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있는 특별한 교환학생<br> 줄리아 밀러

소신있는 특별한 교환학생
줄리아 밀러

  • 330호
  • 기사입력 2015.08.29
  • 취재 김나현 기자
  • 편집 김예람 기자
  • 조회수 11847

줄리아 밀러는 만 22세로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온 교환학생이다. 올해 그녀는 우리학교에서 국제하계학기(International Summer Semester, ISS)를 수강했다. 주목할 점은 줄리아가 정해진 교환학생 수학기간 외에 추가로 한 학기 더 성대를 다니기로 했다는 것이다. 흔하지 않은 결정임에 틀림없다. 과연 그녀는 어떤 이유로 그런 결심을 한 것일까? 그녀만이 가지고 있는 남다른 학구열을 느껴보자.

줄리아는 두 분야를 전공하는 복수전공생이다. 역사학과 영어가 그것이다. 두 가지 전공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고등학교 시절 끝자락에 저는 정말 미술학교를 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학비를 감당할 수 없었죠.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고, 꿈을 이루겠다는 의지 없이 미술 아닌 다른 일을 시작하길 원하지 않았어요. 제 인생 중 가장 긴 시간동안 함께했던 미술을 대체할 또 다른 열정이 뭔지 생각해야했어요. 나열하자면 스토리 메이킹, 독서, 언어, 음악 그리고 역사 등등이 그 대체군들이었죠. 이거 외에도 굉장히 많았어요. 하지만 이 분야들을 직업으로 삼기에는 어려운 것들이에요. 저는 전략적으로 행동하기로 했어요. 영어를 전공하기로 선택한 것이죠. 영어를 공부하니 언어와 관련된 넓은 범위의 자료들을 공부할 수 있게 됐거든요. 또 하나는 역사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어요. 이 전공으로 직업을 얻지는 못할지라도 평생 역사학을 공부하는게 제가 원하는 일 일거라고 100퍼센트 확신하거든요. 역사를 안다는 건 미래에도 제가 어떤 직업을 갖든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겁니다. 저는 운이 좋아요. 미술과 음악을 이미 오래도록 공부했기 때문에 학교 다닐 동안 취미생활로 여길 수 있기 때문이죠.”

줄리아가 우리 학교에서 들은 수업은 국제하계학기(ISS)로 그녀가 듣는 전공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궁금했다. ISS에서 어떤 점이 가장 기억에 남았을까? “저는 예전부터 세계를 여행하고 이해하길 원했어요. 해외에서 공부하는 건 캐나다의 대학에서 공부할 때도 언제나 불가능해 보였지만, 대신에 국제 학생들을 위한 멘토가 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가 그들이 겪은 유학의 과정과 경험들을 알아갈 때면 해외에서 공부하는 게 생각보다 충분히 실현가능겠구나라고 느껴졌죠. 저는 오랫동안 한국에 가서 공부하고 다른 많은 것들을 알아가길 바라왔어요. 운 좋게도 성균관대학교가 다양한 전공을 영어로 수업하는 학기를 진행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 기회를 제공받게 된 겁니다. 이번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살면서,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게 되고, '영어'로 진행되는 제 전공수업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제게 소원이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었죠. 저는 성균관대에 오기를 매우 고대했던 것 같습니다.”

줄리아는 이번 학기를 수강하고 자신의 재량으로 한 학기 더 머무르기로 선택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ISS는 제가 운좋게 겪을 수 있었던 모든 경험을 통틀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해는 듣고 싶은 좋은 수업들이 많았죠. 학기동안 강의를 들으면서 저는 단순히 수업을 '듣는' 것과 전세계에서 온 학생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많은 것들을 배운 느낌입니다. 배움에 있어서 '지속성'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이유때문에 한 학기를 더 다니기로 결심하게 됐거든요. 경험뿐만 아니라 전공지식을 넓힌 것으로도 이번 교환학기는 얻어가는 게 많아요. 조금 더 오래 있게 되니까 한국어를 더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생겼고요. 교환학생으로서 한 학기를 더 지낸다는 게 다시없을 독특한 경험이라는 걸 알고있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가능한 충분히 누려보고자 합니다.“

