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에 빠지다 <br> 모하메드 학우

석유화학에 빠지다
모하메드 학우

  • 332호
  • 기사입력 2015.09.30
  • 취재 김나현 기자
  • 편집 김예람 기자
  • 조회수 10303

모하메드 압둘라 알마사비는 화학공학을 공부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왔다. 올해 25살이 된 그가 중동 그 먼 이국땅에서 우리나라에 오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문답식으로 진행된 인터뷰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화학공학(Chemical Engineering)은 화학반응을 일으킨 물질을 정제하여 제품을 개발하는 학문으로 알려졌다. 화학공학을 전공하는 어떤 학우는 순수 화학을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모하메드는 화학 공학의 어떤 점을 매력적으로 본 것일까?

“저는 화학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석유화학(Petrochemical)과 화학처리(Chemical Processes)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죠. 화학공학을 전공하게 되면 도전적이고 가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매료된 부분이 하나 더 있는데 화학공학을 가르칠 때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유연성’이라는 거예요. 분자 단위에서 일어나는 화학 활동이나 화학 공장에서 일어나는 화학처리법을 공부할 때도 화학 공학은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그리고 재료 과학을 기반으로 교육합니다. 그 말은 여러 분야를 필요로 하는 학문이라서 여러 곳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유용하다는 점이죠.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화학 공학의 ‘유연성’입니다. 이런 광범위한 화학공학 분야에서 제가 특히 눈여겨보는 곳은 역시 ‘석유(Petroleum)’를 다루는 ‘석유화학(Petrochemical)’입니다.” 그의 나라는 세계 최대 산유국이다. 전공을 선택한 동기가 석유가 된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는 기후도 다르고 문화권도 이질적인 한국에 온 지 3년이 지났다. 3년 동안 겪은 한국생활에 관해 물어보았다. “한국에 오기 전 제 고향에서 한국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한국이 얼마나 대단한 곳인지에 대해서요. 전 이미 동아시아에 대해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어서 한국으로 가는 것에 대해 큰 두려움이 없었죠. 한국에 온 뒤에 가장 먼저 다닌 곳은 강원도에 있는 어학 센터였어요. 대학 부속 센터였죠. 그곳에서 1년 넘게 한국어를 배웠습니다. 춘천이 제가 살던 곳이었는데, 그 시간 동안 강원도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어요. 서울도 당연히 가봤죠. 서울의 북쪽 도시들도 많이 가봤어요. 기억나는 곳을 전부 다 짚자면, 강릉, 설악산, 속초, 울산, 부산 제주도까지. 참 여러 곳을 많이 다닌 것 같아요. 저는 한국에서 여행하는 게 굉장히 즐거웠어요. 남은 한국 생활 동안 많은 곳을 돌아다녀 보고 싶네요.” 한국에 처음 온 날 그는 강렬한 첫인상을 가졌다 한다.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요. 세계적인 기술 진보와 깔끔한 대중교통시스템까지. 무척 신나는 일이었어요 저한테는. 한국에 와서 제 이목을 끈 다른 점은 꽤 많은 사람이 제2외국어로 아랍어를 공부하고 있다는 거였어요. 이 사실이 제게 한국어를 배워야겠단 강력한 동기를 불어넣어 주었어요.”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해 꼭 필요하다. 한국어를 배우기로 하고 어학 센터를 다닌 것처럼 모하메드는 한국에서 차근차근 한국어를 공부했다. 이젠 한국에서 대학교에 진학했으니 한국에서 의사소통에 대한 애로사항은 대부분 사라졌을까? 지난 3년 동안 한국에서 생활이 순조롭기만 한 건 아니었다고 한다. “제가 한국에서 살 때 조금 불편했던 점이 있었어요. 첫째로는, 역시 언어가 달라서 오는 의사소통 문제가 가장 컸죠. 특히 한국에 온 초기에 가장 심했어요. 두 번째로 한국인들이 제게 잘해주는 것과 별개로 사적인 질문을 한다든가 거슬리는 질문을 하곤 했어요. 그리고 제가 아랍사람인걸 알고 난 후 행동이 불편했어요. 한국 미디어에서 모슬렘과 중동 사람들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때문이겠죠. 이 세 개가 제가 겪은 한국생활의 애로사항이었어요. 한국에 살면서 충격을 주었던 건 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술 마시는 사람이 매우 많다는 점이었어요. 그거 외에는 딱히 충격적인 건 없네요.”

몇몇은 의사소통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권의 충돌로 보이는 문제점이었다. 그가 특별히 느낀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은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제가 찾아낸 가장 큰 차이점은 ‘교육열’이에요. 한국 사람들은 지식을 얻고 공부하는 것에 굉장한 열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 모국이 예전보다 많이 발전했다고 해도, 아직 한국의 교육에 비교하면 이 정도에 이르진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