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는 사랑의 징검다리<br> 벨기에에서 온 네이쓴 분

한국어는 사랑의 징검다리
벨기에에서 온 네이쓴 분

  • 334호
  • 기사입력 2015.10.30
  • 취재 김나현 기자
  • 편집 김예람 기자
  • 조회수 12163

네이쓴 분(Nathan Boone)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왔다. 올해 23살 네이쓴은 지금 성균어학원(SLI)에 재학중이다. 그가 배우는 과목은 다름 아닌 한국어. 그가 한국어를 배우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와 인연을 맺게 된 그의 사연을 들어봤다.

몇 년 전, 네이쓴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했다. 그때, 그곳에서 한국인 여학생을 만났다. 이 두 사람은 호감을 느끼고 만나 앞으로의 길을 한국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우리는 좋은 감정을 가지고 만났어요. 심지어 제 여자친구가 한국에 돌아가고 저도 벨기에로 왔을 때도 계속 데이트를 하면서 저희 관계를 발전시켜갔죠. 후에 제가 학교를 졸업했을 때 즈음, 우리의 장래를 같이 모색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네트워킹 엔지니어로 졸업한 저는 한국에서 직업을 찾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여자친구도 그 생각에 동의했고요. 저는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직업을 찾기 시작했죠."

하지만 외국인 네이쓴에게 한국에서 일하기에는 약간의 애로사항이 따랐다. 언어의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제가 관심을 가졌던 대부분 직업들은 한국어에 대한 기본적인 실력을 요구하더군요. 적어도 토픽(TOPIK) 레벨2의 실력을 갖춰야 했습니다. 저는 벨기에에 있는 동안 제가 찾는 조건들에 가장 부합하는 학교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어요. 저는 회화(특히 말하고 이해하는 것)를 가장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코스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찾은 것이 성균어학원이었습니다. 제 요구사항에 가장 알맞았거든요. 이것이 제가 한국어를 배우고, 성균어학원을 다니는 이유입니다."

네이쓴은 올 1월에 잠시 한국을 방문했다. 그의 여자친구를 만나고 한국을 여행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많은 곳을 돌아봤어요. 예를 들어, 경복궁, 순천만, 북촌한옥마을을 갔다 왔습니다. 난타 쇼를 관람하기도 했어요. 그 밖에도 많은 곳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예전부터 한국에 들르고 싶었던 곳은 부산이랑, 제주도였어요. 제 친구들 중 많은 사람이 이곳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고, 매우 흥미로워 보였기 때문이에요. 2월에 다시 벨기에로 돌아갔지만, 최근에는 지난 13일부터 한국에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역삼역 근처에 살고 있고요, 지금 한국에서 사는 게 아주 좋습니다."

그에게 한국에서 느꼈던 어려움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제가 1월에 한국에 왔을 때는 제 여자친구 집에서 지냈습니다. 우리가 레스토랑에 갔을 때, 그녀의 가족들과 제 여자친구는 한국어로 얘기했었어요.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죠. 여자친구가 모든 대화를 통역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제가 그 대화에 끼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죠. 이런 경험이 제가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이유 중 하나에요. 제 여자친구의 가족들과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서죠. 음, 이 밖에 다른 어려움은 딱히 생각나지 않네요. 저는 우리 집에서 기초적인 지식으로 한국어를 혼자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슈퍼마켓이나 버스, 지하철에서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을까? "잘츠부르크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을 때, 5명의 한국인 여자들과 자주 어울리곤 했는데, 이것 때문에 한국에 왔을 땐 이미 많은 것들을 알고 있었어요. 첫인상을 말하자면 모든 것이 크고, 깨끗했고, 잘 정돈돼있었다는 거예요. 저는 한국이 벨기에와 견주었을 때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는 문화를 가졌다고 느꼈습니다."

벨기에와 한국의 차이점을 묻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었다. 그가 말해 준 한국과 벨기에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었다. "일단 한국과 벨기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음식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어요. 같은 배나 고기라도, 다른 맛을 가지고 있죠. 저는 잘츠부르크에 있을 때도 이미 한국 음식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마음껏 이 음식들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한국은 벨기에보다 더 크고 더 능률적입니다. 대중교통이나 레스토랑을 가거나 배달음식들이 그 예시가 되겠네요. 벨기에에도 똑같은 것들이 있지만 모두 한국보다 훨씬 더 비싸고 느립니다. 벨기에에선 만약 우리가 여자인 어떤 누군가를 맞이한다면 항상 뺨으로 키스를 나눕니다. 만약 남자를 맞이한다면 악수를 하고요. 이런 맞이법은 한국과 굉장히 다른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 인생모토는 어려워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나가는 것입니다. 지금 제 목표는 한국어를 공부하는 것이죠. 기초적인 지식을 쌓아서 제가 여자친구의 가족들과 대화에 참여할 수 있게 됐으면 합니다. 한국에서 제가 관심 있는 정보과학 분야에서 직업을 가지는 것도 목표입니다.