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교수가 말하는 대학원 생존기

  • 470호
  • 기사입력 2021.07.06
  • 취재 송명진 최서진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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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4일 목요일, 자연과학캠퍼스 제2공학관에서 제2회 대학원 학생 성공 스토리 특강이 진행되었다. 연사를 맡은 엄금철 교수는 성균관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한 이후 지난해 가천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에 조교수로 임용되었으며, 이와 관련하여 ‘외국인 교수가 말하는 대학원 생존기’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번 특강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Webex를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대학원에 대하여
엄금철 교수는 대학원을 지식을 배우기 위한 곳이 아닌 연구를 하기 위한 곳이라고 표현했다. 대학원은 학부와는 달리 정비된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곳이라 이를 염두에 두고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때문에 연구가 아닌 깊이 있는 실무 지식의 습득을 위해 일반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더 깊이 있는 진로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조언했다.엄금철 교수는 대학원 생활을 크게 수업 듣기, 연구하기, 강의하기 세 가지로 나누어 정리했다. 대학원에서 강의를 듣고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엄금철 교수는 석사 과정 동안 매일 학교에 나가는 풀타임 대학원 생활을 했기에 외부 유혹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고, 실제로 공부 자체에 충분히 몰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대학원에서의 연구는 크게 석사 과정 연구와 박사과정 연구로 나뉠 수 있는데, 석사 과정 중 연구는 박사 과정을 준비하는 연구가 주가 되고, 박사 과정 중 연구는 학술적으로 유의미한 좋은 논문을 출판하고 국내외 학회에 참여하며 전공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것이 주가 된다고 설명했다.

엄금철 교수는 대학원 과정 중에도 강의를 준비했다. 잘 정리된 양질의 강의를 제공하기 위해 교수법을 공부하며 전달력 있는 강의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2018년 강의평가 우수교강사로 선정되며 노력을 인정받았다. 대학원 과정은 향후 진로선택에 경쟁력이 될 만한 스펙을 쌓는 과정이 되기도 하는데, 엄금철 교수는 학회나 선후배 네트워크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본인의 학술적 능력과 잠재력을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경험을 쌓았다.

외국인으로서 마주한 역경
타국에서 외국인으로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강단에 서기까지 많은 제약이 있었다. 먼저 언어가 통하지 않는 것은 가장 근본적이고 큰 어려움이었다. 엄금철 교수는 회화에 비해 비일상적 어휘를 많이 접할 수 있는 뉴스를 매일 따라 읽고 써보며 학술적 연구를 할 수 있는 수준의 한국어를 익히기 위해 노력했다. 항상 ‘한국인 학우에 버금가는 정도’가 아닌 ‘한국인 학우를 뛰어넘는 정도’를 기준으로 두며 외국인이기 때문에 본인이 저평가되는 경우가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 엄금철 교수는 외국인인 자신이 한국에서 보다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한국사회 자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사회에 어울리기 위해 외국인 커뮤니티를 벗어나 일상적인 인간관계를 많이 접하고자 했고 지금까지도 모든 인간관계를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교수가 되기 위한 노력
엄금철 교수는 교수를 연구자이면서 교육자인 사람이라고 정리했다. 때문에 연구자와 교육자 두 역할 중 어느 하나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교수가 된 사람은 오랜 시간 연구를 해온 사람이라 연구에 익숙해 질 수도 있고 새로이 얻은 교육자의 역할에 비중을 두게 되며 기존의 것에 소홀해 질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본인이 연구자임을 잊지 않고 연구에 집중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동시에 교육자가 된다는 것은 본인이 거쳐온 연구의 과정을 통해 정제된 지식을 전하며 학문 분야의 발전에 이바지 한다는 새로운 의미를 지니는 것이므로 직업에 소명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함을 조언했다. 엄금철 교수는 지금도 좋은 교수가 되기 위해 늘 자기를 반성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과 자신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전했다.


