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지만 우습지 않은 사람” <br> PD, 김유곤

“웃기지만 우습지 않은 사람”
PD, 김유곤

  • 349호
  • 기사입력 2016.06.01
  • 편집 권민희 기자
  • 조회수 7384

김유곤 PD는 4월 26일 우리 학교 국제관에서 ‘”아빠! 어디가?”에서 배우는 경영의 지혜’를 주제로 약 1시간 30분동안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MBC 예능 프로듀서로 15년간 다수의 유명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 “놀러와”, “세바퀴”, “아빠! 어디가?” 등이 있다. 최근에는 2013년 제49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예능 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의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잠재성을 직접 증명해 보였다.

그는 강연을 통해 프로그램 제작과정에 적용했던 경영적 방식뿐만 아니라 피디로서의 보람 및 고충을 재학생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프로그램을 처음 계획했을 때는 아무런 환영도 받지 못했어요. 기존의 틀과는 조금 다른 기획 때문에 이상하다고 보는 시선이 더 많았죠. 하지만 저희 제작진은 아버지와 아이의 생활은 언제 어디서나 변함없이 일상적이라는 점을 통해 리얼리티를 부각해보자는 명확한 전략을 갖고 있었고 그대로 진행했죠.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첫 촬영 날 아이들을 통제하기가 힘들어서 결국 통제를 포기하고 팔로우 촬영을 하기로 했어요. 사후 편집을 통해 아이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했고요. 이 과정에서 어린이 콘텐츠로 보이지 않기 위해 이미지 구성에 전력을 다했어요. 저희의 노력을 알아주셨는지 많은 시청자분들로부터 호응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라고요. 이 경험은 과거의 틀에 갇혀 있지 않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요즘은 방송이 단순히 텔레비전을 통해 전해지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콘텐츠로 분류돼요. 창의성이 높은 콘텐츠일수록 더욱 환영 받고요. 창의적인 콘텐츠의 시작도 결국은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콘텐츠는 그 안에 큰 웃음뿐만 아니라 가슴을 울리는 무엇이 있을 때 사람들의 이목을 이끄는 힘을 가져요. 이를 위해서는 사람마다 자기만의 생각하는 방식이 필요해요. 각자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본인만의 전략을 찾아야 하는거죠. 예를 들어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저는 경영학적 방식으로 접근하기도 해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도 정말 큰 도움이 돼요. 자기가 직접 경험해 보지 못했거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방송으로 담아낼 수 없기 때문이죠. ‘아빠? 어디가!’같은 경우도 제가 아버지로서 느낀 아이에 대한 감정 덕분에 특유의 따뜻한 정서를 이끌어낼 수 있었어요.”

“어릴 때에는 사실 만화를 정말 좋아했어요. 그런데, 대학교에 들어와 만화 동아리를 하면서 만화쪽으로는 재능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방송 프로그램은 집단창작이라 만화에 비해 개인적인 재능이 덜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PD가 되기 위해 다양한 책을 읽고 영화를 많이 봤어요. 이렇게 PD가 되고 나서 한 때 프로그램이 안 되던 시기에는 비참하고 자존감이 낮았어요. 반대로 잘 될 때는 자존감이 정말 높았죠. 제가 만든 창작물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에 중압갑을 느꼈거든요. 이 중압감이 PD를 하는 이유이자 재미이기도 해요. PD로서 겪을 수 밖에 없는 압박감에서도 자신의 꿈을 계속 꿀 수 있다면 PD는 매우 보람찬 직업이예요.”

“앞으로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방송으로 담아내고 싶어요. 아직 어떤 것을 연출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연출하지 않으면 감을 잃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의 트렌드를 파악하지 못 하진 않을까라는 두려움도 생겼죠.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철이 들지 않으려고 노력중이예요. 계속 기회가 주어진다면 눈을 홀리는 것이 아닌 마음을 울리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이한별 (경영학과, 24)

“강연 주제를 보고 예능 프로그램과 경영을 어떻게 연관 지으실 지 궁금증을 갖고 여기에 왔어요. 피디님의 강연에서 프로그램 기획하면서 경영 구조화 표를 이용하여 체계적으로 고민해 보셨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

박준기 (글로벌 경영학과, 26)

“평소에 생각하기 어려운 분야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서 시야를 넓힐 기회를 갖고 싶어 참석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시험 기간임에도 강연을 들으러 오셨다는 것은 저와 같은 기대 때문이 아닐까요? 창조를 추구하는 피디님의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

“성균관대학교 학생 여러분, 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노력하세요. 사람들도 많이 만나보세요. 내가 보고 느끼고 깨달은 만큼만 삶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죠. 바로 공감이랄까요?”

취재기자: 22기 권민희 22기 이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