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의 비밀

불꽃놀이의 비밀

  • 349호
  • 기사입력 2016.06.10
  • 취재 이수진 기자
  • 편집 송예균 기자
  • 조회수 9425

밤하늘을 색색으로 수놓는 불꽃놀이는 누구나 한 번쯤 즐겨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각종행사의 개막과 폐막에서는 빠지지 않고 불꽃놀이를 감상할 수 있다. 낭만적이고 화려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불꽃놀이는 화약이 터질 때 나는 큰 소리와 이에 뒤따라 꽃잎처럼 휘황하게 퍼지는 불꽃을 즐기는 민속놀이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즐기고 있다. 이러한 불꽃놀이의 유래와 역사, 원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예로부터 불과 큰 소리는 악귀를 몰아내는 주술적인 의미로 사용 되었다. 불꽃놀이는 이런 조건이 부합하는 적당한 놀이였으므로, 오래 전부터 행해졌다. 불꽃놀이는 현재, 화약을 터뜨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화약이 발명되기 전부터 불꽃놀이가 행해졌다. 젖은 참대를 불에 달궈 튀게한 것이 있었는데, 이것을 폭죽이라고 했으며 불꽃놀이의 원시적 형태로 볼 수 있다. 후에 화약이 발명되어 불꽃놀이에 참대 대신 화약을 사용하게 되었지만 관습에 따라 폭죽이라 부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3세기 후기부터 등놀이 때 불꽃놀이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12-13세기의 이규보가 섣달그믐 저녁에 정원에서 폭죽을 터뜨리면서 놀던 광경을 시로 읊은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1373년 최무선과 그의 아들 최해산이 화약 제조법을 발명하여 우리나라에서 화약을 대량생산하게 됨으로써, 나라에서 화약을 다루는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놀이 겸, 큰 행사로 불꽃놀이가 매년 열렸다. 1539년 중종 때에는 외국 사신들에게 불꽃놀이를 보인 일이 있었는데, 그것을 본 외국 사신들은 한 결 같이 사람의 조화가 아니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동국세시기》 <사월조>에는 “화약을 싸서 줄에 매달고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게 하는 모양은, 활을 떠난 화전이 흩어져 내리는 것이 불비가 내리는 것 같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말에는 불꽃놀이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 수 있다.


화려한 불꽃을 만드는 기본 원리는 ‘화학’이다. 불꽃놀이는 첨단 화학물질과 컴퓨터 안무가 결합한 빛의 퍼레이드이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불꽃놀이 속의 과학적 원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불꽃 제조의 원리

먼저 흑색 화약은 연소에 필요한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질산칼륨은 산소를 공급하고 황과 탄소 성분의 숯은 연료이다. 숯과 황이 연소하면서 질산칼륨을 가열하면 산소가 방출되는데, 그 산소가 불에 공급되고 황은 연기 상태로 배출된다. 황은 자연에서 얻어지는 광물로, 질산칼륨과 숯이 밀착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흑색 화약은 곱게 갈수록 빨리 연소하는데, 큰 입자를 잘게 갈면 전체 입자수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표면적도 증가해 불이 붙을 공간이 늘어난다. 이로써 가스가 증가하는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가스를 가두고 압력을 가하면 연소 속도는 더욱 가속되고, 연소하면서 아주 빠른 속도로 고온의 기체가 된다. 고체에서 기체로 변할 때, 폭발 효과가 발생하는데 불꽃 제조 기술자들은 이 효과를 불꽃탄 안에서 구축한다.

불꽃의 색과 형태

색색의 불꽃을 ‘스타’라고 한다. 소형 스타는 빠르게 타면서 작은 불꽃을 만들고, 대형 스타는 천천히 타면서 폭포수처럼 떨어진다. 무지개 색을 내는 스타도 있다. 이때 사용되는 화학 물질에 따라 불꽃의 색깔이 달라진다. 바륨은 녹색을 만들고, 스트론튬은 빨강, 칼슘은 주황, 나트륨은 노랑, 구리는 파랑을 만든다. 보라는 구리와 스트론튬을 혼합하여 만들어낸다. 문제는 스타가 탈 때, 많은 연기가 발생하고, 가연성이 높다는 점이다. 혹시라도 스타를 가득 채운 불꽃탄을 떨어뜨리면 마찰의 충격 때문에 폭발의 위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폭약 화학자 마이클 히스키는 탄피 속 색상 물질의 연기를 줄이며 안정성을 높일 방법을 연구했다. 그 덕분에 눈에 거슬리는 연기를 없애고 깔끔하게 타는 불꽃을 제조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마술에 사용되는 수분을 함유한 섬유 가공품을 이용하여 취급에 안정성을 높였다.

불꽃놀이의 소리

불꽃제작자는 시각 효과뿐만 아니라 소리도 중요하게 여긴다. 관객의 흥분과 공포를 자아내는 폭음 역시 설계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알루미늄 등 금속 박편으로 지직거리는 소리를 만들기도 하고, 탄피에 구멍을 뚫어 휘파람 소리를 만들기도 한다. 화약이 연소할 때, 뜨거운 기체가 분출되며 휘파람 소리를 내는 것이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2000년 이후 매년 여의도에서 열리고 있다. 한화의 주최로 열리며, 63빌딩 앞의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에서 저녁시간에 시작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가 참여하는 세계적인 불꽃축제로, 10만발의 불꽃이 발사되며, 매년 100만 명 이상의 대규모 인파가 운집하여 관람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축제 중 하나이다. 발사포 내에 불꽃의 장전이 완료되면 비가 내려도 발사가 가능해 우천으로 행사가 취소되는 일은 거의 없으니 날씨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

부산국제불꽃축제는 매년 10월 광안리 해수욕장과 광안대교 일대에서 개최되는 아시아 최대의 불꽃축제이다. 이 축제를 보기 위해 국내외에서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매년 광안리 해수욕장을 찾는다. 멀티미디어 해상쇼라는 취지에 걸맞게 다양한 불꽃뿐만이 아니라 화려한 레이저 쇼 등을 테마 음악과 함께 선보인다. 특이한 모양의 불꽃과 초대형 불꽃을 볼 수 있는 축제로도 유명하다.


출처
“불꽃놀이”,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전통놀이), 2002., 한국콘텐츠진흥원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불꽃놀이의 과학”
“서울세계불꽃축제”, 위키백과
“부산국제불꽃축제”,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