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크리스마스 마켓에 가면 항상 찾을 수 있는 음료가 있다. 바로 유럽의 쌍화탕이라 불리는 ‘뱅쇼’이다. 유럽인들은 겨울에 뱅쇼를 마시는 것으로 감기 예방을 하기도 한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소개 된 적이 있을 정도로 뱅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카페에서 뱅쇼를 팔기도 하고, 어떤 음료 회사에서는 알콜 함유가 되지 않은 뱅쇼 음료를 출시하기도 했다. 따뜻한 겨울을 위해 뱅쇼의 뜻과 유래, 효능과 만드는 방법까지 살펴보도록 하자.

뱅쇼(Vin Chaud)는 프랑스어로 와인을 뜻하는 뱅(Vin)과 따뜻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쇼(Chaud)의 합성어이다. 따뜻한 와인을 뜻하는 뱅쇼는 추운 북유럽 지방에서 감기 예방 및 기력 회복을 위해 마시는 데에서 유래됐다. 뱅쇼는 레드 와인에 과일, 정향이나 계피 등의 향신료를 함께 끓여 만드는 핫 칵테일의 일종이다. 11월 중순부터 열리는 각지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즐길 수 있다. 독일어로는 글뤼바인(Glühwein), 영어로는 멀드 와인(Mulled wine)이라고도 하며, 노르딕 국가에서는 글뢰그(gløgg/glögg) 또는 글뢰기(glögi)라고도 부른다. 날씨가 따뜻한 스페인 지역에서는 뱅쇼의 시원한 형태인 상그리아를 마시기도 한다.

한국인들은 추운 겨울에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쌍화탕을 마시기도 한다. 비슷한 방식으로 유럽인들은 감기 예방을 위해 뱅쇼를 즐겨 마신다. 오랫동안 뱅쇼가 감기 예방법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에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1. 뱅쇼의 주재료, 레드 와인
뱅쇼의 주재료인 레드 와인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레드 와인은 만드는 과정에서 포도씨와 껍질까지 모두 이용된다. 레드 와인에는 포도씨와 껍질에 많이 함유되어있는 폴리페놀성분이 1L당 1~3g정도로 화이트 와인에 비해 약 10배 많다. 레드 와인 속의 폴리페놀은 면역력 증진 효과가 있어 감기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폴리페놀은 항산화 작용을 활발하게 해주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혈액 순환에도 도움이 된다. 당뇨, 불면증, 우울증 등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2. 껍질 채 넣어 끓이는 여러 가지 과일들
뱅쇼를 만드는 데에는 귤, 자몽, 레몬, 사과, 배 등 여러 과일이 사용된다.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증강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면역력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감기 예방에 매우 좋은 방법이다. 과일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 C는 면역력 강화에 매우 효과적이며 피로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배에는 ‘루테올린’이라는 물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감기, 기침, 가래, 기관지염, 목 염증 예방 및 완화에 효과적이다.

3. 뱅쇼에 빠질 수 없는 향신료
나라나 지역에 따라 뱅쇼를 만드는 방법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계피, 정향, 팔각은 뱅쇼를 만드는 데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재료이다. 먼저 세계 3대 향신료 중 하나인 계피는 혈액 순환을 활성화시키고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온기를 돌게 하기 때문에 초기 감기를 잡는 데에 매우 좋다. 정향도 계피, 후추와 더불어 세계 3대 향신료 중 하나이다. 정향은 소화기 활동에 도움이 되며 천연 자양강장제라고 불릴 만큼 원기회복에 효과가 좋다. 팔각의 대표적인 효능은 배뇨촉진으로, 감기의 열을 내리는데 매우 효과적인 작용을 한다.

사과, 레몬, 오렌지 배 등 각종 과일을 껍질 채 깨끗하게 씻어 적당한 크기로 잘라 놓는다. 냄비에 과일들과 계피, 정향, 팔각 등의 향신료를 넣고 레드 와인을 부어준다. 팔팔 끓여서는 안 되고, 뚜껑을 반쯤 덮어 40분 정도 데운다. 그 다음 불을 낮추고 최대한 은은한 불에 20분간 더 끓여주면 완성이다. 내용물을 체에 걸러 액체만 모아 냉장실에 보관하면서 먹을 때 마다 따뜻하게 데워 마신다.

뱅쇼는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고, 먹다 남은 와인을 이용하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와인을 사용해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친구에게 직접 만든 뱅쇼 한 병을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뱅쇼 선물로 몸과 마음이 모두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다. 올 겨울은 인스턴트 커피나 차 대신 직접 만든 뱅쇼 한 잔으로 따뜻하고 건강하게 보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