외국인 대학원 선배로서의 조언
엄금철 교수는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을 아는 사람이 되기를 조언했다. 주기적으로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정리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지만 간단하기에 소홀하게 될 수 있는 부분인데, 이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발전의 원동력을 얻을 수 있는 의미 있는 과정이기에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신도 달마다 주기적으로 이력서를 업데이트 하고 있으며, 항상 준비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타인이나 조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타인이나 조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했을 때 개인에게 더 큰 발전이 있었던 경험을 여럿 해보았고, 연구와 자기발전의 과정에 외부인의 영향을 결코 무시할 수 없기에 자신과 세계를 함께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후배들에게 결국 1평 남짓의 연구실 자리를 지키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며 이 자리를 지키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질의 응답]


엄금철 교수는 외국어로 논문을 쓰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학우들에게 몇가지 솔루션을 제시했다. 먼저 외국어로 논문을 쓴다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것을 강조했다. 외국어로 논문을 쓰는 것이 어렵고 부담되는 일인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에서 대학원 과정을 수료하기로 결심한 이상 피해갈 수 없는 과정이므로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충분한 논문을 읽어볼 것을 조언했다. 탑저널에 수록되는 양질의 논문을 많이 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처음에는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전문을 정독 해보는 것을 추천했다. 마지막으로 쓰고자 하는 말을 직접 써보는 것을 강조했다. 생각하는 그대로를 외국어로 전달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는데, 쓴 글은 이후에 다시 보지 않아도 되니 생각하는 바를 최대한 글에 담으려고 노력하며 펜을 잡아보라고 조언했다.

외국인으로서 한국에서 교수로 임용되는 큰 성과를 이룬 본인만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는 항상 준비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 것이 기회가 되었다고 답했다. 엄금철 교수는 석박사 과정 내내 연구에 집중하며 많은 논문을 집필해왔고, 수료 후 바로 다음 학기부터 강의 경력을 쌓아왔기에 당장 강의에 투입될 수 있는 강의력과 강의 자료를 갖출 수 있었다고 전했다. 원만한 선후배 관계가 기회를 잡는 데에 도움이 된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의 경험과 논문 연구 중 어떤 것을 우위에 두어야 할지 고민하는 박사 과정 학우의 질문에는 강의와 연구를 따로 생각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양자를 병행할 수 있는 상황과 실행력을 갖출 것을 조언했다. 아직 수료 이전이라면 일차적으로는 연구를 우위에 두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쓴다는 것은 연구자에겐 일상이므로 일상을 원만하게 구성하는 동시에 남들과 비교되는 경쟁력을 만드는 것 또한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슬럼프를 겪은 경험이 있는 지와 있었다면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엄금철 교수는 솔직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2년차 논문 발표가 끝난 이후 많은 대학원생들이 번아웃에 빠지는데, 자신도 그중 하나였다고 회상했다. 당장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것만 같던 그 시기에 자신은 강의에 집중하며 당시의 무기력함을 강의를 통해 해소시키고자 했다. 1년간 매주 세미나에 참여하며 학문적으로 깨어 있으려고 노력했고 함께하던 선배들에게 학문적, 정신적으로 도움을 받아가며 슬럼프에서 벗어나고자 애썼다고 전했다.


제2회를 맞이한 대학원 학생성공스토리 특강은 교내 ‘학생성공센터’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초청된 연사가 대학원생 및 예비 대학원생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한다. 학생성공센터에서는 학생성공스토리 특강 이외에도 학생들의 향후 진로와 미래에 도움이 되는 여러 활동들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을 맡고 있다. 대학원생들을 위한 맞춤형 상담도 그중 하나다. 성공적인 대학원 생활을 위한 도움을 얻고자 하는 학생은 챌린지 스퀘어를 통해 상담 신청을 할 수 있다. 대학원생활에서 겪은 다양한 성장 스토리를 대상으로 성장 스토리 공모전도 실시하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학생성공 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