션에서 꽃을 모티프로 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크리스챤 디올이 향수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 것도 자연이었다. 그는 향수는 드레스를 완성하는 마지막 손길이라고 표현했고 스스로를 조향사라고 생각했다.

크리스챤 디올은 신체 라인을 맵시 있게 살려내 이상적으로 표현하는 ‘뉴룩’으로 패션계에 주목을 받았다. “디올 얼루어”전시관 에서는 디올의 창립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의상이 시대순으로 전시되어 있다. 크리스챤 디올 이후의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을 통해서 디올의 역사와 시대에 따른 발전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아뜰리에는 예술가들의 작업실이라는 뜻으로 “디올 아뜰리에”는 디올의 오뛰 꾸뛰르 컬렉션이 탄생하는 일련의 과정을 담고 있다. 캔버스 소재로 샘플을 제작 한 뒤 완벽함을 위한 샘플의 수정을 거친 후에야 원단을 선택하고 의상 제작 단계에 들어가는 오랜 작업이 진행되는 곳이 아뜰리에다. 이 곳에서는 크리스챤 디올이 추구하는 완벽함과 그의 장인정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 전시관에서는 왕실 귀족 여성부터 유명 연예인들이 착용했던 디올의 의상과 사진을 만나볼 수 있다. 모나코의 왕비 그레이스 켈리, 우리나라의 여배우 송혜교, 전지현이 착용한 디올의 아름다운 의상들이 전시되어 있다.

트리아농은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 정원 북쪽에 위치한 작은 궁전의 이름이다. 디올의 꾸뛰르 하우스가 우아하길 바랐던 크리스챤 디올은 마리 앙뚜아네트와 베르사유 궁전의 화려함에서 모티프를 얻어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이 전시관에서는 베르사유 궁전의 찬란한 여성스러움에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미스 디올”은 크리스챤 디올의 여동생인 카트린느의 별명이었던 미스 디올에서 유래되었다. <미스 디올>향수는 1947년 크리스챤 디올의 첫 컬렉션과 동시에 출시되었다. 크리스챤 디올은 사랑의 향을 지닌 향수를 만들어달라고 조향사에게 부탁했고 완성된 <미스 디올>향수는 현대적이고 대담하면서도 싱그러운 여성을 연상시켰다. <미스 디올>향수와 같은 이름으로 제작된 이브닝 드레스도 만나볼 수 있다.

크리스챤 디올은 “핑크는 행복과 여성성을 상징하는 색이다”, “나는 레드를 사랑한다. 레드는 생명의 색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시관에서는 미니어쳐로 제작된 디올의 작품들을 통해 핑크에서 레드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드레스 뿐 아니라 디올의 립스틱 라인의 컬러들도 감상할 수 있다.

크리스챤 디올에게 골드는 단순한 색상이 아니라 프랑스의 스타일을 상징하는 완벽한 소재였다. 그는 매 컬렉션마다 골드 컬러로 드레스 라인을 강조하거나 화려함을 더했다. 후에 <쟈도르>향수를 출시한다. 세련되고 순수하며 화려한 여성성을 찬양하는 <쟈도르>향수의 향수 보틀은 크리스챤 디올이 직접 디자인했다. 둥근 모양의 병에 금사를 두른 모양의 향수 보틀은 그의 골드 사랑과 독특한 상징성을 가진다.

마지막 전시관인 디올 라이브러리에는 디올과 관련된 다양한 서적들이 구비되어 있다. 크리스챤 디올의 생애에 관한 책, 디올의 컬렉션들을 담은 포토북과 같은 여러 책들이 마련되어 있으니 여유로운 시간에 전시회를 찾아 이 곳의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

-온라인 사이트(http://tickets.espritdior.com/main/index.html)를 통해 사전 예매를 하면 대기 없이 전시 입장이 가능하다
-매일 12시, 2시, 4시 정각에 전문 가이드가 있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고 마지막 입장은 오후 5시 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