유학을 꿈꾸던 그녀는 한국을 선택했다. 전공과 학구열을 제외하고, 캐나다에서 충분히 먼 나라인 우리나라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한국과 인연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제 언니는 한국에서 일한 적이 있었어요. 제가 고등학생 때의 일이죠. 언니가 말해준 경험은 제게 한국이란 나라와 역사에 대한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했습니다. 한국어와 문화도 마찬가지였죠. 저는 그 당시에 유행하는 kpop을 즐기기도 했어요. 제가 교환프로그램을 신청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한국은 굉장히 이상적인 곳이었어요. 영어를 전공하면서도 다른 언어인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었죠. 제가 처음 선택했던 프랑스에서는 그럴 수 없었거든요. 한국은 제 두번째 선택이었지만, 한국에 간다는 것이 제게 편안함과 신나는 감정을 동시에 주었어요. 저는 이미 한국 문화에 익숙해져 있었고 이미 한국인, 한국계 캐나다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있었거든요. 지금 한국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제게는 많은 것들을 배워가는 좋은 곳이에요.“

그녀가 직접 밟은 한국 땅에서 첫인상은 어땠을까? 줄리아는 서울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저는 온타리오주의 시골에서 자랐어요. 제가 한국에 도착했을 때 외국에 왔다는 자각보단 '와 내가 정말 엄청 큰 도시에 와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국과 캐나다의 고향 사이의 명백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것은 매우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거예요. 눈부시고 큰 빌딩들이 줄을 지어 서있다는 점까지! 더 나아가서 밤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제게 서울의 첫인상은 밤 시간에도 굉장히 활동적이고 생기 넘친다는 거였죠.”

캐나다와 한국은 서양권과 동양권으로 각각 다른 문화권이라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도 이 두나라의 차이가 큰지 궁금했다. "캐나다와 한국은 많은 공통점들을 가지고 있긴 합니다만, 차이점들도 꽤 있어서 조금 놀라웠어요. 사실 많은 차이점들이죠. 저는 한국이 극한의 나라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비슷한 행동양식이나 관습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한국은 그 행동이나 관습을 극한으로 가져다 놓습니다. 예를 들면, 서울에서는 고향에 있을 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시간이 흘러가요. 사람들은 공부를 열심히하고, 일을 열심히하고, 놀기도 열심히 놀지요. 한국인들은 충분한 휴식시간이나 여가를 즐기지 않는데도요! 한국인들은 또한 약간 소극적입니다. 심지어 저에게도 그렇습니다. 가족들과 친구들이랑 비교적 더 많은 시간을 보내죠. 한번 친구나 가족이 된다면 한국인들은 서로와 매우 가깝게 지냅니다. 제가 느끼기엔 한국인들은 서로에게 많은 시간과 주의를 집중한다고 생각해요. 문자, 전화 그리고 많은 스킨십을 하는 것처럼요. 한국은 제 고향보다 집단적, 가족중심적 마음가짐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녀는 이어서 생생한 경험에서 느꼈던 문화적 차이들을 얘기해주었다. 대구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다. “최근에 대구에 놀러갔습니다. 제가 말했다시피, 서울사람들은 제게 약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곤 해요. 하지만 대구에서 만났던 친구들은 그렇게 소극적이지 않았습니다. 캐나다에서는 한국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개인공간이 주어져요. 서로를 터치하지 않는 개인사이의 거리를 말합니다. 제가 대구에 있는 시장에 갔을 때, 모든 사람들이 서로와 어깨를 부딪치고 사람무리 속에 껴있기도 했어요. 워낙 사람이 많기도 했지만요. 가장 놀라운 것은 그런 일이 일어나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거예요! 한국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개인공간을 나누는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만약 고향사람들이 똑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모두 걸음을 멈추고 약간 겁에 질릴 수도 있을 거예요.

제 새로운 친구들은 저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 친구들을 만났을 때도 마치 10년지기처럼 말하고 같이 걸어요. 마치 집에 있는 것처럼 환영받는다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무리 속에 있는 모르는 사람들일지라도 매우 친절하고, 한가롭고 평화로운 기분이 들었거든요. 저에게 한국의 작은 마을이나 시골에서 사는 삶은 서울의 역동적이고 빠른 속도만큼이나 인상적이에요. 대구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친근함은 굉장히 매력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